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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2화

조은혁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조진범은 한 손으로 아내의 몸 곁을 짚고는 다른 한 손으로 전화를 받으며 아내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조은혁은 다급한 목소리로 지금 당장 부부 모두 집으로 돌아오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조은희에게 큰일이 났다는 소식이었다.

어떤 일인지는 전화로 자세히 얘기하기 곤란하다는 말도 함께 전했다.

전화를 끊은 조진범은 몸을 옆으로 돌리며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우리 집에 좀 갔다 와야겠어.”

진안영이 원하던 바였다.

그녀는 조진범과 한 침대에서 자고 싶지 않았다. 실제로 관계를 맺지는 않았지만 그가 자신을 만지는 것도, 털끝 하나 건드리는 것조차 치가 떨리게 싫었다. 그녀는 천천히 천장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알겠어요.”

조진범은 고개를 돌려 깊은 눈빛으로 아내를 바라보았다.

30분 정도 지나자 조진범은 진안영과 함께 조씨 가문의 저택에 도착했다.

늦은 밤이었지만 조씨 가문 저택의 불은 환히 켜져 있었다.

두 사람이 현관에 다다르자마자 조은혁의 고함이 들려왔다.

“당장 헤어져!”

조진범의 표정이 빠르게 굳어졌다. 그는 아내를 한 번 쳐다보더니 빠르게 거실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조은혁 부부가 무거운 얼굴로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고 조은희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곁에 서 있었다. 아이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조은희는 불안한 눈빛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조은혁이 딸에게 이런 식으로 화를 낸 적은 처음이었다.

조은혁이 화가 나면 조진범과 진안영이 와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조은혁이 자신의 막내딸을 향해 소리쳤다.

“내 기억으론 그 진석이라는 사람, 네 가정 교사 아니었니? 게다가 지금 교수로 앞날도 창창하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너희 둘이 엮인 거냐? 엮이는 건 그렇다고 쳐도 왜 본가에 민며느리가 있을 거라는 건 알아보지도 않은 거야? 그 여자가 B시까지 와서 울고불고 난리 치다가 학교 건물에서 뛰어내려 반신불수가 됐다더구나. 이제 그 여자는 책임을 진석에게 묻겠지.”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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