이혼은 절대 안돼의 모든 챕터: 챕터 1151 - 챕터 1160

1188 챕터

제1151화

진안영은 움직이지 않았다.차 안에 있는 조진범만이 그녀를 곁눈질로 힐끗 보며 몸을 기울여 한쪽 차 문을 열어주었다.“내려.”진안영은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려 현관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조진범은 담배를 피우며 아내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어둠 속에서 허리를 꼿꼿이 펴고 걷는 그녀는 어딘가 모르게 쓸쓸해 보였다… 조진범의 눈빛은 깊었고 마음속은 순간적으로 혼란스러워졌다. 그는 진안영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사랑이라는 감정은 생기지 않는 것 같았다.그렇다고 이혼을 생각하자니 이혼도 하고 싶지 않았다.조진범도 이렇게 오랫동안 고민에 빠진 적은 처음이었다.그는 차 안에서 담배 두 세대를 더 피우고 나서야 차에서 내렸다. 하지만 그가 뒤늦게 저택 거실 안으로 들어갔을 때, 진안영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다이닝룸에 있던 두 하인이 식탁을 정리하고 있을 뿐이었다. 안으로 들어온 조진범을 발견한 하인들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사모님께서 기분이 안 좋으신 모양이에요. 두어 술 뜨시더니 바로 올라가시더라고요.”하인의 말에 조진범이 고개를 들어 2층을 바라보았다.잠시 후, 그는 계단을 올라가 2층에 도착했다. 침실 문을 열어봤지만 진안영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곧이어 옆에 있던 욕실에서 물소리가 흘러나왔다…조진범은 입고 있던 검은 코트를 벗어 소파 등받이에 던져놓고는 소파에 몸을 기대어 앉았다.그는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들었지만 불을 붙이지는 않았다. 그저 길고 가는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운 채 계속 만지작거리기만 했다. 10분 정도 지났을까, 욕실 문이 살짝 열리더니 샤워가운을 입은 진안영이 걸어 나왔다. 갓 샤워를 마친 진안영의 온몸에서는 물기 어린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고 작은 계란형 얼굴은 하얗고도 부드러웠다.조진범은 이미 오랜 시간 동안 그녀와 관계를 맺지 않았다.게다가 오늘 밤은 하도경 일로 골머리까지 앓았던 탓에 조진범은 지금 아내를 굉장히 원하고 있었다. 진안영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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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2화

조은혁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조진범은 한 손으로 아내의 몸 곁을 짚고는 다른 한 손으로 전화를 받으며 아내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조은혁은 다급한 목소리로 지금 당장 부부 모두 집으로 돌아오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조은희에게 큰일이 났다는 소식이었다.어떤 일인지는 전화로 자세히 얘기하기 곤란하다는 말도 함께 전했다.전화를 끊은 조진범은 몸을 옆으로 돌리며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우리 집에 좀 갔다 와야겠어.”진안영이 원하던 바였다.그녀는 조진범과 한 침대에서 자고 싶지 않았다. 실제로 관계를 맺지는 않았지만 그가 자신을 만지는 것도, 털끝 하나 건드리는 것조차 치가 떨리게 싫었다. 그녀는 천천히 천장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알겠어요.”조진범은 고개를 돌려 깊은 눈빛으로 아내를 바라보았다.…30분 정도 지나자 조진범은 진안영과 함께 조씨 가문의 저택에 도착했다.늦은 밤이었지만 조씨 가문 저택의 불은 환히 켜져 있었다.두 사람이 현관에 다다르자마자 조은혁의 고함이 들려왔다.“당장 헤어져!”조진범의 표정이 빠르게 굳어졌다. 그는 아내를 한 번 쳐다보더니 빠르게 거실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조은혁 부부가 무거운 얼굴로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고 조은희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곁에 서 있었다. 아이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조은희는 불안한 눈빛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바라보고 있었다.조은혁이 딸에게 이런 식으로 화를 낸 적은 처음이었다.조은혁이 화가 나면 조진범과 진안영이 와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조은혁이 자신의 막내딸을 향해 소리쳤다.“내 기억으론 그 진석이라는 사람, 네 가정 교사 아니었니? 게다가 지금 교수로 앞날도 창창하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너희 둘이 엮인 거냐? 엮이는 건 그렇다고 쳐도 왜 본가에 민며느리가 있을 거라는 건 알아보지도 않은 거야? 그 여자가 B시까지 와서 울고불고 난리 치다가 학교 건물에서 뛰어내려 반신불수가 됐다더구나. 이제 그 여자는 책임을 진석에게 묻겠지.”“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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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3화

봄날의 밤.밖에서는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무섭게 떨어지는 빗줄기가 장대 같았다. 거실에서는 아내가 자신의 동생을 위로하고 있었고 조진범은 검은 셔츠를 입은 채 발코니에 서서 담배를 치우며 저택 문 앞에 주차되어 있는 SUV 차량을 바라보고 있었다.잠시 후, 차에서는 한 남자가 내렸다.키와 체격으로 보아하니 아마 진석이라는 남자인 것 같았다.진석은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그는 10분 정도 서 있었다. 그러다가 진석은 곧이어 얼굴에 흐르는 빗물을 닦으며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받았다.조진범은 그런 진석을 조용히 쳐다보고 있었다.진석은 전화를 끊고 다시 빗속에 서 있다가 1~2분 정도 지나자 다시 차에 올라타더니 자리를 떠났다. 조진범은 아마 진석에게 급한 일이 있어 떠나야만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진석 또한 선생님이었다.그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아내를 사랑하는 남자인 하도경을 떠올렸다.조진범은 가느다란 손가락에 담배를 끼우고는 천천히 한 모금씩 빨아들였다. 준수한 얼굴에는 어떠한 감정도 드러나 있지 않았다. 조진범은 SUV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다가 다시 거실에 있는 아내와 여동생을 바라보았다.부드러운 조명이 거실 안을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다.조은희 역시 자신이 이탈리아에 가야 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진안영에게 말했다.“새언니, 저 진석 씨 진심으로 좋아해요. 저 사람은 그냥 가문에서 정해준 약혼자일 뿐이지, 단 한 번도 저 사람한테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어요. 게다가 저가 먼저 진석 씨 좋아한 거였단 말이에요. 처음에는 진석 씨도 저 멀리했다가 제가 하도 끈질기게 쫓아다니니까 결국 받아준 거예요.”그때의 조은희는 꽃다운 나이 18살이었다.진석은 대학교를 막 졸업하려던 참이었고 그의 지도교수는 조은혁과 꽤 깊은 친분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조은희에게 가정 교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지도교수가 진석을 조은혁에게 추천해준 것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냉정하기도 유명한 진석이 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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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4화

마침 안으로 들어온 박연희가 조은희를 데리고 자리를 떴다. 그렇게 넓은 안방에는 조진범 부부만 남게 되었다.진안영은 여전히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조진범은 샤워 가운을 챙겨 샤워하고 나왔다. 나와보니 진안영은 이미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아마 조진범을 피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이불 속에 몸을 꼭 숨긴 진안영은 조진범을 등지고 있었다.욕실에서 나온 조진범은 진안영의 곁에 자리를 잡고 누웠다.그는 팔을 뻗어 침대 머리맡에 있는 무드등을 껐다. 방안은 순식간에 어둠에 잠겼다. 따뜻한 숨결이 목덜미를 스치는 것이 뚜렷하게 느껴졌다. 조진범의 숨결이 훑고 지나가자 진안영의 민감하고도 부드러운 피부에는 소름이 오소소 돋았아있었다. 한참 지나자 등 뒤에서 남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은희 일 말이야. 어떻게 생각해?”“두 사람이 정말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넌 두 사람 응원할 수 있어?”…한동안 침묵을 유지하던 진안영이 되물었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예요?”조진범은 진안영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잠시 후, 그녀의 목덜미를 훑던 따뜻한 숨결이 멀어졌다. 똑바로 누운 조진범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어둠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하도경과 나란히 걷고 있는 아내의 모습으로 가득했다. 진안영에게 하도경을 좋아하냐고 물어도 봤지만 그녀의 확실한 답변을 얻지는 못했다.하지만 조금의 호감이 있는 것은 틀림없어 보였다.적어도 하도경이 싫지는 않겠지!조진범 역시 자신이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쯤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는 진안영의 삶에 다른 남자가 들어오는 것이 은근 신경 쓰였다. 설령 그것이 단순 업무적인 필요일 뿐이라고 해도 말이다.그렇게 조진범은 하룻밤을 꼬박 새웠다.이른 아침부터 조씨 가문의 저택에서는 인기척이 느껴졌다.조은희가 해외로 떠나게 되었다.그녀는 이탈리아에 가고 싶지 않았지만 확고하게 마음먹은 조은혁의 결정을 바꿀 수는 없었다.그는 전용기를 타고 직접 조은희를 데리고 이탈리아로 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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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5화

그는 아주 뛰어난 젊은이였다.외모도 출중했고 말투도 세련됐다.조진범의 여동생은 안목이 아주 좋은 편이었다.하지만 진석의 가정 배경 때문에 이 사랑은 조씨 가문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없었다. 조은희는 집에서 사랑받는 막내딸이었지만 둘의 연애 소식을 알게 되자마자 조은혁은 그녀를 방에 가두고 휴대폰까지 압수해버렸다. 그렇게 그녀는 진석과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눈부시도록 흰 셔츠를 입은 조진범의 모습은 기품 있고 단정했다.그의 길고 얇은 손가락 사이에는 하얀 담배 한 개비가 끼워져 있었고 거기서 나오는 옅은 연기가 두 사람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그리고 조진범의 얼굴에는 여느 때처럼 아주 표정도 없었다. 그는 처음부터 선생이라는 직업에 호감을 느낀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조진범이 덤덤하게 말했다.“진석 씨, 저는 굳이 돌려 말할 생각 없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은희와 진석 씨를 반대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은희도 오늘 아침 이미 출국한 상태고요. 아마 2~3년 동안은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진석 씨도 이탈리아로 가는 항공권을 못 구하실 거고요.”“저는 두 분의 관계를 반대할 생각이 없습니다.”“하지만, 진석 씨랑 은희는 어울리지 않아요. 계속 이렇게 기다리다가는 진석 씨 명예도 잃게 될 겁니다. 그러니까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좋지 않을까요? 듣기로는 진석 씨 집안이 그 지역에서 유구한 토박이라고 하더군요. 은희를 위해 집안의 모든 걸 포기하는 건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쯤에서 헤어지세요. 그게 두 사람에게는 최선입니다. 계속 고집부려봤자 시간 낭비일 뿐입니다.”...…긴 침묵이 흐르자 진석이 조용히 물었다.“진범 씨, 진범 씨의 세상에서는 모든 사랑이 이익 관계로만 계산되시나 보죠? 경제적으로만 맞으면 그게 완벽한 결혼인가요?”조진범의 눈빛이 새까매졌다. 그 검은 눈동자는 마치 모든 것을 집어삼킬 수 있을 것만 같았다.진석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대표님의 결혼생활은 분명 별로 행복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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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6화

진안영이 정리를 마치자 조진범은 그녀에게 다가가 트렁크를 잠근 후 고개를 숙여 우수 깊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공항에 도착하면 데리러 갈게.”이건 아마 최근 그들이 한 가장 애정어린 말일 것이다.진안영은 하얀 손으로 트렁크를 들고 미련이 남은 건지 멍을 때리는 건지 한참이나 아무 말 없었다.조진범은 그런 그녀를 가만히 내버려두었다.한참 후, 진안영은 웃음을 지었다.“알았어요.”반년 동안 그들은 서로에게 냉담했다.지금 조민희도 아이를 낳았기에 모든 건 제 자리를 찾았다.조진범도 진안영과 함께 아름다운 미래를 기약하고 싶었고 또한 잘나가는 사업가로 이혼하고도 싶지 않았다.다른 이와 다시 결혼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진안영이 낳았다.반짝이는 불빛 아래서 조진범의 뛰어난 이목구비가 눈에 들어왔다.그는 소파에 앉아 손을 뻗어 아내의 손을 붙잡으며 그녀를 자신의 품에 가두었다.진안영은 목욕가운을 입고 그의 품에 들어갔다.새하얀 피부와 그의 짙은색 슈트바지가 맞닿아 선명한 대비를 이루었다.보기만 해도 마음이 몽글몽글했다.조진범은 고개를 숙여 아내와 입 맞추며 원한다고 말했다.진안영도 그의 욕구를 거절하지 않았다.어쩌면 장소가 바뀐 탓인지 조진범은 평상시답지 않게 흐트러진 모습이었다.절정의 순간에 그는 피임 조치를 취하지 않고 모든 욕망을 그녀에게 쏟아냈다.너무 열정적인 밤이었다.조진범은 한 번 더 원했지만 진안영은 그의 품 안에서 중얼거렸다.“조금 있다가 자수하러 가야 해요… 돌아와서 봐요.”조진범도 그런 그녀를 붙잡지 않았다.그는 그녀를 잠시 안고 있다가 함께 샤워하러 들어갔다.이른 아침, 조진범은 조씨 저택으로 가서 부모님과 함께 이탈리아로 떠났다.…JH 그룹의 전용기가 이탈리아의 3대 도시 중의 하나에 도착했다.토리노.조씨 가문 사람들은 공항을 나와 김설진이 보내온 차를 타고 농장으로 향했다.차 안에서 기사가 그들에게 상냥하게 설명했다.“김 대표님이 농장에 고급 산부인 실을 만드셨어요. 그리고 토리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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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7화

조진범의 두 눈은 갑자기 젖어들어갔다.그는 진안영이 생각났다.진안영이 엄마로 되면 이렇게 부드럽겠지.하지만 그들의 첫 아이는 유산했다!조민희가 아이에게 모유를 먹일 때 남편인 김설진 외에 다른 사람들은 자리를 비켰다.따뜻한 침실에서 조민희는 옷거름을 풀고 어린 김욱에게 모유를 먹였다.아이는 아주 힘 있게 빨아 당기며 큰 눈망울로 엄마를 바라보았다.아주 집중하는 모습이었다.김설진은 침대맡에 앉았다.새하얀 셔츠를 입은 그의 모습은 참 정갈했다.그는 조금 피로감이 느껴진 눈으로 아들과 장난을 치었다.자신의 아내와 얘기를 할땐 남자다운 목소리었다.“요즘 은희는 어때요?”“괜찮아요.”조민희는 자신의 남편의 어깨에 기대어 중얼거렸다.“하지만 진석을 잊지 못한 것 같아요. 설진 씨, 나는 은희를 달래지 않을래요. 사랑은 결코 막을 수 없어요. 스스로 포기해야 해요.”김설진은 아내의 어깨를 감싸안으며 더 이상 묻지 않았다.안방은 조용해졌고 그저 어린 김욱의 꿀꺽꿀꺽 모유를 삼키는 소리만 울렸다.그렇게 모든 건 평온했다.…조민희의 순산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그녀는 천성적으로 몸이 허약해 아이를 낳은 후 이틀간 하혈을 했다.여러 약을 써보았지만 지혈이 되지 않아 의사는 수혈을 해야 한다고 했다.조민희는 특수한 혈액형이었다.특별히 희소한 혈액형은 아니었지만 혈액 창고에 많지 않았다.조진범과 그녀의 혈액형이 같아 그는 이탈리아에 두 주일 정도 더 남아있었다.수혈 때문에 김설진도 조진범에게 더 감사해했다.김욱이 태어난 후 조진범과 조민희의 과거는 점차 작아졌다.조진범은 처음에 200ml 피를 수혈했다.그는 셔츠를 잠그고 오늘 진안영이 이탈리아에 도착하는 날임을 기억하고 그 날밤의 정사가 떠올랐다.그의 마음이 부드러워져 부부 사이에 앞으로 잘해볼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조진범은 진안영의 핸드폰에 전화를 걸었다.그녀는 받지 않았다.조진범은 이상하다 여겨 진안영의 항공기가 연착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더 이상했다.왜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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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8화

하루가 지난 후 B 시 구치소.진안영이 높은 벽을 건너 나오던 때 검은 차량이 그녀의 옆에 멈춰 섰다.그녀의 두 눈은 피로감으로 가득했다.진안영이 다급히 달려와 물었다.“언니, 엄마는 어떻게 되었어?”진은영은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변호사에게 자문해 봤어. 이번 안건은 너의 정당방위야. 하지만 엄마는 정당방위가 아니야.”진안영은 한참이나 멍해졌다.진은영이 목 멘 소리로 입을 열었다.“한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변호사가 엄마를 위해 변호해 줄 거야. 하지만 안영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거야. 4년 정도 나올 수 있어.”4년…엄마는 이미 나이가 들었다.4년 동안 감옥에 들어가서 나올 때는 더 초췌해질 것이다.진안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언니 진은영의 팔을 감싸 쥐고 말했다.“내가 엄마를 대신해 감옥에 들어갈 수 있어.”진은영이 고개를 저었다.하연이 칼로 진철수에게 치명상을 입은 건 법치의가 명백히 밝혀낸 사실이다.지금 할 수 있는 건 형량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진철수가 죽고 하연이 감옥에 들어가게 되면 남은 이는 진씨 자매 둘 뿐이다.진은영은 동생에게 이미 하연을 보고 왔다고 알려주지 않았다.하연은 자신이 변호사를 부를 방법을 찾을 수 있으니 진안영더러 조진범을 찾으면 안된다고 당부했다.하연은 이렇게 말했었다.“더 이상 신세를 지면 안 돼.”“안영이 말은 안 했지만 아이를 출산할 때 나를 부르지 않은 것만 봐도 부부 사이가 좋지 않을 거야. 진철수가 죽고 내가 감옥에 들어가게 생겼는데 형량이 몇 년 늘어난다고 해도 괜찮아… 은영아, 안영에게 다시 시작할 기회를 주자.”…진은영은 눈물을 머금고 동의했다.그녀는 동생에게 이 모든 걸 알려주지 않고 변호사를 찾는 일은 자신이 준비할 것이며, 제일 뛰어난 변호사인 도가희를 부를 것이라고 했다.도가희는 도문철의 딸로 두 부녀는 법정에서 전승하는 유능한 변호사다.그제야 진안영은 마음을 놓았다.이후 그녀와 조진범도 평화롭게 이혼 수속을 밟았다.차 안으로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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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9화

조은혁 부부는 진안영의 사정을 알지 못했다.조진범이 귀국하려 하자 그들은 큰일이 났음을 알아차렸다.조은혁은 조진범과 함께 귀국했지만 이미 모든 건 늦어버렸다.…조진범이 귀국하던 날 진철수의 장례는 이미 끝났다.밤이 어두워졌다.조진범은 차를 타고 별장으로 돌아왔다.차 문이 열리고 조진범이 현관으로 들어갔다.집사가 그의 심각한 표정을 알아차렸지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사모님은 지금 돌아와서 자수를 하시고 계십니다… 사모님은 요새 처가의 일 때문에 집에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밤새 자수만 하고 계십니다. 몸이 너무 힘들까 봐 걱정이 됩니다. 대표님이 사모님을 잘 위로해 주시길 바랍니다.”조진범은 알겠다고 답했다.그는 짐을 들고 2층으로 올라왔다.진안영은 자수실이 아닌 안방에서 자수를 하고 있었다.그녀는 찻잔을 들고 멍 때리고 있었다.조진범이 들어오자 진안영은 눈을 들었다.못 본지 며칠밖에 되지 않았지만 진안영은 많이 야위어 있었다.원래도 통통하지 않은 그녀의 얼굴은 더욱 핼쑥해졌다.불도 켜지 않은 채로 어두운 안방에 앉은 그녀의 모습을 더욱 초췌해보였다.진안영의 눈동자는 눈물을 머금고 있었다.조진범은 짐을 내려놓고 불을 켜며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왜 불도 켜지 않고 앉아 있어?”진안영은 손에 들린 찻잔을 내려놓고 몸을 일으켜 조진범의 트렁크를 옷방에 옮겨 주었다.그녀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짐을 정리했다.“안영아.”조진범이 다가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나랑 얘기 좀 해.”진안영의 손엔 그의 셔츠가 쥐어 있었다.갑자기 그녀의 손과 몸이 부들부들 떨려왔다.그녀는 눈을 들어 남편을 바라보며 입술을 떨었다.“진범 씨, 나는 계속 당신을 기다렸어요.”조진범은 흠칫 놀랐다.한참 후 그는 그녀를 품에 안으며 씁쓸하게 입을 열었다.“나 돌아왔어.”그가 돌아왔지만 진안영은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마음이 이미 떠나버렸다.그들은 원래도 사랑이 존재하지 않았고 진안영은 떠나려고 했다.그녀가 제일 힘들 때 조진범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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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0화

진씨 가문 일에 조진범이 개입했지만 이미 발생한 일의 결말을 바꿀 수 없었다.조진범은 특별히 변호사에게 식사를 대접했다.잘나가는 변호사는 그에게 1시간만 허락했다.조진범이 홀로 대접하는 식사 자리였다.장윤호가 돌아오지 않았기에 문가희는 아직 잘나가는 변호사였다.문씨와 유씨 가문에서 사랑을 한 건 유성밖에 없었다.비록 결과가 안 좋지만 말이다.클럽의 호화로운 룸 안.조진범은 문가희와 마주 보며 앉았다.조진범은 눈앞의 여자 변호사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그녀의 부친 도문철과 모친 가은설은 그녀에게 출중한 외모와 머리를 물려주었다.조진범은 사업을 하며 문가희의 뛰어난 능력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정치계와 연예계에서 많은 이들이 문가희를 탐내고 있었다.오피스룩을 입은 그녀의 모습은 기품이 넘쳤다.그녀는 조진범이 자신을 부른 이유를 잘 알고 있었기에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대표님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하연 사모님의 형량이겠죠! 말을 돌리고 싶지도 않고 되지도 않는 희망도 주고 싶지 않아요… 3년, 최소 3년이에요.”조진범은 손에 들린 잔을 내려놓고 이 비서를 힐끗 바라보았다.이 비서는 그의 뜻을 알아차리고 가방에서 미리 준비해 둔 수표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200억가량 되는 수표였다.문가희는 수표를 쳐다보다가 웃음을 지었다.“대표님은 참 손이 크시네요. 200억으로 깨진 결혼생활을 구하는 건 의미가 있으나 이번 안건은 어떤 수단으로도 형량을 줄일 수 없어요. 검찰 측의 담당자분은 결코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을 거예요.”200억을 문가희는 받을 수 없었다.그녀는 수표를 다시 돌려주며 몸을 일으켰다.나가기 전에 그녀는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당신의 선택은 결코 틀리지 않았어요. 그저 진안영 씨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일이 이렇게 된 거예요. 사랑하지 않는다면 놓아줘요. 함께 하는 게 더 힘들어요.”이 비서는 그녀의 말에 마음이 흔들렸다.불빛 아래에 앉은 조진범의 얼굴은 더욱 반짝거렸다.그의 모습을 보는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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