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Chapter 1091 - Chapter 1100
1206 Chapters
제1091화
진우진이 떠난 이후 주위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모든 사람이 떠났다. 심윤아도 함께.그리고 다시는 오지 않을 수도 있다.주변은 바늘 떨어지는 소리마저 들릴 듯 고요했고 잿빛 세상에는 더 이상 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는 듯했다.남은 것은 일정하게 뛰는 자신의 심장 박동 소리뿐이었다....돌아가는 길은 매우 순리로웠다. 그들의 출발시간이 마침 러시아워를 피했기 때문에 차는 순조롭게 고속도로에 오를 수 있었다.고속도로에 오르자 창밖의 바람이 거세졌다.심윤아는 창밖의 바람 소리를 들으며 고속도로에 오르기 전 진수현이 그녀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정말 확실하게 생각한 거 맞지? 고속도로 오르면 후회해도 다시 돌아오기 힘들어.”심윤아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둘 사이에는 알 수 없는 침묵이 흘렀고, 아무런 지령을 받지 못한 운전기사는 무사히 고속도로를 향해 차를 몰았다.진수현이 이 일에 대해 신경 쓰는 것 같아지자 심윤아는 그제야 마침내 무언가 깨달았다.이선우가 끝까지 그녀를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사실 내가 이선우를 만나지 못했더라도 넌 신경 쓸 필요 없어.”조용한 차 내부에서 심윤아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녀의 말에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던 진수현이 그녀를 바라보았다.창밖을 내다보던 심윤아가 그를 향해 입을 열었다.“네가 신경 쓴다면 그것이야말로 이선우의 목적을 이루게 하는 거야.”진수현: “...”그녀의 말을 듣고서야 진수현은 마침내 무언가 깨달은 것 같았다.그런거 였구나...그는 멍하니 심윤아와 잠시 눈을 마주친 후 대답했다.“맞는 말이네.”만약 그가 계속 이 일에 대해 신경 쓰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결국 이선우가 원하는 바를 이루게 한 것이 아니겠는가.전에 그렇게 설득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야말로 맥락을 정확히 짚고 진수현의 요점을 정확히 찔렀기에 효과가 있었다.그가 문득 깨닫고 납득하며 웃어 보였다.“네 말이 맞아. 전엔 내가 너무 과하게 걱정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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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2화
사실 허연우가 일을 빨리 배울수록 주현아에게는 좋은 일이었다. 회사에서 인수인계 기간을 한 달로 정한 것은 일 량이 많은 데다가 학습 기간도 필요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인수인계를 받는 사람이 업무에 익숙하고 속도가 빠르다면 인수인계 기간도 단축된다.바로 허연우처럼 말이다. 그녀의 필사적인 학습 진도를 따르면 아마 보름 정도면 모든 일을 인수인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주현아도 일찍 회사를 떠날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주현아는 이런 방법으로 이득을 취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여전히 허연우가 건강한 모습으로 일을 맡을 수 있기를 바랐다. 나중에 병이 나거나 몸이 버틸 수 없게 되면 그녀를 대신해 일을 맡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몸 건강이야말로 모든 노력에서의 밑천이라는 것이다.이 몇 년 동안 주현아는 나이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방면에서도 크게 성장했다.그녀는 나이가 들수록 가장 중요한 것은 몸 건강이며 나머지는 부가적인 것으로 생각했다.이번 사직에 몸 건강이 좋지 않은 것 역시 일조했다. 그녀는 몸이 전처럼 팔팔하지 않았기에 전만큼의 업무량을 소화할 수 없다고 느꼈다.보고서를 처리한 이후, 주현아는 허연우를 시켜 보고서를 배주한의 사무실로 보내려고 했다. 그러나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허연우는 보이지 않았다.“연우 씨? 어디 갔어요?”여러 번 소리 쳐봤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어쩔 수 없이 주현아는 직접 사무실로 가려 했다.그녀가 사무실 앞에 서서 노크하자 안에서 들어오라는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고 주현아는 문을 열었다.그녀가 들어갔을 때 배주한은 창문 앞에 서서 통화 중이었다. 주현아가 들어오는 모습을 한번 힐끗 보더니 다시 통화에 집중했다.주현아는 조용히 보고서를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보고할 필요가 없는 문건이므로 내려놓은 후 주현아는 물러나려 했다.그녀가 막 문 쪽으로 걸어갔을 때 뒤에서 배주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잠시만요.”그의 목소리에 주현아가 걸음을 멈추고 의심스러운 듯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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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3화
말하는 사이에 배주한은 이미 주현아의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갑자기 다가온 남성의 숨결에 주현아는 어리둥절했다. 이상한 기분이 들어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뒤로 두 걸음 물러서며 거리를 두었다.그녀의 행동은 배주한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왜 왔어요?”“허연우 씨가 안 계셔서 보고서 대신 올리러 왔습니다.”그제야 주현아가 아직도 보고서를 들고 있는 것을 의식한 배주한이 손을 뻗어 받았다.고개를 숙여 보고서를 훑는 그를 보고 더 이상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 주현아가 입을 열었다.“그럼 먼저 나가보겠습니다.”말을 마친 주현아가 얼른 자리를 뜨려 했다.“제 사무실에 사람고기를 먹는 호랑이라도 있습니까?”배주한의 이상한 질문에 주현아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대표님, 무슨 말씀이세요?”“못 알아듣겠어요?”배주한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자꾸 허겁지겁 떠나려고 하니까요. 제 사무실에 맹수가 도사리기라도 하듯이 말입니다.”주현아: “...”아, 그 뜻이었구나.“사직서를 낸 이후로 계속 절 피하는 것 같은데. 왜요, 제가 전에 가혹하게 대했나요?”가혹하다는 말이 배주한의 입에서 나오자 주현아는 깜짝 놀랐다.주현아가 급하게 해명했다.“그럴 리가요. 대표님은 저에게... 잘해주셨죠. 가혹하게 대한 적 없습니다.”물론 일 때문에 야근을 많이 했기에 주현아는 그를 원망하기도 했고 까칠한 사람이라 생각했다.본인이 워커홀릭이라 야근하는 것은 상관없었지만 항상 다른 직원들도 함께 야근하게 하는 것이 너무한 점이었다. 그저 알바일 뿐이었는데, 마치 모든 일이 그녀의 임무인 것처럼 혹독하게 대했다.“그런가요?”배주한이 눈을 가늘게 뜨고 말없이 그녀를 훑어보았다.“그럼 왜 사석에서 저더러 히틀러라고 했어요?”주현아: “...”당황한 그녀가 몸이 굳은 채 억지스럽게 웃었다.“대표님, 왜 아직도 그걸 기억하고 계세요... 그때는 실수로 말한 것이지 절대 고의가 아니었어요.”“게다가...”주현아가 뻔뻔스럽게 진지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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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4화
그 말을 들은 배주한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에 시선이 꽂혔다.“한 달도 안 걸린다고요?”“네. 보름이면 충분할 것 같아요.”“그럼 보름 뒤면 현아 씨가 회사를 나간다는 말인가요?”퇴사 얘기가 나오자 주현아는 순간 기분이 좋아졌다.“만약 연우 씨가 지금 학습 속도를 유지한다면 보름 전에 떠날 수 있을 것 같아요.”기쁨과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눈썹을 치켜올리는 그녀의 표정에서 기분이 정말 좋음을 알 수 있었다.심지어 이 며칠간 주현아는 매일 메이크업했을 뿐만 아니라 옷도 예전의 평범한 직장인 룩이 아닌 예쁜 옷들을 입기 시작했다. 지어는 손목에 팔찌까지 차고 다녔다.이러한 그녀의 변화는 배주한으로 하여금 자신이 예전에 정말 심하게 대한 건 아닌지 조금 반성하게 했다. 전에 주현아는 넘치는 업무량으로 새 옷으로 갈아입거나 메이크업할 시간도 없었고 옷을 코디할 시간은 더더욱 없었다.배주한이 입술을 잘근잘근 짓씹었다.“대표님?”주현아가 배주한의 앞에서 손을 두어 번 휘휘 저었다.“다른 일 없으시면 저는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아직 처리해야 할 일들이 남아있어서요.”이에 배주한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가세요.”그녀가 떠난 후 배주한은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 사무실로 들어오라고 명령했다.비서가 들어오자 배주한이 물었다.“올해 연차 휴가 있습니까?”그의 질문에 비서가 고개를 저었다.“없는데요. 우리 회사에 연차 휴가를 쓸 새가 어디 있나요?”“?”믿기지 않는다는 듯 배주한이 컴퓨터의 달력을 살펴보았다. 벌써 새해가 다 되어가는데 아직 연차를 쓴 직원이 한 명도 없다라...“그럼 주현아 씨는요? 주현아 씨도 연차 휴가가 없나요?”그의 질문에 비서가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대표님 설마 잊으신 건 아니죠? 전에 우리가 연차를 쓰려고 할 때 마침 큰 프로젝트를 따낸 바람에 올해 연차는 없애고 연말에 보너스를 더 준다고...”이때 비서의 안색이 미묘하게 변했다.“아니면 혹시, 보너스에 대한 일도 잊으신 거예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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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5화
‘갑자기 왜 그러시지?‘비서는 생각에 빠진 대표님을 바라보며 설마 연차도 주지 않았던 자신을 반성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잠시 뒤 정신을 차린 배주한이 입을 열었다.“혹시 주현아 씨의 퇴사 결정이 연차휴가와 관계가 있는 것 같나요?”비서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한참 뒤에야 대답했다.“그건 아닌 것 같아요.”그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덧붙였다.“연차휴가 때문에 그만둘 생각이라면 지금까지 기다리진 않았을 거예요.”배주한은 말이 없다.비서는 아니라고 대답했지만 그는 왠지 관련이 있을 것 같았다. 몇 년 동안 연차 휴가를 쓰지 못했으니 회사의 제도에 실망했고 이에 따라 퇴사를 원하는 것도 당연한 일인 것 같았다.역시 기회가 된다면 확실히 물어봐야 할 것 같았다.“대표님, 현아 씨가 그만두게 하고 싶지 않았다면 사직서에 왜 서명하신 겁니까?”“그럼 계속 회사에 갇혀 살게 해야 하나요?”비서가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그건 그렇네요.”비서가 떠난 후 배주한은 핸드폰을 꺼내 주현아와의 카카오톡 대화창에 들어갔다.두 사람의 채팅창은 매일 업데이트되었지만 모두 업무로 시작해 업무로 끝나는 사무적인 대화였다.배주한이 넋이 나간 듯 한참 대화창을 바라보다가, 주현아가 왜 자신을 일중독자에 히틀러라고 말한건지 이해가 되었다.배주한은 일을 한번 시작하면 끝을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는 남에게 엄격히 요구할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기준이 높았다.하여 일에 미쳐있을 때는 밤낮없이 몸을 사리지 않았기에 주변 사람들의 감정에 신경 쓰지 못했다.지금 가만히 보니 히틀러라 부르는 것도 무언가 납득이 되었다.여러모로 급여 부분만 제외하고 보면 히틀러와 다를 바도 없어 보였다.배주한은 불쾌한 듯 입술을 말아 물었다....한편.배주한의 이러한 생각을 알 리 없는 주현아가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가 남은 일을 끝내자 마침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다소 피곤했던 그녀는 전화가 걸려 오자 이내 정신을 차리고 얼굴에 미소를 띠며 전화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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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6화
주현아의 어머니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 주현아는 통화할 때마다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어머니로서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주현아는 어릴 적부터 철이 들었다. 아버지가 자기 노릇을 잘못한 탓도 있겠지만, 어머니에 진짜 잘해줬었다. 때로는 기분이 나쁘다고 해도 억지로 밝은 척하며 미소를 보여줬다. 어머니를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그녀가 얼마나 속 깊은 사람인지 알기에 그녀의 어머니는 별다른 말 없이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그래, 우리 딸은 태양 같은 사람이야. 언제나 주변 사람을 환하게 밝혀줘.”이 말을 들은 주현아는 만족스럽게 눈웃음을 지었다.“그럼!”“다른 사람을 밝히는 것도 좋지만, 너도 밝혀야 한다는 걸 잊지 마. 집에도 종종 돌아오고. 돈 버는 게 그렇게 좋아?”이 말을 듣고 주현아는 앞으로 이어질 말도 예상이 갔다. 그래서 한발 빨리 대답했다.“알았어, 엄마. 내 걱정은 안 해도 돼. 나 건강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챙긴다니까?”그녀의 말에 그녀의 어머니는 잠깐 말문이 막혔다.“현아야, 엄마 뜻은 그게 아니라...”“응? 그게 아니면 뭔데?”“너 집 나간 지도 한참 됐는데 왜 아무런 소식도 없어?”“무슨 소식?”주현아는 뒤늦게 눈치채고 눈을 크게 떴다.“무슨 소식? 그걸 진짜 몰라서 물어? 윤아는 벌써 애가 둘이야. 그런데 넌 어쩌면 남자친구도 없니?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다른 여자애들은 일하면서도 잘만 연애하던데, 넌 왜 소개 한 번 안 시켜줘?”“...”연애 얘기가 나오자 주현아는 또 배주한이 미워지기 시작했다. 그에게 도움 한 번 받았다고 자칫 전에 미워하던 이유를 깜빡할 뻔했다.배주한은 일에 미친 사람이다. 더군다나 부하직원에게 아주 엄격해서 대부분 직원이 연애로 낭비할 시간이 없었다.직업 특성상 그녀는 잘난 남자를 꽤 많이 알게 되었다. 그러나 데이트는 한 번도 한 적 없었다. 심지어 서로 마음이 안 맞는 것도 아니다. 데이트를 하지 못한 유일한 이유는 바로 시간에 있었다.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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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7화
이때 인기척이 들려서 고개를 돌린 주현아는 허연우가 돌아온 것을 발견했다.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허연우가 먼저 물었다.“현아 씨 어머니랑 통화하고 있었어요?”주현아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저 다 들었어요. 어머니가 연애하라고 잔소리하는 거예요?”허연우가 금방 온 줄 알았던 주현아는 그녀가 이런 것까지 들었을 줄은 몰랐다. 그래서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네, 부모님은 다 그러잖아요. 연애하라는 잔소리 한 번 안 들은 사람이 어디에 있겠어요?”허연우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니까요. 저도 집에서 계속 들어요. 가끔 다른 곳에서 지내면 전화까지 해서 잔소리하더라고요.”말을 마친 그녀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무언가 생각난 듯 말을 이었다.“그나저나 현아 씨 회사에서 꽤 오래 근무하지 않았어요? 퇴사한 다음에는 집에 돌아가는 거예요?”이 일에 관해 숨길 것이 없었던 주현아는 솔직하게 대답했다.“네, 일단은 집에 갈 거예요. 다음 일은 그때 가서 생각하죠, 뭐.”“아이고... 집에 가면 선보라는 잔소리를 또 질리도록 듣겠네요.”“...”“정말이에요. 집에 있으면 절대 벗어나지 못해요.”집에 있는 장면을 잠깐 상상해 본 주현아는 크게 머리를 끄덕였다.“맞는 말이에요. 그게 제 미래가 될 것 같네요.”“설마 진짜 선을 보게요?”“하아... 안 보면 어쩌겠어요. 어차피 저도 그렇게 싫은 건 아니라 거절할 필요도 없을 것 같아요.”그녀는 연애하고 싶었다. 어차피 만나는 사람도 없는데 선보는 것으로 기회를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물론 이건 주현아 혼자만의 생각이었다. 그녀의 말을 들은 허연우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네? 그렇게 싫은 건 아니라고요? 저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다 선보는 걸 싫어하는 줄 알았어요.”“왜 그렇게 생각해요?”“선을 본다는 건 큰 문제 없으면 결혼한다는 말이잖아요.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자리는 약간 직설적인 면이 있기도 하고요. 서로 전혀 관심이 없는데 결혼 날짜가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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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8화
심윤아는 바로 답장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주현아도 급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시차가 있으니 천천히 기다리면 되었다....심윤아와 진수현은 저녁이 된 다음에야 집에 도착했다. 떠난 지 얼마 안 되기는 하지만, 심윤아는 아이들이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차에서 내리자마자 심하윤과 심서훈에게 가려고 했다.이때 그녀는 심하윤과 심서훈은 잠들었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래서 혹시라도 아이들을 깨울까 봐 만나는 것은 아쉬운 대로 내일에 미뤘다.“반 시간만 일찍 왔어도 애들이랑 만날 수 있었을 텐데.”이선희의 말에 심윤아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어쩔 수 없죠. 저희 이미 최대한 빨리 돌아왔거든요.”“둘 다 길에서 고생했어. 얼른 가서 쉬어. 너희들이 돌아온 걸 알면 애들이 참 좋아하겠다.”“네, 어머님.”심윤아는 먼저 씻으러 올라갔다. 뒤따라가려던 진수현은 이선희가 가로막았다.“둘이 이번엔 뭐 하러 갔어?”진수현은 이선희를 힐끗 보며 되물었다.“궁금해요?”“안 궁금하면 왜 물었겠어?”“왜 윤아한테 안 묻고 저한테 물으세요?”“넌 내 아들이니까 그렇지. 너한테 물어보는 게 편해. 그리고 윤아는 피곤해서 이제 쉬어야 해.”“아하. 윤아는 쉬어야 하고, 전 아닌가 보네요.”“사내놈이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이선희의 편애에 진수현은 어이가 없을 따름이었다. 하지만 별다른 말은 없었다. 가족들이 심윤아를 좋아하는 건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어머니 아들도 쉬어야 해요. 저도 이만 올라갈게요.”말을 마친 그는 이선희가 어떤 표정을 짓든 상관하지 않고 올라가 버렸다. 부리나케 올라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고 이선희는 어이없는 듯 피식 웃었다.‘아들은 정말 믿을 구석이 못 돼... 됐어. 나한테 수현이만 있는 것도 아니고, 이제는 손주들도 있잖아. 역시 우리 윤아 대단해. 단번에 쌍둥이를 낳을 줄은 누가 알았겠어.’그녀는 원래 손주 한 명만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이 이혼하고 나서, 진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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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9화
아이들이 이 학교에 다닐 때 심윤아는 기억을 잃었었다. 하지만 약간의 익숙한 느낌은 들었다. 아이들이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녀의 머릿속에는 문득 한 장면이 떠올랐다.그러나 너무 빨리 사라진 탓에 심윤아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채지 못했다. 생각에 잠긴 그녀가 우뚝 멈춰 서자 곁에 있던 진수현도 따라 멈춰 섰다.“왜 그래?”진수현은 손을 뻗어 심윤아의 허리를 잡았다. 그의 신경은 전부 심윤아에게 집중된 것 같았다.심윤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아무것도 아니야.”그녀가 이렇게 대답했는데도 진수현은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가자, 나도 들어가서 보고 싶어.”심윤아는 진수현의 손을 밀어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기억은 특정한 곳에 가면 약간씩 떠오르는 것 같았다.지금까지 그녀는 충분히 즐겁게 지냈다. 기억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지난번 일 때문에 진실을 알 필요성은 있을 것 같았다.그 진실을 알게 된 결과가 기쁨이 아니라는 것은 당연히 알았다. 그래도 그녀는 알고 싶었다.진수현은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그녀를 뒤따라갔다.안으로 들어간 심윤아의 눈길은 아이들만 쫓았다. 그렇게 그녀의 눈앞에는 점차 익숙하고도 낯선 장면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이번에도 역시나 너무 빨리 지나가 버려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그래서 심윤아는 한숨을 쉬며 천천히 시도해야겠다고 생각했다.오늘은 아직 첫날이다. 이 정도 기억해 내는 것만으로도 대단했다. 앞으로 자주 다니다 보면 더 긴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지도 몰랐다.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녀는 직접 아이들 등하교를 책임지겠다고 진수현에게 말했다. 그녀의 말을 듣고서도 진수현은 무덤덤한 얼굴로 말했다.“지금 어머니 일을 뺏겠다는 건가?”심윤아는 잠깐 멈칫하다가 되물었다.“어머님 다른 일로 충분히 바쁘지 않아?”진수현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어머니가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결혼하고부터 손주를 보는 게 유일한 소원이었어.”“...”이선희가 심하윤과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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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0화
“내 회사 말이야... 내가 없는 동안 누가 관리하고 있었어? 관리하는 사람이 있기는 해?”회사는 심윤아가 고른 훌륭한 직원 덕분에 잘 운영되고 있었다. 그녀가 사고를 당한 다음에도 큰 문제 없을 정도로 말이다.후에는 이민재도 적당한 인재를 찾아서 보냈고, 오민우의 월급까지 올렸다. 오민우의 직속 상사는 지금 진수현이 되었다. 월급도 그가 주고, 심윤아가 해야 하는 일도 그가 했다.진수현은 오민우의 이력서를 본 적 있다. 이력서로 보기에는 더 큰 회사에 가야 맞지만, 어쩐지 자그마한 회사에서 임원으로 일하고 있다. 아무래도 회사의 규모보다 직위가 더 중요했던 모양이다.이민재와 일 얘기를 할 때 오민우는 아주 솔직히 털어 놓았다.“제 아내도 아이도, 그리고 부모님도 다 이 도시에 있어요. 가족이 없는 곳이라면 아무리 좋은 기회가 있다고 해도 가고 싶지 않네요. 사람마다 인생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다른 법이잖아요. 남들은 그게 일일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가족이에요. 그래서 저는 이 도시에서 적당한 일을 하고 싶어요. 그 외에 바라는 것은 없어요.”그래서 진수현은 그에게 최상의 대우를 해줬다. 오민우에게는 이보다 완벽한 상황이 있을 수 없었다.진씨 그룹의 투자 덕분에 오민우는 심윤아의 회사를 꽤 좋게 봤다. 심윤아가 자주 자리를 비우는데도 떠날 생각이 없었다.월급을 올린 다음에는 더 그랬다. 진수현이 주는 월급은 대기업에서도 받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게 오민우는 점점 회사를 집처럼 생각하게 되었다.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이뤘다. 가족 곁에서 높은 월급을 받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매니저가 회사 관리를 책임졌다는 것을 알게 된 심윤아는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나 회사에 안 간 지 한참 됐는데 아직도 관리하고 있다고? 회사가 망할 거로 생각할 법도 한데?”진수현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아무래도 회사를 좋게 봐서 그런 거겠지?”“그래?”“응. 대기업 임원 출신이라면 그 정도 안목은 있을 거야.”“...”진수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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