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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이우범 어머니가 세상을 뜨다

나는 점심쯤 되어서야 잠에서 깼고, 일어나 보니 배인호는 이미 방에 없었다.

나는 눈을 비비며 일어나서는 옷을 갈아입고 아래로 내려갔다. 기선혜는 이미 점심 밥상을 다 차린 상태였고, 나를 보더니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일어나셨어요? 어서 와서 식사해요.”

“인호 씨는요?”

내가 물었다.

“배인호 대표님 회사로 갔어요.”

기선혜가 답했다.

“저희에게 지영 씨 아주 힘들 거라면서, 깨우지 말라고 하셨어요.”

말을 마친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더욱 짙어졌고, 나의 시선은 거실 소파를 향했다. 아침에 그 한바탕 전쟁으로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내 옷들은 이미 집사분들이 다 정리한 상태였다.

그녀들은 아마 우리 사이에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대충 짐작을 한 듯했고, 나는 너무 부끄러웠다.

“그래요. 그러면 저 먼저 밥 먹을게요.”

나는 식탁 쪽에 앉아 밥을 먹기 시작했다.

요즘 우리 회사는 휴가 기간이었지만 배 씨 그룹은 아직 아니었다. 배인호는 요 며칠 아마 바빠서 집에 있을 시간도 없을듯하다.

어제 내가 그 술집을 떠난 뒤, 배인호와 서란 사이에 어떤 일들이 발생했을까…

나는 여러 가지 추측을 하기 시작했지만 더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이왕 배인호가 집에 돌아오기로 선택한 이상 서란과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듯하다.

밥을 먹고 난 뒤, 나는 차로 운전해 엄마를 보러 갔다. 엄마는 비록 계속 혼수상태지만, 몸 상태는 안정적이었고, 간병인 이모님도 세심하게 엄마를 아주 잘 돌봐주셨다.

나는 요 며칠 회사 일 때문에 병원에 자주 오지는 못했다. 병원에서는 엄마를 집에 모셔다가 간호해도 된다고 했고, 만약 깨어날 기미가 보이면 다시 병원에 데려와 검사받으면 된다고 했다.

“엄마, 내가 집으로 모셔갈게. 하지만…”

나는 엄마의 손을 꼭 잡으며 입으로 이런저런 말을 되뇌었다.

만약 엄마를 청담동에 모셔간다면, 엄마가 깬 뒤 나와 배인호가 같이 있는 모습을 보면 아마 더 충격을 받을 것 같았다.

결국 나는 한숨을 내쉬며 일단 이 계획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

한참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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