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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4화

마침 안으로 들어온 박연희가 조은희를 데리고 자리를 떴다. 그렇게 넓은 안방에는 조진범 부부만 남게 되었다.

진안영은 여전히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조진범은 샤워 가운을 챙겨 샤워하고 나왔다. 나와보니 진안영은 이미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아마 조진범을 피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이불 속에 몸을 꼭 숨긴 진안영은 조진범을 등지고 있었다.

욕실에서 나온 조진범은 진안영의 곁에 자리를 잡고 누웠다.

그는 팔을 뻗어 침대 머리맡에 있는 무드등을 껐다. 방안은 순식간에 어둠에 잠겼다. 따뜻한 숨결이 목덜미를 스치는 것이 뚜렷하게 느껴졌다. 조진범의 숨결이 훑고 지나가자 진안영의 민감하고도 부드러운 피부에는 소름이 오소소 돋았아있었다.

한참 지나자 등 뒤에서 남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은희 일 말이야. 어떻게 생각해?”

“두 사람이 정말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넌 두 사람 응원할 수 있어?”

한동안 침묵을 유지하던 진안영이 되물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예요?”

조진범은 진안영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

잠시 후, 그녀의 목덜미를 훑던 따뜻한 숨결이 멀어졌다. 똑바로 누운 조진범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어둠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하도경과 나란히 걷고 있는 아내의 모습으로 가득했다. 진안영에게 하도경을 좋아하냐고 물어도 봤지만 그녀의 확실한 답변을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조금의 호감이 있는 것은 틀림없어 보였다.

적어도 하도경이 싫지는 않겠지!

조진범 역시 자신이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쯤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는 진안영의 삶에 다른 남자가 들어오는 것이 은근 신경 쓰였다. 설령 그것이 단순 업무적인 필요일 뿐이라고 해도 말이다.

그렇게 조진범은 하룻밤을 꼬박 새웠다.

이른 아침부터 조씨 가문의 저택에서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조은희가 해외로 떠나게 되었다.

그녀는 이탈리아에 가고 싶지 않았지만 확고하게 마음먹은 조은혁의 결정을 바꿀 수는 없었다.

그는 전용기를 타고 직접 조은희를 데리고 이탈리아로 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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