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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4화

수현이 생각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힘들면 내가 안고 갈까?”

잠깐 기대어 쉬려고 한 윤아는 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 어이없는 말투로 답했다.

“그럴 것까지는 없어. 여기 공항이야.”

‘안고 가는 건 너무 눈에 띄잖아.’

“공항인 게 왜? 공항이면 널 못 안아?”

수현이 불만스러운 말투로 답했다.

“다른 사람이 봐.”

“그럼 보라고 해.”

말을 마친 수현이 그녀를 안으려 허리에 손을 올렸지만 윤아에게 제지당했다.

“안돼. 혼자 갈 수 있어. 그저 조금 피곤할 뿐이지 혼자 못 걷는 건 아니야.”

몇 초 안 돼 수줍어하며 얼굴을 붉히는 윤아의 모습에 수현이 입꼬리를 올리며 물었다.

“전에는 이렇게 수줍어하는 거 왜 몰랐을까?”

윤아는 입술을 오므릴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번에 그녀와 수현만 있으면 안으면 안았지, 아무렇지 않았을 텐데 태범과 선희 그리고 아이들이 있고 인철이 기다리고 있어 상황이 달랐다.

비행기가 착륙하여 핸드폰 모드를 바꾸자마자 윤아는 아버지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인철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는데 예상했던 일이었다. 오기 전에 항공편을 물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수현에게 안겨 나간다면 생각만 해도 민망했다.

하여 그녀는 수현이 안고 나가겠다는 요구를 단호히 거절했다.

그녀가 원하지 않으면 수현이 강요하기도 뭐했다. 그녀의 기분을 나쁘게 하고 싶지 않은 수현은 그녀가 하자는 대로 했다.

“안는 게 민망하면 업는 건 어때? 그건 되지”

듣자 하니 괜찮은 생각 같았다.

‘안는 건 민망한데, 업히는 거면... 괜찮겠지?’

부모님이 보셔도 그렇게 민망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녀가 망설이는 것을 눈치챈 수현이 얼른 그녀의 앞으로 가 허리를 굽혔다.

“업히시죠, 공주님.”

넓은 등을 보며 윤아는 여전히 망설이고 있었다. 수현은 손을 뻗어 그녀를 당겨 업히게 했다.

“뭘 망설여, 업혀.”

윤아는 그렇게 예고도 없이 그의 등에 밀착해 업혀지게 되었다.

윤아가 비행기에 갖고 올랐던 가방은 수현이 들어줄 손이 없어 직접 들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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