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Chapter 301 - Chapter 310

693 Chapters

제301화 대신 넘어지다

내 기분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정신이 없었다.배인호의 아버지는 멍하니 있는 내 모습을 보고 허허 웃으시며 말씀하셨다.“우리도 어젯밤에 인호에게서 전화를 받고 오늘 아침 일찍 달려왔다. 많이 놀랐니?”“그래. 인호가 너와 여기서 설을 보낼 거라고 하길래 우리도 왔어. 시끌벅적하고 좋지.”배인호 어머니도 두 걸음 앞으로 나오시며 나에게 손을 흔들었다.“내려오렴, 조금 있다가 점심 먹자.”나는 재빨리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어색했지만 정중하게 미소를 지었다.“아저씨, 아주머니. 오셨어요.”“그래, 우리 가족도 2, 3년 동안 함께 모여서 설을 보낸 적이 없지?”배인호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이셨다.나는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배인호 어머니가 언급한 가족에는 아마 내가 포함되지 않겠지?나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배인호 어머니는 나의 손을 잡으려고 하다가 손을 거두셨다. 아마 내가 부담스러워할까 봐 걱정하시는 것 같았다.“제가 올해... 사정 때문에 여기서 설을 보내게 됐어요.”나는 조금 죄송한 마음에 설명하려고 했다.“괜찮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난 널 딸처럼 생각하고 있어. 배씨 가문도 너의 집이란다.”배인호 어머니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시며 말씀하셨다.이 말을 듣고 나는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당시 배인호의 부모님은 내게 잘해 주셨다. 전생에서는 내가 다가가지 않았기에 결국 배인호와 서란을 허락하셨지만, 이번 생에는 내게 민설아의 일을 숨기셨다.하지만 악독한 분들이 아니셨기에 나는 배인호의 부모님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래서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무엇을 말씀하시든지 다 좋다고 했다.배인호가 어디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묻지 않았다. 거실에 앉아서 배인호의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 주제는 모두 무의식적으로 우리 집안의 상황이었다. 그리고 현재 나와 배인호의 사이를 떠보셨다.결국 두 분 모두 나와 배인호의 재결합을 바라셨다. 나는 부인도 승인도 하지 않고 그저 모호하게 넘어갔다.만약 두 분이 내가 다시 임신하기 어렵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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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어젯밤의 대가

침실에 작은 약상자가 하나 있었고 배인호는 그것을 찾아 뚜껑을 열었다. 그러고는 바로 웃옷을 벗어 던졌다.아까 부딪힌 곳이 조금 심각했다. 등 뒤 허리 쪽이 이미 파랗게 멍 들어 있었다.“미안해요. 많이 아파요?”나는 안절부절못하며 물었다.“네가 보기에는 어떤데?”배인호는 침대에 엎드려 누웠다. 넓게 벌어진 어깨가 보기에도 안정감이 넘쳤다. 보기 좋게 자리 잡힌 등 근육과 역삼각형으로 뻗은 몸매가 건장한 남자의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나는 약상자에서 연고와 면봉을 꺼내고 침대에 무릎을 꿇고 앉아 조심스럽게 그에게 약을 발라 주었다.배인호는 가만히 있었지만, 나의 시선은 나도 모르게 자꾸 그의 등으로 향했다. 야한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몸에 흔적이 남아 있지 않은지 살폈다.만약 서란과... 그런 일이 있었다면 손톱자국이나 키스 마크가 남아 있을 것이다.하지만 배인호의 몸엔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실망해야 할지 아니면 만족해야 할지 몰랐다.“잘못 발랐어.”갑자기 배인호가 어깨를 들썩이더니 뒤로 손을 뻗어 나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 물었다.“무슨 생각해?”“아무것도 아니에요. 다 발랐어요.”나는 손목을 비틀었다. 방금 약을 잘못 바른 곳을 보니 옆구리 쪽이었다.배인호는 손을 풀어주지 않고 나의 손목을 잡고 일어나서 앉았다. 그는 지금 검은 바지 하나만 입고 있었기에 시각적 충격이 컸다.“당신 허리도 다쳤는데 이틀 동안 푹 쉬어요. 무리하지 말고요.”나는 침착하게 배인호의 두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이 정도 상처는 아무것도 아니야.”배인호는 반대편의 손으로 내 손에 들려 있던 면봉을 가져가서 버렸다. 그러고는 거칠게 나를 침대에 눕혔다.“정말 내가 걱정되면 조금 있다가 적극적으로 해봐. 네가 위에서 하는 건 어때?”나는 그 장면이 상상되어 표정 관리가 되질 않았다. 한 번도 내가 적극적이었던 적은 없었다.배인호의 손바닥이 나의 옆구리에 닿았고 힘을 주어 허리 주위를 잡았다.“어젯밤에 나를 속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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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엄마가 깨어나다

배인호는 한 번 서재에 올라가더니 저녁이 되어서야 내려왔다. 찌푸리고 있던 그의 미간은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배인호 아버지는 그를 한편으로 불렀다. 나는 모른 척했다. 부자 사이에 나누는 대화를 내가 알 권리는 없었다.잠시 후 저녁 식사를 할 시간이 되었고 배인호와 그의 아버지는 다이닝룸으로 걸어왔다. 그의 어머니와 기선혜는 맛있는 음식을 준비했고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였다.편하고 화기애애해야 할 분위기가 그 서류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가라앉아 있었다. 나는 참지 못하고 배인호의 옆모습을 보며 무슨 일인지 눈치를 살폈다.내 시선을 느꼈는지 배인호는 가끔 나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나를 볼 때마다 그의 미간은 더욱 깊어졌다.난 왜 불안해지지? 설마 나에 관한 일인가?배인호의 행동으로 봐서는 그가 나에 대해 뭔가를 알아낸 것 같았다. 그래서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문제는 나는 그것이 어떤 일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배인호가 내게 화를 내고 불쾌해할 만한 일은 내가 그를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뿐이었다.모두 각자 생각하며 식사를 마쳤다. 설날을 기다리기 전에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오늘 밤 난 서재에서 잘게.”침실로 돌아오니 배인호가 갑자기 내게 말했다.“그래요. 그럼.”나는 아무런 의견도 없이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봤다.배인호는 나를 쳐다보더니 몸을 돌려 방을 나갔다.나는 원래 배인호의 부모님이 오시면 설 연휴를 더 화목하고 여유롭게 보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배인호는 3일 동안 나와 각방을 썼다. 하지만 계속 나에게 무슨 일 때문인지 말해주지 않았다. 그의 성격으로 만약 내가 자기에게 잘 못한 일이 있다면 무조건 내게 먼저 물을 것이다.그래서 나는 그쪽으로는 더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배인호는 그의 일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은 듯했다.“지영아, 여기 와보거라. 나랑 얘기 좀 하자.”어느 날 아침, 배인호 어머니가 다소 무거운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아주머니, 무슨 일이에요?”거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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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약속을 잡다

나는 배인호의 어머니가 아래층으로 내려가셔서 다시 배인호에게 전화를 걸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반 시간 정도 지나서 의사 선생님이 도착하셔서 엄마를 검진해 주셨다. 다른 큰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후 의사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엄마를 병원으로 옮겨 정밀 검진을 받게 했다.나는 병원으로 함께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집에서 기다리기로 했다.병원에 도착하자 엄마는 검사실로 이동하고 나는 복도에 앉아 기다렸다. 마음이 나뭇잎이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처럼 초조하고 불안했다.“지영 씨.”갑자기 이우범의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렸고 나는 고개를 돌렸다.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역시 이우범은 병원으로 다시 출근했다. 다시 흰 가운을 입고 있었고 예전보다 더 마르고 피부는 더 하얗게 된 것 같았다. 안경 너머로 보이는 두 눈에서 아무런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나는 그가 나를 속인 일이 떠올라 마음속으로 경계했다.나도 어느 날 내가 이우범을 경계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설 잘 보냈어요? 다시 출근하는 거예요?”나는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설 잘 보냈죠. 지영 씨는 왜 병원에 있어요?”이우범은 나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나는 웃으며 말했다.“엄마가 깨어난 것 같아서 병원에 모시고 왔어요. 지금 정밀검사 받는 중이에요.”이우범의 미간이 다시 펴지며 안도하며 물었다.“그래요? 다행이네요. 인호는 왜 같이 안 왔어요?”지금 배인호는 아마 서란과 함께 있을 것이다. 나는 묵묵히 속으로 생각했다. 비록 지금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는 이미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나는 고개를 저었다.“바쁜가 봐요.”이우범은 나를 바라보며 내 말의 뜻을 알아차린 듯 가까이 다가와서 고개를 숙였다.“인호를 믿어요?”“이우범 씨, 난 이미 인호 씨와 재결합하기로 마음먹었어요. 당연히 믿어야죠.”나는 두 걸음 정도 뒤로 물러나 거리를 두었다.“그럼, 인호가 지영 씨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도 알아요?”이우범은 또 물었다.나는 대답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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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추측

“실수로 삭제했어요...”서란은 억울해하면서 초승달처럼 아름다운 눈으로 배인호를 바라보며 불만스럽게 말했다.“인호 씨, 나 못 믿어요?”배인호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누가 봐도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서란을 더 추궁하지 않고 내게 말했다.“먼저 돌아가. 조금 있다가 나도 갈게.”그의 말을 듣고 서란의 눈빛이 순간 변하더니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턱을 들어 올리고 나를 내려다보며 입꼬리를 올려 비웃고 있었다.나는 계속 나를 바라보고 있는 배인호를 힐끗 보았다.배인호 어머니가 했던 말을 생각하면 정말 아이러니한 느낌이 들었다. 배인호는 정말로 나에게 깊은 감정이 있는 걸까? 정말 나를 소중히 여기지 못한 걸 후회하는 걸까?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배인호는 조금 후회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못하는 마음이었다.“네, 알겠어요.”나는 대충 대답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배인호와 서란이 다음에 무엇을 할지 나는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엄마는 의식을 회복하고 있으니 제일 걱정하던 일이 해결되었고 이제부터 모든 일이 차근차근 해결될 것이다.청담동에 돌아와서 나는 엄마의 상황을 배인호 부모님과 기선혜에게 말했다. 세 사람은 기뻐했고 나는 소파에 앉아 고민하다가 배인호 어머니에게 말했다.“아주머니, 병원에서 인호 씨 만났어요. 조금 있다가 돌아올 거라고 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인호 혼자 병원에?”배인호 어머니는 바로 목소리를 높이시며 의심하셨다.“...”나는 머뭇거리다가 우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아니요, 다른 사람과 함께 있었어요.”말이 끝나자, 배인호 어머니는 분노를 참지 못하셨다. 아까 배인호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서란이 받아서 그렇게 화를 내신 거셨다. 그런데 지금 두 사람이 함께 병원에 있다니.배인호 어머니는 몸을 일으키시고 화가 나셔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고 하셨다.배인호 아버지는 어머님을 붙잡으셨다.“뭐 하려고?”“당연히 우리 아들을 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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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배인호 어머니의 따귀

나는 손으로 찻잔을 꽉 쥐고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분위기는 점점 굳어가듯 조용해졌고, 공기도 통하지 않을 것 같았다.“왜 그래요? 이미 마음속으로 추측하고 있었잖아요.”이우범이 침묵을 깨뜨렸다.“인호가 진명수와 손을 잡고 아빠를 상대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거예요?”나는 마침내 믿고 싶지 않은 추측을 입 밖으로 뱉어냈다.“날 속일 필요 없어요. 내가 우범 씨를 믿을 것 같아요?”“그럼 잘 생각해 봐요. 인호는 왜 서란과 여전히 연락하고 있고 왜 진명수와도 함께 있었는지?”이우범은 약간 공격적으로 나에게 물었다.“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왜 약속에 나왔어요? 그냥 인호를 믿으면 될 텐데요.”나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짜증이 나고 가슴이 답답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할 말 있으면 그냥 해요. 나한테 이런 도발은 필요 없어요.”“나는 도발하려는 게 아니에요. 항상 인호에게 속지 말라고 차근차근 명확하게 알려주는 거예요.”이우범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진지한 말투로 말했다.“이우범 씨 말대로 배인호와 진명수가 우리 아빠를 처리하기 위해 함께 공모했다면, 증거는 있어요? 그가 왜 그랬는지 말해 줄 수 있어요?”나는 조금 진정하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이제 여기까지 왔으니, 상황을 정확히 알고 싶었다.이우범은 내 감정을 읽고 있었고, 잠시 침묵한 뒤 내 질문에 대답했다.“지영 씨도 말했잖아요. 내가 서란과 손잡았다고. 그래서 지금은 실제로 서란란과 어느 정도 접촉하고 있어요, 자연스럽게 서란에 대해 많이 알게 됐고요.”“지영 씨 말대로 인호가 왜 그랬을까요? 이건 아주 간단한 질문 아닌가요?”이우범은 손가락 끝으로 테이블을 두 번 두드렸다. “인호는 지영 씨를 자기 옆으로 돌아오게 만들고 싶었던 거예요. 그리고 지금 그 소원대로 됐잖아요?”내 마음의 마지노선 무너졌고, 비록 이우범이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지만, 그가 말한 내용은 내가 추측한 것과 정확히 같았다.심지어 이전에 나는 배인호가 아버지를 상대로 한 샤인 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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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미남계를 쓰다

다음 장면에서는 배인호 어머니가 화를 내시며 서란을 꾸짖고 서란은 계속 울고 있는 모습이 나왔다.결국 배인호 어머니는 더 이상 서란이 우는 것을 참지 못하시고 손을 들었고, 이번에는 배인호가 서란 대신 맞았다. 그의 얼굴에 있는 뺨 자국은 그의 어머니에게 맞은 것이었다.영상을 보고 나니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적어도 배인호 어머니는 나를 대신해 서란의 뺨을 두 번이나 때려주셨다. 시간차 복수라고 할 수 있었다.“알겠어요. 고마워요.”나는 기선혜에게 핸드폰을 돌려주고 부드럽게 감사 인사를 했다.“지영 씨, 서란과 배 대표님은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기선혜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담하게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나는 레드 와인 한 병을 가져와 두 잔을 따르고, 한 잔을 기선혜에게 건네주었다. 우리 두 사람은 술을 마시며 수다를 떨었다.배인호와 서란은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나도 알 수가 없었다. 전생에서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었다고 말할 수 있었지만, 이번 생에서는 전혀 그렇게 표현할 수 없다.하지만 나는 기선혜에게 최근 사건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기선우가 과거의 일은 대부분 기선혜에게 말했을 것이다.기선혜의 얼굴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내가 말을 마치고 나서야 그녀는 입을 열었다. “서란은 팔자가 정말 좋네요. 배 대표님은 예전에 실제로 서란을 좋아했고 하미선도 서란을 수양딸로 인정했으니 말이에요. 하늘은 정말 불공평하네요.”그녀는 서란을 질투한 것이 아니라 남동생의 비극적인 최후를 생각한 것 같았다.어찌 되었든 기선우는 서란과 사랑에 빠졌고 처음에는 그들의 시작점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이제 기선우는 비극적으로 죽었고 그 뒤로 서란은 점점 좋아지고 있었다.“그런데 선혜 언니.”나는 갑자기 기억났다.“전에 언니가 말했었죠? 예전에 선우와 서란이 만나는 것을 반대했다고. 왜 반대했어요? 말해 줄 수 있어요?”기선혜는 멍하니 잔에 담긴 와인을 바라보며 오랫동안 한숨을 쉬었다.“지영 씨, 과거의 서란은 모두가 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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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청담동을 떠나다

"하미선은 분명 의심스러워할 거야. 그러니 네가 연극에 협조해 주길 바라.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네 아버지의 문제와 기선우의 문제도 함께 해결될 거야.”배인호는 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나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눈살을 찌푸렸다.“그냥 말해요.”그날 밤 나는 배인호와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고,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소식을 나에게 말해 주었다. 그는 자기에 대한 나의 의심을 조금씩 풀어주었다.마지막으로 그는 내가 그를 파트너로 대하더라도 매번 자기를 의심하지 말라고 말했다.어쩌면 배인호가 맞는지도 모르겠다. 그에 대한 나의 신뢰도는 매우 낮아졌다.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 한마디에 나는 그를 더욱 의심하게 됐다.다음날 깨어났을 때 나는 배인호와 치열한 갈등을 빚었다.배인호는 재떨이를 땅에 내리친 다음 나에게 삿대질하며 말했다.“아직도 나를 못 믿겠으면 당장 꺼져. 지금 바로 이 집에서 사라지라고.”그의 눈은 미련 하나 없이 차가웠다.나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배인호를 바라보았고, 마음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았다. 그가 말을 꺼냈으니 나는 그를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짐을 싸기 시작했고 옷 몇 벌을 가지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이때 기선혜는 이미 아침 식사를 준비했고 배인호의 부모님은 아래층에 계셨다.창백한 얼굴로 내려오는 나를 보고 몇몇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특히 배인호 어머니는 곧바로 다가와서 나를 잡으셨다.“지영아 무슨 일이야? 방금 위층에서 왜 그렇게 시끄러웠어?”“아주머니, 저 여기서 나가려고요. 인호 씨가 저한테 나가라고 했어요.”나는 붉어진 눈으로 배인호 어머니에게 말했다."그때 다시 돌아오라는 말에 넘어가지 말았어야 했어요. 우리 사이에 풀리지 않은 갈등이 너무 많아요. 죄송합니다. 저 먼저 가 볼게요.”배인호 어머니는 나를 꼭 끌어당겼다.“잠깐만, 무슨 일이야? 인호는 어디 있어? 이 새끼는 어디 있는 거니?”나는 위층을 바라보았고 배인호 어머니의 손을 뿌리쳤다. 간소한 짐을 챙겨 서둘러 밖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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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자극하다

나는 먹을 것을 좀 사서 병원으로 돌아갔다.엄마는 방금 일어나셨고 집에 돌아가기 전 회복을 위해 며칠 더 입원해야 했기에 요 며칠 어쩔 수 없이 계속 병원에 다녀야 했다.다시는 이우범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나는 바로 엄마의 병원을 바꾸기로 했다.“지영아, 아빠는 어디 계시니?”다른 병원으로 옮긴 뒤 엄마는 내게 물었다.“내가 깨어났다는 걸 아빠에게 말하지 않았어?”이 질문에 나는 마음이 무거워졌다.“엄마, 아빠가 요즘 좀 바쁘시거든요. 며칠 뒤에 오실 거예요.”나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엄마에게 대충 둘러댔다.조만간 아빠 소식을 전해드려야 했다. 하지만 이제 막 깨어난 엄마의 몸은 너무 허약했고 또다시 충격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나는 그 말을 한 뒤 재빨리 엄마를 위해 이불을 올려 주며 위로했다.“아빠가 이런 모습 보면 많이 속상하실 텐데. 시간이 지나면 엄마는 더 좋아지실 거고 아빠가 일 끝내고 오시면 타이밍이 딱 좋을 거예요.”엄마는 지친 듯 눈을 감으시더니 한숨을 쉬었다.“네 아빠가 지금까지 내 걱정이 많았겠구나. 곧 퇴직인데 왜 아직도 바빠?”“곧 퇴직이니 더 바쁜 것 같아요. 오랜 친구가 산에 놀러 가서 쉬자고 했어요.”아빠가 여행을 가신다는 상상을 하며 나는 엄마에게 둘러댔다.그러자 엄마는 웃으며 말했다.“관광하러 가는 것도 좋지. 평생 고생했으니 이제 편히 쉴 때도 됐어.”우리 모녀는 병실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이틀간은 내가 돌아가지 않고 퇴원할 때까지병실에서 엄마와 함께 있기로 했다.이 기간 동안 나는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정아와 애들이 나에게 소식을 전해주었다.“아주머니, 이 자몽 아주 맛있고 달콤해요. 꼭 드셔보세요.”정아는 자몽 껍질을 벗겨 엄마에게 드렸다.엄마 앞에서 우리는 이야기를 나눌 때 매우 조심스러웠고 아빠나 배인호에 대해서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참 달다. 고마워 정아야.”엄마는 이틀 동안 많이 회복하셨지만 원래 부터 있던 심장 문제 때문에 퇴원 후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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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아

나는 경멸스러워 비웃음을 날렸다.“그럼 꺼져. 네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이런 짓 할 필요 없어, 배인호가 결혼하자고 할 때까지 얌전히 기다려. 그 전에 배인호 부모님 마음에 들도록 노력이나 하고.”서란은 화가 나서 입술을 깨물었지만 내 말에 반박하지 못했다. 나를 도발했는데 자기가 지고 나니 화가 난 듯했다.그녀는 과일 바구니를 줍지 않고 억울함과 분노를 안은 채 다시 차를 타고 돌아갔다.그녀의 차가 떠나는 것을 본 후에도 나는 여전히 걱정되었다. 어쩌면 엄마를 일찍 집에 모시고 가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으면 엄마가 무사히 안정을 취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었다.병원에 있는 누군가가 엄마 앞에서 몇 마디만 하면 엄마가 모든 것을 알게 되지 않을까?이런 생각에 나는 회사에 가지 않고 다시 병원으로 돌아와 엄마를 퇴원시킨 후 이 기사에게 엄마를 모시러 오라고 했다.나는 엄마를 집으로 모시고 와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지영아, 그 사이 너 혼자 회사를 책임졌니?” 엄마가 갑자기 나에게 물었다.“네, 그렇죠.”나는 무뚝뚝하게 말했다.“아빠는 뭐하고? 도와주지 않았어?”엄마는 여전히 정확한 사고를 하실 수 있었다. 오랫동안 혼수상태에 빠졌어도 쇠퇴해지지 않아서 다행이었다.“삼촌에게 도움을 청하진 않았어?”나는 고개를 저을 뿐 대답하지 않았다.나는 이제 엄마가 이런 일로 슬퍼하시는 게 싫어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엄마는 자기 핸드폰을 내가 가져다줬으면 했지만, 나는 엄마에게 이제 머리를 너무 많이 쓰면 안 된다고 핑계를 대고 거절한 뒤, 푹 쉬시라고 했다.엄마가 잠드신 후 나도 조금 피곤하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이 기사는 이미 돌아갔고, 넓은 거실에는 나 혼자였다. 와인 한 병을 가져와 잠을 청하기 위해 한 잔 마시려고 했지만 전화가 울렸다.벨 소리가 너무 커서 조용한 거실에 울렸다. 나는 재빨리 와인잔을 내려놓고 전화를 받았다.“어디야?”전화기 저편에서 다정함으로 가득 찬 배인호의 깊은 목소리가 들렸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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