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문밖에 있는 수현은 왜 그런 물건이 필요한지 이해되지 않는 말투로 되물었다.수현은 윤아가 어떤 옷을 가져오는 것을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태블릿을 요구할 줄은 몰랐다.수현은 잘못 들은 줄 알고 잠시 침묵을 지키다 다가가서 재차 질문했다.“뭐가 필요하다고?”태블릿을 가져다 달라고 하는 것 자체가 민망했던 윤아는 수현이 다시 한번 되물을 줄은 몰랐다.윤아는 어쩔 수 없이 다시 답했다.“태블릿 가져다줘. 영화 보고 싶어.”수현은 밖에서 침묵을 지키다, 잠시 후 다시 물었다.“샤워할 때 영화를 봐?”윤아는 쑥스러워하며 대답했다.“반신욕 하고 있어. 얼른 태블릿 좀 가져다줘.”반신욕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자, 밖은 또 한참 조용해졌다.이어, 욕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소리가 들리자, 윤아는 깜짝 놀라며 수현이 볼까 봐 무의식적으로 몸을 욕조 안으로 더 움츠렸다.아니나 다를까, 욕조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욕실 문이 열리더니 수현이 들어왔다.“뭐해?!”비록 평소에도 스킨십을 하지만, 윤아는 반신욕을 할 때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익숙하지 않았다.욕실에 들어선 수현은 욕조에 누워있는 윤아를 발견했다. 그를 피해 통째로 욕조에 움츠러들어 가서 머리만 위로 내밀고 있었는데 어깨조차 보이지 않았다.욕조의 물에도 부력이 있기에, 윤아가 이런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힘을 들여야 했다.그녀는 욕조 가장자리에 손을 올렸는데 손에 물기가 있어 버티기 힘들었다. 심지어 물은 그녀의 얼굴까지 차올랐다.곧 물이 그녀의 입가까지 가려고 하자 수현은 어쩔 수 없이 다가가 손을 내밀어 두말없이 그녀를 물에서 건져 올렸다.물속에 있어 거절할 틈도 없이 수현의 힘까지 더해져 윤아는 그저 무참히 그에게 건져졌다.윤아는 그에게 보이기 싫어 물속에 들어갔던 것인데, 다 보여주고 심지어 닿기까지 했다.“뭐 하는 거야!”윤아가 가슴을 가리며 약간 화난 말투로 쏘아붙였다.그녀의 반응에 수현은 어이가 없었다.“됐어. 어디를 내가 안 보고, 안
윤아가 거절하기도 전에 수현이가 단추 몇 개를 풀고 있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이제야 그가 같이 욕조에 들어가 목욕하자고 한 게 농담이 아니라 진심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그녀는 당황해하며 말했다. "아니, 괜찮아. 나 혼자 하면 되니까 내 패드나 갖다 줘.”수현이는 못 알아들은 듯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심심하지 않아? 내가 같이 있으면 패드 볼 필요 없잖아.”윤아는 할 말을 잃었다. "..."마음은 정말 고마웠지만, 그녀는 사실 패드를 더 원했다.그리고 수현이가 단순히 목욕하고 싶어서 이러는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이렇게 생각한 윤아는 자기도 모르게 생각한 것을 말해버렸다. "너가 그냥 목욕 같이해준다고.?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거 아니고?”그녀의 말을 듣고 수현이는 잠시 하던 일을 멈추더니 입꼬리를 치켜들고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다른 꿍꿍이 있다는 거 많이 티 났나?”말이 끝나자 그의 시선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 어디론 가에 떨어졌다.윤아는 다시 물속으로 가라앉으려 했지만, 가라앉기도 전에 수현이에게 팔이 잡혔다."우리 이미 부부인데 이렇게 숨어서야 하겠어?”"그래도 이렇게 보여주긴 싫으니까 놔줘.”"안 놔.”그는 큰 손으로 윤아의 연한 살을 움켜쥐고 말했다. "나랑 같이 몸 담그겠다고 약속하기 전에는 안 놓을 거야.”그는 말로는 그녀의 허락을 구하는 것 같았지만, 옷을 벗은 손은 조금도 멈추지 않았다. 한 손으로는 그녀의 팔을 잡고 있었고, 다른 한 손으로는 자기의 셔츠를 이미 벗어버렸다.그리고는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떡하지? 이렇게 벗었는데, 네가 담그지 말라고 하면 감기 걸릴 것 같은데?”"너, 너!”그의 벌거벗은 모습과 뻔뻔한 표정을 보고 윤아는 갑자기 어이가 없었다. 너라는 말을 한참 동안 하다가 결국 한마디 뱉어냈다. "안돼, 너는 담그면 안 돼, 너는 아직 깨끗하게 씻지 않았어.”"그래." 수현이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깨끗이 씻으면 같이 담글 수 있다는
윤아가 이 질문에 대답하기도 전에, 그녀의 팔이 또 수현이한테 잡혔다. 그녀는 수현이에게 끌려 그의 품으로 옮겨졌고, 등은 그의 따뜻한 가슴에 닿았다."너...”윤아는 긴장해서 몸부림치려고 했지만, 수현이는 그녀를 힘껏 껴안았고, 팔은 마치 쇠사슬처럼 그녀의 몸에 감쌌다.그녀의 귀 뒤쪽에 따뜻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피하지 마."수현이의 얇은 입술이 그녀의 귀에 닿아 귓속말로 말했다."그냥 가만히 안고만 있을 테니까 피하지 마. 더 피하면 무슨 짓을 할지 나도 몰라."그의 말은 그녀를 위협하는 것 같았다.튀지 않으면 그녀를 건드리지 않겠지만, 피하면 무슨 일이 생겨도 그를 탓할 수 없다.그녀는 그의 말에 반박하고 싶었지만, 그가 말한 대로 하는 성격이라는 생각에 그의 품에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응.""약속할게.”그의 목소리는 점점 낮아졌다.이런 목소리로 장담하는데 아무리 들어도 믿으면 안 될 것 같았다.그래서 윤아는 그를 믿지 않았다. 근데 생각과는 다르게 긴 시간 동안 그는 정말 그녀를 안고 있었을 뿐, 다른 일은 하지 않았다. 심지어 손가락 하나도 함부로 움직이지 않았다. 윤아는 갈수록 긴장이 풀렸다.그녀는 잠시 생각했다. '여기는 우리 아버지의 집인데, 만약 정말 여기서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너무 이상하겠지?'다행히도, 수현이는 약속을 지켰다.그래서 윤아는 완전히 긴장을 풀고 그에게 몸을 기대고 눈을 감고 이 순간의 즐거움을 만끽했다.뜨거운 물이 온몸의 피로를 씻어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수현이의 몸을 등받이로 하니, 이전의 욕조와 비교하면 더할 나위 없이 편했다.그녀는 수현이가 그렇게 열정적이지만 않는다면 자연스럽고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그거로 생각하며 슬쩍 웃었다.두 사람이 욕조에 20분 가까이 몸을 담그자, 수현이가 이제 나가자고 제의했다.겨울에는 아무도 이런 따뜻한 곳을 떠나고 싶지 않을 것이다.윤아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수현이의 말을 듣고 그녀는 그의 제안
"빨리 몸 닦고 입어. 그리고 이따 나가서 감기 걸리지 않게 깨끗한 잠옷으로 갈아입어.”수현이는 이 말을 하며 자기도 가운을 입었다. 그가 다 입고 나서 윤아가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입을 오므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모습이 웃기지 않을 수 없었다."왜? 내가 계속 담그지 말라고 해서 나 원망하는 거야?”그녀는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애처로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수현이는 마지못해 손을 뻗어 그녀의 코를 만지며 말했다. "됐어, 그냥 목욕하는 거잖아. 내일 다시 담그면 안 될까?”"내일이 오늘이랑 같아?”사실 그녀는 오늘 피곤해서 욕정에 몸을 담그며 피로를 푼 것이었다. 내일이면 오늘처럼 여유 있게 즐길 수 없을지도 모른다..게다가 그녀는 매일 목욕하는 습관도 없다."너무 오래 담그면 몸에 안 좋아.”말을 마친 수현이는 더 그녀와 따지는 것이 귀찮아 손을 뻗어 그 자리에 서서 나가기 싫어하는 윤아를 끌어안아 들었다.수현이는 윤아를 욕실에서 바깥 옷장 앞까지 안아서 갔다. 그리고 그녀를 내려놓은 뒤 옷장을 열어 안에 가지런히 걸려있는 옷들을 보며 물었다. "오늘은 어느 잠옷 입고 싶어?”물어보면서 옷을 뒤적거렸는데, 한참을 뒤졌는데도 윤아의 대답을 듣지 못했다.그가 고개를 돌려 보니, 윤아는 여전히 아까 욕실에서의 그런 애처로운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수현이는 그런 그녀를 말없이 쳐다보았다. "이미 나왔는데 아직 화가 안 풀렸어?”윤아는 말이 없었다.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수현이는 자신이 그녀를 달랠 수 없을 것 같아서 아예 묻지 않고 그 안에서 자신의 맘에 드는 예쁜 잠옷을 골라 윤아에게 건넸다."빨리 갈아입어.”가운은 이미 물에 젖어서 이렇게 오랫동안 있으면 감기에 걸릴까 봐 걱정했다.그러나 윤아는 여전히 화가 난 듯 움직이지 않고 서 있었다."안 입어?”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수현이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내가 입혀주기를 기다리는 거야?”가만히 서서
이 말을 들은 수현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자신의 팔을 감싸 안은 하얀 팔에 눈을 돌렸다."그래서, 나를 믿기는 한다는 얘기지?”"물론이지.”윤아는 수현의 눈에 스치는 웃음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아낌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이번에 돌아가면 부모님과 따로 사는 건 어때?”수현은 윤아의 여린 팔을 잡으며 말했다.이 말을 들은 윤아는 잠시 멍해 있었다."따로 산다고?”"응,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게 불편하지 않아?”윤아는 눈을 깜빡이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디가 불편해? 집도 크고 방도 많고, 따로 살면 윤이랑 이는 어떡하고?”따로 사는 건 사실 수현의 사심이다.부모님과 함께 살기에는 하인들이 너무 많았다. 게다가 계속 드나드니 그들의 사적인 공간은 그들의 방뿐이었다.다른 건 몰라도, 부모님과 아이들 앞에서 그녀를 자신의 다리 위에 앉혀 안고 싶어 하는 것마저 불편했다.한 번, 두 번이면 그도 참을 수 있다.하지만 횟수가 많아지자 수현은 애가 탔다. 분명히 자기 여자인데,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으므로 자기 맘대로 애정표현도 못 하면서 많은 불편함을 느꼈다.사실 이번 일이 없어도 수현은 설을 쇤 후에 그녀와 분가에 관해 얘기를 나눌 계획이었다. 근데 급한 마음에 아직 설을 쇠지도 않았는데 이미 그녀에게 계획을 알려 주었다."내가 이제 말하는 내용이 기분 나쁠 수도 있지만, 부모님은 윤이랑 훈이를 많이 좋아하셔. 게다가 지금은 일도 별로 안 하시니까 시간이 있으면 윤이랑 훈이를 잘 돌볼 수 있을 거야.”말이 여기까지 나왔는데 윤아가 무슨 뜻인지 알아듣지 못할 리가 없었다.윤이와 훈이를 그의 할아버지와 할머니한테 맡기고 싶다는 뜻이다.하지만 그녀는 입술을 오므리며 안타까운 듯 말했다."아이들을 위하는 건 알겠지만, 아이들 엄마로서 애들이 아직 이렇게 어린데 내 곁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아.”더구나 그녀는 이전의 기억이 없으므로 이때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더 많은 기억을 갖지 않으면 앞으로는 점점 힘들어질 것이다. 그녀도
윤아는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왜 그래? 내 제안에 무슨 문제 있어?”"없다고 생각해?"수현의 말투는 좀 거칠었다."우리가 다시 만난 지 고작 시간이 얼마인데? 함께 있는 시간은 또 얼마나 되는데? 나는 단지 우리 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었을 뿐인데. 너는 뭐? 나보고 혼자 가라고? 양심도 없는 여자야 진짜.”말을 마치자 그는 아직도 화가 난 듯 손을 뻗어 그녀의 이마를 세게 치려고 했지만, 닿을 즈음에는 때리기 아까워 결국 그녀의 하얀 이마에서 살짝 스치는 수밖에 없었다."양심 없어.”윤아는 그의 손이 자기 이마에 스치자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자신의 이마를 막으며 어색하게 말했다."난, 난 네가 그런 생각을 하는지 몰랐어, 넌 불편하다고만 했지, 나랑 단둘이 있고 싶다고는 말하지 않았잖아.”"바보.”그녀의 이마를 치는 것이 아까워서 그는 결국 그녀의 부드러운 볼을 꼬집으며 말했다."그걸 말이라고. 내 뜻을 그렇게도 모르겠어?”사실 그는 세게 꼬집지 않았다. 단지 윤아는 볼을 이렇게 꼬집혀 있는 것이 좀 민망해서 손을 뻗어 그를 밀쳐냈다."다음에는 그냥 솔직히 말해, 뭐 또 말을 그렇게 돌려 해?”이 일이 대충 이렇게 지나갔다고 생각했는데, 수현이 갑자기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정말 할 말이 있으면 솔직히 해?”이 질문에 윤아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수현이 말했다. "그럼 나랑 나가서 살자.”수현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나랑 같이, 응?"이 말을 할 때 수현의 말투는 부드러웠고, 눈도 그녀만 빤히 쳐다보았는데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러웠다.이것에 윤아는 하마터면 그를 못 이겨 승낙할 뻔했다.하지만 막판에 두 아이의 귀여운 얼굴이 떠올랐다. 자기의 팔짱을 끼고 엄마 하며 부르는 모습을 말이다.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지금의 윤아는 남편과 아이 중 어느 쪽도 쉽게 선택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여기까지 생각한 그녀는 즉시 고개를 가로저었다."안 돼.”안 된다는 말에 수현은 놀
“됐어.”수현의 품에 안긴 윤아는 그가 낮은 목소리로 됐다고 하자 기분이 착잡했다.뭐가 됐다는 거지? 설마 말이 많아서 귀찮다는 건가?“난 네가 한 말로 족해.”수현의 말에 윤아는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적어도 너의 마음속에 나도 애들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거잖아.”수현은 윤아를 안고 이마에 가볍게 키스했다.“늦었다. 얼른 자자.”수현은 윤아를 놓아주고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윤아는 옆으로 누워 수현을 바라봤다.“그럼 일단은 이사 안 해도 되는 거지? 계속 이렇게 다 같이 지내는 거지?”수현은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지금으로써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일단 생각을 뒤로 미루는 수밖에 없었다.“응, 일단은 같이 지내자. 근데… 아이들이 크면 우리 나가서 살아도 되겠지?”아이들이 크면?윤아가 곰곰이 생각해 봤다. 올해 다섯 살, 곧 새해가 다가오긴 하지만 아이들이 클 때까지 기다리면 사실 아직 멀었다.윤아는 아직 머나먼 미래의 일로 수현이 기분 나빠하는 게 싫었다. 그래서 일단 말이 나왔으니 그러자고 했다.“그래.”수현의 눈빛이 초롱초롱해졌다.“약속했다? 나 속이면 안 돼.”“응.”수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앞으로도 무르기 없기다. 그때가 되면 지금처럼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거야.”“알았어.”수현은 윤아의 말투가 어딘가 피곤해 보인다는 걸 눈치챘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윤아는 무거운 눈까풀을 이길 힘이 없어 끄덕끄덕 졸고 있었다.비몽사몽인 상태에서도 그와 대화하려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던 수현은 윤아의 볼을 만지작거리더니 부드럽게 말했다.“늦었다. 얼른 자.”“응, 잘자.”윤아가 코맹맹이 소리로 대답하며 잠에 들려다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눈을 찌푸리며 말했다.“너도 일찍 자. 밤새우지 말고.”졸려서 정신도 못 차리면서 그에게 빨리 자라고 당부하는 모습에 수현은 자기도 모르게 윤아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했다.“그래, 같이 자자.”“잘자, 심공주.”잘 자라는 말을 윤아가 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대꾸하
수현의 목소리는 잠겨 있었다. 금방 깨서 그런지 나른한 게 퍽 섹시했다.윤아는 수현의 목소리에 매혹되어 한참 멍해 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응.”수현이 반쯤 감은 눈으로 핸드폰을 꺼내 한번 확인하고는 다시 내려놓았다. 그러더니 윤아를 당겨 품에 꼭 끌어안았다.“아직 일러. 조금 더 자도 돼.”윤아도 더 자고 싶어서 자세를 바꾸려했다. 한 자세로 너무 오래 있으니 손이 다 저렸다.하여 수현이 끌어안자 자기도 모르게 소리 내 말했다.“나 자세 좀 바꾸자. 일단 이거 풀어줘.”눈을 감고 다시 잠에 들려던 수현이 다시 눈을 뜨고는 윤아의 허리에 감은 손을 풀어줬다.윤아가 자세를 바꾸자 수현은 다시 윤아에게 바짝 붙어 꼭 끌어안았다.“됐어? 자자.”“응.”윤아는 눈을 감고 다시 잠을 청했다.아까는 되게 졸렸는데 이리저리 움직이다 보니 정신이 말짱해졌다. 눈을 감아도 잠이 오지 않았다. 결국 다시 눈을 뜨고 가만히 누워있을 수밖에 없었다.잠이 오지 않을 때 침에 누워있는 게 더 힘들었다. 이런 상황에 수현이 허리까지 감싸고 있자 순간 그 팔이 천근만근으로 느껴졌다. 너무 무거웠다.이렇게 생각할수록 윤아는 점점 불편해져서 몰래 손을 내밀어 허리에 올려놓은 수현의 손을 밀어내려 했다.수현이 자고 있었길래 깨우기 싫어 아주 살금살금 행동했다. 손을 밀어내고 몰래 아래층으로 내려가 무슨 일로 이렇게 복작복작한지 확인해보고 싶었다.하지만 수현의 팔은 생각보다 단단했고 밀어낼 수가 없었다.“…”윤아는 어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밀어내려 했다. 그러다 결국 팔을 밀어내기는커녕 수현을 잠에서 깨우고 말았다. 윤아는 거칠어진 수현의 숨소리를 들으며 그가 잠에서 깼음을 눈치챘다.“다 잤어?”아니나 다를까 수현이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수현이 깼으니 윤아는 더 눈치 볼 것도 없이 이렇게 말했다.“응, 깨니까 다시 잠들기 힘드네. 시끄럽길래 혹시나 무슨 일이 있나…”윤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수현이 그녀를 번쩍 들어 올렸다. 정신을 차려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