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의 모든 챕터: 챕터 291 - 챕터 300

1206 챕터

제291화

“소영아, 이래서야 되겠어?”유지혜는 진수현과 심윤아가 이혼하고 자신의 딸은 진씨 가문의 사모님이 되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고 착각할 정도로 강소영과 진수현 사이의 관계가 확고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그런데 두 사람 사이에 아무런 스킨십도 없었다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만약 수현 씨가 소영이를 좋아했다면 몇 년 동안 알고 지내면서 어떻게 한 번도 터치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엄마, 저도 안 된다는 거 알아요. 그런데 제가 먼저 다가갈 순 없잖아요. 수현 씨가 저를 어떻게 생각하겠어요.”이 말은 들은 유지혜는 바로 방법을 생각해냈다.“누가 먼저 다가가래? 수현 씨가 먼저 다가오게 유혹할 순 있잖아. 소영아,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 정말 너한테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대?”‘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냐고?’강소영은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일을 떠올려보았지만 흔들린 마음보다 오로지 자신을 향한 존경심과 고마움뿐이었다고 생각했다.강소영은 생각할수록 위험하다고 느껴졌다.“소영아, 이대로는 안 되겠어. 뭐든지 해봐야겠어.”유지혜가 옆에서 부추겼다.강소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유지혜의 관점에 대해 동의하고 있었다.그녀 역시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계속 고상한 척했더니 결국엔 심윤아에게 기회를 내주어 진수현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었던 것이다.‘이대로 가만히 있을 순 없어. 무조건... 수현 씨 아이를 가져야 해!’“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수현 씨는 제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한테 뺏기지 않을 거예요.”-진수현은 한밤중에 집에 들어왔다.대략 새벽 한두 시에 돌아왔을 때 가족들은 이미 자고 있었다.조심스레 방으로 들어갔다가 깊이 잠든 심윤아의 모습을 보더니 눈빛이 어두워졌다.‘온종일 피했더니 내일에는 회사로 찾아올지 모르겠네. 정말 이혼을 원한다면 내일 회사에서 만나겠지.’진수현은 오랫동안 침대 옆에서 깊이 잠든 심윤아의 모습을 바라보더니 허리 숙여 그녀의 이마에 뽀뽀했다.계속 보다 보니 결국 참지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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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이때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이 진동하 그제야 정신을 차리더니 뒤로 물러났다.깊은 잠에 빠진 심윤아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더니 당장 깰 것만 같았다.진수현은 그녀가 깨기 전 신속히 안방에서 나왔다.스팸 메시지인 것을 확인하고 귀찮은 듯 핸드폰 화면을 꺼버리고 옆에 있던 테이블 위에 던졌다.입술에는 여전히 심윤아의 향기가 남아있었다. 그녀 소파에 기대어 눈을 감고 한참이나 자신의 입술을 어루만졌다.마치 마법에 걸린 것 같았다.그가 원하는 것은...김양훈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의 눈빛이 더욱 어두워졌다.-다음날.잠에서 깨어난 심윤아는 진수현이 밤중에 돌아왔었다는 소식에 다시 물었지만, 아침 일찍 또다시 회사에 출근했다는 말을 듣고 속으로 실성하고 말았다.‘이 정도로 나를 피한다고? 이럴 정도야? 한밤중에 들어와서 아침 일찍 나갔다고? 이혼하고 싶은 거야 안 하고 싶은 거야?’아침 식사를 마친 심윤아는 이선희에게 말했다.“어머님, 오늘 혼자 병원에 다녀와야겠어요. 저는 회사에 가보려고요.”이선희는 듣자마자 고개를 끄덕였다.“가봐, 얼른 가봐. 더 안 가보면 수현이 막 나가게 될 거야. 온종일 회사에서 지내면서 병원에도 안 오고. 아주 잘하는 짓이야.”심윤하는 바로 자가용으로 회사에 향했다.이성민은 마치 이미 올 줄 알았다는 듯이 그녀가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질문했다.“사모님, 대표님 찾으러 오셨어요?”“네. 어디 계세요?”“죄송하지만 방금 나가셨습니다.”심윤하는 이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진수현이 이런 방식으로 자신을 피할 줄 알았지만... 정말 이럴 줄은 몰랐던 것이다.이성민은 미간을 찌푸린 심윤하를 보더니 호기심에 물었다.“사모님, 혹시 제가 도와드릴 거 있을까요?”심윤하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더니 이성민을 향해 웃으면서 말했다.“아니에요. 제가 직접 전화해보죠.”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가려고 하다가 고민 끝에 이렇게 말했다.“지금 사무실에 안 계시면 대표님 사무실에서 기다리면 되겠네요.”이성민은 바로 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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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진수현은 입술을 깨물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피하고 있는 거면 또 어찌할 건데?’“지금 도대체 뭐 어쩌려고 그러는 거야? 전에 이미 끝난 얘기 아니야? 할머님 수술 끝나면 이혼하기로 했잖아. 수술 끝나니까 회복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그러고, 회복을 마치려고 하니까 이혼할 생각이 없어진 거야?”심윤아는 도통 진수현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전이였다면 강찬영 혹은 이선우와 가까이 지냈다는 이유로 남자의 자존심을 깎여 화를 냈겠지만 지금은 무슨 상황인지 몰랐다.그녀의 질문은 날카로운 비수처럼 날아와 가슴을 찔러 피가 철철 흘러넘쳤다.그는 눈빛과 말투마저 차가워지더니 막말하기 시작했다.“할머니 수술 끝난 지 이제 얼마나 지났다고 이혼하지 못해서 안달이야? 전에는 친할머니처럼 대하겠다더니 지금은 무슨 짓이야? 이혼 소식을 알았다가 다시 쓰러지면 어쩌려고? 심윤아, 너 양심 있어?”전이였다면 그의 말에 상처받았겠지만,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았다.그래서 비웃더니 말했다.“그래, 나 양심 없어. 자기가 이혼하기 싫으면서 할머님 핑계나 대고. 그러는 너는 양심 있어?”마음이 들킨 진수현은 본능적으로 반박하게 되었다.“누가 이혼하기 싫다고 그랬어!”“이혼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오면 될 거 아니야. 이혼서류 나한테 있으니까 언제든지 와도 돼!”“심공주, 너는 내가 너 어떻게 하지 못할 줄 알았어?”“나 너의 사무실에 있어. 뭐 어쩌려고 그러는데? 한번 와보시든가.”심윤아는 피식 웃더니 말했다.“오늘 안 오면 이 일 너의 부모님께 말씀드릴 거야!”너의 부모님이라는 호칭에 화가 나 정정하려고 했다.“조심해. 아직은 너의 시부모님이기도 해.”심윤아는 멈칫하더니 아직 이혼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자신의 시부모님이라는 그의 말이 맞는다고 생각했다.“그래. 오늘 안 오면 저녁이라도 당장 어머님 아버님께 말씀드릴 거야.”진수현은 생각에 잠겼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잠깐 침묵을 지켰다.그러더니 피식 웃고 말았다.“갑자기 네가 했던 말이 맞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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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진수현은 정말 이혼하기 싫다고 말했다.‘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알까? 나랑 이혼하지 않으면 어떻게 소영 씨랑 결혼하려고? 분명 옆자리는 소영 씨를 위해 남겨두겠다고 했는데?’그렇게 핸드폰을 쥔 채 진수현의 사무실에서 멍을 때리던 심윤아는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려는 복잡한 발걸음 소리와 이를 막으려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소영 씨, 진 대표님 지금 회사에 없다니까요. 사무실에 들어가도 아무 소용없을 거예요. 사무실에 계시지도 않는데.”“이 조수님께서 저를 싫어한다는 거 알아요. 아무리 그래도 저는 수현 씨랑 친구 사이인데 안에 계시지 않는다고 거짓말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요?”“제가 거짓말을 할 이유가 뭐 있겠어요? 저한테 득이 되는 일도 아닌데. 대표님 정말 나가셨어요.”“나가셨는지 안 나가셨는지는 제가 직접 확인하면 될 거 아니에요? 안 계시면 바로 갈게요.”투닥거리는 사이 두 사람은 이미 사무실 앞까지 도착했다. 이성민은 강소영을 사무실까지 들어가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가 굳이 들어가겠다고 해도 말릴 수는 없었다.강소영은 진수현에게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결국, 강소영은 스스로 사무실 앞까지 찾아오더니 눈을 휘둥그레 뜨면서 말했다.“문이 열려있잖아요. 이 조수님, 왜 저한테 거짓말했어요?”이때 강소영은 바로 문 열어 사무실 안으로 뛰쳐들어갔다.“수현 씨!”결국, 진수현이 아니라 흰색 코트를 입고 소파에 앉아있는 심윤아를 보게 되었다.“왜 여기 있어요?”강소영은 심윤아를 보고 깜짝 놀라더니 무의식적으로 이마에 있는 상처를 가리려고 했다가 아직 이마에 거즈가 감겨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뭐 더 가릴 것도 없었다.이번은 강소영이 사고를 당한 후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사모님, 소영 씨가 굳이 대표님을 만나시겠다고 하셔서요. 안 계시다고 말했는데 안 믿으시실래요...”“네.”심윤아는 알겠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러고는 강소영을 쳐다보면서 말했다.“찾아보세요. 수현 씨 오늘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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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제가 기억한 것이 맞다면 할머님 수술 끝나는 대로 이혼하기로 한 거 맞나요?”강소영은 아랫사람을 깔보듯 심윤아를 쳐다보았다. 마치 보지 말아야 될 사람을 본 것처럼 비아냥거렸다.“할머님 수술도 얼마 전에 끝났는데 왜 아직도 이혼 안 하는 거예요? 윤아 씨, 설마 사모님 자리가 욕심나서 약속을 어기고 이혼하지 않으려는 건 아니겠죠?”그녀는 진수현을 만나지 못하자 심윤아를 괴롭히기 시작했다.심윤아는 강소영이 자신을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이미 욕설을 퍼부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렇게 속으로 눈에 흰자를 뒤집으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이 문제에 대해서는 저도 소영 씨한테 묻고 싶었어요. 언제 수현 씨한테 저랑 이혼하라고 말씀하실 건가요?”이 말을 들은 강소영은 표정이 확 바뀌었다.“뭐라고요? 수현 씨한테 윤아 씨랑 이혼하라고 말하라고요?”“아니면요?”심윤아는 눈썹을 치켜세웠다.“오늘 찾으러 온 이유도 그거였는데 저를 피하고 있네요. 소영 씨는 수현 씨랑 사이가 좋으시잖아요. 어떻게 좀 설득해보세요.”강소영은 한 방 먹은 느낌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되었다.원래부터 승산이 없는 게임이라고 생각했지만 심윤아의 말을 들이니 더욱 자극되었다.“무슨 뜻이에요? 수현 씨가 윤아 씨랑 이혼하기 싫어한다고 말씀하고 싶으신 건가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심윤아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알고 싶으면 직접 전화해서 물어보시든가요.”이 말은 비수처럼 날아와 강소영의 심장을 내리꽂았다.‘나라고 왜 전화하고 싶지 않겠어? 어제부터 지금까지 전화하면 바쁘다고 나중에 연락하자고 그러잖아. 이제는 전화해도 받지도 않는다고.’몇 년 동안 강소영은 오늘처럼 조급한 적이 없었고 마치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것을 모두 빼앗긴 기분이었다.이런 생각에 그녀는 주먹을 꽉 쥐더니 이를 악물면서 심윤아를 쳐다보았다.“지금 은인한테 자랑질이나 하고 있는 거예요?”심윤아도 표정이 굳어지더니 그녀를 쳐다보았다.“은인?”“아니에요? 제가 도와드린 거 잊었어요?”강소영은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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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이 말을 들은 강소영은 이를 꽉 깨물었다.“그 일 다시 꺼내지 말아 주세요. 다르다는 거 분명 알잖아요.”“똑같은 목숨인데 뭐가 달라요?”“목숨이라뇨? 얼마 자라지도 않은 태아잖아요.”“그럼 소영 씨는 태아였던 적이 없었나요?”“...”이 화제를 더는 이어갈 수가 없었다.강소영은 무언가 알아차렸는지 심윤아를 의미심장하게 쳐다보았다.“저한테 적의를 품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근데 저희 서로 적은 아니지 않나요?”“소영 씨, 오해에요. 저는 소영 씨를 적으로 둔 적 없어요.”심윤아는 멈칫하더니 말을 이어갔다.“그렇다고 해서 친구 사이도 아니잖아요. 맞죠?”강소영도 동의하는 부분이었다.그녀는 1초라도 심윤아를 친구로 생각한 적 없었다.비록 심윤아가 진수현의 친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녀를 친구로 대할 수는 없었다. 죽마고우인 자체가 껄끄러운 존재였기 때문이다.강소영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심윤아는 웃고 말았다.“소영 씨도 그렇게 생각하셨나 보네요.”강소영은 굳이 부인하지 않더니 아예 가방을 들고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말씀해보세요. 무슨 일로 아직 이혼하지 않았는지.”“사람을 찾지 못하는데 어떻게 이혼을 해요?”심윤아의 대답에 강소영은 미간을 찌푸렸다.‘사람을 찾지 못해? 설마 수현 씨가 이혼하기 싫어한다는 소린가? 아니면 윤아 씨가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수현 씨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가 뭘까?’하지만 강소영은 체면이 깎일까 봐 심윤아의 앞에서 이혼하기 싫어하는 사람이 진수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 억지웃음을 짓더니 말했다.“수현 씨가 요즘 일이 바쁜가 보죠. 좀만 더 기다려보세요. 제가 연락해볼 테니까요.”심윤아는 사무실에 강제로 쳐들어와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강소영을 보고 있자니 무언가 떠오르는 듯했다.‘수현 씨 연락 안 되나 보네. 아니면 이렇게 급하게 회사로 달려와 막무가내로 수현 씨를 만나게 해달라고 하지는 않았겠지.’심윤아는 고개를 숙이더니 입술을 깨물었다.‘설마 내가 수현 씨를 오해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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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진씨 그룹을 떠나 1층에 도착한 심윤아는 이선우의 연락을 받게 되었다.“오늘 회사에 왜 왔어?”심윤아는 멈칫하고 말았다.“어떻게 알았어?”말을 이어가려다 무언가 생각났는지 주차장 쪽을 바라보게 되었다.예상대로 익숙한 차 한 대가 그곳에 주차되어 있었다.“어떻게 왔어?”“이런 우연이.”전화기 너머의 이선우가 피식 웃었다.“저번에 비즈니스를 마무리하러 왔지.”저번 일 때문이라는 말에 심윤아는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저번 일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별로 의심할 의도는 없었다. 회사를 비운 며칠 동안 이선우가 계속 이곳을 지켰을 리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맨날 올 수는 없잖아?’심윤아는 그를 만나려고 앞으로 발걸음을 움직였지만, 이때 이선우가 말했다.“움직이지 마. 기사더러 그쪽으로 가달라고 할게.”“아니야. 멀지도 않은데 내가 걸어가면 되지.”하지만 이때 이선우가 이런 말을 할 줄 몰랐다.“너 이혼하고 싶은 거 아니야?”심윤아는 갑자기 발걸음을 멈췄다.“그거랑 무슨 상관이야.”“당연히 상관있지.”심윤아는 할 말이 없었다.“...”도통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내가 걸어가는 거랑, 차로 나를 만나러 오는 거랑, 내가 이혼하는 거랑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지?’생각하고 있는 사이 시동 걸린 차는 이미 자신을 향해 오고 있었다.심윤아는 길가에 서서 차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기다리는 동안 회사 입구에서 동료들을 우연히 만나기도 했다. 친한 동료는 심윤아의 이름을 부르면서 반갑게 인사까지 했다.심윤아는 그제야 갑자기 이선우가 했던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만 같았다.차가 앞에 도착하고, 그녀는 꼼짝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역시나 예상대로 차창은 내려가지 않았고 이선우가 직접 차 문을 열어 에스코트해주었다.“타.”그는 웃으면서 말했다.“만난 김에 밥은 먹어야 하지 않겠어?”자신의 비밀을 이선우한테 들킨 뒤로 두 사람의 사이는 전보다도 더욱 가까워졌다.역시나 사람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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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그녀의 설명을 들은 이선우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배고팠나봐?”“당연하지. 나 지금 식욕이 얼마나 왕성한 줄 알아? 너 후회해도 소용없어.”이선우는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이 정도는 사줄 수 있지.”사실, 그는 책임질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런 말을 하면 그녀가 놀랄까 봐 걱정되었다.천천히 다가가야 했다.식당으로 가는 길에 이선우는 그녀와 진수현의 일에 관해 물었다.지금 진수현이 그녀와 이혼하지 않으려고 피해 다닌다는 것을 전해 들은 이선우는 검은색 안경 뒤의 눈동자가 흠칫 놀라는 눈치였지만, 곧 자연스러워지더니 입꼬리를 올렸다.진수현의 행동은 정말이지 그의 예상 밖이었다.옆자리에 앉은 심윤아를 힐끗 쳐다보더니 낮은 소리로 물었다.“그럼, 넌 어쩔 생각인데?”“뭐?”“계속 이혼하지 않겠다고 고집하면 넌 계속 진씨 가문 사모님으로 살 거야?”‘그 집안 사모님으로 계속 산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심윤아는 속으로 대답했다. 그녀가 바보도 아니고, 진수현이 지금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혼하지 않으려 하는지 모르지만, 강소영이 그의 생명의 은인인 이상, 진수현은 절대 그녀와 인연을 끊을 수 없을 것이다.남녀 사이에 어떻게 제삼자를 허락할 수 있을까?게다가 진수현은 진작 심윤아와 이혼하기로 했다. 이건 심윤아가 그의 첫 번째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한다.하지만 그녀는 이선우의 앞에서 이런 말을 하지 않고 덤덤하게 웃을 뿐 말을 잇지 않았다.눈치가 빠른 이선우는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다만, 문득 재미있는 일이 생각 난 듯 고개를 돌려 심윤아를 보며 말했다.“내가 회사에 너 데리러 간 거 수현이가 언제쯤 알 것 같아?”심윤아는 흠칫 놀랐다. 어차피 진수현은 지금 자신을 피하고 있는데, 안다고 한들 뭐 어떨까?“차라리 우리 내기 할래?”“무슨 내기?”“네가 내 차에 탄 걸 알고 수현이가 바로 너 찾으러 올지 말지 내기하는 거지.”심윤아는 그자리에 멍하니 있더니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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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말도 안 돼!”만약 진수현이 오고 싶어 한다면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만, 급하게 달려온다는 건 가능성이 희박해 보였다.“우리 생각이 좀 다른 것 같네. 그럼 내기하는 거다? 수현이가 오면 내가 널 돕기로.”이렇게 된 이상 심윤아도 거절하지 않고 물었다.“어떻게 도울 건데?”이선우는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뭐야? 왜 신비로운 척해?’그들이 예약한 식당은 꽤 멀었다. 거의 30분 동안 운전해서 도착했고, 이선우는 어김없이 그녀를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다.“괜찮아, 나 혼자 할 수 있어.”“연기는 완벽하게 해야지.”“...”심윤아는 어쩔 수 없이 그를 따라 차에서 내려 함께 식당으로 들어갔다.오기 전에 이선우는 이미 비서를 시켜 2층에 있는 단독 창가 쪽 자리로 예약해놓았다.위층에 올라가 자리에 앉고 주문을 하는 데까지 대략 8분 정도 걸렸다.심윤아는 계속 이선우의 말이 마음에 걸려 정신을 딴 데 팔고 있었다.몇 번이고 그의 말대로 진수현이 오는지 돌아보고 싶었지만, 애써 꾹 참았다.‘절대 뒤돌아보면 안 돼. 그러다 그 인간과 눈이라도 마주치면 내가 자기를 기다린 줄 알잖아?’그녀의 목적은 이혼이다. 진작 결정한 일이고,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이니 고민할 것도 없었다.“긴장돼?’갑자기 이선우가 물었다.심윤아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더니, 그의 물음을 이해하고 무의식적으로 반박했다.“아니.”“내가 뭘 물어보는 줄 알고 아니라고 해?”“...”갑자기, 그녀의 맞은편에 있던 이선우의 시선이 여자의 뒤로 떨어지더니 입꼬리를 치켜올렸다.“내가 이겼네.”심윤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난 약속대로 할 거야.”그러더니 이선우는 그녀에게 다가왔다. 심윤아가 반응하기도 전에, 이선우는 몸을 숙이더니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진한 담배 냄새가 그녀를 순식간에 에워쌌다.이선우의 행동을 자각한 심윤아는 몸이 굳어지더니 무의식적으로 그를 밀어내려 했다.“움직이지 마.”이선우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수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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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심윤아는 더이상 저항하지 않고 운명을 받아들이듯 온순해졌다.이선우도 그녀의 순종을 느꼈다.아니, 순종이라기보다는, 마치 바다 위에 파도를 따라 오랫동안 떠다니는 부목과 같았다. 비바람에 시달리던 그녀는 이제 더 이상 맞서 싸우고 싶지 않아 그저 바다의 흐름대로 몸을 맡기고 있었다.이런 그녀를 보며 이선우는 허탈하고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았다.비록 부목이지만, 그래도 조심히 인양하고 아껴주어야 하지 않은가?어느새, 그녀를 안고 있던 남자의 손가락에는 힘이 바짝 들어갔다.그리고 고개를 들어, 밖에서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로 성큼성큼 테이블과 의자를 가로질러 걸어오는 진수현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그 웃음은 승리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오랫동안 알고 지냈지만, 이선우가 그에게 이런 표정과 웃음을 보인 것은 처음이었다.퍽!진수현은 성큼성큼 다가와 이선우를 향해 강한 펀치를 날리더니 심윤아를 자기 뒤로 잡아당겼다.그러나 그는 주먹 한 방으로 분노를 다 터뜨리지 못한 모습이었다.심윤아를 뒤로 끌어당긴 후, 다시 이선우의 멱살을 잡고 한 방 날렸다. 진수현의 이마에는 핏줄이 솟구쳐오르고 약간 벌겋게 달아오른 눈으로 이선우를 노려보았다.지난번 병원에서는 잘 참더니, 이번에는 왜 자신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는 것일까?“대체 왜?”진수현은 이를 악물고 입을 열었고, 눈에는 폭발할 듯한 분노가 들끓었다.하지만 이선우의 눈동자에는 여전히 희미한 웃음이 보였고, 심지어 도발하는 것 같았다.“내가 윤아에 대한 감정, 너도 진작 알고 있었잖아?”“하지만 네가 이렇게까지 파렴치한 짓을 할 줄은 몰랐지!”이선우는 핏자국이 배어 있는 얼굴로 웃어 보였다.“파렴치하면 또 어때? 윤아를 가질 수만 있다면 더 한 것도 할 수 있지!”진수현은 그의 말에 폭발하더니 다시 한번 주먹을 쳐들었다.“그만!”마침내 정신을 차린 심윤아가 진수현의 손을 잡고 끌어올리려 했다.하지만 그녀가 온갖 힘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진수현은 끄떡도 없었다.심윤아는 입가에 핏발이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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