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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2화

수현이 가볍게 웃었다.

“왜 나한테 안 보여줘? 바르고 나갈 일 없다며? 나한테도 안 보여주면 낭비잖아.”

“그래도 안 바를 거야.”

말을 마친 윤아는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

수현은 사랑스럽다는 듯이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하지만 보고 싶은걸? 내가 발라줄게.”

말을 마친 수현이 그 립스틱을 주머니에 넣고는 웃었다.

“새해가 되는 그날 밤.”

윤아의 말문이 막혔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윤아는 항상 수현이 생각하는 것이 좋은 일이 아닌 것 같았다. 특별한 날을 선택해서 직접 발라주겠다고 하니, 바르고 나서 그에게 삼켜질지 어떻게 알겠는가?

그 가능성을 생각하자, 윤아의 머릿속에서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상상 속의 진전은 빨랐다. 얼마 지나지도 않아 윤아의 머릿속에는 야한 장면들이 떠올라 하얀 뺨은 블러셔를 바른 듯 달아올랐다.

수현이 그녀를 안고 걸어가고 있어 변화를 눈치채지 못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치챘다면 그의 성격상 틀림없이 윤아를 놀렸을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탑승이 시작됐다. 윤아와 수현이 함께 앉았고 두 아이와 진태범, 이선희가 함께 앉았다.

비행기에 탑승한 후, 윤아는 핸드폰을 비행모드로 설정했다. 그녀의 자리는 창가여서 창밖으로 마침 크나큰 공항이 보였다.

윤아는 공항을 보며 문득 그를 만나기 싫어하는 한 사람이 떠올랐다.

지난번에 그를 찾아가고 나서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잘 지내고 있을까? 아직도 감금되어 있을까?’

떠난 후, 그녀는 그에 대한 소식을 듣지 못했다. 윤아를 도와줬던 진우진마저 그녀에게 연락하지 않았는데, 마치 이 세상에서 증발해 버린 것처럼 조용했다.

비록 연락은 끊겼지만, 윤아는 그가 잘 지내기를 바랐다.

또한 그가 얼른 생각을 정리하고 본인만의 생활을 찾아 모든 게 정상 궤도로 돌아갔으면 했다.

윤아와 사돈 일행이 와서 같이 설을 보낸다는 사실에 심인철은 너무나도 기뻤다. 딸이 진씨 가문에서도 대접을 받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사실, 그는 항상 진씨 가문의 사람들을 믿어왔다. 오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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