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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닭살

도시아도 이우범을 발견했고, 그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이우범은 그녀가 나를 찾아오는 걸 분명히 싫어 할거란걸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도시아 씨, 전 볼 일이 남아있어서 이만 가볼게요. 둘이 이야기 나눠요.”

나는 도시아를 지나쳐 아무런 표정 없이 그 자리를 떠났다.

나는 이 두 사람 중 어느 한 명과도 더는 연루되고 싶지 않았다. 그 둘은 나에게 한 번씩은 다른 마음을 품은 적 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이우범에 대해 무척 혼란스러웠다. 처음의 믿음부터 시작해서, 후회, 현재는 소원해지고 의심까지 하는 게, 날이 갈수록 낯설었다.

“네, 알겠어요.”

도시아는 낮은 목소리로 나에게 답했고, 그녀는 감히 이우범을 쳐다보기 무서운 듯 고개를 푹 숙인 채 나보다도 더 빠르게 회사 큰문을 향해 나갔다.

이우범의 옆을 지나칠 때 그녀는 발걸음을 멈췄지만, 이우범은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그는 오히려 나에게 시선이 멈췄다.

나는 굉장히 부담스러웠고, 그 눈빛은 나를 억압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미안해요.”

내가 그의 옆을 지나칠 때쯤, 그가 먼저 입을 열었고, 살짝 미안함이 담긴 말투로 나에게 말을 건넸다.

“도시아 씨가 여길 찾아오면 안 되는 건데, 번거롭게 해서 미안해요. 앞으로 그럴 일 없을 거예요.”

“그래요, 이우범 씨. 자기의 일생일대의 일은 신중해야 해요. 그건 어린애들 놀음이 아니니까요.”

나는 발걸음을 멈춘 뒤, 2초간 머뭇거리다 그에게 한마디 당부했다.

도시아가 들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상관없다. 내가 이우범에게 당부한 이유는 도시아를 위해서가 아니라, 이 둘이 앞으로 더는 내 생활을 방해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에 이 말을 한 것이다.

나는 전생에 이우범의 여러 가지 수법이 나에게 쓰이지 말았으면 한다. 그는 이미 그런 낌새가 보였으며 나는 그를 멀리하고 싶을 뿐이다. 전에 냉정한 사람일수록, 마음의 균형을 잃으면 더 물불 안 가리는 법이다.

이우범은 나를 깊게 응시하고 있었고, 나는 그의 눈빛을 피해 빠르게 그 자리를 떠났다.

차에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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