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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4화

“누가 할 일이 없대?”

“...”

“이리 와봐.”

윤아가 주저하며 여전히 제 자리에 서 있었다.

“에이... 그냥 하지 말지?”

“네가 안 오면 내가 간다?”

2초간 고민하던 윤아는 조금 전의 일을 생각하고는 결국 그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순순히 자기 앞으로 다가오는 윤아를 보며 수현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는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윤아의 볼을 꼬집었다.

“왜 갑자기 말을 이렇게 잘 들어?”

“안 듣는다 해도 소용이 있어?”

윤아는 방금 그에게 덜미를 잡힌 이후의 일을 잊지 않았다.

“소용없긴 하지.”

그녀의 뾰로통한 모습에 수현은 귀여움을 참지 못하고 말랑한 뺨을 만지작거렸다.

“그러니까 이제 숨지 마. 네가 어딜 숨든지 내가 가장 먼저 찾아내서 잡아 올 거니까.”

말을 마친 그는 고개를 숙이고 윤아의 작은 이마에 쪽 입을 맞췄다.

그의 입술이 다가오자 심윤아는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았다. 촉촉하고 따뜻한 감촉이 이마에서 느껴졌다.

그 부드러운 감촉이 끝난 후, 견디기 버거운 뽀뽀 세례가 몰아칠 거라는 생각과 달리 수현은 따스하게 그녀를 품에 안았다.

어리둥절한 윤아가 곧이어 눈을 떴다.

앞에 서 있는 사람이 그저 조용히 안고만 있을 뿐,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자 오히려 기분이 이상했다.

“너...”

한 글자를 내뱉은 이후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왜 계속 안 해?...라고 묻는다면 일종의 격려처럼 들리겠지?

“왜?”

수현은 마치 그의 속마음을 듣기라도 한 것 같이 되물었다.

“내가 계속 뽀뽀하지 않아서 아쉬워? 가기 싫어?”

“아니.”

윤아가 저도 모르게 반박했다.

“이제 가자.”

말을 마친 윤아는 바로 수현을 밀어내고 그의 팔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 사무실에 계속 있다가는 그가 또 탐욕스러운 본색을 드러낼까 두려웠다.

수현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하얗고 보드라운 손이 자신을 잡아당기며 사무실을 나가는 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떠날 때 그는 윤아의 사무실 문을 닫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하도 기세등등하게 윤아의 회사로 오는 바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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