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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5화

할머니의 기대 어린 시선에 훈이는 조금 어색해졌지만, 그는 정말 남에게 업히는 버릇이 없었다.

윤이와 다르게 훈이는 엄마 외에는 다른 사람과 가깝게 지내지 않았다.

훈이의 윤이처럼 붙임성 있는 성격이 아니었다.

“훈아?”

선희가 그를 부르자, 훈이는 얼른 답했다.

“할머니, 얼른 가요. 더 늦으면 엄마를 따라잡기 힘들 거예요.”

훈이의 대답을 들은 선희는 그를 업을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래 뭐, 손이라도 잡는 게 어디야.’

반짝이가 달린 외투를 입고 있어서 아이가 등에 업히면 불편했을 것이었다.

그래서 선희는 포기하고 훈이의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갔다.

더 이상 업겠다는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 어린 훈이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공항 출구.

인철과 두 운전기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 오래 기다린 탓인지 인철은 참을성 없이 물었다.

“착륙한 지가 언젠데, 얘는 왜 아직도 안 나와?”

옆에 있던 운전기사가 급해하는 인철을 보며 위로했다.

“급해하지 마세요. 설이 곧 다가오니 챙겨오신 물건이 많으신가 봅니다. 짐 찾는 데도 시간이 걸리나 봐요.”

기사의 말을 들은 인철도 그렇다고 생각이 되어 더 이상 너무 급해하지 않았지만 조급함은 숨길 수 없어 담배를 태우기 시작했다.

몇 분 지나자, 옆에 있던 운전기사가 갑자기 기쁨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어르신, 저기 윤아 아가씨 아니에요?”

딸의 이름이 들려오자, 인철은 얼른 고개를 돌려 그가 말한 방향을 보았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익숙한 인영은 보이지 않았다.

“어디? 난 왜 안 보이지?”

“저기요!”

기사가 손끝으로 한 방향을 가리켰다. 그가 가리킨 방향을 보았지만, 인철은 여전히 딸을 발견하지 못했다.

운전기사에게 눈이 어두워 잘못 본건 아닌지, 운전기사로 일하는 게 위험하지 않은지 물어보려고 한 찰나에 익숙한 인영이 보였다.

그 사람을 보자 인철의 눈에 웃음이 서렸다.

진수현.

곧 인철은 수현의 등 뒤에 업힌 여자아이를 보았다.

자기 딸이 아닌가.

인철은 말문이 막혔다.

운전기사가 웃으며 말했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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