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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화

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자리에 기대있었다. 아까 통증 때문에 고통스러워한 그는 지금 어두컴컴한 환경 속에서 가여워 보이기까지 했다.

윤아도 지금 왜 이런 생각이 드는지 잘 몰랐지만, 솔직히 말하면 아까 수현의 모습에 꽤 놀랐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면서 이토록 고통스러워한 적은 처음이었다.

이렇게 생각한 윤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는 수현을 훑어보았다.

“너 도대체 왜 이래? 설마 불치병이라도 걸린 건 아니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수현은 머리를 들고는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윤아를 보았다.

“불치병?”

그는 피식 웃었다.

“왜, 내가 빨리 죽기를 바라는 거야?”

“그러면 왜 병원에 안 가?”

분명 아파 보였는데 병원은 또 가기 싫단다. 본인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안 드나?

그의 대답을 듣지 못한 윤아는 계속 물어보려고 했지만, 이때 수현이 갑자기 차 문을 열고는 쉰 목소리로 말했다.

“가자.”

더 말하려고 했지만, 지친 표정으로 한마디도 하기 싫다는 그의 모습을 보니 순간 하기 싫어졌다.

하긴, 수현에게 정말 어떤 병세가 있다고 해도 그건 곧 이혼할 아내가 걱정할 게 아니었다.

이렇게 생각한 윤아는 마음을 굳히고는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녀는 안전띠를 열고 차에서 내리려고 했다.

“잠깐만.”

그러나 이때 수현이 그녀를 불렀다.

이 말을 듣자, 윤아는 고개를 돌렸다.

설마 후회했나, 병원에 가겠다고?

수현은 차 키를 빼고는 차갑게 말했다.

“데려다줄게.”

말을 마치고 그는 차 문을 열고 나왔다.

수현이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모르는 윤아는 어쩔 수 없이 그를 따라 차에서 내렸다.

차에서 내린 후, 수현은 윤아 쪽으로 가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윤아를 도와 차 문을 닫은 후, 수현은 몸을 굽혀 윤아를 훌쩍 들어서 안았다.

“됐어.”

윤아는 무의식적으로 거절했다.

“뭘 됐다고 하는데.”

수현은 윤아를 힐끔 보더니 거친 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오늘 그런 일을 겪고도 혼자 올라 갈 수 있어?”

윤아는 몇 걸음밖에 되지 않는데 당연히 혼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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