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의 모든 챕터: 챕터 1141 - 챕터 1150
1206 챕터
제1141화
심윤아는 그의 생각을 모르고 있어 그저 일상적이고 부드러운 컬러를 몇 개 골라 계산하려고 할 때, 진수현이 몇 개 더 고른 것을 발견했다.수현이 고른 컬러는 하나같이 밝았는데, 가장 많은 것은 핑크였다.윤아는 말문이 막힌 상태로 한참을 쳐다보다 참지 못하고 물었다.“이것들은 뭐하게?”수현이 나른하게 대꾸했다.“너 사주려고.”말을 마친 수현이 윤아를 이끌고 계산대로 향했다. 수현이 윤아에게 립스틱 한 무더기를 사준 것을 보고 옆에 있던 여자아이들이 부러움을 금치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여자아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윤아의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올라갔다.‘역시 여자애들이 제일 귀여워.’그녀들은 다른 사람의 사랑에 환호하기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모두 본인에게 어울리는 행복한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윤아가 마음속으로 화답했다.돌아가는 길에 윤아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수현 씨가 골라준 핑크 컬러는 나한테 안 어울릴 것 같아.”“그래?”수현은 이해할 수 없었다.“왜? 네 입술 컬러랑 제일 비슷하잖아.”“내 입술 컬러랑 제일 비슷한 건 처음에 고른 립스틱이야, 수현 씨가 고른 게 아니라.”윤아는 수현이가 베이비 핑크 컬러도 샀다는 걸 눈치챘다. 어울리는 사람이 없기로 유명한 컬러였다.그만큼 유명한 컬러라 윤아는 산 적이 없었다. 새로운 시도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다. 평소에 입는 옷 스타일도 소녀다운 옷이 별로 없었다. 베이비 핑크 컬러는 출근할 때도, 평소에도 어울리지 않았다. 어울리는 상황이 있어야만 살법한 컬러였다.수현이의 목소리가 얼마간 낮아졌다.“그래? 그럼 내가 고른 것 중에 너한테 어울릴만한 거 있었어?”말 나온 김에 윤아가 베이비 핑크 컬러에 대해서도 말해줬다. 수현이 갸우뚱하며 물었다.“어떤 컬러?”그의 물음에 윤아는 말문이 막혔다.“무슨 컬러인지도 모르면서 막 골랐어?”‘역시 숙맥이네.’윤아가 쇼핑백에서 베이비 핑크 컬러를 꺼내 보여주었다.어차피 결제한 물건이라 수현은 포장을 뜯어 컬러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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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2화
수현이 가볍게 웃었다.“왜 나한테 안 보여줘? 바르고 나갈 일 없다며? 나한테도 안 보여주면 낭비잖아.”“그래도 안 바를 거야.”말을 마친 윤아는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수현은 사랑스럽다는 듯이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하지만 보고 싶은걸? 내가 발라줄게.”말을 마친 수현이 그 립스틱을 주머니에 넣고는 웃었다.“새해가 되는 그날 밤.”윤아의 말문이 막혔다.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윤아는 항상 수현이 생각하는 것이 좋은 일이 아닌 것 같았다. 특별한 날을 선택해서 직접 발라주겠다고 하니, 바르고 나서 그에게 삼켜질지 어떻게 알겠는가?그 가능성을 생각하자, 윤아의 머릿속에서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상상 속의 진전은 빨랐다. 얼마 지나지도 않아 윤아의 머릿속에는 야한 장면들이 떠올라 하얀 뺨은 블러셔를 바른 듯 달아올랐다.수현이 그녀를 안고 걸어가고 있어 변화를 눈치채지 못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치챘다면 그의 성격상 틀림없이 윤아를 놀렸을 것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탑승이 시작됐다. 윤아와 수현이 함께 앉았고 두 아이와 진태범, 이선희가 함께 앉았다.비행기에 탑승한 후, 윤아는 핸드폰을 비행모드로 설정했다. 그녀의 자리는 창가여서 창밖으로 마침 크나큰 공항이 보였다.윤아는 공항을 보며 문득 그를 만나기 싫어하는 한 사람이 떠올랐다.지난번에 그를 찾아가고 나서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그동안 잘 지내고 있을까? 아직도 감금되어 있을까?’떠난 후, 그녀는 그에 대한 소식을 듣지 못했다. 윤아를 도와줬던 진우진마저 그녀에게 연락하지 않았는데, 마치 이 세상에서 증발해 버린 것처럼 조용했다.비록 연락은 끊겼지만, 윤아는 그가 잘 지내기를 바랐다.또한 그가 얼른 생각을 정리하고 본인만의 생활을 찾아 모든 게 정상 궤도로 돌아갔으면 했다.윤아와 사돈 일행이 와서 같이 설을 보낸다는 사실에 심인철은 너무나도 기뻤다. 딸이 진씨 가문에서도 대접을 받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사실, 그는 항상 진씨 가문의 사람들을 믿어왔다. 오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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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3화
사실 화연도 그가 자신이 힘든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한평생을 바쁘게 살아왔다.인철과 함께하기 전에는 항상 혼자 아이를 돌보며 살았다. 여자 혼자서 아이를 돌보기 쉽지 않았다. 특히 그녀처럼 평범한 여자가 인철과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된 것은 완전히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그녀는 자신이 심씨 가문의 사모님이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부잣집 사모님이 되어도 화연은 한가롭게 있지 못했다. 혼자 있을 때 정말 바쁘게 보냈는데 인철과 함께 있고 나서는 누군가가 모든 걸 대신 해주다 보니 할 일이 없어진 것 같아 마음이 허전했다.그래서 그녀는 가끔 일을 찾아서 했다. 하지만 인철은 그녀가 도우미처럼 집안일을 하는 것을 두고 보지 못했다.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화연이 한숨을 쉬며 답했다.“예전에 익숙해져서 그래요.”그녀가 옛이야기를 꺼내자, 인철도 덩달아 한숨을 쉬었다.“예전이 벌써 몇 년 전인데, 당신도 여기 온 지 한 참 지났어요. 그동안 다른 생활에 익숙해지진 못했어요?”인철의 말을 들은 화연의 표정이 다소 수줍어졌다.“계속 한가롭게 있으면 뭔가 당신 덕을 보는 것 같아요.”인철은 듣더니 말문이 막혔다.“무슨 덕이요? 이리 함께 하기로 결정한 이상 사사로운 건 신경 쓰지 말아요.”“알겠어요. 앞으로 고칠게요.”혼자 아이를 기르며 지내온 화연이지만 그녀는 항상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이었다. 정서도 안정적인 사람이었는데, 인철과 오랜 시간 함께 하면서 두 사람은 한 번도 다툰적 없이 평화롭게 화목하게 지냈다.화연의 성정 때문에, 윤아도 화연을 빠르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시간 좀 봐야겠어요. 아마 곧 착륙할 것 같은데, 30분은 미리 공항에 가서 기다리고 있어야죠.”인철이 시간을 보더니 몸을 일으켰다.“같이 갈래요?”화연도 함께 가고 싶었지만 끝내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저는 집에서 기다릴게요.”도우미들이 마무리를 깔끔하게 못 할까 봐 걱정되어 그녀는 집에 남아있기로 했다.인철도 그녀의 생각과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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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4화
수현이 생각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힘들면 내가 안고 갈까?”잠깐 기대어 쉬려고 한 윤아는 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 어이없는 말투로 답했다.“그럴 것까지는 없어. 여기 공항이야.”‘안고 가는 건 너무 눈에 띄잖아.’“공항인 게 왜? 공항이면 널 못 안아?”수현이 불만스러운 말투로 답했다.“다른 사람이 봐.”“그럼 보라고 해.”말을 마친 수현이 그녀를 안으려 허리에 손을 올렸지만 윤아에게 제지당했다.“안돼. 혼자 갈 수 있어. 그저 조금 피곤할 뿐이지 혼자 못 걷는 건 아니야.”몇 초 안 돼 수줍어하며 얼굴을 붉히는 윤아의 모습에 수현이 입꼬리를 올리며 물었다.“전에는 이렇게 수줍어하는 거 왜 몰랐을까?”윤아는 입술을 오므릴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이번에 그녀와 수현만 있으면 안으면 안았지, 아무렇지 않았을 텐데 태범과 선희 그리고 아이들이 있고 인철이 기다리고 있어 상황이 달랐다.비행기가 착륙하여 핸드폰 모드를 바꾸자마자 윤아는 아버지로부터 전화를 받았다.인철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는데 예상했던 일이었다. 오기 전에 항공편을 물었기 때문이었다.이런 상황에서 수현에게 안겨 나간다면 생각만 해도 민망했다.하여 그녀는 수현이 안고 나가겠다는 요구를 단호히 거절했다.그녀가 원하지 않으면 수현이 강요하기도 뭐했다. 그녀의 기분을 나쁘게 하고 싶지 않은 수현은 그녀가 하자는 대로 했다.“안는 게 민망하면 업는 건 어때? 그건 되지”듣자 하니 괜찮은 생각 같았다.‘안는 건 민망한데, 업히는 거면... 괜찮겠지?’부모님이 보셔도 그렇게 민망하지 않을 것 같았다.그녀가 망설이는 것을 눈치챈 수현이 얼른 그녀의 앞으로 가 허리를 굽혔다.“업히시죠, 공주님.”넓은 등을 보며 윤아는 여전히 망설이고 있었다. 수현은 손을 뻗어 그녀를 당겨 업히게 했다.“뭘 망설여, 업혀.”윤아는 그렇게 예고도 없이 그의 등에 밀착해 업혀지게 되었다.윤아가 비행기에 갖고 올랐던 가방은 수현이 들어줄 손이 없어 직접 들 수밖에 없었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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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5화
할머니의 기대 어린 시선에 훈이는 조금 어색해졌지만, 그는 정말 남에게 업히는 버릇이 없었다.윤이와 다르게 훈이는 엄마 외에는 다른 사람과 가깝게 지내지 않았다.훈이의 윤이처럼 붙임성 있는 성격이 아니었다.“훈아?”선희가 그를 부르자, 훈이는 얼른 답했다.“할머니, 얼른 가요. 더 늦으면 엄마를 따라잡기 힘들 거예요.”훈이의 대답을 들은 선희는 그를 업을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그래 뭐, 손이라도 잡는 게 어디야.’반짝이가 달린 외투를 입고 있어서 아이가 등에 업히면 불편했을 것이었다.그래서 선희는 포기하고 훈이의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갔다.더 이상 업겠다는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 어린 훈이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공항 출구.인철과 두 운전기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 오래 기다린 탓인지 인철은 참을성 없이 물었다.“착륙한 지가 언젠데, 얘는 왜 아직도 안 나와?”옆에 있던 운전기사가 급해하는 인철을 보며 위로했다.“급해하지 마세요. 설이 곧 다가오니 챙겨오신 물건이 많으신가 봅니다. 짐 찾는 데도 시간이 걸리나 봐요.”기사의 말을 들은 인철도 그렇다고 생각이 되어 더 이상 너무 급해하지 않았지만 조급함은 숨길 수 없어 담배를 태우기 시작했다.몇 분 지나자, 옆에 있던 운전기사가 갑자기 기쁨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어르신, 저기 윤아 아가씨 아니에요?”딸의 이름이 들려오자, 인철은 얼른 고개를 돌려 그가 말한 방향을 보았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익숙한 인영은 보이지 않았다.“어디? 난 왜 안 보이지?”“저기요!”기사가 손끝으로 한 방향을 가리켰다. 그가 가리킨 방향을 보았지만, 인철은 여전히 딸을 발견하지 못했다.운전기사에게 눈이 어두워 잘못 본건 아닌지, 운전기사로 일하는 게 위험하지 않은지 물어보려고 한 찰나에 익숙한 인영이 보였다.그 사람을 보자 인철의 눈에 웃음이 서렸다.진수현.곧 인철은 수현의 등 뒤에 업힌 여자아이를 보았다.자기 딸이 아닌가.인철은 말문이 막혔다.운전기사가 웃으며 말했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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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6화
인철의 걱정스러운 눈빛을 마주하자, 윤아는 바로 그의 걱정을 눈치채고는 수현에게 말했다.“거의 다 왔어. 얼른 나 내려줘.”수현은 오히려 그녀를 더 꼭 붙잡고 내려놓을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그녀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답했다.“거의 다 왔으니 그냥 이대로 가. 어차피 몇 발 차이도 안 나는데, 차에서 내려줄게.”“아니야. 아빠를 봤어.”“정정해야지, 우리의 아버지야.”윤아는 어쩔 수 없이 솔직하게 말했다.“계속 이렇게 가면 아빠가 나한테 무슨 일이 있었냐고 계속 물어보실 거야.”말을 들은 수현이 잠시 멈칫했다.“지금 나를 내려준다면, 아빠도 그저 장난이구나 생각하고 더 이상 묻지 않으실 거야.”그녀가 힘들까 봐 차까지 태워주려고 했던 수현은 그녀가 다른 상황에 더 난감해하는 것을 느끼고 생각을 바꿔 내려주었다.“그럼, 지금 내려줄까? 혼자 걸을 수 있겠어?”“원래도 혼자 걸을 수 있었거든, 수현 씨가 굳이 나 업어주겠다고 해서 그랬지...”수현은 그녀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그래서 너를 업은 게 내 탓이야?”“응, 수현 씨 탓이야.”윤아는 당당하게 그를 질책했다.“누가 업어달래? 얼른 내려줘. 더 가까이 가면 아빠가 물어보실 거야.”거리가 더 점점 더 가까워지자, 수현은 어쩔 수 없이 걸음을 멈춰 그녀를 내려줬다.발이 땅에 닿자, 윤아는 수현과 얼른 거리를 두었다.그녀의 모습을 보며 수현은 참을 수 없이 불평했다.“양심 없어.”윤아가 가볍게 웃으며 대꾸했다.“없으면 없는 거지 뭐.”윤아는 가방을 고쳐 매고 옷매무시를 정리하고는 수현의 손을 잡아끌었다.“얼른 가자.”인철은 자기 딸이 몸이 안 좋아 수현에게 업혀서 온 건 아닌지 걱정하고 있던 찰나에 스스로 내려오는 윤아를 목격했다.내려와서도 똑바로 잘 서 있었는데 어딘가 수줍어하는 것 같기도 했다.마침, 옆에 있던 운전기사가 말했다.“어르신, 윤아 아가씨 남편께서 아가씨한테 엄청 다정한 것 같아요. 비행기에서 내려서도 걷지 못하게 하느라 업고 다니니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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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7화
“공주.”인철이 눈가를 붉히며 딸의 애칭을 불렀다.울컥하는 듯한 인철의 목소리에 윤아는 목구멍에 뭔가 막힌 듯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윤아가 아랫입술을 깨물며 무언가를 말하려고 할 때, 팔뚝이 꽉 조여오며 반응을 하기도 전에 인철의 품에서 끌려 나왔다.익숙하지만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다른 숨결이 느껴졌다.윤아가 멈칫하며 고개를 들자, 수현의 까만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사랑스럽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지만, 말투에는 불만이 서려 있었다.“몇 살이길래 아직도 아빠를 부르며 울어?”말을 마친 수현이 그녀의 눈가를 부드럽게 닦아주었다.윤아가 난처해하며 눈을 깜빡였다.품이 갑자기 비어버린 인철은 그 장면을 보며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수현을 보며 마음속으로 혀를 찼다.‘저 나쁜 새끼.’겉으로 보기에는 윤아를 걱정해서 아이라고 꾸짖으며 아빠를 붙잡고 운다고 했지만, 실제로 수현은 윤아가 다른 사람과 많은 스킨십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인철은 사위의 질투심이 이렇게 커, 장인인 자신까지 질투할 줄은 몰랐다.생각을 마친 인철은 윤아를 당당하게 끌어안는 수현을 보았다.윤아는 아무것도 의식하지 못한 듯 그의 품에 안긴 후 그에게 기대기까지 했다.‘흥, 나쁜 자식! 공주를 뺏어가다니!’옆에 있던 두 운전기사는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싱글벙글하고 있었다.“윤아 아가씨, 가족들 다 함께 오셨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다른 사람들은요?”가족 얘기를 꺼내자, 윤아의 얼굴이 붉어졌다.“저희가 먼저 나왔어요.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곧 나올 거예요.”과연 그녀가 말을 마치자, 진태범과 이선희가 뒤따라 나오고 있었다.딸에게 모든 관심을 쏟던 인철은 진태범과 이선희 그리고 쌍둥이를 보자 시선을 뺏겨 더 이상 윤아에게 관심을 줄 틈이 없었다.어른들끼리 할 얘기도 있고, 아이들도 놀아줘야 하고 바빠서 틈이 없었다.중간에 끼인 윤아와 수현은 자연스럽게 옆에 방치되었다.인사말이 다 오간 후에야 모두 차에 올라탔다.어른들끼리 할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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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8화
집으로 들어서자, 윤아는 외국에 왔다는 느낌을 하나도 못 받았다. 음악과 익숙한 얼굴들을 보니 마치 여전히 국내에 있는듯한 느낌이었다.“윤아야, 왔니?”눈앞에 있는 사람에 대하여 별 인상이 없는 윤아였지만 사전에 본 사진으로 인하여 누구인지는 알고 있어 그녀와 포옹하며 인사했다.“아주머니, 안녕하셨어요?”화연도 윤아가 기억을 잃어 그녀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윤아의 입에서 익숙한 호칭과 인사를 듣자, 가슴이 먹먹해졌다.전에 윤아가 화연을 부릴 때, 말투는 다정하고 표정은 사랑스러워 정말 딸 같았다.화연은 오랜 세월 아들 하나뿐이었다. 비록 아들도 그녀에게 잘해주었지만, 성별이 다름으로 인해 많은 상황에 차이가 났다.그리고 남자의 마음은 항상 여자보다 섬세하지 못했다.화연의 아들은 경제적으로 독립하면서 월급을 그녀에게 줬고, 명절에도 각종 선물을 주었지만, 아들은 결국 아들이었다. 그는 화연의 옆에 누워 마음속의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다.그래서 화연은 항상 딸을 갖고 싶어 했다.다만 새로운 가정을 이루면 아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칠까 봐 재혼할 계획은 없었다.나중에 인철과 함께 할 수 있었던 이유도 서로 생각이 비슷했고 자녀는 하나만 있으면 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아이를 가질 생각은 없었지만, 윤아를 만난 이후로 화연은 정말 윤아를 자신의 딸처럼 여기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자신이 윤아를 키운 적이 없으니, 그녀의 엄마로 지내기에는 적합하지 않고 뻔뻔하다고 느껴졌다.윤아가 항상 아주머니라고 불러도 정상이라고 생각했다.“잘 지냈어.”화연이 윤아의 손을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그녀의 옆에 있던 수현을 보고 웃으며 인사했다.“수현 씨 맞죠?”수현이 공손히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윤아와 마찬가지로 아주머니라고 불렀다.이어 다들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식사를 시작했다.식사하는 시간 내내 대가족은 화기애애했다.윤아는 눈앞의 훈훈한 분위기를 보며 뿌듯하기도 하고 앞으로 영원히 이대로 살아가도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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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9화
윤아가 부끄러워한다는 것을 눈치챈 화연이 참지 못하고 그녀를 놀렸다.“얼굴은 왜 이렇게 빨개졌어?”윤아는 그저 웃으며 답하지 않았다.수현이 갑자기 그녀를 끌어안으며 답했다.“뻔뻔하지 못해서 그래요.”윤아가 뾰로통하며 그를 밀어냈다.이어 화연이 그들을 데리고 윤아가 전에 머물던 방으로 향했다.“오늘 하루 비행기 타느라 힘들었을 텐데 일찍 쉬어. 아줌마는 더 이상 방해하지 않을게.”말을 마친 화연이 몸을 돌려 떠났다.윤아가 돌아섰을 때, 수현은 이미 그녀의 방문을 열고 있었다.평소에 윤아가 이곳에서 지내지 않았기에 방안은 매우 단출했다. 그녀의 물건은 별로 없었고, 꽃병과 장식품 같은 것은 모두 화연과 인철이 그녀를 위해 사둔 것이었다.옷장 안에는 그녀의 옷이 있었지만, 모두 새것이었다. 잠옷마저 새것 그대로였다.물건이 많지 않아 윤아는 옷장을 열고 수현에게 물건을 모두 한쪽으로 밀라고 한 뒤 트렁크에서 평소에 입던 옷가지를 모두 꺼내 걸었다.“내가 할게.”그녀가 두 벌을 걸어둔 이후, 뭘 하려는지 눈치챈 수현이 나섰다.“내가 할게.”“아니야.”옷 정리하는 게 힘들지 않다고 생각해 윤아는 수현의 제안을 거절했다.하지만 다음 순간 수현이 그녀의 손에서 옷걸이를 빼앗아 들며 말했다.“내가 하면 돼. 너는 먼저 가서 씻어.”윤아가 멈칫하며 그의 손에 들린 옷걸이를 바라보았다.“할 줄 알아?”말이 끝나자, 수현은 윤아의 이마를 살짝 건드렸다.“이렇게 간단한 일을 내가 왜 못해? 얼른 씻고 와, 어깨 결린다며. 따듯한 물로 풀어주는 거 잊지 말고.”수현이 언급하지 않았으면 잊었을 일이여서 윤아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그럼 네가 해. 난 먼저 씻을게.”윤아는 잠옷 하나를 고르고 욕실로 들어갔다.욕실에 들어가기 전에 수현을 한번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열심히 해야 할 일을 할 것임을 확신한 윤아는 그제야 마음 놓고 담담히 욕실로 들어갔다.비행기에서 자고 깨나 결렸던 어깨는 따듯한 물로 찜질하자 많이 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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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0화
“태블릿?”문밖에 있는 수현은 왜 그런 물건이 필요한지 이해되지 않는 말투로 되물었다.수현은 윤아가 어떤 옷을 가져오는 것을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태블릿을 요구할 줄은 몰랐다.수현은 잘못 들은 줄 알고 잠시 침묵을 지키다 다가가서 재차 질문했다.“뭐가 필요하다고?”태블릿을 가져다 달라고 하는 것 자체가 민망했던 윤아는 수현이 다시 한번 되물을 줄은 몰랐다.윤아는 어쩔 수 없이 다시 답했다.“태블릿 가져다줘. 영화 보고 싶어.”수현은 밖에서 침묵을 지키다, 잠시 후 다시 물었다.“샤워할 때 영화를 봐?”윤아는 쑥스러워하며 대답했다.“반신욕 하고 있어. 얼른 태블릿 좀 가져다줘.”반신욕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자, 밖은 또 한참 조용해졌다.이어, 욕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소리가 들리자, 윤아는 깜짝 놀라며 수현이 볼까 봐 무의식적으로 몸을 욕조 안으로 더 움츠렸다.아니나 다를까, 욕조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욕실 문이 열리더니 수현이 들어왔다.“뭐해?!”비록 평소에도 스킨십을 하지만, 윤아는 반신욕을 할 때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익숙하지 않았다.욕실에 들어선 수현은 욕조에 누워있는 윤아를 발견했다. 그를 피해 통째로 욕조에 움츠러들어 가서 머리만 위로 내밀고 있었는데 어깨조차 보이지 않았다.욕조의 물에도 부력이 있기에, 윤아가 이런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힘을 들여야 했다.그녀는 욕조 가장자리에 손을 올렸는데 손에 물기가 있어 버티기 힘들었다. 심지어 물은 그녀의 얼굴까지 차올랐다.곧 물이 그녀의 입가까지 가려고 하자 수현은 어쩔 수 없이 다가가 손을 내밀어 두말없이 그녀를 물에서 건져 올렸다.물속에 있어 거절할 틈도 없이 수현의 힘까지 더해져 윤아는 그저 무참히 그에게 건져졌다.윤아는 그에게 보이기 싫어 물속에 들어갔던 것인데, 다 보여주고 심지어 닿기까지 했다.“뭐 하는 거야!”윤아가 가슴을 가리며 약간 화난 말투로 쏘아붙였다.그녀의 반응에 수현은 어이가 없었다.“됐어. 어디를 내가 안 보고,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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