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47화

“공주.”

인철이 눈가를 붉히며 딸의 애칭을 불렀다.

울컥하는 듯한 인철의 목소리에 윤아는 목구멍에 뭔가 막힌 듯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윤아가 아랫입술을 깨물며 무언가를 말하려고 할 때, 팔뚝이 꽉 조여오며 반응을 하기도 전에 인철의 품에서 끌려 나왔다.

익숙하지만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다른 숨결이 느껴졌다.

윤아가 멈칫하며 고개를 들자, 수현의 까만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사랑스럽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지만, 말투에는 불만이 서려 있었다.

“몇 살이길래 아직도 아빠를 부르며 울어?”

말을 마친 수현이 그녀의 눈가를 부드럽게 닦아주었다.

윤아가 난처해하며 눈을 깜빡였다.

품이 갑자기 비어버린 인철은 그 장면을 보며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수현을 보며 마음속으로 혀를 찼다.

‘저 나쁜 새끼.’

겉으로 보기에는 윤아를 걱정해서 아이라고 꾸짖으며 아빠를 붙잡고 운다고 했지만, 실제로 수현은 윤아가 다른 사람과 많은 스킨십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인철은 사위의 질투심이 이렇게 커, 장인인 자신까지 질투할 줄은 몰랐다.

생각을 마친 인철은 윤아를 당당하게 끌어안는 수현을 보았다.

윤아는 아무것도 의식하지 못한 듯 그의 품에 안긴 후 그에게 기대기까지 했다.

‘흥, 나쁜 자식! 공주를 뺏어가다니!’

옆에 있던 두 운전기사는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싱글벙글하고 있었다.

“윤아 아가씨, 가족들 다 함께 오셨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다른 사람들은요?”

가족 얘기를 꺼내자, 윤아의 얼굴이 붉어졌다.

“저희가 먼저 나왔어요.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곧 나올 거예요.”

과연 그녀가 말을 마치자, 진태범과 이선희가 뒤따라 나오고 있었다.

딸에게 모든 관심을 쏟던 인철은 진태범과 이선희 그리고 쌍둥이를 보자 시선을 뺏겨 더 이상 윤아에게 관심을 줄 틈이 없었다.

어른들끼리 할 얘기도 있고, 아이들도 놀아줘야 하고 바빠서 틈이 없었다.

중간에 끼인 윤아와 수현은 자연스럽게 옆에 방치되었다.

인사말이 다 오간 후에야 모두 차에 올라탔다.

어른들끼리 할 얘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