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24화 약혼 해제

그 질문에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배인호는 그런 내 얼굴을 보며 갑자기 화를 내더니 홱 돌아서서 가버렸다.

나는 답답한 마음에 그 뒤를 따라갔고, 한참을 걷고 나서야 그의 말뜻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어제저녁 배인호가 집에 돌아오지 않아도 나는 그러려니 했고, 서란과 어떤 일이 발생한다 해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이 사람 설마, 고작 그것 때문에 화내는 건가?

배인호는 날이 가면 갈수록 질투가 느는 것 같았고, 게다가 그 질투는 매번 이유 모를 그런 질투였다.

“저 어제저녁 너무 지쳐서 잠들었어요. 원래는 물어보려고 했는데…”

나는 마치 아이를 달래는 것처럼 그를 달랬다.

“인호 씨를 믿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건 물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아닌가요?”

“이런 말로 쉽게 넘어갈 생각 하지 마!. 너 예전에는 나를 어떻게 대했는지, 그리고 현재는 나를 어떻게 대하는지, 나 너무 잘 보여.”

배인호는 차가운 얼굴로, 온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이 말했다.

내가 예전에 어떻게 대했는지를 기억하고 있다고? 내 예전의 일편단심이 그래도 그에게 어느 정도 기억으로 남았나 보다.

나는 기분이 나쁘다기보다 그냥 웃음이 나올 뿐이었다.

“지금 웃음이 나와? 너 이젠 간덩이가 부었구나?”

나의 웃음에 배인호는 짜증 섞인 말투로 나에게 경고를 날렸다.

“너 지금 다쳤다고 내가 널 어떻게 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은 접어두는 게 좋을 거야.”

나는 바로 웃음을 멈췄다.

“그래요. 다 제 잘못이에요. 그러니 얼른 가서 일 봐요. 저 요 며칠 내로 진명수 찾아서 계약서 체결할 거니까 아마 시간이 필요할 거예요.”

“알겠어. 일 다 해결되면 나 제대로 보상해 줘야 할 거야.”

배인호는 가기 전까지 나에게 상기시켜 줬다. 나는 비록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속으로는 살짝 불안했다.

뭘 어떻게 보상하란 말인가? 진짜 아이라도 가질 생각인 건가?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일이 해결되었을 때쯤이면, 배인호는 아마 뼛속까지 나를 증오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 엄마도 이젠 깨어났으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