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의 모든 챕터: 챕터 271 - 챕터 280

1206 챕터

제271화

심장 부근이 순간 저려나면서 손끝까지 퍼져갔다.수현은 참지 못하고 신음을 내면서 손으로 자기 가슴 부근을 눌렀다.그의 고통스러운 신음을 듣자, 윤아는 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순간, 수현이 창백한 얼굴로 핸들에 기대있는 것을 발견했다.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알고 지내면서 수현은 늘 건강했고 별로 아픈 적도 없었다.처음이었다. 안색이 이렇게 안 좋은 것은.그래서 윤아는 깜짝 놀라 손을 뻗어 수현을 부축했다.“왜 그래? 어디 아파?”저릿한 아픔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윤아가 다가올 때 통증이 오히려 더 심해졌고 마음속의 공허함도 점차 확대되었다.하지만 윤아의 하얗고 작은 얼굴에 새긴 걱정을 보니 이 공허함은 또 다른 감정에 의해 천천히 차고 있었다.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이마에는 계속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는데 보기만 해도 아주 괴로운 모습이었다. 윤아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핸드폰을 찾으며 말했다.“구급차 부를게.”하지만 핸드폰을 만지기도 전에 그녀의 손목은 수현의 큰 손에 의해 단단히 잡혀 버렸다.그의 손바닥은 매우 뜨거웠고 힘셌는데 마치 불덩이처럼 그녀의 피부에 닿았다.수현은 윤아의 손목을 꽉 붙잡더니 갑자기 그녀에게로 몸을 가까이했다.윤아는 깜짝 놀랐다. 그가 너무 아파서 그녀 쪽으로 쓰러지는 줄 알고 재빨리 손을 뻗어 그를 부축했다.하지만 수현은 그녀의 입술과 조금의 거리가 남은 곳에서 멈추었다.어두컴컴한 환경 속에서 그녀는 수현의 그윽한 눈동자를 보았다.계속 통증을 느끼는지 그의 호흡은 매우 혼란했다.하지만 그래도 수현은 윤아의 손을 꽉 붙잡으며 그의 가슴 결에 가져가서 꽉 눌렀다. 마치 이렇게 하면 통증이 나아질 것처럼 말이다.윤아는 고개를 숙여 자신이 손이 닿은 곳을 한눈 보았다. 수현의 심장 부근이었다.그녀는 심지어 수현의 심장이 거세차게 율동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이러는 수현은...한 번도 보지 못했다.“도대체 왜 그래?”고통스러워 보이는데, 왜 또 이렇게 가까이 다가온 건지 도무지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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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화

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자리에 기대있었다. 아까 통증 때문에 고통스러워한 그는 지금 어두컴컴한 환경 속에서 가여워 보이기까지 했다.윤아도 지금 왜 이런 생각이 드는지 잘 몰랐지만, 솔직히 말하면 아까 수현의 모습에 꽤 놀랐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면서 이토록 고통스러워한 적은 처음이었다.이렇게 생각한 윤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는 수현을 훑어보았다.“너 도대체 왜 이래? 설마 불치병이라도 걸린 건 아니지?”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수현은 머리를 들고는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윤아를 보았다.“불치병?”그는 피식 웃었다.“왜, 내가 빨리 죽기를 바라는 거야?”“그러면 왜 병원에 안 가?”분명 아파 보였는데 병원은 또 가기 싫단다. 본인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안 드나?그의 대답을 듣지 못한 윤아는 계속 물어보려고 했지만, 이때 수현이 갑자기 차 문을 열고는 쉰 목소리로 말했다.“가자.”더 말하려고 했지만, 지친 표정으로 한마디도 하기 싫다는 그의 모습을 보니 순간 하기 싫어졌다.하긴, 수현에게 정말 어떤 병세가 있다고 해도 그건 곧 이혼할 아내가 걱정할 게 아니었다.이렇게 생각한 윤아는 마음을 굳히고는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녀는 안전띠를 열고 차에서 내리려고 했다.“잠깐만.”그러나 이때 수현이 그녀를 불렀다.이 말을 듣자, 윤아는 고개를 돌렸다.설마 후회했나, 병원에 가겠다고?수현은 차 키를 빼고는 차갑게 말했다.“데려다줄게.”말을 마치고 그는 차 문을 열고 나왔다.수현이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모르는 윤아는 어쩔 수 없이 그를 따라 차에서 내렸다.차에서 내린 후, 수현은 윤아 쪽으로 가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윤아를 도와 차 문을 닫은 후, 수현은 몸을 굽혀 윤아를 훌쩍 들어서 안았다.“됐어.”윤아는 무의식적으로 거절했다.“뭘 됐다고 하는데.”수현은 윤아를 힐끔 보더니 거친 숨을 내뱉으며 말했다.“오늘 그런 일을 겪고도 혼자 올라 갈 수 있어?”윤아는 몇 걸음밖에 되지 않는데 당연히 혼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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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이 말을 끝낸 후, 수현은 속으로 또 한마디를 조용히 읊었다.‘앞으로 다른 사람이 널 다치게 하는 일은 없을 거야.’하지만 윤아는 수현의 말을 들은 후, 오히려 담담하게 웃었다.“괜찮아. 너도 사람을 찾으려고 그랬던 거잖아. 만약 내가 너였어도 그랬을 거야.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이 말에 수현은 쓴웃음을 흘렸다,뭐라고 해야 할까?그의 아내는 참 속이 넓은 사람이었다. 이런 때마저 그가 난감하지 않게 하려고 애쓰는 걸 보니.하지만 그녀의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는 다른 것을 설명하기도 한다...“됐어. 나도 이제 쉴 거니까 수현 씨도 빨리 쉬어.”계속 이렇게 있다간 두 사람이 나누는 화젯거리가 더 어색해질 거 같아 윤아는 빨리 말을 돌렸다.쉬겠다고 말하는 윤아를 보자 수현은 더 말을 잇지 않았다.“그래, 너 먼저 쉬어. 난 나갔다 올게.”윤아는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응. 조심해서 다녀와.”저택을 떠나서 다시 차에 앉았을 때 수현의 눈빛은 더는 숨김이 없었다.가슴 속엔 무언가가 꼭 막혀 있는 것 같았다. 내려가지도 올라가지도 않는 담담한 느낌이었다.분명 이렇게 큰일이 벌어졌는데 담담하고 부드럽게 그와 대화하는 윤아. 마치 그에게 아무 원망도 없는 듯 그녀를 지키지 못한 그에게 변명까지 만들어주는 윤아.수현은 윤아가 오히려 예전처럼 자신에게 화라도 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에게 따지기를 원했다. 왜 하필 이때 나갔냐고 원망이라도 했으면 좋겠다.하지만 그녀는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을 것 같았다.두 사람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한편, 수현이 간 후 소영은 자신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벌어진 일과 수현이 자신과 주연이 이 일을 저질렀다고 의심한 것을 알려주었다.오래전, 소영이 수현을 구해줘 진씨 집안의 은인으로 되었을 때부터 강씨 집안은 진 씨네에서 얼마나 많은 비즈니스 혜택을 받았는지 모른다.전에 어렵게 일궈 세운 강 씨네는 어느 순간부터 더 발전하지 못했다. 이 일로 소영의 아버지는 늘 골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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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하루라도 생명의 은인인 이상 섭섭하게 대하지 않을 거라고?그건 맞는 말이었다. 진씨 집안 사람들은 이 점을 매우 중히 여겼다. 그렇지 않으면 강씨 집안이 이렇게 이른 시일 내로 크게 발전하지는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소영은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만약 어느 날 수현이 자신이 아닌 심윤아가 진정한 생명의 은인이라는 것을 발견하면 어떻게 될까 하고 말이다.그의 성격대로면 아마 그녀를 죽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가능성을 생각하니 등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다행히도 그때 윤아와 그녀 외 다른 목격자가 없었다. 만약 제삼자가 이 일을 알게 되었다면 그녀는 정말 끝장이었다.“이렇게 하자꾸나. 네가 말한 그 두 사람은 이 아비에게 맡기거라. 넌 다른 걱정 하지 말고 진수현에게 잘 보이기만 하면 돼.”잘 보인다는 말에 소영은 조금 기분이 좋지 않았다.“아빠, 잘 보인다니요. 저랑 수현 씨는 평등한 관계예요. 전 평소에 수현 씨에게 잘 보여서 몸값을 올리려는 여자들과 다르다고요!”“그래, 그래. 우리 소영이가 이렇게나 예쁘고 완벽한데 진수현이 좋아해도 모자라지.”이렇게 말하면서 학철은 소영의 이마에 난 상처를 보았다.“네 이마에 난 상처 말이다. 소영아, 여자는 흉터가 없는 게 나아. 남자들은 보통 얼굴을 본단다. 만약 못생겨지기라도 하면 남자의 마음이 바뀔 수도 있어.”이마에 난 상처를 생각하니 소영은 또 열등감을 느끼기 시작했다.“알겠어요, 아빠. 이제 방법을 찾아서 없앨게요.”“그래, 먼저 쉬어. 진수현 잘 달래는 거 잊지 말고. 남자는 보통 애교에 푹 빠져요. 만약 계속 화내면 좋은 수를 생각해서 꼭 달래야 한다. 알겠지?”-선월은 수술을 끝낸 지 48시간 후, 드디어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곁에서 지키고 있던 진 씨네 식구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윤아는 집에서 하루 동안 쉰 후, 다리가 전처럼 아프지 않았다. 하지만 병원에 가려고 했을 때 수현은 허락하지 않았다.그리고 다쳤다는 소식을 들은 수현의 부모님도 꼭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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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병원에 도착한 후, 잘 회복된 선월을 보자 윤아는 너무 기뻤다. 그녀는 계속 선월의 곁에서 함께 있었다.선월은 열몇 살짜리 어린 여자애처럼 기뻐하는 윤아를 보자 기분이 많이 나아졌다.“할머님, 목 안 마르세요? 상처는요? 아프지 않으세요? 드시고 싶은 거는요? 아니면 조금 더 주무실래요? 어, 만약 잠이 오지 않으신다면 제가 이야기라도 해드릴까요?”너무 흥분한 윤아는 지금 자기 말이 모순된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하지만 선월은 그녀에게 알리는 대신 이렇게 말했다.“잠이 오지 않는단다. 우리 윤아가 이야기 해주겠다니 들으면서 잘까?”그러자 윤아는 선월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주었다.선월은 흥미진진하게 들으면서 입가에 자상한 웃음을 머금었다.곁에 있던 선희는 윤아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으면서 참지 못하고 그녀를 훑어보았다. 보면 볼수록 이 며느리가 마음에 들었다.자신이었다면 이런 인내심으로 선월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주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것도 아무런 참조물이 없는 상태에서 이토록 조리 있게 말하는 것 말이다.결국, 윤아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으며 선월은 잠이 들었고 한참이 지나서야 윤아는 이야기를 멈추었다.선월의 병상 변두리에 앉으려고 했을 때 선희는 윤아를 향해 손을 저었는데 마치 할 말이 있어 보였다.윤아는 그녀와 함께 병실에 있는 베란다에 갔다.선희는 유리문을 닫으면서 소리가 병실에 흐르지 못하게 막아놓았다. 그러고는 윤아를 가볍게 끌고 의자에 앉았다.“다리는 좀 어때? 아까 걸을 때 거의 다 나은 것 같던데. 그래?”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많이 나았어요.”“그럼 다행이고. 만약 계속 불편하면 무리하지 말고 앉아서 쉬어.”“그럴게요.”“아, 맞다. 이거.”선희는 갑자기 자기 가방에서 카드 한 장을 꺼내 윤아에게 건넸다. 윤아는 이 카드를 보자 놀라서 멈칫했다.“어머님?”“윤아 너에게 주는 용돈이야.”선희는 조용히 말했다.“아, 됐어요.”윤아는 무의식적으로 거절하고는 카드를 도로 선희 쪽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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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아무튼 그건 아마 많은 남자가 좋아하고 또 가슴 아파하는 모습이었을 것이다.하지만 눈앞에 있는 윤아를 보니 선희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윤아가 좋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너무 강해 보이려고 애쓰는 게 알렸다. 혼자 해결하는 것을 선호하니까 말이다.소영은 또...같은 여자로서 그녀가 수현에게 마음을 품었다는 것쯤은 쉽게 보아낼 수 있었다.그러나 진씨 집안의 은인인 그녀에게 함부로 대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선희는 겉으로는 예의를 갖춰 대했다.하지만 이런 예의는 손님에 대한 것일 뿐이었다.만약 소영이 윤아의 자리를 탐낸다면 엄마인 그녀는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너무 소박하게 입었다고?’사실 선희가 귀국하기 전 윤아의 옷차림은 소박하지 않았다.그녀는 늘 예쁜 것을 좋아했고 심씨 집안이 부도나기 전 그녀의 옷이며 액세서리며 가방은 모두 그 시즌의 최신상이었다. 그리고 브랜드들이 아주 선호하는 VIP 고객이기도 했다. 그래서 매년 특별한 선물을 받았고 여러 가지 활동에 참여하라는 초청을 많이 받기도 했다.하지만 집안이 망한 후, 윤아는 그런 것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수현이 돈을 준다 해도 마찬가지였다.윤아는 눈을 내리깔면서 더는 생각하지 않았다.돈은 역시 자기 집의 것을 쓰는 편이 훨씬 마음이 편했다. 수현과 쇼윈도로 가짜 결혼까지 한 마당에 계속 그의 돈을 쓰는 건 조금 불편했다.하지만 겉으로 윤아는 웃으며 받았다.“알겠어요. 이제 시간 날 때 옷 몇 벌 더 살게요. 고마워요, 어머님.”이렇게 말한 후, 더는 거절하지 않고 카드를 넣어두었다.이제 이혼한 후, 수현더러 선희에게 돌려주라고 해야겠다고 생각하니 윤아는 마음이 훨씬 편해졌다.“아, 맞다...”윤아에게 용돈을 준 선희는 이렇게 윤아를 돌려보내려 하지 않고 그녀가 카드를 받는 것을 본 후 그날 일을 물어보았다.“그날, 선우가 널 구했니?”그날 일을 떠올리며 윤아는 고개를 끄떡였다.“네.”“참 다행이구나. 선우가 정말 신경 썼어. 그날 네 할머니가 수술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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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하지만 윤아는 날짜가 이렇게 빨리 잡힐 줄은 몰랐다.고작 이틀이 지나자, 선희는 윤아를 잡으며 기쁘게 말했다.“윤아야, 우리 내일 검사 받을까?”갑자기 이런 날벼락을 듣자, 윤아는 깜짝 놀랐다.“어머님, 왜 갑자기 앞당기셨어요? 할머님께서 회복될 때까지 기다린다고 하셨잖아요.”선희는 그저 웃으며 말했다.“요즘 너희 할머니께서 회복이 꽤 잘되신 것 같아. 의사 선생님도 할머니 상태가 아주 좋다고 하셨고 게다가 요 며칠 아주 대단하신 의사 선생님이 오신다는 소리를 들었지 뭐니. 아마 며칠 동안 이 병원에 계실 거야. 그러니까 이 틈에 검사를 받고 그 선생님께서 보여 드리자.”여기까지 듣자 윤아는 드디어 선희가 왜 검사를 앞당겼는지 알 것 같았다.어쩔 수 없이 그녀는 머리를 굴려 머쓱하게 거절했다.“저희는 그저 간단한 검사만 받잖아요. 일반 기계로 결과가 나올 수 있으니 평범한 의사 선생님께 보여도 괜찮을 것 같아요.”“네 말도 옳다만 이런 기회가 있을 때 받아보면 좋잖니. 네 할머니께도 이미 말씀드렸어. 두 날 동안 널 데리고 검사 좀 받아보겠다고 하니 금방 허락하셨어.”이 방법이 쓸모가 없다고 여겨 선월을 끌어내려고 했던 윤아: “...”선희가 선월도 설득했을 줄은 몰랐다.너무 빠르잖아!만약 지금 거절한다면 선희는 아마 그녀를 의심할 것이다.같은 여자로서 생각이 비슷할 수가 있으니까.차마 거절할 수 없으니 윤아는 다른 방법을 생각하기로 결심했다.그래서 그날 밤, 윤아는 수현이 회사에서 퇴근하고 병원에 그녀를 데리러 왔을 때 길에서 이 일을 꺼냈다.“할머님께서 요즘 많이 회복되신 것 같아.”이 첫마디에 수현은 윤아의 뜻을 알아챘다.그는 순간 눈썹을 찌푸리고는 윤아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변의 공기가 차가워진 것은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왜인지 모르게 윤아의 마음도 함께 무거워졌다.그녀는 어떻게 그에게 이 말을 할지 고민하며 운을 뗐다.이때까지도 좋게 헤어지고 싶은 마음이었다.비록 앞으로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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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수현은 차를 세운 후, 손으로 핸들을 꽉 잡으면서 음흉한 눈빛으로 윤아를 보았다.“날 위해 모든 걸 생각해 주어서 고맙다고 인사해야 할까? 심 공주?”마지막에 이를 악물고 그녀를 불렀다.윤아는 원래 대꾸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말이 입 밖으로 나오니 이렇게 되었다.“고맙다는 말은 필요 없고 가능하다면 우리 내일 법원 가는 건 어때?”이번엔 수현이 침묵했다. 그는 조금 전부터 계속 그녀를 뚫어지게 보면서 시선이 조금도 윤아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는데 마치 이글이글 타는 것만 같았다. 자신이 한 말을 들었으면서 아무 대답이 없는 수현을 보니 윤아는 어쩔 바를 몰랐다.지금 그가 뭔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심지어 수현이 이혼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하지만 그럴 리가 없었다.그는 빨리 이혼하며 소영과 결혼하고 싶을 것이다.만약 선월이 아프지만 않았어도 그녀를 기쁘게 하려고 자신과 쇼윈도 결혼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마 일찍이 소영과 결혼했겠지.이렇게 생각한 윤아는 가슴이 시렸다. 그녀는 더는 수현을 보지 않고 고개를 돌려 시선을 앞으로 향했다.“그럼 이렇게 결정한 거로 알고 있을게. 우리 내일 시간 내서 법원 가자.”그녀는 수현의 대답을 기다리는 대신 직접 결정했다.수현의 안색은 썩어있었다. 그녀가 고개를 돌린 후에도 원래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고 차도 길가에 세운 상태로 움직이지도 않았다.차 안의 분위기는 잠시 얼어붙었다.얼마 지났을까. 윤아는 수현이 계속 운전하지 않는 것을 보자 눈썹을 찌푸렸다.설마 오늘 밤 여기에 있을 생각은 아니지?“안 가?”그녀는 물었다.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계속 그녀에게 닿았다.윤아는 수현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됐어. 마음대로 하라고 해.’이렇게 많이 말하니 그녀도 힘들었다.수현이 가지 않으니, 윤아도 갈 수 없었다. 오늘 밤 여기서 지낼 수밖에 없다고 여긴 윤아는 더는 이 문제에 얽매이지 않고 무표정으로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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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이튿날.윤아가 잠에서 깨어났을 땐 이미 이튿날 아침 여덟 시였다.그녀는 새하얀 천장과 익숙한 환경을 둘러보며 아래에 있는 부드러운 침대를 진지하게 느껴보면서 드디어 집에 침대에 누워있다는 것을 인지했다.잠시 멍해 있다가 이마를 부여잡고 일어났다.지금까지 잘 줄은 몰랐다. 어젯밤에 분명 차에서 잠들었는데 수현이 결국 그녀를 데려왔었다.한참 동안 앉아있다가 핸드폰 메시지를 보았다.수현은 어떤 메시지도 남기지 않았고 채팅 기록은 공백이었다.잠시 고민한 후, 윤아는 수현에게 전화를 걸며 욕실에 씻으러 들어갔다.한참 후, 수현이 전화를 받았고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이야?”윤아는 칫솔에 치약을 짜서 입에 가져가려다가 그의 목소리를 듣고 동작을 멈추었다.“어제 한 얘기 말인데, 우리 오늘...”그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수현은 서늘하게 그녀의 말을 끊었다.“지금 아주 중요한 미팅이 있어. 세 시간 정도 할 거야.”심윤아: “...”그녀는 입술을 꾹 다물고는 화를 간신히 억누르며 말했다.“뒤로 미룰 수 없어? 반 시간 정도 시간 내는 건 가능하지 않아?”하지만 수현은 단칼에 거절했다.“안 돼. 아주 급한 회의거든.”진 씨 그룹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일하지 않았으면 아마 수현의 헛소리를 믿었을 것이다.하지만 그녀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수현은 이렇게 말했다.“미팅하러 갈 거야. 끊어.”그리고 수현은 전화를 끊었고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바쁜 음성을 들으며 윤아는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어이가 없었다.역시 어제 그녀의 착각이 아니었다. 정말 이혼하기 싫은 건가? 왜?이런 의혹을 품고 그녀는 빠르게 양치하고 어제 하지 못한 샤워를 했다.그녀가 깔끔히 정리하고 아래층에 내려갔을 때 거실에 있는 선희를 보았다.윤아를 보자마자 선희는 달려갔다.“윤아야, 깼구나.”선희를 보니 윤아는 어제 그녀가 자신을 데리고 병원에 검사받으러 가겠다는 일이 떠올랐다.원래 어젯밤 돌아갈 때 수현과 이혼 얘기를 하면서 만약 그가 동의한다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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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이 말을 듣자, 윤아는 최대한 미소를 지었다.“아니에요. 그날 다리만 다쳤어요. 다른 데는 아무 문제 없어요.”다리를 다친 것도 주연이 발로 차서였다.그리고 그녀를 납치했던 최준태는 놀랍게도 그녀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준태와 주연을 떠올리니 지금 어떻게 됐을지 궁금했다.“아, 어머님. 그날 두 사람 어떻게 됐는지 아세요?”선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난 잘 모르겠어. 하지만 선우가 자신에게 맡기라고 하더구나. 선우는 늘 일 처리가 확실하니 나도 마음이 놓여. 그리고 걱정하지 말렴. 내가 현이 보고 그 일을 제대로 알아보라고 했어. 그러니까 분명 벌을 받을 거야.”“그러니까 지금 이 일은 선우가 맡고 있다는 뜻이세요?”“그럴 거야.”여기까지 떠올린 윤아는 선우와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이제 갈까? 이미 의사 선생님하고 얘기 해뒀어. 오늘 조금 늦을 것 같다고 했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괜찮다고 하셨거든.”말을 마치고 선희는 윤아의 손을 잡았다. 윤아는 정말 거절하고 싶었지만 선희는 이미 그녀를 끌고 밖으로 향했다.결국 윤아는 선희와 함께 병원 입구에 도착했다.그때부터 윤아는 오늘 정말 이대로 들키는 건 아닌지 긴장되기 시작했다.선희는 다른 사람이 아니었다. 만약 임신한 사실을 안다면 무조건 말할 것이다.“어머님, 저 갑자기 생각난 게 있는데 오늘 급한 일이 있어서...”“이선희?”놀란 목소리가 두 사람 뒤에서 들려왔다.이 목소리는...윤아는 고개를 돌리고는 온 사람이 누군지 본 후 입술의 혈색이 순간 사라졌다.어떻게 저 사람이...이선희와 조씨 집안 사모님인 임진숙은 듣기 좋게 말해서 친구였다.임진숙은 선희의 아름다운 미모와 뛰어난 능력을 질투했고 선희는 진숙의 오만함과 옹졸함을 마음에 들지 않아 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늘 겉으로 친구 행세를 하였다.이 모든 건 진씨 집안과 임씨 집안의 사업 합작 때문이었다. 다들 여러 행사에 참여할 때 그래도 체면을 갖추었다.“임진숙?”진숙은 앞으로 몇 걸음 다가가 눈앞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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