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Chapter 1111 - Chapter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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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1화

사무실을 떠난 오민우는 자신이 사장님께서 만족할 만한 대단한 일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돌아가는 길에 조금 전 사무실에서 일어난 일을 줄곧 회상했다.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무실에 있을 때 사장님께서 물어본 그 몇 가지 질문이 이상하게 생각되었다.처음엔 심윤아가 화제를 돌리기 위한 말이라고 생각되었으나 사무실을 나서면서부터 뭔가 수상쩍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주의를 딴 데로 돌리기 위해서라면 이야깃거리는 많고도 많았다. 그런데 그중에서 하필이면 그런 질문을 했다.생각하면 할수록 이상하고 마음이 놓이지 않아, 그는 자신의 사무실로 가서 서명할 서류를 찾았다. 대표님의 사무실에 들러 엿들어볼 심산이었다.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걸음을 재빠르게 옮긴 오민우는 몇 분 지나지 않아 사무실 앞에 도착했다.노크했으나 응답은 없었다.오민우는 서두르지 않고 가만히 서서 기다렸다.1분간 기다렸으나 여전히 소리가 나지 않자 오민우는 다시 문을 두드렸다.“대표님.”잠시 후 안에서 의자가 넘어지는 소리가 들렸다.문밖에서 듣는 것만으로도 소리가 작지 않은 듯했다. 오민우는 두 사람이 부딪힌 것은 아닌지 조금 걱정이 되었다.어쨌거나 어딘가 이상했던 소리에 다급해진 오민우는 문을 힘껏 두드리기 시작했다.“대표님, 괜찮으세요? 무슨 일이에요?”그러나 사무실 내부는 조용했고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다.“대표님?”잠시 머뭇거리던 오민우는 결국 손을 뻗어 문을 열었다.“찰칵”문고리를 내려보았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그는 멍하니 문고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문이... 잠겼어?때마침 문 안에서 누군가의 잠긴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입니까?”오민우는 진 대표의 목소리임을 금방 알아차렸고, 무언가를 느낀 것 같긴 했지만 마치 뇌가 마비된 듯 일시적으로 반응하지 못했다.오히려 그의 입이 뇌보다 반응이 빨랐다. 수현의 말을 들은 후 그는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대표님께서 서명하셔야 할 서류가 있습니다.”내부가 또다시 조용해졌다.“거기서 기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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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2화

곧이어 문이 열렸다.문이 열림과 동시에 오민우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비즈니스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러나 아쉽게도 그의 미소는 소용이 없었다. 문을 열러 온 사람은 윤아가 아닌 흐린 표정의 수현이었다.“서류는요?”오민우는 그의 안색이 칙칙한 데다 옷깃이 지저분하고 셔츠 단추 두 개가 풀려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넥타이는 진작부터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 없다.이를 본 오민우는 자신이 정말로 두 사람의 행복한 시간을 방해했음을 알아차렸다.“...여기요.”오민우는 그저 무감각하게 손에 쥔 서류를 건넬 수밖에 없었다.“확인하시고 사인만 하면 됩니다.”사실은 윤아가 사인하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그는 그저 대표님 사무실에 들르기 위해 핑계를 댄 것일 뿐이니까.수현은 서류를 받은 후 여기서 기다리라는 말을 남기고 사무실 문을 닫아버렸다.“쾅”문밖에 서 있던 오민우는 하마터면 문에 맞을 뻔했다.하지만 어쩔 수 없다. 같은 남자로서 그런 일을 할 때 방해받는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너무 잘 아니까. 방해한 장본인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을 것이다.그랬기에 수현이 아무리 그를 아니꼽게 보고 건방지게 굴더라도 그저 머쓱하게 그 자리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사무실 내부.수현은 오민우가 준 서류를 윤아에게 건넸다.“사인하래.”윤아가 자신의 옷을 단정히 하고 있었다. 그러나 얼굴에서 목까지, 목에서 귀까지 모두 울긋불긋했으므로 옷에 가려진 곳만 보이지 않을 뿐이지 훤히 드러나 있었다.그녀는 황급히 단추를 채운 다음 수현이 들고 있던 서류를 받아 펜을 들었다.“어디?”그녀의 다급하고 황망한 모습과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보니, 조금 전 노크 소리가 들렸을 때 힘껏 밀쳐낸 그녀가 생각나며 화를 참을 수 없어졌다.이 망할 놈의 오민우.아침에도 저녁에도 오지 않더니, 하필이면 그때 와서 좋은 일을 다 망쳐버렸다.요즘 수현의 부상 때문에 윤아는 상처가 벌어진다는 것을 이유로 스킨십을 꺼렸었다.결국 어렵게 기회를 찾아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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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3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수현이 또 한 페이지를 넘겼다.윤아가 무언가 말하려다가, 찡그린 그의 미간을 보고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다시 삼켰다.됐다, 됐어. 읽는 것도 빠른데 두 사람이 사는 것이 아무래도 혼자인 것보다는 나을 테지.윤아는 그를 방해하지 않고 의자에 앉아 그가 다 훑어볼 때까지 얌전히 기다렸다.약 몇 분 만에 계약서를 다 훑은 그가 마지막 장의 윤아가 서명한 글씨체를 보고 웃음을 금치 못했다.그가 서류를 덮자 윤아의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이렇게 빨리 읽는다고? 자기도 자세히 읽어보진 못했으면서, 날 뭐라 해.”그 말을 들은 수현이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세 번째 페이지 다섯 번째 줄 내용이 뭐였게? 기억해?”“뭐?”수현의 느닷없는 질문에 윤아가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수현이 느릿느릿하지만 조리 정연하게 알려주었다.윤아가 한바탕 투덜대며 서류를 펼쳐보았으나 내용은 그의 입에서 나오는 그대로였다.윤아가 수현을 힐끗 바라보자, 수현이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며 물었다.“남편 좀 대단한 것 같지 않아?”윤아는 침묵했다.수현이 그녀의 머리를 문질러주며 입을 열었다.“내가 갖다줄 테니까 여기서 기다려.”말을 마친 수현이 서류를 건네주기 위해 몸을 돌렸다. 이때 윤아를 향하던 웃음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문을 열고 오민우에게 서류를 건네는 그의 모습은 차갑기에 그지없었다.오민우는 어색하게 서류를 받아서 들었다.“다시는 오지 마세요.”수현이 차갑게 말 한마디를 뱉었다.말을 안 했으면 오히려 나을 뻔했다. 그의 단도직입적인 말에 오민우는 더 난처해져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저도 이제 별일 없으니 폐 끼치지 않을 겁니다.”말을 마친 오민우는 빠르게 자리를 떴다.모퉁이를 지난 후에야 그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자리에 서 있었다.전에 아무리 대기업 경영진에 익숙하더라도 수현처럼 카리스마가 강한 남자는 거의 본 적이 없었다.역시 진씨 그룹의 진 대표님은 카리스마나 아우라가 다른 사람과는 다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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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4화

“누가 할 일이 없대?”“...”“이리 와봐.”윤아가 주저하며 여전히 제 자리에 서 있었다.“에이... 그냥 하지 말지?”“네가 안 오면 내가 간다?”2초간 고민하던 윤아는 조금 전의 일을 생각하고는 결국 그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순순히 자기 앞으로 다가오는 윤아를 보며 수현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는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윤아의 볼을 꼬집었다.“왜 갑자기 말을 이렇게 잘 들어?”“안 듣는다 해도 소용이 있어?”윤아는 방금 그에게 덜미를 잡힌 이후의 일을 잊지 않았다.“소용없긴 하지.”그녀의 뾰로통한 모습에 수현은 귀여움을 참지 못하고 말랑한 뺨을 만지작거렸다.“그러니까 이제 숨지 마. 네가 어딜 숨든지 내가 가장 먼저 찾아내서 잡아 올 거니까.”말을 마친 그는 고개를 숙이고 윤아의 작은 이마에 쪽 입을 맞췄다.그의 입술이 다가오자 심윤아는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았다. 촉촉하고 따뜻한 감촉이 이마에서 느껴졌다.그 부드러운 감촉이 끝난 후, 견디기 버거운 뽀뽀 세례가 몰아칠 거라는 생각과 달리 수현은 따스하게 그녀를 품에 안았다.어리둥절한 윤아가 곧이어 눈을 떴다.앞에 서 있는 사람이 그저 조용히 안고만 있을 뿐,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자 오히려 기분이 이상했다.“너...”한 글자를 내뱉은 이후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왜 계속 안 해?...라고 묻는다면 일종의 격려처럼 들리겠지?“왜?”수현은 마치 그의 속마음을 듣기라도 한 것 같이 되물었다.“내가 계속 뽀뽀하지 않아서 아쉬워? 가기 싫어?”“아니.”윤아가 저도 모르게 반박했다.“이제 가자.”말을 마친 윤아는 바로 수현을 밀어내고 그의 팔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 사무실에 계속 있다가는 그가 또 탐욕스러운 본색을 드러낼까 두려웠다.수현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하얗고 보드라운 손이 자신을 잡아당기며 사무실을 나가는 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떠날 때 그는 윤아의 사무실 문을 닫는 것을 잊지 않았다.하도 기세등등하게 윤아의 회사로 오는 바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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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5화

결국 그 역시 회사를 운영하고 자신의 사업이 있기 때문에 아무 일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았다.하여 윤아 역시 그가 가끔 컴퓨터로 급한 일을 처리하는 것 정도는 개의치 않아 했다.하지만 부상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휴식이 필요했다.하지만 만약 수현을 데리고 있지 않고 혼자 집에 남겨두었다면 분명 지금처럼 순종적으로 상처를 치료하지 않았을 것이다.심각한 부상을 입은 와중에도 윤아를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려간 사람이다.피가 뚝뚝 떨어졌지만 그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주변의 당사자 아닌 사람들이 두려워할 정도였다.손으로부터 느껴지는 큰 힘에 윤아가 정신을 차렸다.수현이 그녀를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었다.“왜 말이 없어? 그래도 싫어?”정신을 차린 윤아는 눈앞에 있는 끔찍하리만치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다가 한숨만 내쉬었다.“어쩔 수 없지. 네가 원하면 같이 가. 하지만 미리 말해두건대 앞으로 사무실에서 다시 그런 일을 해서는 안 돼.”“어?”그 일에 대해 언급하자 수현은 알아듣지 못한 것처럼 능청스럽게 물었다.“그런 일? 무슨 일?”“...”윤아가 어이가 없다는 듯 수현을 응시했다.“알면서 뭘 물어.”이에 수현이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네가 직접 네 입으로 말한 거잖아. 네가 알려주지 않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수현이 뻔뻔한 사람이라는 것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진씨 그룹의 어엿한 대표라는 사람이 이렇게 자기 앞에서 능청스럽게 말할 줄은 몰랐다.심지어 그는 이를 낙으로 여기는 것 같았다.윤아는 마침내 깨달은 듯했다. 수현은 자신을 대할 때마다 조롱하려 했다.윤아도 질 수 없어 맞받아쳤다.“모르겠으면 잘 생각해 봐. 언젠가 알게 될 때 나랑 회사 같이 갈 수 있는 거야.”그러나 수현은 여전히 웃음기 가득한 얼굴이다.“나 협박하는 거야?”“이러면 내가 무서워할 줄 알고? 내가 모른다고 널 따라 회사로 안 갈까?”말을 마친 그가 윤아를 더 꽉 껴안았다.“꿈 깨.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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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6화

요즘 그는 하루 24시간을 종일 윤아와 함께 지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윤아 역시 별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고 그저 수현이 질리지만 않는다면 상관없었다.그의 부상이 다 나으면 이제 귀찮게 할 시간적 여유도 없을 것이며 그때쯤이면 윤아 역시 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윤아는 그렇게 여기고 있었다.그러나 그녀가 생각지 못한 점은 수현이 이 행동에 질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매일 점점 더 달라붙으며 성가시게 군다는 것이었다.시간이 흐를 수록 회사 사람들 역시 수현의 등장에도 술렁이지 않게 되었고 더 이상 처음 만났을 때처럼 흥분하지 않게 되었다.게다가 그들은 수현이 윤아에 대한 태도를 알아차린 후, 회사가 이제 막 발돋움을 시작했을 때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나중에 회사가 발전을 이룩한 이후 그들이 오려고 하면 쉽지 않을 것이다.수현은 매일 윤아와 함께 왔지만 두 사람은 회사에 오래 있지는 않았다.때로는 아침만, 때로는 오후만 몇 시간 동안만 머물렀다.근무시간이더라도 윤아가 회사의 대표였기에 직원들도 별 의견 없이 받아들였다. 아무래도 윤아는 월급을 주는 입장이니까,이렇게 시간은 물 흐르듯 흘렀고 날씨는 점점 추워져 눈 깜짝할 사이에 연말이 되었다.도시에는 새해를 맞이하는 분위기가 잘 보이지 않았다. 연말이 다가오면 도시에서 일하는 수많은 청년은 속속 각종 교통수단을 타고 친가로 돌아간다.떠들썩하던 도시가 점차 한산해졌다.윤아의 회사 사람들도 여기저기 집으로 돌아갔기에 회사가 텅 비게 되었다.설날에 회사를 어떻게 꾸며야 할지 고민하던 윤아는 직원들이 거의 다 집으로 돌아가는 바람에 걱정을 덜게 되었다.윤아는 자신의 마음에 드는 꾸밀 것들을 집에 가져와서 수현에게 붙여달라고 했다. 진씨 회사라면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도 아랫사람을 시켜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귀한 사람이 집에서는 윤아의 지휘 아래 사다리를 오르락내리락하며 세배하는 그림을 예쁘게 붙여주었다.그의 부상은 진작 다 나은 상태였다. 재진할 때 의사도 잘 회복했다며 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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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7화

윤아는 휴대폰을 들고 바로 자리를 떴고, 감정이 불타오를 때 갑자기 밀쳐진 수현은 쓸쓸하고 외롭게 자리에 남았다.“...”그 자리에 서서 한참을 진정하고서야 무너져 내릴 뻔한 마음을 가까스로 추스를 수 있었다. 그제야 뜨거운 숨결과 짙은 갈증도 점차 가라앉는 듯했다.그 후 수현은 윤아가 떠난 빈 자리를 어이없다는 듯 물끄러미 바라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못된 사람, 밀 때 좀 살살 밀지.수현은 속으론 윤아를 원망했지만 좋아하는 사람을 탓하기는 미안해 애꿎은 전화한 사람을 원망했다.누가 이렇게 눈치 없이 중요한 타이밍에 전화를 거는 걸까.같은 시각, 윤아는 침실에서 ‘눈치 없는’ 사람의 전화를 받았다.연말이었기에 전화를 받은 윤아는 신이 났다.“현아?”아직 기억이 전부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최근 자주 전화 통화를 하며 우정이 생긴 상태였다.어릴 적부터 좋은 자매였던 사람은 기억을 잃어도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에게 의존하기 마련이다.그 사이에 윤아는 또 다른 한 명의 친구, 앨리스를 알게 되었다.앨리스 역시 그녀의 친한 친구 중 한 명이다. 다만 앨리스는 외국에서 만났으며 두 사람은 국내에서 학교에 다닐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들었다.윤아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었으므로 그녀의 잠재의식은 여전히 주현아를 의존하고 있었다.그러나 주현아는 질투하는 건지 가끔 그녀에게 말하곤 했다.“네 곁에서 가장 오래 함께 한 친구는 나야. 다른 친구가 있다고 해서 날 잊으면 안 돼.”“내가 잊을 리가.”그럴 때마다 윤아는 위안했다.“지금도 봐. 기억을 잃었어도 넌 잊지 않았잖아.”이에 주현아는 뾰로통하며 대답했다.“잊은 게 분명한데. 내가 전화하지 않았다면 누군지 전혀 기억도 못 했을 텐데.”“아, 됐어. 어차피 이제 예전 기억도 없을 텐데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다 무슨 소용이야.”두 사람은 몇 마디 잡담을 나누다가 빠르게 다른 화제로 넘어갔다.윤아는 주현아와 이야기하며 일상의 에피소드를 나누는 것을 즐겼다.오늘은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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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8화

“좋아.”무언가 떠올린 주현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근데 오늘은 안 돼. 도착하면 밤일 테니까.”국제선 비행기는 비행시간이 길기 때문에 주현아도 오늘 윤아를 만날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 않았다. 그녀가 도착할 때쯤은 아마 한밤중일 것이기에 공항 근처에서 하룻밤 묵고 다음 날 윤아와 가족을 만날 계획이었다.“밤이라고?”주현아게게 항공편 번호를 물은 뒤 검색해 보았다.“그럼 밤에 내가 데리러 갈게.”“에이, 괜찮아.”주현아는 즉시 윤아의 제안을 거절했다.“도착하면 한밤중이야. 네가 푹 자고 있을 때란 말이지. 우린 내일 보자.”윤아는 그녀의 다급해하는 모습에 피식 웃고는 더 이상 말을 얹지 않았다.“나 이제 탑승 준비해야 하니까 내일 전화할게.”“알겠어. 조심히 와.”전화를 끊자 곁에 있던 허연우가 다가와 물었다.“현아 씨, 친구예요?”주현아는 잠시 곰곰이 생각하더니 대답했다.“네. 오래전부터 친했던 친구요.”“학창 시절부터 알고 지냈어요?”“네.”허연우가 부러운 표정을 지었다.“좋겠어요. 전 학창 시절 때 친했던 친구들이랑 이제 연락도 잘 안 하고 지내요.”주현아가 가볍게 웃어 보였다.“다 그렇죠. 저도 연락은 끊긴 지 오래고 이 한 명뿐이에요.”너도나도 사회에 들어서고 직장을 찾은 후엔 누가 옛날 학창 시절 친구를 여태 기억하고 있겠는가. 특히 결혼하고 나면 주변 친구들도 바쁜 일들로 만날 시간도 점점 줄어들기 때문에 가끔 기억하거나 명절에 덕담 한마디씩 건네는 것도 다행스러운 일이다.두 사람은 이어서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가 탑승수속을 밟은 이후에는 각자의 길로 갔다.같은 좌석을 사지 않은 데다 목적지가 달랐다. 주현아는 인근 호텔에서 자고 허연우는 가족들이 데리러 올 예정이었다.하여 두 사람은 함께 있지 않기로 했고 주현아는 비행기에서 내리면 바로 근처 호텔에서 샤워 후 휴식을 취할 생각이었다.이번 비행기는 좌석이 불편한 데다 장기 비행이었다. 환승할 때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고 기내식이 입에 맞지 않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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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9화

윤아의 말에 주현아는 멍하니 있었다. 아마 윤아가 한밤중에 전화를 걸어 공항 출구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할 줄은 전혀 몰랐을 것이다.한참 가만히 있던 주현아가 입을 열었다.“이 밤중에 왜 깨어있어? 푹 쉬고 내일 만나자니까.”“친구가 귀국하는데 어떻게 마중도 안 나가?”휴대폰 건너편의 윤아의 목소리가 신이 나 있었다.순간 주현아는 가슴이 뭉클해져 눈시울을 붉히었다.“알겠어. 지금 바로 갈게.”“얼른 와! 기다리고 있을게.”“하, 정말... 오지 말라고 분명 말했는데 이 밤중에 잠도 안 자고 마중 나왔다네요.”허연우는 그저 그런 친구를 둔 주현아가 부럽기만 했다.“좋겠어요. 그럼 우리 차 안 타도 되겠네요. 저도 걱정할 필요 없고요.”허연우는 정말로 진심 어리게 자신을 관심하고 있었다.“걱정해 줘서 정말 고마워요. 연우 씨도 얼른 돌아가 봐요. 가족들이 너무 오래 기다리면 안 되잖아요.”“네. 그럼 나중에 시간 나면 연락해요.”“알겠어요.”허연우와 헤어진 후, 주현아는 자리에서 크게 심호흡한 후 짐을 찾으러 갔다.이번에 일을 그만두고 집을 향하는 길이기 때문에 짐이 많았다. 그런 이유로 우회하여 짐을 찾아야 했다.짐을 찾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기에 주현아는 다시 전화를 꺼내 들어 메시지를 보냈다.윤아는 걱정 말고 짐을 찾으라며 살가운 답장을 보내왔다.이에 주현아가 물었다.“혼자 왔어?”“아니.”주현아는 그제야 안도했다. 이 늦은 밤중에 누군가 옆에 있으면 되었다. 윤아의 출중한 외모 때문에 나쁜 남자와 맞닥뜨려 사고가 생길까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짐을 기다리고 있을 때 주현아는 뜻밖의 문자 한 통을 받았다.“착륙했어요?”몇 번을 확인해도 배주한이 보낸 메시지가 확실했다. 주현아는 이 사실이 잘 믿어지지 않았다.그녀는 채팅창을 닫고 개인 메시지를 여러 번 확인하기까지 했다.몇 번을 살펴본 후에야 배주한이 확실히 자신에게 보낸 것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주현아는 이상함을 느꼈지만, 두뇌 회전이 빨랐다.어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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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0화

주현아도 얼른 윤아를 껴안았다.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이었기에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둘은 한참을 말없이 끌어안고 있었다.이 세 사람의 외모가 하도 출중했기에 공항을 오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그들을 바라보았다.수현은 서로 정겹게 껴안고 있는 두 여인을 바라보며 참고 또 참다가 마지막엔 결국 입을 열었다.“그만 안아도 되지 않나? 시간도 늦었는데.”“...”주현아가 어이가 없어 수현을 째려보았다.비록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윤아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윤아는 빙그레 예쁘게 웃으며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신경 쓰지 마. 이 사람 질투쟁이라서.”이에 주현아가 놀리듯 응답했다.“그래.”“오늘 기내식이 별로였어? 배고프면 같이 뭐 먹으러 갈까?”“아냐. 괜찮아.”주현아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손을 내저었다.“이렇게 늦었는데 어떻게 그래. 마중 나와준 것만으로도 정말 고마워. 호텔까지만 데려다주면 돼. 호텔에 도착하면 밖에 슈퍼에서 라면 좀 사다 먹으면 돼.”그녀의 말에 윤아가 눈살을 찌푸렸다.“라면을 먹는다고?”주현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응.”“라면이 영양가가 있어? 그런 걸 왜 먹어?”“어차피 한 번인데 뭐 어때.”잠시 생각에 잠긴 윤아는 자신의 이중잣대에 깜짝 놀랐다. 자신이 라면을 먹는 것은 괜찮지만 절친이 한 끼 식사로 라면을 먹는다고 생각하니 영양가도 없고 건강에 좋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안 돼. 얼른 차에 올라타. 같이 뭐 좀 먹게.”주현아는 한사코 거절했지만 결국 윤아에 의해 차에 태워졌다. 결국 두 사람의 의논 끝에 식당에서 콩국을 마시기로 했다.밤인 데다 늦은 시간이었으므로 선택지는 생각보다 적었다.수현은 콩국에 관심이 없었지만 윤아가 좋아하니 어쩔 수 없이 제 것도 주문했다.콩국이 진한 향기를 풍겼다.한 모금 크게 마신 주현아는 만두 두 개를 더 먹고 나서야 허기진 배가 조금 채워지는 것 같았다.그녀의 안색이 좋지 않았기에 윤아는 줄곧 그녀의 표정을 살피며 걱정했다.윤아가 주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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