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아도 이우범을 발견했고, 그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다.이우범은 그녀가 나를 찾아오는 걸 분명히 싫어 할거란걸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도시아 씨, 전 볼 일이 남아있어서 이만 가볼게요. 둘이 이야기 나눠요.”나는 도시아를 지나쳐 아무런 표정 없이 그 자리를 떠났다.나는 이 두 사람 중 어느 한 명과도 더는 연루되고 싶지 않았다. 그 둘은 나에게 한 번씩은 다른 마음을 품은 적 있기 때문이다.나는 지금 이우범에 대해 무척 혼란스러웠다. 처음의 믿음부터 시작해서, 후회, 현재는 소원해지고 의심까지 하는 게, 날이 갈수록 낯설었다.“네, 알겠어요.”도시아는 낮은 목소리로 나에게 답했고, 그녀는 감히 이우범을 쳐다보기 무서운 듯 고개를 푹 숙인 채 나보다도 더 빠르게 회사 큰문을 향해 나갔다.이우범의 옆을 지나칠 때 그녀는 발걸음을 멈췄지만, 이우범은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그는 오히려 나에게 시선이 멈췄다.나는 굉장히 부담스러웠고, 그 눈빛은 나를 억압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미안해요.”내가 그의 옆을 지나칠 때쯤, 그가 먼저 입을 열었고, 살짝 미안함이 담긴 말투로 나에게 말을 건넸다.“도시아 씨가 여길 찾아오면 안 되는 건데, 번거롭게 해서 미안해요. 앞으로 그럴 일 없을 거예요.”“그래요, 이우범 씨. 자기의 일생일대의 일은 신중해야 해요. 그건 어린애들 놀음이 아니니까요.”나는 발걸음을 멈춘 뒤, 2초간 머뭇거리다 그에게 한마디 당부했다.도시아가 들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상관없다. 내가 이우범에게 당부한 이유는 도시아를 위해서가 아니라, 이 둘이 앞으로 더는 내 생활을 방해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에 이 말을 한 것이다.나는 전생에 이우범의 여러 가지 수법이 나에게 쓰이지 말았으면 한다. 그는 이미 그런 낌새가 보였으며 나는 그를 멀리하고 싶을 뿐이다. 전에 냉정한 사람일수록, 마음의 균형을 잃으면 더 물불 안 가리는 법이다.이우범은 나를 깊게 응시하고 있었고, 나는 그의 눈빛을 피해 빠르게 그 자리를 떠났다.차에 타
Last Updated : 2023-12-1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