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Chapter 321 - Chapter 330

693 Chapters

제321화 분노

“간호사, 이 남자분 데리고 나가 주세요. 저는 이 남자분 몰라요!”지금까지 많은 위험한 상황을 겪어 본지라, 내 현재 상태는 무척 날카로워졌다.간호사는 그 남성을 힐끗 보더니, 경계심을 가지고 진지하게 말했다.“죄송하지만 환자분 휴식 방해하지 마시고 나가주세요. 아니면 경비 부를 거예요!”해당 남성은 무섭게 나를 한번 흘겨봤다. 나는 그를 처음 보지만, 그의 눈빛은 마치 내가 그의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보는 듯했고,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의료진들도 옆에 있는지라 그 남성은 더는 이 자리에 있을 수 없게 되었고, 굳이 설명까지 덧붙였다.“죄송합니다. 병실을 잘못 찾아왔어요.”말을 마친 뒤 그는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해당 남성이 떠난 뒤에도 나는 무척 불안했다. 게다가 여기는 길도 잘 모르고 아는 사람도 없어서 혼자 있기에는 안전하지 않았다.한참의 고민을 거친 후, 나는 통화기록을 뒤졌고, 배인호에게 전화를 걸려 했다.“지영이 좀 잘 챙겨줘! 너 다시 그 서란 이라는 애 찾아가기만 해봐, 그날부로 우리 모자 관계도 끝인 줄 알아!”전화번호를 눌러 전화가 통하자마자 누군가에 의해 병실 문이 열렸고, 배인호 어머니의 목소리가 점점 가깝게 들려왔다.이어서 배인호의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고, 그는 발신자 번호를 한번 보더니 나를 힐끗 쳐다봤다.나는 빠르게 전화를 끊었지만, 배인호 어머니가 그걸 눈치챈 듯 나에게 물었다.“지영아, 네가 인호에게 전화한 거니? 왜? 얘가 또 서란 이라도 찾아갈까 봐?”그녀는 기쁨과 위안이 섞인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고, 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배인호가 그녀를 힐끔 보더니 입을 열었다.“저 회사에서 걸려온 전화예요.”“전 조금 전에 선혜 언니에게 전화했어요. 여기 상황에 관해 이야기도 좀 하고요.”나도 조금 전 상황을 부인했다.그 말에 배인호 어머니의 표정은 금세 실망이 가득했지만, 곧바로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그래, 난 일단 가서 밥 좀 먹고 와야겠다. 인호가 너랑 같이 있어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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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너 두고 봐

“아파요!”나는 너무 아픈 나머지 소리를 질렀다. 등 뒤에 화상 면적은 크지 않을 것이지만 다친 부분과 화상을 당한 곳은 너무 아파 참을 수가 없다.배인호는 얼른 내 어깨를 잡으며 옆으로 누울 수 있게 도와주었다.“아파서 어떡해. 조금만 참아.”“저 아무래도 그냥 엎드려 자는 게 나을 것 같아요.”나는 아직도 통증 때문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그냥 엎드려 휴식을 취하고 싶을 뿐이었다.그러자 배인호가 의문 가득한 말투로 물었다.“엎드려 잔다고? 괜찮겠어?”그는 아마 무의식적으로 물은 거겠지만 나는 그의 말뜻을 알아챘고, 얼굴에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배인호도 그제야 눈치챈 듯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목소리는 언제나 그렇듯 듣기 좋았고, 웃을 때는 더 매혹적이었다.“근데 네 몸매면 엎드려 자도 괜찮겠다.”지금, 이 상황에서까지 내 몸매로 농담이 나오나?나는 담담하게 답했다.“그러게요. 확실히 인호 씨 핸드 스킬이 별로 인가 봐요.”그 말에 배인호 얼굴의 웃음기는 사라졌고, 그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내 스킬이 별로라고?”“그런 게 아니라면 어떻게 지금까지도 제가 이렇게 밋밋할 수 있겠어요? ”나는 왜인지 모르게 마음이 한결 편해졌고, 배인호와도 농담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다.그 말을 들은 배인호는 의미심장하게 물었다.“아니면 지금 한번 느껴볼래?”나는 순식간에 경계심으로 가득 찼다. 다행히 지금은 엎드려 있는 상태라, 배인호가 손을 대려고 해도 뭘 어찌할 방법은 없었다.배인호도 이 문제점을 눈치채고, 할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너 두고 봐. 이제 가서 다시 보자고.”“인호 씨, 가서 저 퇴원하는 거 의사 선생님에게 물어보면 안 돼요? 이 기사님도 부르고요.”나는 대화 화제를 돌리며 배인호에게 당부했다.배인호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우리 엄마보고 너랑 같이 있어 주라고 할게. 그러면 그나마 안전할 거야.”곧, 외출하셨던 배인호 어머니가 돌아왔고, 내일 내가 퇴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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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이유 없이 화내다

서란은 사실 아주 예리한 성격이다. 배인호가 나에 대한 태도가 조금만 달라도 모든 걸 쉽게 눈치채곤 했다.나는 아무것도 안 들리는 척 눈을 감고 가만히 있었다.내가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으니, 배인호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즉, 서란은 벽에 대고 말하는 거나 다름없다고 보면 된다. 그녀는 분노의 시선을 거두고, 일부러 소리 나게 몸을 등받이에 쾅 하고 기대었다.이런 유치한 행동으로는 당연히 배인호의 시선을 빼앗아 갈 수 없을 것이다. 가는 내내 차 안은 조용했고, 그 누구도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서울에 도착하니 이미 늦은 저녁이었다. 배인호는 나를 유하가든에 데려다준 뒤, 서란이를 데려다줬다.“지영 씨 왔어요?”기선혜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고, 빠르게 나를 부축했다.“어디 다친 거예요? 많이 심각해요?”나는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그냥 등에 상처가 조금 났어요.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돼요. 그리고 이따가 언니 부모님도 도착하실 거니까 휴식 좀 할 수 있게 우리 집에서 아무 방이나 일단 마련해줘요.”기선혜는 큰 문을 기웃거렸다. 나는 그녀가 얼마나 부모님을 보고 싶어 하는지 눈치챌 수 있었다. 다만 이 기사님이 배인호보다 운전하는 속도가 조금 느리므로, 아마 조금은 더 기다려야 할 듯하다.“그래요. 진짜 고마워요. 앞으로 제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꼭 이 은혜에 꼭 보답할게요!”기선혜는 감격에 차서 나에게 말했고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혀 있었다.나는 속으로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내가 환생 후 기선우에게 일부러 접근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전생의 결말처럼 내가 모르는 곳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을 거다.이윽고 기선혜는 방을 청소하러 들어갔고, 나는 혼자 문 앞에서 그들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배인호 어머니도 아직 그 차에 있으니, 아무리 어째도 맞이는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엄마는 이미 잠에 드셨으니, 여기에 대해 뭐라 할까 봐 걱정은 안 해도 된다.약 30분이 지났을 때쯤, 차는 정원 앞에 세워졌다. 큰 문밖에 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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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약혼 해제

그 질문에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배인호는 그런 내 얼굴을 보며 갑자기 화를 내더니 홱 돌아서서 가버렸다.나는 답답한 마음에 그 뒤를 따라갔고, 한참을 걷고 나서야 그의 말뜻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어제저녁 배인호가 집에 돌아오지 않아도 나는 그러려니 했고, 서란과 어떤 일이 발생한다 해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이 사람 설마, 고작 그것 때문에 화내는 건가?배인호는 날이 가면 갈수록 질투가 느는 것 같았고, 게다가 그 질투는 매번 이유 모를 그런 질투였다.“저 어제저녁 너무 지쳐서 잠들었어요. 원래는 물어보려고 했는데…”나는 마치 아이를 달래는 것처럼 그를 달랬다.“인호 씨를 믿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건 물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아닌가요?”“이런 말로 쉽게 넘어갈 생각 하지 마!. 너 예전에는 나를 어떻게 대했는지, 그리고 현재는 나를 어떻게 대하는지, 나 너무 잘 보여.”배인호는 차가운 얼굴로, 온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이 말했다.내가 예전에 어떻게 대했는지를 기억하고 있다고? 내 예전의 일편단심이 그래도 그에게 어느 정도 기억으로 남았나 보다.나는 기분이 나쁘다기보다 그냥 웃음이 나올 뿐이었다.“지금 웃음이 나와? 너 이젠 간덩이가 부었구나?”나의 웃음에 배인호는 짜증 섞인 말투로 나에게 경고를 날렸다.“너 지금 다쳤다고 내가 널 어떻게 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은 접어두는 게 좋을 거야.”나는 바로 웃음을 멈췄다.“그래요. 다 제 잘못이에요. 그러니 얼른 가서 일 봐요. 저 요 며칠 내로 진명수 찾아서 계약서 체결할 거니까 아마 시간이 필요할 거예요.”“알겠어. 일 다 해결되면 나 제대로 보상해 줘야 할 거야.”배인호는 가기 전까지 나에게 상기시켜 줬다. 나는 비록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속으로는 살짝 불안했다.뭘 어떻게 보상하란 말인가? 진짜 아이라도 가질 생각인 건가?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일이 해결되었을 때쯤이면, 배인호는 아마 뼛속까지 나를 증오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 엄마도 이젠 깨어났으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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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닭살

도시아도 이우범을 발견했고, 그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다.이우범은 그녀가 나를 찾아오는 걸 분명히 싫어 할거란걸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도시아 씨, 전 볼 일이 남아있어서 이만 가볼게요. 둘이 이야기 나눠요.”나는 도시아를 지나쳐 아무런 표정 없이 그 자리를 떠났다.나는 이 두 사람 중 어느 한 명과도 더는 연루되고 싶지 않았다. 그 둘은 나에게 한 번씩은 다른 마음을 품은 적 있기 때문이다.나는 지금 이우범에 대해 무척 혼란스러웠다. 처음의 믿음부터 시작해서, 후회, 현재는 소원해지고 의심까지 하는 게, 날이 갈수록 낯설었다.“네, 알겠어요.”도시아는 낮은 목소리로 나에게 답했고, 그녀는 감히 이우범을 쳐다보기 무서운 듯 고개를 푹 숙인 채 나보다도 더 빠르게 회사 큰문을 향해 나갔다.이우범의 옆을 지나칠 때 그녀는 발걸음을 멈췄지만, 이우범은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그는 오히려 나에게 시선이 멈췄다.나는 굉장히 부담스러웠고, 그 눈빛은 나를 억압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미안해요.”내가 그의 옆을 지나칠 때쯤, 그가 먼저 입을 열었고, 살짝 미안함이 담긴 말투로 나에게 말을 건넸다.“도시아 씨가 여길 찾아오면 안 되는 건데, 번거롭게 해서 미안해요. 앞으로 그럴 일 없을 거예요.”“그래요, 이우범 씨. 자기의 일생일대의 일은 신중해야 해요. 그건 어린애들 놀음이 아니니까요.”나는 발걸음을 멈춘 뒤, 2초간 머뭇거리다 그에게 한마디 당부했다.도시아가 들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상관없다. 내가 이우범에게 당부한 이유는 도시아를 위해서가 아니라, 이 둘이 앞으로 더는 내 생활을 방해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에 이 말을 한 것이다.나는 전생에 이우범의 여러 가지 수법이 나에게 쓰이지 말았으면 한다. 그는 이미 그런 낌새가 보였으며 나는 그를 멀리하고 싶을 뿐이다. 전에 냉정한 사람일수록, 마음의 균형을 잃으면 더 물불 안 가리는 법이다.이우범은 나를 깊게 응시하고 있었고, 나는 그의 눈빛을 피해 빠르게 그 자리를 떠났다.차에 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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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질투를 느끼다

그날의 그 통화 이후로 나와 배인호는 더는 연락하지 않았다. 필요한 논의 외에는 다른 일로는 거의 연락을 끊고 지냈다.나도 가만히 있지 않고, 일단 기선혜 부모님이 거주할 곳을 마련해준 후, 미도 그룹의 정황에 대해 파악할 방법을 생각하곤 했다. 그들은 불법 자금 세탁에 연루된 이상 분명 허점이 있을 것이다.다만 그 허점을 언제 찾을 수 있을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었다.“지영 씨, 지금 아주머니가 제 핸드폰으로 아주머니 친구분들에게 연락하고 싶다 하는데 어떡할까요?”기선혜가 초조한 말투가 나에게 물었다.“저 내일 엄마 친구분들 집에 초대할 거예요. 그러니 그냥 의사 선생님이 최대한 두뇌 사용 시간을 줄이라고 했다고 알려주세요. 조금 나아지면 그때 핸드폰 사용하게 해준다고요.”나는 기선혜에게 당부했다.기선혜는 머리를 끄덕였다. 나는 이런 변명만으로는 끝까지 속일 수 없다는 거도 잘 알고 있고, 엄마도 날이 가면 갈수록 더 의심할 것이다.나는 집에서 파일을 가진 후 이 기사님더러 술자리 장소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이 술자리는 진명수가 주선한 것이다. 그 자리에는 나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도착해 보니, 역시나 내 예상대로 하미선, 서란, 민예솔이 있었지만, 다행히 배인호는 없었다.하미선도 간덩이가 부은 듯하다. 남편이 있는 여자가 이렇게 당당히 진명수와 산다는 게 대단할 지경이였고, 다른 사람의 시선 따위는 아예 신경도 안 쓰는듯했다.“허 대표님 왔어요? 얼른 앉아요.”하미선은 나를 보더니 가식적인 미소로 보이며 정중히 인사를 건넸다.나도 웃어 보이며 의자를 끌어당겼고, 서란과 마주 보며 앉게 되었다.이번에 나를 보는 서란의 눈빛은 예전의 질투심과 적개심이 아닌, 승리자의 차분함이 담긴 눈빛이었고, 거기에는 약간의 의기양양함도 섞여 있었다.아마 요즘 배인호가 그녀에게 잘해주나 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서란에게서 저런 눈빛이 나오기는 어려우니 말이다.배인호가 이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걸 생각하니 속으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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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전생의 느낌

내 차도 멀지 않은 곳에 세워져 있기에, 나는 배인호의 차가 멈췄을 때쯤, 바로 내 차를 향해 걸어갔다.배인호는 차에서 내린 뒤 나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그의 시선은 서란에게만 집중되어 있었다.그의 그 애틋하고 사랑스럽다는 듯 바라보는 눈빛은 내 기분을 더욱 잡치게 했다.물론 그가 서란에게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지금 연기를 하고 있다는 걸 잘 알지만, 그래도 내 기분을 통제할 수 없었다.나는 그들을 무시한 채 차에 탔고, 빠른 속도로 그 자리를 떠났다.하지만 백미러로 서란의 모습이 보였고, 그녀가 신나서 배인호의 팔을 잡는 그 장면은 나를 더욱 짜증 나게 했다.배인호가 지금 계획대로 연기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설마 나 아직도 배인호를 놓지 못한 건가?이런 걸 보면 나는 인간의 본성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유하가든에 돌아간 후, 나는 핸드폰을 확인 해봤지만 아무런 메시지나 전화도 오지 않았다. 조금 전 배인호도 나를 봤을 건데, 그는 나에게 단 하나의 설명도 없이 문자 한 통조차 없었다.하지만 이건 단지 누구나 알고 있는 계획일 뿐인데, 굳이 나에게 어떤 해명을 할 필요가 있을까?하지만 예전의 그라면 나에게 설명을 해줬을 것이다. 나는 이런 복잡한 심경을 가지고 거실에 한참이나 혼자 앉아있었다.한참 시간이 지난 뒤 엄마가 위층에서 내려오셨다.“지영아, 왜 아직도 안 자는거야? 금방 들어온 거야?”엄마는 내 옆에 앉아 걱정되는 듯 물었다.“네, 오늘 저녁 술자리 모임이 있어서 조금 전에 왔어요. 엄마는 왜 아직도 안 주무시는 거예요?”나도 되물었다.이미 충분히 늦은 시간이라, 엄마도 휴식이 필요하다. 엄마는 평소에는 그래도 일찍이 주무시곤 했었다.하지만 엄마는 한숨을 내쉬더니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지영아, 너 속일 생각하지 말고 바른대로 말해. 너희 아빠 뭔 일 생겼지?”그 질문에 나는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설마 기선혜의 거짓말이 통하지 않은 건가?나는 애써 웃음을 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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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뭐라도 좋아

배인호의 그 말에 나는 갑자기 뭐라고 답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그 말을 들은 뒤, 조금 전까지 좋지 않았던 내 기분이 조금은 풀린듯했다.“일부러 저에게 이런 말 할 필요 없어요.”한참 뒤, 나는 겨우 이 한마디를 내뱉었다.“일부러 아니야. 여기 온 것도 너 보려고 온 거야. 그러니 내려와.”배인호의 말투에는 명령조가 섞여 있었지만 전혀 싫지만은 않았다.나는 원래는 내려가고 싶지 않았지만, 그의 그 한마디에 마음이 흔들렸다.전화를 끊은 뒤, 나는 엄마가 깰까 봐 발끝을 들고 살금살금 밖으로 나갔다. 정원을 통해 큰 대문 앞에 도착하니, 배인호의 그림자가 가로등 불빛에 의해 비쳐 있었고, 그는 손에 담배 한 대를 들고 있었다.그는 나를 보더니 바로 담뱃불을 끄고는 옆 휴지통에 버렸고, 팔을 벌려 포옹의 사인을 보냈다.“안 달려와?”내가 어떻게 달려가서 그에게 안길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조용히 걸어가 그에게 살며시 안겼다.배인호는 팔에 힘이 잔뜩 들어간 채로 나를 꽉 끌어안았고, 나는 거의 그 가슴팍에 몸이 붙어져 배인호의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지경이였다.“오늘 질투할 줄도 알고. 잘했어.”배인호의 목소리에는 기쁨이 서려 있었고, 그는 기쁜 표정을 숨길 수 없는 듯했다. 그는 나의 머리를 만지며 말했다.“언제쯤이면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어? 희망이 있는 건가?”나는 몇초간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모르겠어요.”“모르는 거면 가능성은 있는 거네.”배인호는 나를 안고 있던 팔을 풀며, 내 이마에 입을 맞췄다.“그러기만 한다면 난 뭘 해도 좋을 것 같아. 나보고 큰길에서 바닥 청소하라고 해도 난 괜찮을 것 같아.”나는 바로 배인호가 큰길을 청소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했다. 그는 아마 대표님의 이미지는 완전히 사라진 채 잘생긴 청소부라는 검색어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굴 것만 같았다.그 화면은 왠지 모르게 웃겼고, 나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더 웃기도 전에 내 입술에는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졌고, 배인호는 내 허리를 감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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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자살 기도

“나도 몰라.”나는 미간을 찌푸렸고, 다소 무거운 말투로 답했다.사실 나는 마음속으로 이미 알고 있다. 이우범은 나를 진퇴양난의 경지까지 몰고 가려는 듯했다. 만약 이우범이 파혼한 이유가 나 때문이라고 외부에서 알게라도 된다면, 나는 또 각종 여론몰이에 휩싸일 것이다.세희는 한숨을 내쉬었다.“지영아, 너 예전에 배인호를 그렇게 수년간 쫓아다녀도 끄떡없더니. 이혼하고 난 뒤에야 너에게 다시 돌아왔다는 게 말이 돼? 게다가 배인호의 가장 친한 친구까지도 지금 널 좋아하게 됐는데. 이게 대체 뭔 일이야?”나는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몰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배인호가 나에게 마음이 흔들린 시점부터 현생은 전생과 달라지기 시작했다.그래서 많은 일들은 나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인 거다.이렇게 우리들 모임은 나의 침묵 속에서 끝이 났고, 나는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집에 돌아간 뒤, 나는 빠르게 이우범과 도시아의 기사에 대해 찾아봤다.하지만 그 둘은 아직 외부에는 공개하지 않았기에, 그들과 관련된 소식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한창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때쯤, 도시아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허지영 씨, 저 다시 좀 도와주면 안 돼요? ”도시아는 울먹이며 나에게 말했다.“제가 뭘 도와줄 수 있죠?”나는 차분하게 되물었다.“우범 씨가 저와 파혼하려 해요. 제가 그걸 동의하지 않으니 우범 씨가 저를 협박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저는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그 사람과 함께 하고 싶어요!”그 말을 하는 도시아는 약간 이미 미쳐있는 상태였다.하지만 그녀의 그런 미쳐있는 상태가 나도 낯설지만은 않았다.전생에 나도 배인호를 붙잡을 때 엄마와 아빠에게 똑같은 말을 했었고, 이런 이유로 우리 부모님은 할 수 없이 나를 도와주었지만, 결말은 그런 처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되었다.전에 배인호가 한 말이 맞았다. 누가 친구 아니랄까 봐 이우범도 그와 똑같았다. 심지어 협박하는 방식도 거의 비슷했다.“미안해요. 이건 도시아 씨와 이우범 씨 사이의 일이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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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이우범의 조건

“도시아 씨가 자살소동 일으키는 거 때문에 전화했어요?”이우범은 담담하게 나에게 물었고, 그의 차분한 태도에 나는 알 수 없는 서늘함을 느꼈다.“그래요. 지금 약혼녀가 죽으려 하는데 한번 와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내가 차갑게 되물었다.“그 사람도 이제 성인이니, 자기 목숨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하는 거예요. 그러니 전 상관하지 않을 거예요.”이우범의 그 차갑고 냉담함이 나는 전혀 믿기지 않았다.그는 자신이 사랑하지 않는 여자에 대해서는 온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고, 마치 전생의 배인호와 똑같았다. “어찌 됐든 간에, 도시아 씨가 우범 씨에 대한 감정은 진심이잖아요. 사람 한번 살린다 치면 안 돼요?”나는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도시아 씨도 제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요. 이 모든 건 그 사람이 자초한 거라고요. 아닌가요?”이우범은 이 상황에서 웃어 보이기까지 했다.이게 진짜 내가 알고 있던 사람이 맞나? 이우범은 현재도 의사지만, 그의 그 자애로운 마음은 다 어디로 간 건가? 자기 약혼녀에게 이 정도로 대하는 사람이 평소에 다른 사람에게는 과연 어떻게 대할까?전생에 그와 손잡았다는 사실이 나는 후회스러웠고, 만약 내가 마지막에 불치병으로 죽지만 않았더라면, 그와도 갈등이 생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았으니 자연스레 아무런 결과도 없는 것이다. 나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고, 이우범을 재촉했다.“와서 도시아 씨 좀 말려줘요. 도시아 씨 부모님도 동의했어요. 이우범 씨가 도시아 씨 자살만 막으면 반드시 파혼할 수 있게 도시아 씨를 설득하겠다고요.”“굳이 그 사람들의 동의 따윈 필요 없어요.”이우범은 목소리를 내리깔며 말했다.“아니면 지영 씨가 제 부탁을 들어주는 건 어때요?”그 말에 내 가슴이 갑자기 죄어왔다.“그럼, 제가 뭘 들어줬으면 하는데요?”“저와 밥 먹는 거 어때요?”이우범의 제안에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나 간단하다고?하지만 나의 속마음에는 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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