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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8화

“좋아.”

무언가 떠올린 주현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근데 오늘은 안 돼. 도착하면 밤일 테니까.”

국제선 비행기는 비행시간이 길기 때문에 주현아도 오늘 윤아를 만날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 않았다. 그녀가 도착할 때쯤은 아마 한밤중일 것이기에 공항 근처에서 하룻밤 묵고 다음 날 윤아와 가족을 만날 계획이었다.

“밤이라고?”

주현아게게 항공편 번호를 물은 뒤 검색해 보았다.

“그럼 밤에 내가 데리러 갈게.”

“에이, 괜찮아.”

주현아는 즉시 윤아의 제안을 거절했다.

“도착하면 한밤중이야. 네가 푹 자고 있을 때란 말이지. 우린 내일 보자.”

윤아는 그녀의 다급해하는 모습에 피식 웃고는 더 이상 말을 얹지 않았다.

“나 이제 탑승 준비해야 하니까 내일 전화할게.”

“알겠어. 조심히 와.”

전화를 끊자 곁에 있던 허연우가 다가와 물었다.

“현아 씨, 친구예요?”

주현아는 잠시 곰곰이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네. 오래전부터 친했던 친구요.”

“학창 시절부터 알고 지냈어요?”

“네.”

허연우가 부러운 표정을 지었다.

“좋겠어요. 전 학창 시절 때 친했던 친구들이랑 이제 연락도 잘 안 하고 지내요.”

주현아가 가볍게 웃어 보였다.

“다 그렇죠. 저도 연락은 끊긴 지 오래고 이 한 명뿐이에요.”

너도나도 사회에 들어서고 직장을 찾은 후엔 누가 옛날 학창 시절 친구를 여태 기억하고 있겠는가. 특히 결혼하고 나면 주변 친구들도 바쁜 일들로 만날 시간도 점점 줄어들기 때문에 가끔 기억하거나 명절에 덕담 한마디씩 건네는 것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두 사람은 이어서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가 탑승수속을 밟은 이후에는 각자의 길로 갔다.

같은 좌석을 사지 않은 데다 목적지가 달랐다. 주현아는 인근 호텔에서 자고 허연우는 가족들이 데리러 올 예정이었다.

하여 두 사람은 함께 있지 않기로 했고 주현아는 비행기에서 내리면 바로 근처 호텔에서 샤워 후 휴식을 취할 생각이었다.

이번 비행기는 좌석이 불편한 데다 장기 비행이었다. 환승할 때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고 기내식이 입에 맞지 않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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