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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때리라고 해

그 광경은 차마 두 눈을 뜨고 볼 수가 없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 때마침 뒤따라온 정아를 쳐다보았고, 눈빛으로 정아가 한 짓인지 물었다.

하지만 정아는 고개를 저으며, 어깨를 으쓱하더니 눈빛으로 본인이 한 게 아니라고 답했다. 그럼 누가 이런 짓을 저지른 거란 말인가! 유정의 현재 상태는 정상적인 정신 상태가 아닌, 약에 취한 듯한 모습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아예 신경도 안 쓰는 모습이었다. 이때 이우범과 도시아도 이 모습을 보더니 나에게로 시선이 향했다. 나는 일부러 그 시선을 못 본 척했다.

예전에 나와 이우범이 정식으로 만나기 전, 이런 유사한 일이 발생했었고, 다행히 우리는 이성의 끈을 놓지 않은 상태였었다.

“유정아!!”

갑자기 우지훈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고, 모두의 시선은 그에게로 향했다. 그는 분노가 가득 찬 얼굴로 바닥에 있는 한 쌍의 얽히고설킨 남녀를 응시했다. 우지훈의 목소리를 들은 유정은 그를 한번 보고는 흠칫 놀라는 듯하더니 금세 다시 초점이 없는 눈빛으로 부끄럼 없이 말했다.

“지훈 오빠, 여기 와서 같이 해요. 너무 좋아요!”

그 말에 모든 사람은 더욱 수군거리기 시작했고,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핸드폰을 꺼내 찍기 시작했다. 나는 그날 우지훈의 얼굴색이 그토록 어두워진 걸 처음 봤었다. 자신의 여자가 다른 남자랑 그런 일을 저지르는 걸 두 눈으로 봤으니, 그런 수치심은 그 어떤 남자라도 견디기 힘들 것이다.

그는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

“유정아, 우리 그만 만나자!”

말을 마친 뒤 그는 자리를 떠났고, 유정은 멍하니 있더니 계속하여 쾌락에 빠져들었다. 그녀의 그 모습에서는 단 하나의 수치심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대체 누가 그녀를 이토록 싫어해서 이런 일을 벌인 걸까? 게다가 서란과 민예솔은?

이때, 복도 끝 쪽 문이 열리더니 서란이 그 안에서 걸어 나오는 것이었다. 그녀의 옷매무새는 단정하지 못했고,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으며, 드러난 목에는 거친 키스 마크 자국이 남겨져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눈빛에는 분노와 억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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