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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백효성의 전언

하지만 동혁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는데 세화가 전에 그에게 집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엄명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벌써 직접 R시에 가서 이정산을 만났을 것이다.

동혁은 어쩔 수 없이 휴대폰을 꺼내 선우설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백효성에게 이정산을 찾아가 오늘 저녁 식사 전에 하 선생님을 모셔오라고 전해.”

“그 아들놈과 병원에 가서 사람을 납치했던 부하들도 모두 와서 우리 부모님께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하고.”

“만약 하 선생님 머리털이 하나라도 건드렸다면 R시의 이씨 가문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을 거라고도.”

이 말을 끝으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동혁은 비로소 분위기가 이상하게 조용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온 가족이 모두 놀라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하하, 이동혁, 너 정말 허풍 한번 대단하구나? 우리 남편이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셔도 감히 너처럼 그렇게 말할 수 없겠어.”

류혜연은 너무 웃겨 죽을 듯했다.

정신을 차린 류혜진은 동혁이 창피하여 땅속에 숨고 싶은 심정이다.

“동혁아, 선생님한테 사고가 생겼는데, 지금 넌 여기서 허풍이나 떨고 있고? 생각이 있어?”

류혜진은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동혁 씨, 이번엔 당신 정말 너무한 거야!”

세화도 동혁을 노려보았다.

“나도 가족들이 믿지 않는 거 다 알아. 그러니 그냥 두고 봐.”

동혁은 어쩔 수 없었다.

한편.

선우설리는 R시에 있는 백효성에게 연락해 동혁의 말을 전했다.

하원종이 납치된 사건은 이미 H시와 R시에 소문이 자자했다.

백효성은 전화를 받고 동혁까지 이 일에 나섰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갑자기 기뻐하며 덩실덩실 춤을 췄다.

“이정산, 네놈, 넌 이번에 정말 큰일 난 거야. 그분을 감히 건드리다니.”

그렇게 흥분한 그는 곧바로 냉정을 되찾았다.

동혁의 말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민하는 와중에도 흔적도 없이 이정산을 함정에 빠뜨릴 방법을 강구했다.

사람들에게 소문난 대로.

명절이 되면 백효성은 이정산 앞에 가 차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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