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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두려워하다

뉴스를 보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고 배인호가 샤워를 마치고 나올 때까지 자지 않았다.

“뭘 그렇게 열심히 봐?”

그가 가까이 다가오자, 바디워시 냄새가 풍겨왔다. 내가 좋아하는 향이었다.

나는 핸드폰을 베개 아래 집어넣고 눈을 감았다.

“잠 잘 오라고 자기 전에 보는 거예요. 아까는 잠이 잘 안 왔거든요.”

배인호가 다른 쪽으로 침대에 올라와 눕더니 나를 껴안았다.

“무슨 생각하는데 잠이 안 와?”

이우범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배인호에게 솔직하게 말할 수가 없었다.

“별거 아니에요. 그냥 아빠랑 기선우 생각도 하고 엄마는 언제 깨어날지 하는 생각도 했어요.”

나는 그럴싸한 일을 두 가지 둘러대며 배인호의 질문에 대충 대답했다.

“다 좋아질 거야.”

배인호는 그래도 아직 양심은 남아 있는지 내 귓가에 부드럽게 속삭였다.

“네.”

내가 웅얼거리며 대답했다.

나는 배인호 품에서 서서히 잠에 들었다.

기선혜는 아침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었다. 이튿날 아침부터 나는 그녀가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으며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비몽사몽인 상태로 눈을 떴다. 나를 안은 배인호의 품은 여전히 뜨거웠다. 내가 깬 걸 느끼고 그는 잠에서 덜 깬 목소리로 물었다.

“왜 이렇게 빨리 깼어?”

“선혜 언니 아래층으로 내려간 거 같아서요.”

내가 대답했다.

그러자 배인호가 대뜸 화를 내며 말했다.

“내가 내보내라고 했지. 이제 불편한 거 알겠지?”

“오늘 회사 가는 거 아니에요? 나도 마침 빨리 일어나서 출근하려고 했어요.”

나는 배인호를 밀치며 그의 품에서 나와 옷을 입었다.

배인호는 핸드폰을 들어 확인하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이렇게 빨리 회사 가서 뭐 하게?”

너무나도 뻔한 질문에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빠른 속도로 옷을 입고는 간단하게 씻고 화장했다. 화장하는데 배인호가 침대에서 일어나 벌거벗은 채로 드레스룸으로 향했고 옷을 입고는 다시 나왔다. 섹시한 나체에서 은근한 매력을 풍기는 도련님으로 탈바꿈했다.

나는 배인호보다 먼저 일어났지만, 그는 나보다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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