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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5화

그는 아주 뛰어난 젊은이였다.

외모도 출중했고 말투도 세련됐다.

조진범의 여동생은 안목이 아주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진석의 가정 배경 때문에 이 사랑은 조씨 가문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없었다. 조은희는 집에서 사랑받는 막내딸이었지만 둘의 연애 소식을 알게 되자마자 조은혁은 그녀를 방에 가두고 휴대폰까지 압수해버렸다. 그렇게 그녀는 진석과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눈부시도록 흰 셔츠를 입은 조진범의 모습은 기품 있고 단정했다.

그의 길고 얇은 손가락 사이에는 하얀 담배 한 개비가 끼워져 있었고 거기서 나오는 옅은 연기가 두 사람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그리고 조진범의 얼굴에는 여느 때처럼 아주 표정도 없었다. 그는 처음부터 선생이라는 직업에 호감을 느낀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조진범이 덤덤하게 말했다.

“진석 씨, 저는 굳이 돌려 말할 생각 없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은희와 진석 씨를 반대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은희도 오늘 아침 이미 출국한 상태고요. 아마 2~3년 동안은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진석 씨도 이탈리아로 가는 항공권을 못 구하실 거고요.”

“저는 두 분의 관계를 반대할 생각이 없습니다.”

“하지만, 진석 씨랑 은희는 어울리지 않아요. 계속 이렇게 기다리다가는 진석 씨 명예도 잃게 될 겁니다. 그러니까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좋지 않을까요? 듣기로는 진석 씨 집안이 그 지역에서 유구한 토박이라고 하더군요. 은희를 위해 집안의 모든 걸 포기하는 건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쯤에서 헤어지세요. 그게 두 사람에게는 최선입니다. 계속 고집부려봤자 시간 낭비일 뿐입니다.”

...…

긴 침묵이 흐르자 진석이 조용히 물었다.

“진범 씨, 진범 씨의 세상에서는 모든 사랑이 이익 관계로만 계산되시나 보죠? 경제적으로만 맞으면 그게 완벽한 결혼인가요?”

조진범의 눈빛이 새까매졌다. 그 검은 눈동자는 마치 모든 것을 집어삼킬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진석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대표님의 결혼생활은 분명 별로 행복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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