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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1화

진안영은 움직이지 않았다.

차 안에 있는 조진범만이 그녀를 곁눈질로 힐끗 보며 몸을 기울여 한쪽 차 문을 열어주었다.

“내려.”

진안영은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려 현관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조진범은 담배를 피우며 아내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어둠 속에서 허리를 꼿꼿이 펴고 걷는 그녀는 어딘가 모르게 쓸쓸해 보였다… 조진범의 눈빛은 깊었고 마음속은 순간적으로 혼란스러워졌다. 그는 진안영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생기지 않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이혼을 생각하자니 이혼도 하고 싶지 않았다.

조진범도 이렇게 오랫동안 고민에 빠진 적은 처음이었다.

그는 차 안에서 담배 두 세대를 더 피우고 나서야 차에서 내렸다. 하지만 그가 뒤늦게 저택 거실 안으로 들어갔을 때, 진안영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다이닝룸에 있던 두 하인이 식탁을 정리하고 있을 뿐이었다. 안으로 들어온 조진범을 발견한 하인들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모님께서 기분이 안 좋으신 모양이에요. 두어 술 뜨시더니 바로 올라가시더라고요.”

하인의 말에 조진범이 고개를 들어 2층을 바라보았다.

잠시 후, 그는 계단을 올라가 2층에 도착했다. 침실 문을 열어봤지만 진안영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곧이어 옆에 있던 욕실에서 물소리가 흘러나왔다…

조진범은 입고 있던 검은 코트를 벗어 소파 등받이에 던져놓고는 소파에 몸을 기대어 앉았다.

그는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들었지만 불을 붙이지는 않았다. 그저 길고 가는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운 채 계속 만지작거리기만 했다. 10분 정도 지났을까, 욕실 문이 살짝 열리더니 샤워가운을 입은 진안영이 걸어 나왔다. 갓 샤워를 마친 진안영의 온몸에서는 물기 어린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고 작은 계란형 얼굴은 하얗고도 부드러웠다.

조진범은 이미 오랜 시간 동안 그녀와 관계를 맺지 않았다.

게다가 오늘 밤은 하도경 일로 골머리까지 앓았던 탓에 조진범은 지금 아내를 굉장히 원하고 있었다. 진안영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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