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동혁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는데 세화가 전에 그에게 집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엄명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벌써 직접 R시에 가서 이정산을 만났을 것이다. 동혁은 어쩔 수 없이 휴대폰을 꺼내 선우설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백효성에게 이정산을 찾아가 오늘 저녁 식사 전에 하 선생님을 모셔오라고 전해.” “그 아들놈과 병원에 가서 사람을 납치했던 부하들도 모두 와서 우리 부모님께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하고.” “만약 하 선생님 머리털이 하나라도 건드렸다면 R시의 이씨 가문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을 거라고도.” 이 말을 끝으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동혁은 비로소 분위기가 이상하게 조용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온 가족이 모두 놀라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하하, 이동혁, 너 정말 허풍 한번 대단하구나? 우리 남편이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셔도 감히 너처럼 그렇게 말할 수 없겠어.” 류혜연은 너무 웃겨 죽을 듯했다. 정신을 차린 류혜진은 동혁이 창피하여 땅속에 숨고 싶은 심정이다. “동혁아, 선생님한테 사고가 생겼는데, 지금 넌 여기서 허풍이나 떨고 있고? 생각이 있어?” 류혜진은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동혁 씨, 이번엔 당신 정말 너무한 거야!” 세화도 동혁을 노려보았다. “나도 가족들이 믿지 않는 거 다 알아. 그러니 그냥 두고 봐.” 동혁은 어쩔 수 없었다. 한편. 선우설리는 R시에 있는 백효성에게 연락해 동혁의 말을 전했다. 하원종이 납치된 사건은 이미 H시와 R시에 소문이 자자했다. 백효성은 전화를 받고 동혁까지 이 일에 나섰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갑자기 기뻐하며 덩실덩실 춤을 췄다. “이정산, 네놈, 넌 이번에 정말 큰일 난 거야. 그분을 감히 건드리다니.” 그렇게 흥분한 그는 곧바로 냉정을 되찾았다.동혁의 말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민하는 와중에도 흔적도 없이 이정산을 함정에 빠뜨릴 방법을 강구했다. 사람들에게 소문난 대로. 명절이 되면 백효성은 이정산 앞에 가 차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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