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강아지를 너무 챙기자, 배인호의 말에서 질투가 새어 나왔다.“너는 나보다 강아지를 더 좋아하는 거 같다?”“강아지는 인류의 좋은 친구라고 했어요.”나는 머리도 들지 않고 강아지에게 물었다.“맞지? 호니야?”티베탄 마스티프가 내 품에서 호응이라도 하듯 짖어댔다. 마치 새로 지어준 이름이 마음에 드는 것처럼 말이다.배인호의 표정은 계속 어두웠다. 티베탄 마스티프는 그를 보면 목을 움츠리며 무서워했다. 역시 이런 저승사자 같은 사람은 작고 귀여운 동물들도 무서워할 수밖에 없었다.이때 도우미가 다가와 말했다.“사장님, 아가씨, 저녁 식사 준비됐습니다.”“호니야, 밥 먹자.”나는 호니를 데리고 다이닝룸으로 향했다. 원래는 데리고 간단하게 먹으려 했는데 그래도 사람이랑은 다른지라 우유를 먹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나는 호니를 옆 의자에 놓아두었다. 그 자리는 배인호가 평소에 앉던 자리였다.자신의 자리를 뺏긴 걸 발견한 배인호의 표정이 한층 더 어두워졌다. 호니는 그를 향해 착해 보이게 두 번 짖었지만, 그는 차갑게 콧방귀를 끼고 다른 자리에 가서 앉았다.나는 밥을 먹으면서 반려견에 대한 지식을 검색했다. 아이를 낳을 가망이 거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강아지가 생기자 이렇게 작고 귀여운 생명을 자식처럼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자료를 검색하는데 배인호는 전화를 받았다. 아마도 우지훈이 걸어온 전화 같았다.두 사람의 대화를 대충 들어보니 우지훈이 배 씨 그룹에 낮지 않은 직급으로 입사할 예정이라는 내용이었다.나는 정아와 토론했던 그 음모론이 떠올라 우지훈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마음속으로 우지훈을 조금 의심하고 있었지만, 친한 사이는 아니라서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그래, 그럼, 새해 지나고 내년에 절차 밟아.”배인호는 우지훈과 토론을 끝내고 전화를 끊었다. 그러더니 대뜸 나에게 물었다.“왜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는 거야?”“우지훈이 당신 회사로 출근하기로 했어요?”나는 머리를 숙이고 밥을 먹으며
Last Updated : 2023-12-0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