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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심윤아는 더이상 저항하지 않고 운명을 받아들이듯 온순해졌다.

이선우도 그녀의 순종을 느꼈다.

아니, 순종이라기보다는, 마치 바다 위에 파도를 따라 오랫동안 떠다니는 부목과 같았다. 비바람에 시달리던 그녀는 이제 더 이상 맞서 싸우고 싶지 않아 그저 바다의 흐름대로 몸을 맡기고 있었다.

이런 그녀를 보며 이선우는 허탈하고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았다.

비록 부목이지만, 그래도 조심히 인양하고 아껴주어야 하지 않은가?

어느새, 그녀를 안고 있던 남자의 손가락에는 힘이 바짝 들어갔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밖에서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로 성큼성큼 테이블과 의자를 가로질러 걸어오는 진수현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그 웃음은 승리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오랫동안 알고 지냈지만, 이선우가 그에게 이런 표정과 웃음을 보인 것은 처음이었다.

퍽!

진수현은 성큼성큼 다가와 이선우를 향해 강한 펀치를 날리더니 심윤아를 자기 뒤로 잡아당겼다.

그러나 그는 주먹 한 방으로 분노를 다 터뜨리지 못한 모습이었다.

심윤아를 뒤로 끌어당긴 후, 다시 이선우의 멱살을 잡고 한 방 날렸다. 진수현의 이마에는 핏줄이 솟구쳐오르고 약간 벌겋게 달아오른 눈으로 이선우를 노려보았다.

지난번 병원에서는 잘 참더니, 이번에는 왜 자신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는 것일까?

“대체 왜?”

진수현은 이를 악물고 입을 열었고, 눈에는 폭발할 듯한 분노가 들끓었다.

하지만 이선우의 눈동자에는 여전히 희미한 웃음이 보였고, 심지어 도발하는 것 같았다.

“내가 윤아에 대한 감정, 너도 진작 알고 있었잖아?”

“하지만 네가 이렇게까지 파렴치한 짓을 할 줄은 몰랐지!”

이선우는 핏자국이 배어 있는 얼굴로 웃어 보였다.

“파렴치하면 또 어때? 윤아를 가질 수만 있다면 더 한 것도 할 수 있지!”

진수현은 그의 말에 폭발하더니 다시 한번 주먹을 쳐들었다.

“그만!”

마침내 정신을 차린 심윤아가 진수현의 손을 잡고 끌어올리려 했다.

하지만 그녀가 온갖 힘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진수현은 끄떡도 없었다.

심윤아는 입가에 핏발이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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