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박연준과 이유영 사이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눈치챈 소은지는 과감하게 도망치듯 외출했다.“그러면 안 돼요?”“지금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조심해야 해요.”“...”이유영을 자극하지 말라는 뜻이겠지? 누가 말 안 해도 조심할 거였다.하지만 현우가 그런 말을 하니, 소은지는 마음이 답답해 났다.현우가 소은지에게 손을 내밀었다.“뭐 하는 거예요?”“같이 가요. 오늘 여기서 자지 말고.”“무슨 뜻이에요?”또 이유영에게 보여주려는 건가?“제가 말했잖아요, 굳이...”“읍!”말을 마치기도 전에 현우는 소은지를 끌어안았고 소은지는 세상이 빙빙 도는 느낌을 받으며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현우의 차에 태워졌다.그리고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호텔이었다.화려한 스위트룸을 보고도 소은지는 어리둥절했다.“설마, 본가에서 사람 시켜서 지켜보고 있는 거예요?”반산월에 있을 때부터 소은지와 현우는 한방을 썼다. 하지만 여긴 우천시다.현우가 소은지의 가는 허리를 감싸안았다.소은지는 현우에게서 느껴지는 무거운 기운을 감지했고 저항하던 몸짓도 멈췄다.“요즘 많이 힘들었죠?”회장님이 갑자기 돌아가시고 엔데스 가문은 난리가 났다.여섯째 도련님뿐만 아니라 다섯째 도련님, 넷째 도련님, 셋째 도련님, 그리고 큰 도련님까지 모두 그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엔데스 가문은 파리에서 100년 된 명문가인 만큼 모두가 파리로 모이고 있었다.가문은 잔인한 운명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현우는 아무 말 없이 조명을 껐고 그렇게 두 사람은 밤을 보냈다.그날 밤, 두 사람은 무거운 분위기에 휩싸였고 결국 소은지는 깊은 잠에 빠졌다.눈을 떴을 때, 현우는 방에 없었다. 그리고 어젯밤...소은지는 침대에 앉아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겼다. 소은지와 현우는 부부 관계지만, 그 관계가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다. 그들은 그저 파트너일 뿐이었다.소은지는 현우와 그렇게까지 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어젯밤, 그들은 다른 소용돌이에 빠진 것 같았다. 이게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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