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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3화

말하는 사이에 배주한은 이미 주현아의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갑자기 다가온 남성의 숨결에 주현아는 어리둥절했다. 이상한 기분이 들어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뒤로 두 걸음 물러서며 거리를 두었다.

그녀의 행동은 배주한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왜 왔어요?”

“허연우 씨가 안 계셔서 보고서 대신 올리러 왔습니다.”

그제야 주현아가 아직도 보고서를 들고 있는 것을 의식한 배주한이 손을 뻗어 받았다.

고개를 숙여 보고서를 훑는 그를 보고 더 이상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 주현아가 입을 열었다.

“그럼 먼저 나가보겠습니다.”

말을 마친 주현아가 얼른 자리를 뜨려 했다.

“제 사무실에 사람고기를 먹는 호랑이라도 있습니까?”

배주한의 이상한 질문에 주현아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대표님, 무슨 말씀이세요?”

“못 알아듣겠어요?”

배주한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자꾸 허겁지겁 떠나려고 하니까요. 제 사무실에 맹수가 도사리기라도 하듯이 말입니다.”

주현아: “...”

아, 그 뜻이었구나.

“사직서를 낸 이후로 계속 절 피하는 것 같은데. 왜요, 제가 전에 가혹하게 대했나요?”

가혹하다는 말이 배주한의 입에서 나오자 주현아는 깜짝 놀랐다.

주현아가 급하게 해명했다.

“그럴 리가요. 대표님은 저에게... 잘해주셨죠. 가혹하게 대한 적 없습니다.”

물론 일 때문에 야근을 많이 했기에 주현아는 그를 원망하기도 했고 까칠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본인이 워커홀릭이라 야근하는 것은 상관없었지만 항상 다른 직원들도 함께 야근하게 하는 것이 너무한 점이었다. 그저 알바일 뿐이었는데, 마치 모든 일이 그녀의 임무인 것처럼 혹독하게 대했다.

“그런가요?”

배주한이 눈을 가늘게 뜨고 말없이 그녀를 훑어보았다.

“그럼 왜 사석에서 저더러 히틀러라고 했어요?”

주현아: “...”

당황한 그녀가 몸이 굳은 채 억지스럽게 웃었다.

“대표님, 왜 아직도 그걸 기억하고 계세요... 그때는 실수로 말한 것이지 절대 고의가 아니었어요.”

“게다가...”

주현아가 뻔뻔스럽게 진지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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