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Chapter 1131 - Chapter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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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1화

하긴 윤아도 현아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몇 년간 업무에만 매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최근에 현아와 얘기를 나누면서 그녀는 윤아에게 숨김없이 모든 걸 다 털어놓았다.지금까지 일하면서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 털어놓으면서 가게를 하나 꾸리고 싶다고 했다. 부모님이 그 가게를 맡아 도와주면 된다고 덧붙였다.윤아는 원래 현아가 귀국하면 자기 회사로 데려오는 게 어떨지 고민하고 있었다. 친구이기도 하니 높은 급여로 데려올 생각이었다.하지만 윤아가 입을 열기도 전에 현아는 가게를 꾸리고 싶다는 생각을 털어놓았고 윤아와 일부 토론도 마쳤다.윤아는 현아의 말투에서 그녀가 가게를 꾸리고 싶은 열망이 얼마나 강렬한지 느낄 수 있었다. 하여 윤아는 우리 회사로 오는 게 어떻겠냐는 말을 꺼내기 민망했다.만약 현아가 원하는 게 높은 급여였다면 귀국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주한이 현아에게 준 급여는 절대 윤아보다 낮지 않을 테니 말이다.그리고 주한의 회사는 윤아가 비길 수 없을 정도로 막강했다. 비록 0에서 시작하긴 했지만 꽤 성숙한 기업이었다. 그러나 아직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윤아의 회사는 주한의 회사를 따라가려면 멀었다.이때 이선희는 뭔가 생각난 듯 이렇게 말했다.“너무 오래 일에만 몰두하다 보니 아예 연애할 생각을 못 한 거 아니니?”윤아가 웃으며 답했다.“일이 너무 바쁜 건 맞아요.”기억을 잃은 윤아는 현아의 과거를 알지 못했기에 예전에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답하지 못했다. 하지만 요즘 현아와 대화를 나누면서 윤아도 수상함을 눈치챘다.특히 수현이 윤아를 위해 이런저런 일을 했다고 말할 때면 현아는 몹시 부러워했다. 그러면서 윤아가 자꾸만 자랑한다고 나무라며 자기도 얼른 달콤한 연애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이런 말이 반복되자 윤아도 현아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연애하기 싫은 게 아니라면 소개해 주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이 말에 윤아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어머님, 설마 지금 중매 서시려고요?”이선희가 입술을 오므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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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2화

하여 윤아는 이렇게 물 곬을 트는 수밖에 없었다. 일단 현아가 이 화제에 반감하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했다.현아의 답장은 빨랐다.[말도 마. 문지방이 닳을 정도야. 다들 인심도 좋아. 사람 소개하고 이런 거 귀찮고 성가시지도 않나?]현아는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나는 나이 들어서 누구 소개하고 이런 거 절대 안 해. 이렇게 좋은 날에 재밌게 놀 생각을 해야지. 아니면 선보러 오는 거지, 쉬러 온 거야? 차라리 단체 맞선을 하는 게 낫겠어.]현아의 불평에 윤아는 웃음을 터트렸다.[그러게, 항상 명절 때면 화제가 맞선 아니면 2세 계획이라니까.][맞아. 결혼했다고 다 잘사는 건 아니더구만. 애 낳으라는 잔소리만 늘어나고.]사실 다 똑같은 처지였다.[나도 너처럼 빨리 결혼하고 애 가질걸. 그럼 오늘 같은 일도 없었겠지?]윤아는 원래 맞선 얘기를 넣어두려고 했는데 현아가 먼저 결혼 얘기를 꺼낼 줄은 몰랐다.고민 또 고민하던 윤아가 이렇게 물었다.[너도 결혼 생각 있으면 뭘 더 고민해? 맞선이 미덥지 않은 거야?][당연하지. 맞선에 믿을만한 남자가 몇이나 된다고. 우리 집 친척들이 소개해 준 남자들만 놓고 봐도 사진은 멀쩡한데 카톡 추가하자마자 생얼 사진 보내달라, 안 보내면 성의가 없다, 생얼이 못나서 안 보내주는 거다, 그러더라?]윤아는 뭐라 보내야 할지 몰랐다. 이렇게 생각한다는 자체가 너무 이상했다.[맞선 본 사람들 다 그랬던 거야?][그건 아니야. 뭐 저마다 다른 또라이라고나 할까? 생얼샷 원하는 사람도 있고 대뜸 아이는 몇 명이나 나을지 물어보는 사람도 있다?][…]윤아는 선을 본 적이 없었기에 이런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현아가 맞닥트린 사람만 봐도 정말 신기한 사람이었다.전에도 기괴한 이야기를 종종 듣긴 했지만 직접 겪은 적이 없어 듣고 그냥 넘겼다.하지만 친구인 현아가 겪었다고 하니 그제야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윤아야, 나는 선보는 게 싫은 게 아니라 맞선으로 만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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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3화

될 수만 있다면 윤아는 둘도 없는 친구인 현아가 좋은 집안에 시집가서 달콤하고 행복한 생활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여 현아의 질문에 윤아는 사실대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나도 잘 모르겠어. 상대가 어떤지는 네가 만나봐야 해. 믿을만한 사람인 것 같아. 아니면 어머님도 이 얘기를 꺼내지는 않았을 거야.]지금까지 진씨 일가와 함께 지내면서 윤아는 진태범과 이선희가 아주 믿을만한 시댁이라고 생각했다. 확신이 서지 않는 일은 아예 꺼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런 이선희가 입을 열었다는 건 아마 믿음직한 사람이라 그랬을 것이다.현아는 윤아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잠깐 망설이더니 답장했다.[그래, 네 말이 맞는 것 같아. 아주머니 성격이 어떤지 아직 잘 모르지만, 아주머니 눈에 들었다는 건 우수한 사람이라는 거잖아. 성품도 좋고. 그냥 나는 내가 조건이 너무 딸리니까.][그런 소리 하지 마.]윤아는 이렇게 답장하며 현아를 있는 그대로 인정했다.[너도 충분히 훌륭해. 그리고 사람마다 좋아하는 스타일이 다르잖아. 만나보기 전에 마음에 들지 안 들지 어떻게 알겠어?][음, 그래, 네 말이 맞아. 고민해 볼게. 요즘 진짜 이 일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린다.][그래~ 생각해 보고 연락해 줘. 내가 먼저 확인해 볼게. 내 선에서 아니다 싶으면 아예 너를 만날 기회도 주지 않을 거야.][그래, 고마워, 내 반쪽.][우리가 어떤 사인데, 고맙다는 말은 넣어둬.]둘은 카톡으로 오글거리는 대화를 이어갔고 윤아의 입꼬리도 따라서 올라갔다.“무슨 얘기 하길래 이렇게 즐거워?”머리 위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윤아가 반응하기도 전에 수현은 핸드폰을 앗아갔다.“내놔.”윤아는 자기도 모르게 핸드폰을 도로 가져가려 했다.수현은 윤아가 핸드폰을 가져가지 못하게 핸드폰을 높게 들며 물었다.“왜 못보게 해? 설마 다른 남자랑 톡하고 있었던 거 아니야?”“아니야, 현아랑 톡하고 있었어.”“그럼 못 볼게 뭐가 있다고?”수현은 이렇게 말하면서도 현아와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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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4화

“장난한 거잖아. 장난을 다큐로 받아들인 거야?”윤아는 기분 나쁜 듯 수현의 손을 쳐내더니 퉁명스럽게 말했다.“장난인지 아닌지 내가 어떻게 알아.”하지만 수현은 결국 그 핸드폰을 자기 코트 주머니에 넣으며 이렇게 말했다.“탑승하면 그때 돌려줄게.”“응.”윤아는 자기도 모르게 수현을 흘겨보더니 이렇게 말했다.“그래도 돌려는 주네. 난 끝까지 압수할 줄 알았는데.”“그래? 안 될 것도 없지. 어차피 기내에서 핸드폰도 안 되는데 랜딩하면 그때 다시 돌려줄게.”“…”윤아는 수현의 파렴치함에 혀를 둘렀다. 참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었다. 하지만 더는 그와 입씨름하기 싫었다.윤아는 눈을 감았다. 어차피 탑승하려면 아직 시간이 남았다. 어제 잠을 설쳤기에 잠을 좀 보충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수현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조금 있다 자.”이에 윤아가 다시 눈을 떴다.“왜? 무슨 일 있어?”말이 끝나기 바쁘게 수현은 의자에서 윤아를 일으켜 세웠다. 그렇게 윤아는 아무 준비도 없이 수현의 품에 안겼다. 머리 위에서 이내 수현의 나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아직 탑승하려면 멀었는데 쇼핑 좀 하러 갈까?”이 말에 윤아가 어안이 벙벙했다.“무슨 쇼핑?”“어제 짐 정리할 때 립스틱이 쓸만한 립스틱이 몇 개 없다며?”수현의 말에 윤아는 어제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짐을 정리하며 갖고 있던 립스틱을 확인해 보니 그중 몇 개는 이미 유통기한이 지나 있었다.유통기한이 지난 립스틱을 썼다가 무슨 문제라도 생길까 봐 윤아는 그 립스틱을 바로 버렸다. 남은 몇 개는 아직 포장을 뜯지도 않았지만 대개 컬러가 진하거나 화려했다.평소에 출근할 때는 별문제 없었다. 오히려 카리스마 있어 보이고 좋았다. 하지만 가족들과 같이 있을 때는 약간 과해 보였다.수현이 짐 정리를 도와주고 있다가 그 말을 들은 것이다. 윤아는 그때 아무 생각 없이 새해에는 아예 립스틱을 바르지 않는 게 좋겠다고 푸념했다. 하여 수현이 대답하지 않아도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수현이 이를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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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5화

아니나 다를까 이선희가 아직은 화장품을 만져서는 안 된다는 소리에 하윤이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하윤이는 안 갈래요.”이선희는 얼른 수현과 윤아에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얼른 가봐. 윤이와 훈이는 걱정하지 말고. 우리가 잘 보고 있을게.”수현과 윤아가 떠나고 나서야 하윤은 고개를 들고 이선희를 올려다봤다.“할머니, 윤이도 크면 화장품 만질 수 있어요?”이선희는 하윤의 코끝을 살짝 쓸어내리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당연하지. 크면 윤이가 꾸미고 싶은 대로 꾸며도 돼.”이선희의 말에 하윤이 자기도 모르게 미래를 상상하기 시작했다.“그러면 할머니, 그때 화장품 많이 사줘야 해요.”여자애라면 누구든 커서 화장품을 가득 사는 꿈을 꿀 것이다.“그래, 윤이 크면 할머니가 화장품 많이 많이 사줄게. 좋지?”하윤은 이선희의 볼에 뽀뽀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공항은 꽤 컸다.수현과 윤아는 외모가 남달랐기에 함께 걷고 있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들을 주시했다. 어떤 여자애들은 심지어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도 했다.윤아는 이를 발견하고 낮은 목소리로 수현에게 말했다.“누가 우리를 찍고 있는 것 같은데?”이에 수현이 윤아의 시선을 따라 그쪽을 바라봤다. 아니나 다를까 여자애들 몇이 핸드폰을 들고 두 사람을 찍고 있었다.몰래 찍다가 들킨 여자애들은 난감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돌렸다.수현은 그저 힐끔 쳐다보더니 시선을 거두었다. 사진을 찍던 여자애들도 두 사람이 별로 반감하지 않자 다시 카메라를 그들에게로 돌렸다.수현은 윤아를 보며 이렇게 물었다.“신경 쓰여?”윤아가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아니, 근데 너는 괜찮아?”윤아는 자기가 연예인도 아니니 찍혀도 상관없다고 생각했고 별문제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윤아가 괜찮다고 수현은 아닐 수도 있다.그때 수현이 오히려 입꼬리를 올리며 가볍게 웃었다.“그래? 나도 신경 안 써.”이를 들은 윤아가 눈을 깜빡거렸다. 둘 다 괜찮다고 생각하니 찍게 내버려둘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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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6화

다행히 아까 수현이 고개를 숙여 뽀뽀한 게 입술이 아니라 입가였다. 앞으로 영상이 퍼진다 해도 너무 쪽팔리지는 않을 것이다.수현은 분명 일부러 그런 것이다. 그들이 몰래 찍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일부러 애정 행각을 해보인 것이다.수현의 의도를 알아챈 윤아는 약간 어이없었다.“뭐 톱 연예인이라도 되는 줄 알아? 이런 걸로 티 내게? 우린 일반인이야. 아무리 인터넷에 올린다 해도 보는 사람 없다고.”수현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뭐 상관없어. 보는 사람 없으면 말지. 나만 실컷 봐도 돼.”말이 끝나기 바쁘게 수현의 허리를 감싸던 손을 풀더니 두 여자애를 향해 걸어갔다.“여기서 잠깐만 기다려.”윤아는 원래 따라가려 했지만 수현의 말에 그냥 그 자리에서 기다렸다.하긴 윤아까지 따라갈 필요는 없었다. 그쪽까지 걸어가기도 귀찮았던 터라 그냥 그 자리에서 얌전히 기다리기로 했다. 하여 윤아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선 채 수현을 지켜봤다.두 여자애는 아직도 흐뭇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빤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러다 자기들을 향해 다가오는 수현을 발견하고는 표정이 굳더니 얼른 핸드폰을 뒤로 감췄다.하지만 그들은 이내 핸드폰을 뒤로 감춘 게 잘못됐다고 생각했는지 수현이 가까이 다가오자 먼저 핸드폰을 건네주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윤아는 이런 광경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일부러 애정 행각까지 했으면서 지금은 왜 또 애들을 찾아간 거지? 지우라고 하려고 그러는 건가?수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멀리 떨어져 있어 수현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지 않았다. 그저 수현이 입을 뻐끔거리며 그들과 뭔가 대화를 나누는 것만 보였다.수현의 말이 끝나자 난감했던 여자애들의 안색이 점점 좋아지더니 눈빛이 초롱초롱 빛나기 시작했다. 마치 자기 귀를 의심하는 듯한 표정이었다.그러다 수현이 핸드폰을 꺼냈고 사진을 찍은 여자애도 이내 핸드폰을 꺼냈다.이 광경에 윤아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입술을 앙다물었다.전에 수도 없이 봤던 장면이었다. 길 가다 남녀가 눈이 맞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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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7화

그 소리에 윤아는 번쩍 정신이 들어 옆에 선 사람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눈앞에 방긋방긋 웃고 있는 수현이 보였다.“기다리라고 했잖아. 왜 혼자 왔어?”윤아가 입술을 뻐끔거리며 무슨 말을 하려다가 수현이 보인 행동이 떠올라 하려던 말을 도로 삼켰다. 기분이 잡쳐 아예 수현을 무시하고는 매장 안으로 걸어갔다.기분이 좋은 수현은 윤아가 이 립스틱을 마음에 들어 하는 줄 알고 사주려고 했는데 윤아가 그런 수현을 힐끔 쳐다보더니 몸을 홱 돌린 것이다. 표정이 꽤 기분 나빠 보였다.수현이 멈칫하더니 윤아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말을 잘못했나?하지만 깊이 생각하지는 않고 얼른 윤아의 뒤를 따랐다.“아까 그 립스틱은 마음에 안 들어? 컬러 예쁘던데?”윤아는 수현이 따라오면서까지 립스틱 컬러를 물을 줄은 몰랐다. 인플루언서가 괜히 저 컬러를 바르면 남자들이 좋아죽는다고 말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제 보니 꽤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그렇다고 모두가 그런 건 아닐 수도 있다.윤아는 걸음을 멈추더니 물었다.“왜? 저 컬러가 좋아?”수현은 별생각 없이 이렇게 말했다.“좋지. 다른 립스틱은 평소에 바르기에는 부담스럽다면서? 이 컬러는 괜찮은 거 같은데? 네 입술 색과도 비슷하고.”수현은 이렇게 말하며 윤아의 입술을 뚫어져라 쳐다봤다.전에는 몸이 허약해 입술에 핏기가 별로 없었는데 요즘에는 마음이 편안해져서 그런지 음식 섭취도 정상이었고 몸 상태도 조금 돌아왔다. 따라서 입술도 옅은 핑크색으로 돌아왔고 푸딩처럼 촉촉했다. 게다가 윤아는 피부도 매우 하얬다.하지만 윤아는 수현의 생각을 알지 못했고 아직도 조금 전 수현이 보인 행동이 불만스러웠기에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좋아? 그럼 사서 직접 쓰던지.”윤아는 이렇게 말하더니 수현을 던져두고는 자리를 떠났다.수현이 아무리 무디다 해도 윤아가 두 번이나 퉁명스럽게 쏘아붙이니 드디어 뭔가 눈치챘다.수현은 그 자리에 서서 잠깐 고민하더니 아까 윤아가 눈여겨보던 립스틱을 챙겨 얼른 뒤를 따랐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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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8화

예를 들면 이런 질문이었다.“어제 잠을 잘 못 자서 몸이 불편해?”“혹시 내가 립스틱 사러 가자고 해서 힘들어?”“아니면 여기 있는 컬러 다 살까? 그럼 고를 필요 없이 바로 가서 쉬면 되잖아.”“윤아야?”“심공주?”윤아가 립스틱을 고르고 있는데 수현이 계속 옆에서 쫑알거리며 이것저것 계속 확인했다. 그러다 결국 고개를 돌린 윤아는 어딘가 많이 조급해 보이는 수현의 얼굴을 마주했다.윤아는 자기도 모르게 입을 앙다문 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수현의 모습을 보아하니 기분 나빠하는 그녀를 보고 긴장하면서 걱정하고 있는 것 같았다.설마 오해한 걸까? 하지만…이렇게 생각한 윤아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더니 수현에게 물었다.“아까 거기 가서 뭐 했어?”윤아가 드디어 자기 말에 대꾸하자 수현이 바로 강아지처럼 꼬리를 흔들며 바짝 다가갔다.“아까? 봤잖아… 그 애들한테…”수현이 미처 해명하기도 전에 윤아가 하얀 손바닥을 내밀었다.“핸드폰 내놔.”이를 들은 수현이 얼른 자기 핸드폰을 윤아의 손바닥에 올려놓았다.윤아가 핸드폰을 가져와 보니 비밀번호가 설정되어 있었다. 윤아가 묻기도 전에 수현이 입을 열었다.“비밀번호는 네 생일이야.”생일이라고?윤아가 잠깐 고민하더니 숫자를 몇 개 입력했고 이내 핸드폰이 열렸다.비밀번호가 자기 생일인 걸 발견한 윤아는 기분이 살짝 좋아졌고 화도 조금 풀렸다.윤아는 이내 카톡으로 들어가 최근 채팅한 사람 중에서 낯선 연락처를 찾았다. 들어가자마자 맨 처음으로 윤아의 연락처가 보였고 그 뒤로도 전부 익숙한 프사였다. 가족이나 친척이었다.카톡 연락처는 간단했다. 연락처도 몇 개 없었다.채팅 목록에서는 별다른 문제를 발견하지 못한 윤아는 코를 찡그리며 연락처로 향했다.확인해 보니 수현의 연락처는 정말 너무 단순했다. 두어 번 위로 올리니 끝이었다. 연락처에도 별것 없었다.윤아가 핸드폰을 가져가서부터 그녀가 뭘 하는지 지켜보던 수현은 이리저리 움직이는 그녀의 손가락에 이상함을 느꼈다.“심공주, 지금 뭐 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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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9화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은 윤아는 수현이 볼을 꼬집는 게 싫어 얼른 밀쳐냈다.“건드리지 마.”수현은 손을 거두기는커녕 허리를 숙여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낮은 목소리로 설명했다.“됐어. 추가한 건 맞는데 다시 삭제했어.”“그럴 거면 왜 추가했어?”“친구 추가 안 하면 영상은 어떻게 받아?”“무슨 영상?”“무슨 영상일 것 같아?”수현이 물었다.“…”윤아는 말문이 막혔다. 이내 그가 말한 영상이 아까 그 여자애가 찍은 수현이 윤아에게 뽀뽀하는 영상이라는 걸 알아챘다.조금 전 윤아는 수현이 그 여자애와 친구 추가하는 것만 봤지 영상을 받기 위해서일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아까 차갑게 냉대했던 자신이 떠올라 윤아는 입장이 애매해졌다.“왜? 내가 여자애 연락처라도 딴 줄 알았어?”수현이 윤아의 코끝을 가볍게 쓸어내리더니 이렇게 말했다.“너를 위해 목숨까지 마다하지 않는 내가 그럴 리가 있겠어? 다른 사람 카톡을 추가해서 뭐 하게? 상황만 복잡해질 텐데.”상대를 위해 목숨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말이 다른 사람 입에서 나왔다면 입에 발린 소리라고 생각하고 그저 넘겼을 텐데 수현이 자기 안전은 신경 쓰지도 않은 채 그녀를 구해낸 다음부터 윤아는 그 말이 농담이 아니라 진짜라는 걸 믿게 되었다.하여 이 말에는 반박할 길이 없었다. 오히려 예전 일이 떠올라 다시 한번 감동했다.“미안해…”윤아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오해했어.”수현은 원래 질투하는 윤아가 귀엽다고 생각했다. 마음이 가야 질투도 할 수 있다. 윤아가 질투한다는 건 수현을 매우 신경 쓴다는 의미였기에 수현은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하지만 수현은 윤아가 사과까지 할 줄은 몰랐다. 갑자기 들이닥친 윤아의 사과에 수현은 어안이 벙벙했다.“바보야, 네가 질투해 줘서 나는 기분이 너무 좋은데? 네가 나를 신경 쓴다는 의미잖아. 사과를 왜 해? 그럴 필요 없어.”이를 들은 윤아가 눈을 깜빡거렸다.“내가 오해하고 심술까지 부렸으니 사과하는 건 당연한 거지.”“아니,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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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0화

윤아가 다른 컬러를 고르며 가볍게 물었다.“그래서 친구 추가하고 영상을 보내주자마자 삭제했다고?”수현이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안 그러면? 남겨둬서 뭐 해? 너만 기분 나빠지지.”윤아는 수현에게 화냈던 것만 생각하면 할 말이 없었다.“오해해서 그런 거잖아. 지금은 화 다 풀렸는데 왜 자꾸 들춰내는 거야?”“들춰내면 어때서? 어쩌다 질투하는 건데 오래 우려먹어야지.”“…”윤아는 말문이 막혔다. 그러더니 난감한 표정으로 물었다.“근데 바로 삭제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심공주, 내가 어떡하면 좋겠어? 그냥 내버려두면 아까 핸드폰 검사할 때 아마 더 화냈을걸?”이렇게 말한 수현은 윤아에게 더 질문할 기회를 주지 않고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아까 친구 추가할 때 이미 결혼했다고 말했어. 혹시나 네가 질투할까 봐 영상만 받으면 바로 삭제한다고도 했고.”그럼 아까 수현이 입을 뻐끔거린 게 이 말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윤아가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영상은?”“보고 싶어?”수현이 갤러리를 클릭하더니 저장한 영상을 그녀에게 보여줬다.멀리서 찍은 영상이었지만 두 사람의 표정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영상에서 윤아는 수현의 꿀 떨어지는 눈빛도 확인할 수 있었다.평소에 대화할 때는 별로 못 느꼈는데 카메라로 확인하고 나서야 수현이 이런 눈빛으로 자기를 바라보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윤아는 평소에 드라마를 보는 습관이 없었다. 하지만 쇼츠가 유행하는 요즘 드라마를 짤막한 영상으로 만들어 올리는 경우가 많았기에 윤아도 가끔 보곤 했다. 이 영상을 보고 나니 윤아는 자연스럽게 전에 쇼츠에서 봤던 드라마가 떠올랐다.“아참, 그 여자애 나한테 영상 보내주고 이렇게 묻더라.”“뭐를?”“인터넷에 올려도 되냐고.”윤아가 입술을 앙다물더니 말했다.“된다 그런 거야?”“네 생각엔? 내가 된다 했을까 안된다 했을까?”이에 윤아가 눈썹을 추켜세우며 말했다.“네 마음에 달렸지.”고작 꽁냥대는 영상이었기에 윤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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