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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엄마가 깨어나다

배인호는 한 번 서재에 올라가더니 저녁이 되어서야 내려왔다. 찌푸리고 있던 그의 미간은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

배인호 아버지는 그를 한편으로 불렀다. 나는 모른 척했다. 부자 사이에 나누는 대화를 내가 알 권리는 없었다.

잠시 후 저녁 식사를 할 시간이 되었고 배인호와 그의 아버지는 다이닝룸으로 걸어왔다. 그의 어머니와 기선혜는 맛있는 음식을 준비했고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였다.

편하고 화기애애해야 할 분위기가 그 서류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가라앉아 있었다. 나는 참지 못하고 배인호의 옆모습을 보며 무슨 일인지 눈치를 살폈다.

내 시선을 느꼈는지 배인호는 가끔 나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나를 볼 때마다 그의 미간은 더욱 깊어졌다.

난 왜 불안해지지? 설마 나에 관한 일인가?

배인호의 행동으로 봐서는 그가 나에 대해 뭔가를 알아낸 것 같았다. 그래서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문제는 나는 그것이 어떤 일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배인호가 내게 화를 내고 불쾌해할 만한 일은 내가 그를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뿐이었다.

모두 각자 생각하며 식사를 마쳤다. 설날을 기다리기 전에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오늘 밤 난 서재에서 잘게.”

침실로 돌아오니 배인호가 갑자기 내게 말했다.

“그래요. 그럼.”

나는 아무런 의견도 없이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봤다.

배인호는 나를 쳐다보더니 몸을 돌려 방을 나갔다.

나는 원래 배인호의 부모님이 오시면 설 연휴를 더 화목하고 여유롭게 보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배인호는 3일 동안 나와 각방을 썼다. 하지만 계속 나에게 무슨 일 때문인지 말해주지 않았다. 그의 성격으로 만약 내가 자기에게 잘 못한 일이 있다면 무조건 내게 먼저 물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쪽으로는 더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배인호는 그의 일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은 듯했다.

“지영아, 여기 와보거라. 나랑 얘기 좀 하자.”

어느 날 아침, 배인호 어머니가 다소 무거운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아주머니, 무슨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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