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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Chapter 481 - Chapter 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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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1화

하지만 임장덕은 알면서도 사실 그대로 말하지 않았고 그저 웃으며 한마디 했다.“세호 동생, 우리 현광서원이 연맹을 제의한 이상 당연히 그만한 계획을 갖고 있어. 내가 자세히 말하지.”“형님, 말씀하세요...”온세호가 임장덕의 말에 귀를 기울이자 임장덕은 망설이는가 싶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애초에 연맹이 실패한 것은 우리 8대 가문과 6대 종문이 협력하지 못했기 때문이야. 물론 더 중요한 이유는 연맹을 맺고 맹주를 선정하지 않아 아무도 자기의 역할을 몰랐기에 더욱 소란스러웠었지. 그러다가 결국 실패로 돌아갔어. 그래서 우리 현광서원 원장의 뜻은 이번에 연맹을 결성한 가문과 종문에서 맹주를 뽑아 우리 연맹을 지휘하자는 것이야.”말을 마친 임장덕은 뜨거운 눈빛으로 무대 아래를 바라보며 사람들의 반응을 살폈다.아니나 다를까 그의 예상대로 회의장은 또 한 번 발칵 뒤집혔다.이번에는 거물들조차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한 채 눈에 불타오르는 욕망을 비추고 있었다.8대 가문과 6대 종문 사이의 맹주, 이 얼마나 매혹적인 자리인가!하지만 한빛궁의 현지수는 얼굴에 수심이 가득해 보였다. 스승님이 없어 그녀가 대신 수련자 대회에 참가하러 왔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 전혀 몰랐기 때문이었다.‘한빛궁은 이 연맹에 동의해야 할까...’그녀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몰랐고 스승님 대신 결정할 엄두는 더더욱 내지 못했다.한참 고민하던 현지수는 진도하를 보며 물었다.“우리 한빛궁은 연맹에 동의해야 할까요?”그러자 진도하는 바로 고개를 가로저었다.“당연히 동의하지 말아야죠.”진도하의 말에 현지수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물었다.“원인을 물어봐도 될까요?”진도하는 피식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현광서원의 목적이 과연 연맹일까요?”“네? 연맹이 아니면 뭐죠?”현지수는 의아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쳐다보았다. 진도하의 말이 도저히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진도하는 현지수같이 영리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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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현광서원의 임장덕의 말은 확실히 이치에 맞는 정확한 말이었다. “실력이 좋은 사람이 맹주가 되는 것, 아주 공평하네요!”선비 같은 사람은 한마디 감탄을 내뱉고 자리에 앉았다.회의장은 또다시 들끓기 시작했다.자기가 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들뜨고 부푼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심지어 거물들조차 마음이 흔들리는 게 눈에 선명히 보일 정도였다.“8대 가문, 6대 종문의 맹주가 될 수 있다면 분명 자신의 가문과 종문에 유리할 거예요.”“게다가 각 가문과 파벌 모두를 다스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권리입니까? 만약 기회를 틈타 그들이 전부 맹주와 한 팀이 된다면 그것보다 더 큰 이익이 어디 있겠어요?”각 가문의 가주, 장로들, 그리고 종문의 수장과 장로들은 어떻게 이익을 극대화할 것인지를 계산하고 있었다.바로 이때 임장덕이 또 한 번 듣기에 공평한 것 같은 말을 했다.“연맹을 맺고 용천섬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로 한 이상, 그 누구든 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어요. 당신이 가문의 자제든 아니면 종문의 제자든, 충분한 자신감만 있으면 그 누구든 앞으로 나와 겨룰 수 있어요.”여기까지 말한 임장덕은 잠시 말을 멈추더니 회의장 안을 한번 쓱 둘러봤다.그러고는 사람들을 향해 물었다.“다들 제 말을 어떻게 생각하나요?”“전혀 문제없다고 생각합니다.”그때 누군가가 일어나서 맞장구를 쳤다.“그렇게 하면 충분히 공평하게 겨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괜찮다고 봅니다.”또 누군가가 일어서더니 한마디 보탰다.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일어나서 호응하는 것을 본 진도하는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허허...”주위 사람들이 진도하를 쳐다보며 불쾌한 내색을 드러냈지만 진도하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옆에 있는 현지수는 진도하가 사람들의 화를 불러일으킬까 봐 그의 팔을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왜 웃어요?”진도하는 손으로 코를 한번 만지더니 이내 대답했다.“사람들이 너무 어리석어서요.”“네? 왜요?”현지수가 의아한 얼굴로 묻자 진도하가 대답했다.“각 가문과 종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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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겉으로는 공평해 보이지만 사실 모든 것은 현광서원이 장악하고 있는 거죠.”현지수는 깊은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다.진도하가 모든 내용을 다 말하자 현지수는 드디어 그 내부에 있는 그들의 속셈을 알게 되었다.진도하의 말처럼 현광서원에 아무런 좋은 점이 없다면 그들은 굳이 이렇게 쓸데없는 짓을 할 필요가 없었다.여기까지 생각한 현지수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진도하를 보며 물었다.“그럼 우리 한빛궁은 연맹에 동의해야 할까요? 무술을 겨루는 데에 참가해야 할까요?”진도하는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말했다.“만약... 모든 가문과 종문이 연맹에 동의하면 한빛궁도 동의하는 게 좋을 거예요.”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 현지수는 진도하의 말뜻을 바로 알아차렸다.이어 진도하가 계속 말을 이었다.“하지만 무술을 겨루는 건 좀 이따 제가 나갈게요...”진도하는 피식 웃더니 한마디 덧붙였다.“맹주가 되어 재미라도 한번 볼까요...”현지수는 진도하의 말이 자신에게 하는 말인지 아니면 혼잣말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의 웃음을 보고 덩달아 같이 웃었다.그녀는 알고 있었다. 만약 진도하가 나간다면... 현광서원의 모든 계획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바로 이때 임장덕이 무대에 오르더니 큰소리로 외쳤다.“이제 모든 설명을 마쳤으니 여러분도 어느 정도 자기만의 생각이 있을 거라 예상합니다. 우리가 연맹을 맺은 목적과 맹주를 선출하는 방식에 대해 이제... 다 같이 선택해보죠. 연맹의 결성을 원하는 가문과 종문은 남으시고 원하지 않는 사람은 우리 현광서원도 강요하지 않을 거예요. 미안하지만...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곳을 떠나주세요.”임장덕의 말에 회의장이 다시 들끓기 시작했다.그들은 모두 연맹을 맺을지 말지를 논의하고 있었다.물론 이 사람들은 모두 가문의 자제와 종문의 제자들로 그저 마음속의 생각을 말하고 서로 토론할 뿐 정작 실제 결정을 내릴 사람은 그들이 아니었다.이들도 이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열렬히 토론은 하지만 결정은 결국 집안의 가주와 파벌의 수장에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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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네, 시작합시다! 우리 모두 연맹의 결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주위의 누군가가 재촉했지만 임장덕은 그 재촉에 개의치 않고 웃으며 말했다.“다들 경기장으로 이동해 주세요.”말을 마친 그는 무대에서 내려온 후 대회장을 걸어 나갔다.8대 가문과 6대 종문 사람들도 모두 일어나 임장덕을 따라 대회장을 나섰다.현지수와 진도하는 마지막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두 사람이 일어나자마자 조원휘는 조씨 집안의 자제들을 이끌고 진도하 앞으로 가더니 진도하를 아래위로 훑어보며 아니꼬운 내색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는 그저 독기 서린 눈빛만 내보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진도하도 조원휘를 똑바로 쳐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마주 보고 있는 두 사람의 눈에는 분노가 가득했고 서로 들끓는 분노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자네가 진도하인가?”조원휘가 먼저 입을 열었다.“그렇다만.”진도하가 아무런 표정 없이 대답했다.“자네가 내 아들의 결혼을 망쳤다지?”조원휘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진도하를 쳐다보며 물었다.하지만 진도하는 그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 되레 물었다.“사람을 보내 나를 죽이려 한 사람이 당신인가?”조원휘 역시 진도하의 말에 아무런 대답 없이 그저 그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돌아섰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이미 살기가 가득했다.진도하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조원휘의 뒷모습만 바라보며 빙그레 웃었다.조원휘가 지금 맹주 자리를 노리고 있지 않았다면 분명 자기를 공격할 거라는 것을 진도하도 잘 알고 있다.하지만 진도하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그는 진작부터 속으로 수련자 대회가 끝나고 용천섬에 대한 정보를 얻은 후, 조씨 가문을 찾아가 지난번 일을 따지기로 계획하고 있었다.“가죠, 저희도 가보죠.”진도하가 현지수를 보며 말하자 현지수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진도하를 따라 대회장을 나섰다.가는 길에 현지수는 몇 번이고 진도하에게 조씨 집안의 일을 물어보고 싶었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진도하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기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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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이주안은 난감한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도하 형님이 참가하면 우리 이씨 가문은 참가하지 않으려고요.”진도하는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이주안이 여기에 온 목적을 알았다. 틀림없이 이주안의 할아버지가 용천섬의 정보를 얻기 위해 그를 보냈을 것이다.진도하가 막 대답하려 할 때 이주안이 계속 말을 이었다.“만약 도하 형님이 참가하고 싶은데 자격이 없다면 우리 이씨 집안에서 도와드릴 수 있어요. 도하 형님, 우리가 형님 아우 사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꼭 저희를 위해 나설 필요는 없어요. 도하 형님이 원하신 대로 하시면 돼요. 그리고 이 말은 저의 할아버지가 도하 형님에게 전하라고 한 거예요. 아시다시피 저는 이씨 가문의 자제로서 할아버지의 명령을 꼭 들어야 해서...”그 말에 진도하는 급히 손을 흔들었다.“주안 동생, 그렇게 구구절절 말할 필요 없어요. 다 이해합니다. 저를 어려워하지 않아도 돼요.”진도하는 이주안 할아버지의 뜻이 사실은 진도하가 이씨 가문을 대표해서 나가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러나 이주안은 도덕적 잣대를 진도하에게 과도하게 들이밀고 싶지 않았다. 순간 진도하는 속으로 이주안에게 매우 감동했다. 어린 나이인 이주안이 우정에 이렇게 마음을 다할 줄 몰랐기 때문이었다.다시 말해 진도하는 이주안의 직설적인 성격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이주안에게 진도하는 갓 사귄 친구이고 다른 한 사람은 자기 할아버지로 어른이다.그는 할아버지의 말씀을 전해드리기는 하되 갓 사귄 친구에게 강요하지 않았고 모든 선택을 친구에게 맡겼다.게다가 이주안은 진도하에게도 분명히 말했다. 이것은 자기 뜻이 아니라 그저 말을 전달하는 것뿐이라고... 그래서 많은 것들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진도하는 이주안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주안 동생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경기는 참가할 거예요. 한빛궁을 대표해서.”진도하 역시 이주안에게 이것저것 숨기며 우물쭈물하지 않았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어쨌든 진도하는 한빛궁을 따라 이곳에 들어왔으니 당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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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사실 임장덕의 이 말은 일부러 사람들의 화를 불러일으키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도 다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도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먼저 올라가는 사람이 손해라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력이 아무리 강해도... 상대할 사람이 한 명이 아니라 한 명 또 한 명이었기 때문이었다.한 번의 경기가 끝나면 영적 기운을 보충할 수는 있었지만 갖고 있는 수단을 거의 다 써버렸을 때 그 상태로 계속 경기를 하다 보면 분명 다른 사람들이 어느샌가 그 수단을 간파해 그들에게 치명적인 한 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먼저 무대에 오르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그들은 모두 그저 다른 사람들이 오르는 것을 지켜보고 싶어 했다.특히 유명한 가문의 가주와 장로들, 각 종문의 수장과 장로들, 이런 큰 인물들은 더더욱 먼저 나서려 하지 않았다. 임장덕도 이런 상황은 예상하지 못한 듯 당황한 기색을 드러내며 다시 물었다.“첫 번째로 출전하려는 사람이 없습니까?”원형 광장의 주위는 조용할 뿐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그러자 임장덕은 난처한 기색을 드러내며 말했다.“그렇다면 맹주 자리를 놓고 경쟁할 사람은 추첨을 통해 순서를 정하도록 하겠습니다.”“추첨이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저 온유가 먼저 도전해 보겠습니다!”이때 또 온유가 나서며 말했다. 아마 더 이상 기다리기 귀찮은 것 같았다.그는 공중으로 날아올라 원형 광장의 중앙으로 뛰어들었다.임장덕도 그제야 얼굴에 화색을 띠었다.사실 처음에 임장덕은 온유가 귀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수련자로서 인내심이 전혀 없어 보였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임장덕은 온유가 너무 귀엽다고 느껴졌다.방금까지도 계속 재촉하던 온유였고 임장덕뿐만 아니라 현광서원을 상대로 맞서는 모습에 임장덕은 정말 짜증이 났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온유가 아주 마음에 든 임장덕은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그러면 여기는 온유 씨에게 맡길게요.”임장덕은 말을 하자마자 공중으로 휙 날아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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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유청하의 칼이 곧 온유에게로 날아들려는 순간, 온유가 외쳤다.“내가 졌어!”유청하는 순간 멍해졌고 칼은 공중에 매달려 있었다.그는 온유가 바로 항복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사실 유청하는 꿈에서조차 온유가 스스로 패배를 인정할 거라고는 예상한 적이 없었다. 그때 유청하는 곰곰이 생각했다.‘나중에 온유를 죽인 후에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고 하면 되지 않을까? 칼을 거두려 했을 때는 이미 칼이 온유에게 날아든 후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 게다가 모든 것이 번개처럼 빠르고 신속한데 미처 반응하지 못하는 것 또한 아주 정상적인 일이 아닌가?’여기까지 생각한 유청하가 온유를 향하는 칼을 그대로 온유에게 내리치려 할 때 온유가 큰소리로 외쳤다.“칼을 미처 거두지 못했다고 하지 마! 우리 모두 수련자야. 칼을 거두지 못할 수가 없어. 당신이 나를 진짜로 죽이려고 작정하지 않는 한...”온유의 목소리가 하도 커 경기장 내의 사람들도 모두 그의 말을 들었다. 유청하는 화가 잔뜩 났지만 어쩔 수 없이 칼을 회수했다. “그래, 눈치 하나는 빠르네!”“내가 한발 물러나지.”온유는 웃으며 말 한마디만 남기고 공중으로 휙 뛰어올라 광장 밖으로 나갔다.경기장 안의 사람들은 그 광경에 모두 어리둥절해졌다.그들은 첫 번째 도전자로 나선 온유가 아예 시도도 하지 않고 패배를 인정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그것도 이렇게 깔끔하게 항복할 것은 더더욱 생각하지 못했다.사실 그는 시합하러 간 것이 아니라 소란을 피우러 온 것이었다.온유가 온씨 가문이 있던 자리로 돌아가자 온세호가 정색한 얼굴로 말했다.“온유야, 너는 우리 온씨 집안의 체면을 아예 구기는구나.”온유는 자신을 탓하는 가주의 말을 듣고 참지 못해 한마디 했다.“저는 경기가 빨리 시작했으면 하는 마음에 제일 먼저 올라간 거예요. 그런데 금단경의 무술 고수가 나올 줄 어찌 알았겠어요. 만약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더라면 저는 분명 죽었을 거예요.”온세호는 온유를 노려보며 아무 말 없이 가까스로 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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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그건 저도 모르겠어요.”진도하는 고개를 가로젓더니 또다시 온유를 쳐다보았다.키가 큰 온유는 온씨 집안의 맨 뒷줄에 있어도 눈에 바로 띠었다.하지만 그의 시선은 원형 광장 중앙이 아니라 현광서원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그의 행동과 시선을 본 진도하는 온유가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고 머리도 좋다는 것을 알았다. 보기에는 팔다리에 힘이 없는 것 같지만 사실 그는 모든 것을 숨기고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진도하의 짐작이 맞다면 온유는 현광서원의 생각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바로 이때 원형 광장에 남아 있던 유청하가 손에 참마도를 들고 외쳤다.“나와 맹주 자리를 놓고 경쟁할 사람이 또 있습니까?”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각 가문과 종문은 또다시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청양부의 유청하는 청양부에서 서열 3위 안에 드는 고수인 데다 금단경에 도달한 지 여러 해입니다. 아마 지금쯤 금단경 첫 번째 단계에 도달하지 않았을까요?”“네, 금단경의 첫 번째 단계가 아니어도 곧 도달할 겁니다. 이런 고수는 보통 사람들이 상대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옆에서 누군가가 그 목소리에 맞장구를 쳤다. “그러면 가문의 가주와 장로, 혹은 종문의 수장과 장로만이 그를 이길 수 있겠네요.”“맞아요. 어느 가문과 종문의 거물이 먼저 손을 쓸지 한번 지켜봐야겠죠.”그들은 분분히 토론하고 있었지만 나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유청하는 원형 광장 한가운데 서서 귀찮은 듯 말했다.“나오는 사람이 없으면 맹주 자리는 우리 청양부의 것입니다.”그의 말이 끝나자 주위는 잠시 몇 초 동안 조용해지는가 싶다니 이내 누군가의 포효소리가 들렸다.“그렇게 놔둘 수는 없죠!”이 포효와 함께 60세 정도의 노인이 광장 중앙 즉 경기장 안으로 뛰어들었다.구경꾼들은 이 사람이 바로 연씨 집안의 장로인 연지승인 것을 알아챘다.연지승은 경기장 중앙에 서서 장검을 들고 여유롭게 유청하를 바라보았다.순간 유청하는 깜짝 놀랐다. 연씨 가문에서도 이 대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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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불과 몇 초 만에 그들은 이미 백수를 겨루었다.원형 광장 전체에 검과 칼이 부딪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주위의 공기도 때때로 폭발음이 터져 나와 듣는 이들의 마음과 의지를 불태웠다.그러나 1분 후, 검과 칼이 부딪치는 소리가 사라졌고 연지승과 유청하의 모습도 그대로 멈췄다. 연지승의 검이 유청하의 어깨를 찔렀고 유청하가 들고 있던 칼이 허공에 뜬 채 연지승을 겨누고 있었다.유청하가 잠깐 정신이 팔린 사이 연지승이 먼저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다.“누가 이기고 누가 진 걸까요?”8대 가문과 6대 종문의 구경하던 제자들이 의문을 던졌다.“아직 승부가 나지 않은 것 같아요.”누군가 그들의 물음에 대답했다.“어떻게 승부가 나지 않았어요? 한눈에 봐도 연지승이 우위를 점하고 있어요. 그가 조금만 더 앞으로 검을 찌르기만 하면 유청하는 바로 죽을 거예요.”이 말에 누군가가 바로 일어서서 반박했다.“연지승이 검을 조금만 앞으로 찌르면 유청하가 다치거나 죽겠지만 연지승이 검을 더 앞으로 찌를 수 있을까요? 유청하의 칼이 허공에 있는 게 보이지 않습니까? 연지승이 한 발만 더 앞으로 나아가면 유청하의 칼은 바로 연지승을 내리칠 것입니다.”이 말도 일리가 있었다.바로 이때, 경기장의 연지승이 사람들의 예상과 완전히 반대로 움직였다.앞으로 나아가며 유청하를 향해 검을 더 찌를 줄 알았던 연지승은 오히려 앞으로 가지 않고 대신 검을 회수했다.실전 경험이 풍부한 연지승이 이렇게 빨리 자신에게 유리한 선택을 할 줄 몰랐다. 순간 유청하는 멍해져 손에 쥔 칼을 떨어뜨렸다. 연지승이 이런 선택을 할 줄 몰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유청하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그는 온몸에서 퍼지는 한기를 느꼈다.그 순간 연지승의 검이 빠른 속도로 다시 유청하를 겨눴고 당장 찌를 것 같았다.유청하는 한 걸음 물러섰던 연지승이 다시 앞으로 나서며 검을 휘두를 줄 몰랐기에 아무런 준비를 하고 있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연지승의 이 검은 곧장 유청하의 가슴을 찔렀다.연지승이 뒤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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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연지승은 한눈에 이 사람이 채씨 가문의 장로 채우영이라는 것을 알아봤다.채우영은 채씨 가문의 검법을 완전히 장악해 검을 휘두르는 게 예사롭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의 경지 또한 연지승과 마찬가지로 금단경의 두 번째 단계였다.강적을 만난 연지승은 절대 방심할 수 없었다.연지승은 장검을 들고 채우영과 마주 섰다.두 사람의 경지는 같았지만 풍기는 카리스마는 완전히 달랐다.채우영은 정말 강렬한 카리스마를 풍기고 있었다.하지만 카리스마는 겉모습일 뿐, 실제 겨루는 것은 누가 더 훌륭한 검법을 장악했는지, 누가 더 깊은 영적 기운을 가졌는지, 누구의 경지가 더 높은지였다.두 사람은 거리낌 없이 바로 맞붙었다. 탕! 탕! 탕!불과 몇 초 만에 그들은 수백 번의 수를 겨루었다.그들을 보고 있는 사람들은 눈앞의 광경에 머리가 어지러워질 지경이었다. 그들은 검이 부딪히며 내는 불꽃만 볼 수 있었을 뿐 두 사람의 손에 든 검은 너무 빨리 휘둘러진 탓에 모양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경지가 낮은 사람들은 그들의 검술도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또다시 몇천 번의 수를 겨룬 후, 연지승이 살짝 뒤처진 사이 채우영이 손에 든 검으로 연지승의 옷을 찢었다.깜짝 놀란 연지승은 순간 경각성을 높였다.하지만 두 명의 고수들이 겨룰 때 가장 두려운 것이 바로 먼저 겁을 먹는 것이다.곧 연지승의 검술에 허점이 점점 더 많이 드러났다.그리고 그 허점을 잡은 채우영이 끝내 검으로 연지승을 찔렀다.“연지승이 졌어요.”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진도하가 아쉬운 듯 한마디 했다.진도하는 연지승의 검술이 더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점점 뒤로 가면서 연지승이 겁을 먹는 바람에 그의 검술의 허점이 드러나게 되었다.그러다 보니 당연히 채우영이 이길 수밖에 없었다.진도하의 말에 옆에 있던 현지수가 물었다. “그걸 어떻게 아세요?”현지수는 누가 강하고 누가 약한지 알아보지 못했다.사실 그녀만 알아채지 못한 게 아니라 구경하는 사람 중 극소수만 빼고 대부분 알지 못했다.아무래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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