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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술에 취하다

“이우범 씨, 미쳤어요?”

나는 이 둘을 보고 있자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우범은 웃어 보이더니 바닥에 누워 눈을 감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도시아가 몸을 숙여 그 얼굴에 핏자국을 닦아주려 하자, 이우범은 눈을 번쩍 뜨더니 도시아의 손을 뿌리쳤다. 도시아는 멍하니 그를 쳐다보고 있었고, 아무런 행동조차 할 수 없었다.

“배인호 씨, 빨리 일어나요!”

여기서 더 다퉜다간 또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것만 같았다. 나는 배인호의 손을 잡으며 그를 끌어내려 했다. 하지만 배인호는 일어서면서,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흘겨보고는 그 자리를 떠났다. 나는 그의 눈빛에 흠칫 놀랐으며 어안이 벙벙했다. 다행히 노성민이 그 뒤 따라 나갔고, 아마 그의 입에서 일의 자초지종에 대해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도시아 씨, 미안해요. 마무리 좀 해줘요. 오늘 일이 이렇게 될 거라고는 저도 생각지도 못했어요.”

내가 도시아에게 말했다.

“네, 알았어요.”

도시아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나는 빨리 이 자리를 떠나야만 했다. 이미 사람들은 서로 수군대기 시작했고, 그들의 대화거리는 유정이가 아니면, 배인호와 서란이 방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서로 추측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어떤 사람들은 나를 흘깃거리며 보기 시작했고, 그 눈빛은 나에게 있어 아주 익숙했다. 그건 누가 봐도 흉보고 있는 눈치였다.

클라우드 호텔에서 나왔을 때쯤, 냥이가 나를 불러세웠다. 그녀의 얼굴색은 좋지 않았고, 얼굴에는 손바닥 자국이 나 있었다. 아마 누구에게 맞은 듯했고, 그녀의 눈시울은 새빨개지더니 오히려 눈물은 흘리지 않고 꾹 참고 있는 것이었다.

“왜 그래?”

내가 의아해서 물었다.

“괜찮아요. 그 늙은 인간한테 한 대 맞았을 뿐이에요.”

냥이는 얼굴을 만지면서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지영 언니, 아무리 생각해 봐도 배인호 씨가 언니에 대한 감정이 깊은 것 같아요. 제가 언니랑 겨루는 게 오히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아닐까요?”

나는 머리가 혼란스러웠고, 냥이의 풀이 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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