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쿠사이가 물러난 뒤 야나가와 류이치의 두 눈이 음산해졌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난 뒤 왼쪽 벽을 살짝 눌렀고, 쿵 소리와 함께 숨겨져 있던 거대한 문이 나타났다.숨겨져 있던 문이 나오자 야나가와 류이치는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거대한 밀실 안에는 흉포하게 생긴 신상이 하나 있었다.그 신상은 부성국에서 가장 유명한 스사노오 신상이었다.신상 아래에는 도자기 인형이 하나 놓여 있었는데 그 인형 위에는 노아의 사진이 붙어있었다.그것은 부성국에서 가장 유명한 기생술이었다.류이치는 안으로 들어온 뒤 우선 스사노오 신상을 향해 인사를 하고 난 뒤 자기 딸 사진이 붙어있는 도자기 인형을 바라보았다.“우리 기타가와 신사는 스사노오님께 수백 년간 충성을 다했어. 이제 1년만 더 기다리면 스사노오님께서는 정말로 깨어나실 수 있을 거야.”말을 마친 뒤 그는 손을 들어 인형을 만졌다.“노아야, 아버지를 탓하지 마. 아버지가 이러는 건 전부 우리 기타가와 신사를 위해서니까.”천 년 전, 기타가와 신사의 선조는 스사노오의 부하였었다.스사노오는 원래 부성국의 번왕이었는데 사람을 너무 많이 죽여서 사람들에게 산채로 매장당했다.죽기 직전, 부성국에서는 수백 명의 음양사를 동원하여 그의 원기를 전부 봉인했다.그런데 천 년 뒤, 스사노오가 다시 깨어날 줄은 다들 몰랐을 것이다.과거 스사노오를 따랐던 기타가와 신사에서는 주인인 스사노오를 보호했고, 심지어 자기 딸의 육신을 바치기까지 했다.류이치가 밀실에 있을 때 갑자기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야나가와 님, 밖에 누군가 야나가와님을 뵈려고 합니다!”류이치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시간 없다고 얘기해.”“치히로 음양사님과 가와카미 음양사님입니다.”그 두 이름을 들은 류이치는 미간을 찡그리면서 몸을 돌렸다.“그들이 왜 온 거지?”류이치는 잠깐 고민하다가 물었다.“지금 어디 있는데?”“두 분은 지금 정전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좋아, 바로 가보자고.”류이치는 말을 마친 뒤 빠르게 밀실을 빠져나왔다.
Last Updated : 2024-07-2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