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 저도 천미 씨에게 첫눈에 반했어요.” 이원용도 이정산이 자신의 마음을 이렇게 잘 알 줄은 몰랐다. 대뜸 고개를 끄덕였다. “회장님, 농담이 지나치시네요.” 천미는 안색이 어두워지며 속에서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저 이원용은 우리 아버지와 비교해도 나이가 별차이가 나지 않아.’ 사실 이원용의 아들조차도 천미보다 몇 살 아래일 뿐이었다. 지금 상대방은 그녀를 완전히 모욕하고 있었다. “심 조카가 싫다면 그냥 돌아가.” 이정산은 예의 따위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전 오늘 꼭 하 선생님을 모시고 돌아가야겠습니다.” 천미도 화를 냈다. 이정산은 콧방귀를 뀌었다. “뭐라고? 장해조도 나를 만나면 예의를 차리는데, 이 계집애가 감히 내 앞에서 날을 세워?” 이정산의 말이 끝나자 정장 차림의 남자들이 두 줄로 들어왔다. 그러더니 모두 천미를 노려보았다. “심 사장님, 돌아가시죠.” 선두에 선 고수 하나가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회장님, 오늘 일은 제가 꼭 기억해 두었다가 나중에 반드시 보답하겠습니다.” 천미는 화를 참으며 인사를 하고는 주저 없이 고개를 돌려 떠났다. 그녀는 이곳에 왔을 때부터 정원 내부를 어느 정도 파악했다. ‘이 정원 도처에는 이정산의 부하들이 족히 백 명은 있어.’ ‘만일 정말 내가 손을 쓴다면 내가 데려온 고수들만으로는 하 선생님을 모셔가기에 역부족이야.’ ‘잘못하면 오히려 나까지 여기에 붙잡힐 수 있어.’ 천미는 하원종이 당분간 아무 일도 없을 것을 알고는 돌아가서 다시 방법을 생각해 보기로 했다. “누가 가라고 했어? 저 여자를 데려와. 오늘 밤 나는 새 신랑이 될 거야.” 정신을 차린 이원용이 천미가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퍽! 이정산은 이원용의 뒤통수를 한 대 때렸다. “이 멍청아. 난 장해조에게 경고를 한 것뿐이야. 그와 생사결단을 낼 생각은 없어.” 이원용은 그제야 지시를 그만두었다. 그는 여전히 기분이 좋지 않았고 고개를 돌려 하원종을 보며
하지만 동혁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는데 세화가 전에 그에게 집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엄명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벌써 직접 R시에 가서 이정산을 만났을 것이다. 동혁은 어쩔 수 없이 휴대폰을 꺼내 선우설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백효성에게 이정산을 찾아가 오늘 저녁 식사 전에 하 선생님을 모셔오라고 전해.” “그 아들놈과 병원에 가서 사람을 납치했던 부하들도 모두 와서 우리 부모님께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하고.” “만약 하 선생님 머리털이 하나라도 건드렸다면 R시의 이씨 가문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을 거라고도.” 이 말을 끝으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동혁은 비로소 분위기가 이상하게 조용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온 가족이 모두 놀라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하하, 이동혁, 너 정말 허풍 한번 대단하구나? 우리 남편이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셔도 감히 너처럼 그렇게 말할 수 없겠어.” 류혜연은 너무 웃겨 죽을 듯했다. 정신을 차린 류혜진은 동혁이 창피하여 땅속에 숨고 싶은 심정이다. “동혁아, 선생님한테 사고가 생겼는데, 지금 넌 여기서 허풍이나 떨고 있고? 생각이 있어?” 류혜진은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동혁 씨, 이번엔 당신 정말 너무한 거야!” 세화도 동혁을 노려보았다. “나도 가족들이 믿지 않는 거 다 알아. 그러니 그냥 두고 봐.” 동혁은 어쩔 수 없었다. 한편. 선우설리는 R시에 있는 백효성에게 연락해 동혁의 말을 전했다. 하원종이 납치된 사건은 이미 H시와 R시에 소문이 자자했다. 백효성은 전화를 받고 동혁까지 이 일에 나섰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갑자기 기뻐하며 덩실덩실 춤을 췄다. “이정산, 네놈, 넌 이번에 정말 큰일 난 거야. 그분을 감히 건드리다니.” 그렇게 흥분한 그는 곧바로 냉정을 되찾았다.동혁의 말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민하는 와중에도 흔적도 없이 이정산을 함정에 빠뜨릴 방법을 강구했다. 사람들에게 소문난 대로. 명절이 되면 백효성은 이정산 앞에 가 차를 따랐다.
백효성은 즉시 앞으로 나서며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그분이 오늘 저녁 식사 전에 하 선생님을 H시로 돌려보내라고 했습니다.” “동시에 원용 사장님과 선생에 납치에 가담한 부하들에게 H시 하늘 거울 저택으로 찾아와서 무릎을 꿇고 그들에게 맞은 부부에게 사과하라고 했습니다.” “또한 하 선생의 머리털 하나라도 건드렸다면 R시 이씨 가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거라고도 전하라고 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하원종은 자꾸 웃음이 나왔다. 그는 이미 동혁이 손을 썼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천미는 이상하게 표정을 찡그렸다. 그녀도 이것이 확실히 동혁의 원래 말투라는 것을 단번에 알았다. ‘백효성에게 말을 전하게 한 그 거물이 정말 이동혁이라고?’ 그리고 말을 들은 이씨 부자 둘은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았다. “백효성, 네놈이 죽고 싶어?” 이원용은 벌떡 일어나 상대방을 향해 노발대발했다. 이정산은 계속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풀썩! 백효성은 놀라서 즉시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급히 해명했다. “회장님, 이건 제가 한 말이 아닙니다. 저도 단지 그분을 대신해 말씀을 전한 것뿐입니다. 그분 말투가 원래 이렇습니다.” “그게 대체 어떤 놈이야? 내가 당장 그놈을 죽여버릴 거야.” 이원용이 분노해 소리쳤다. “닥쳐!” 이정산은 손을 내밀어 이원용을 저지하고 굳은 표정으로 백효성을 노려보았다. “백 사장, 네가 말하는 그분이 누구야?” “그분은 H시에 계시는데 이름은 이무적이라고 합니다.” 백효성은 고개를 들고 조용히 이정산의 안색을 살폈다. 역시‘이무적'이라는 세 글자를 들으니. 이정산은 표정이 즉시 변하며 온몸을 떨었다. 그의 눈에는 두려움이 짙게 배어 있었다. ‘이무적?’ ‘설마 군부에 계시는 그 이 전신?’ “백효성, 너도 죽고 싶어서 그래? 지금 우리를 놀리는 거야? 우리 아버지를 이무적이라고 부르는 것 말고 누구를 감히 이무적이라고 부르는 거야?” 이원용은 살기를 풍겼다. 옆에서 천미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
백효성은 곧바로 정원에서 쫓겨났다. 천미는 동혁을 위해 몇 마디 부탁했지만 이정산은 망설임 없이 그것을 거절했다. “벌레 같은 놈이 감히 하늘을 향해 덤비다니. 죽는 자리인지도 모르는 놈. 이번엔 그 누구도 그놈을 지켜줄 수 없어.” 이정산은 이번에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쓸모없는 데릴사위 놈이 이 전신을 사칭해서 하마터면 내가 바로 추태를 부릴 뻔했어.’ ‘그랬다가 엄청난 웃음거리가 될 뻔했다고.’ “하하, 정산 형님, 손가락 하나로도 죽일 수 있는 그 쓸모없는 인간을 가지고 괜히 화를 낼 필요 없어.” 이때 이심이 크게 웃으며 이정산에게 권했다. 이정산은 이심의 말을 무시하며 물었다. “이심이 너는 이번에 무슨 일로 여기까지 왔어?” “나도 하 선생의 일로 왔지. 형님에게 우리 N도 이씨 가문의 얼굴을 좀 봐서 하 선생을 데려가게 해달라고 부탁하려고.” 이심은 말하면서 하원종을 향해 웃었다. 그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 그가 동혁을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불렀을 때 하원종은 속으로 그를 완전히 비웃고 있었다. 하원종은 이심이 이 집에서 자신을 데려가겠다는 호의에 대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데려간다고? 안 돼! 오늘은 그 누가 와도 하 선생을 데려갈 생각 마!” 이심은 자신이 방금 제시간에 도착해 이정산의 난처함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상대방은 분명히 자신의 부탁을 흔쾌히 승낙할 것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이정산이 바로 부탁을 거절할 줄은 몰랐다. 이심의 표정이 즉시 나빠졌다. “정산 형님, 이러깁니까? 형님과 N도 이씨 가문은 모두 먼 친척인데 이렇게 체면을 구기기 있어요?” “N도 이씨 가문이 뭐라고.” 이정산이 콧방귀를 뀌며 일어나 이심을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모를 것 같아. 이번에 원용이가 하 선생을 납치한 게 모두 네놈이 이용한 거잖아.” “그러면서 감히 거들먹거리며 달려와 사람을 데려가겠다고 요구하다니. 지금 이 이정산을 뭘로 보는 거야?” “이제 내가 하 선생을
“뭐라고? 그 인간이 미쳤나?” 동혁은 갑자기 화가 나서 웃음이 나왔다. “어, 알겠어.” 동혁은 전화를 끊었다. 바로 그때 세화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다가왔다. “동혁 씨, 나가지 말라는 내 말만 듣고 그 입은 도저히 통제가 안되는 거야?” 세화는 동혁을 노려보았다. “왜 그래, 세화야?” 류혜진이 얼른 물었다. “동혁 씨가 백효성에게 말을 전하게 했어요. 또 이 전신을 사칭해서요. 그랬더니 이제 이정산이 저녁 식사 전에 자기 앞에 무릎을 꿇으래요.” 세화는 어쩔 수 없이 사실을 말했다. “동혁이 너 죽고 싶어서 그래? 네가 하 선생님을 아무리 구하고 싶어도 그렇지 이 전신을 사칭할 필요는 없잖아. 이전의 교훈으로는 부족한 거야?” 류혜진은 동혁의 귀를 세게 잡아당겼다. “언니, 진짜 어이가 없네. 언니는 어떻게 이런 이상한 사위를 다 받아준 거야?” 류혜연도 동혁이 이렇게 죽을 짓을 벌일지 몰랐다. “이제 어떻게 할 건지 말해봐. 하 선생님 때문에 이미 마음을 졸이고 있었는데 지금 너 때문에 또 걱정이 늘었어. 이런데 우리가 어떻게 괜찮을 수가 있어?” 류혜진은 화가 나서 또 동혁을 꼬집었다. 동혁이 말했다. “어떻게 하긴요. 이정산이 저에게 R시로 오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럼 제가 지금 만나러 가야죠.” 동혁은 태연한 얼굴로 아무렇지 않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류혜진은 그 모습을 보고 화가 더 치밀었다. “지금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몰라서 그래? 네가 가면 이정산이 널 가만 놔둘 줄 알아?” “그 사람은 N도 이씨 가문도 그냥 무시한다고.” 류혜진은 세화를 바라보았다. “세화야, 천미는 뭐라고 해? 동혁이가 사과하면 용서해 주겠데?” 이번에 동혁은 진창하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하원종을 데려왔다. 그 일로 동혁은 류혜진에게 많은 점수를 땄다.그녀는 동혁을 생각해 그에게 사고가 생기지 않기를 바랐다. “언니가 일단 동혁 씨를 먼저 보내면 그들이 동혁 씨를 해치지 않도록 도와준데요.” 세화는 차 열쇠를
쾅! 큰 소리와 함께. 길목에 있는 무게가 수백 킬로에 달하는 검은색 화산석 현판이 큰소리와 함께 떨어졌다. 현판은 땅에 세게 쓰러져 산산조각이 났다. 강변 관광로. 사람과 차를 막론하고 모두 그 모습에 가던 길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현판이 쓰러진 쪽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정산, R시에 수십 년 동안 자리를 지킨 은둔 고수.’ ‘저 사람 집 현판이 오늘 다른 사람에 의해 헐리다니.’ 누군가가 석훈의 머리에 돌을 던지려 했다. “누가 감히 우리 이씨 가문 현판을 헐어? 죽고 싶어?” 거대한 움직임이 정원의 경호원들을 놀라게 했다. 정장 차림에 헤드셋을 낀 한 무리의 사내들이 대뜸 소리치며 뛰쳐나왔다. “내가 헐었는데 왜?” 석훈은 당당하게 걸어갔다. “너 죽고 싶어?” 선두에 선 정상 차림의 사내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서서 주먹을 쥐고 바로 손을 쓰려고 했다. 뒤에 있는 동료들이 막으려고 해도 이미 늦었다. “무석 형님, 저 많은 군인들이 총을 들고 있는 게 수상해요.” 동료가 주의를 줬을 때는 이미 늦었다. 쓱! 척! 총기들이 움직이며 가지런한 소리를 냈다. 다음 순간. 하나같이 시커먼 총부리가 이미 주무석을 겨누고 있었다. 그의 뒤에 있는 경호원들도 예외가 없었다. 모두 총부리에 겨냥되어 있었다. “이런...” 주무석의 얼굴에 있던 화가 그대로 굳었다. 분명히 더운 날인데도 그는 몹시 추운 듯 몸이 떨려왔다.얼굴이 하얗게 변하더니 입술도 파랗게 질린 채 꼼짝도 하지 못하고 서 있었다. 나머지 경호원들도 모두 그와 똑같았다. 괜히 움직여 몸에 총알구멍이 생길까 봐 두려웠다. “나보고 죽고 싶냐고?” 석훈이 담담하게 물었다. “아니요, 저에게 말한 거예요.” 주무석은 입술을 바르르 떨며 두 팔을 올렸다. 석훈은 콧방귀를 뀌며 손을 내저었다. “모두 잡아!” 뒤에 있던 강철장갑 제1병단 사람들이 대답과 함께 움직였다. “머리에 손 올리고 움직이지 마.” 주무석 등은 가만히 머리에 손을 올리
이 싸늘한 목소리를 듣고 이정산은 눈살을 찌푸렸다. “원용아, 밖에 누구야? 이정산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하지만 이원용은 대답하지 않았다. “내 손발을 부러뜨릴 거야?” 그 싸늘한 목소리가 다시 물었다. “그, 그게, 농담이야, 농담...” 이원용은 다급해진 목소리로 말했는데 약간의 울음소리도 섞여 있었다. 이정산은 마침내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들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고 응접실 입구를 바라보았다. 이원용이 이정산을 등지고 있었다. 그리고는 두 손을 들고 조심스럽게 안쪽으로 물러났다. “헉!” 다음 순간 놀란 이정산이 숨을 들이마셨다. 그의 눈꺼풀은 격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뜻밖에도 이원용이 권총에 겨냥되어 안으로 들어왔다. 권총을 든 석훈은 이원용을 겨눈 채 응접실 안으로 한 발짝 한 발짝 들어섰다. 동혁과 천미는 말없이 그 뒤를 따랐다. 그리고 그 뒤에는 무장한 강철장갑 제1병단 군인들이 있었다. 이정산은 더 이상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그는 몸을 일으켜 응접실 중앙으로 걸어갔다. 힐끗 쳐다보니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리는 자신들 정원의 경호원들이 바깥 공터에 머리에 손을 올리고 웅크리고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이정산은 이원용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석훈을 바라보았다. ‘견장을 보니 지휘관이군.’ ‘강철장갑 제1병단 대장까지 저 사람 뒤를 따르고 있어.’ 그 순간 이정산은 이미 석훈의 정체를 알아챘다. 이정산의 마음속에 거칠고 사나운 동요가 일었다. 하지만 애써 침착하게 석훈에게 인사했다. “심 총지휘관께서 이런 곳까지 오셨군요, 무슨 일이신가요?” “이 늙은이, 모르는 척하기는?” 석훈은 이원용을 그대로 당기며 차갑게 말했다. “내가 어제 하 선생님을 납치했는데, 네 아들놈도 나를 흉내 냈더군. 난 어릴적부터 하 선생님을 알고 자라서 아무 상관없지만 네 아들이 나처럼 해도 된다고 생각해?” 퍽! 말을 마치자 석훈은 한 발로 이원용을 걷어찼다. 이원용은 괴로워하며 끙끙 앓
천미가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석훈이 도착하자 동혁은 기세등등해졌다. ‘또 남을 믿고 허세를 부리기 시작했구먼.’ ‘그래도 이번에는 눈치가 있는지 감히 자기가 이 전신이라고는 안 하네.’ ‘하긴 그랬다간 석훈 오빠가 저놈을 산 채로 죽일 테니.’ 이정산은 무릎을 꿇고 계속 벌벌 떨었다. 그는 당연히 동혁의 말을 사실로 여기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그는 절대 “이무적”이라는 이름을 쓰지 않기로 결심했다. “병원에 가서 사람을 납치한 게 누구지?” 동혁은 높이 있는 의자에 가서 앉으며 담담하게 물었다. “이 선생님, 제 밑에 개 같은 놈들이 납치한 겁니다. 제가 당장 그 놈들을 불러오라고 하겠습니다.” 이정산은 무릎을 꿇고 그의 주변으로 몸을 돌렸다. 동혁은 알겠다며 대답했다. 곧 이원용을 따라 H시로 가던 다섯 부하들이 모두 손이 꺾여서 들어왔다. 그들은 땅바닥에 일렬로 무릎을 꿇었다. 이원용도 스스로 무릎을 꿇고 말했다. “이 선생님, 제가 자백하겠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정말로 하 선생님을 별로 존경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선생님을 거칠게 대하지는 않았습니다.” “나도 알아. 하 선생님도 그런 것을 따지지 않는 분이시지. 그러니 나도 그 일은 잠시 언급하지 않겠어.” 동혁이 말했다. “지금 내가 지금 따지고 싶은 것은 다른 일이야.” ‘하 선생님을 납치한 것 외에 또 무슨 일이 있지?’ 모두들 멍하니 생각했다. 이대 하원종이 분노를 표출하며 말했다. “이원용, 네놈이 병원에서 뺨을 때린 류 사모님이 저분의 장모님이야.” “뭐라?” 이원용은 너무 놀라서 순간 멍해졌다. “개X식, 당신은 왜 나한테 그걸 알려주지 않았어? 정말 간이 부어서 죽고 싶은 거야?” 이정산도 깜짝 놀라 이를 갈며 욕설을 퍼부었다. “빨리 이 선생님에게 사과하지 않고 뭐 하고 있어?” “사과는 나중에 저놈의 아버지인 네가 대신 H시로 가서 해.” 동혁은 이원용에게 손짓을 했다. “이리 와.” “이 선생님,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