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우가 몸을 돌려 회장 사무실로 들어가자, 정국진은 아까 이유영에게 들려있던 도시락통이 여진우의 품에 안겨있는 것을 보았다.“유영이가 방금 네게 뭐라고 했어?”조금 전, 블라인드를 투과해 정국진은 밖에서 일어난 일을 다 본 게 분명했다.이유영이 바로 전에 자신의 귀에 대고 한 말을 떠올리자, 여진우의 안색은 조금 어두워졌다.“당신들은 나를 찾아내고 날 안 믿는 거예요?”이 말을 들은 정국진은 순간 표정이 굳어져 버렸다.그러고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다소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너도 유영이를 이해해 줘야 해. 이 2년 동안, 유영이도 돌아온 후로 부담이 컸어. 주변에 일어난 일들은 다 그 아이가 못 보던 것들이어서 이토록 경비심이 강한 거야. 너도 이해해 줘!”여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파리에 온 후로, 그는 정씨 가문의 모든 사람에 대해서 뒷조사했었다. 그래서 이유영의 상황도... 당연히 잘 알았다.청하시에 있을 때, 대학교를 졸업하고부터 이유영은 줄곧 강이한이 곁에 두고 기르는 카나리아에 불과했다!가정주부인 그녀는 남편에게 배신을 당한 뒤, 아주 힘겹게 자기 노력으로 다시 일어섰다. 그 과정 중의 아픔과 고통은 아마 한 여자에게 있어서, 경험해 본 사람만 알 것이었다.하지만 이유영은 남들보다 더 빠르게 걸었고 더 높이 섰다.특히 이 2년 동안 정국진의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다.그래서 이유영은 아담한 체구와 작은 어깨로 거의 모든 부담을 다 자기 몸에 껴안았다. 아마도 한밤중이 되어야만 그녀는 낮에 사람들을 마주할 때의 가면을 벗어내고 자기의 귀여운 잠옷으로 갈아입고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약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서주 쪽에는...”정국진은 잠시 생각하더니 안절부절못하며 여진우를 바라보았다.여진우의 미간은 더욱 세게 찌푸려졌다!그리고 여진우는 입을 열었다.“죄송해요!”“...”이 말을 들은 정국진은 가슴이 한데 쪼여 드는 것만 같았다.다음 순간, 여진우는 계속해서 말했다.“아마 저는 유영이를 위해 부담을 나눠
Last Updated : 2024-08-2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