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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내가 더 적극적이길 바라다

일단은 서란에게서 배인호가 그녀에게 돈을 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그와 제대로 풀지 못한 상태로, 이우범에게서 또한 증거를 얻게 되었다.

증거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예전에 민설아가 임신한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 뒤로 이우범을 만났을 때 누군가에 의해 사진이 찍혔고, 그 사진을 배인호에게 보내 현재 우리 둘 사이에 모순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 모든 걸 진짜 이우범이 저지른 거라고? 거기다 서란과 배인호를 한 방에 넣어 다른 사람들의 오해를 사게 한 거도 전부 그가 한 짓이라고?

나는 머리가 아파 났다. 전생에 이우범과 내가 손잡고 서란과 배인호의 사이를 갈라놓으려 했던 일들도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틈틈이 떠올랐다.

하지만 내 기억과 이성이 나에게 이우범은 그런 일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고 말해주었다. 그의 가치관과 도덕적 관념은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선에서는 보장이 되지만, 일단 사랑에 빠진 상태의 그는 아예 다른 사람으로 변하곤 한다.

“멍멍!”

도저가 위층에서 달려왔고, 반갑게 내 다리에 올라앉았다. 나는 도저를 꼭 앉아 주었고, 그제야 덜 외로운 듯했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생각을 가진 채 나는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 밖에는 눈도 내리고 바람도 불었으며, 유리창 밖으로 들려오는 소리는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아마 거의 한 시간에 한 번쯤은 눈을 떠 시간을 확인했고, 거의 다섯 시가 되어갈 때쯤 나는 점차 잠에서 깨기 시작했다.

나는 오래간만에 이렇게 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고, 기다리는 사람도 역시 배인호였다. 가슴은 초조한 상태에서 계속 뛰고 있었고, 묵묵히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만약 배인호가 진짜로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건 그가 나를 포기했다는 걸 명확히 증명해 주는 거고, 그다음 일은 나 스스로 맞서나가야 하는 일인 거다.

겨울은 낮이 짧고 밤이 긴지라 해가 뜨는 시간도 비교적 늦다. 나는 불을 끄지 않은 채 어둠 속에서 거실 큰 문을 응시하고 있었다.

“딸깍.”

바람 소리를 뚫고 미세하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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