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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화 꿰뚫어 보다

“왜... 그렇게 흥분해요?”

내가 말을 멈추자, 이우범이 물었다.

“지영 씨와 인호 사이의 일이 떠올랐나요?”

그는 다 알면서 일부러 내게 묻는 것이다. 나와 배인호 사이의 일은 그도 잘 알고 있었다.

나는 깊은 한숨을 쉬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눈앞에 있는 것은 이우범이고 기억 속의 배인호와 구분하려고 노력했다.

“어쩌면 나와 조금 비슷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도시아는 우범 씨한테 잘했잖아요. 시아 씨는 아무것도 잘 못 한 게 없어요.”

이우범은 냉정하게 비웃었다.

“허허. 나를 속여 갇히게 만든 사람이 바로 도시아에요. 그 여자가 없었다면 우리 부모님도 그런 생각까진 하지 않으셨을 거고요. 나와 사이가 더 나빠지는 걸 부모님은 싫어하셨어요.”

전에 그는 한동안 갇혀 있었다. 도시아가 나를 찾아와서 서류를 넘겨주는 대가로 그와 헤어져 달라고 했다.

그것들이 도시아의 아이디어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한순간 도시아에 대한 생각이 조금 복잡해졌다. 그녀가 이우범을 좋아하는 감정이 내가 배인호를 좋아하는 감정과 비슷하다지만 나는 그런 방법까지 사용한 적은 없었다.

적어도 나는 배인호를 함정에 빠뜨리진 않았다.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일에 대해 더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

결국 나는 할 말이 없어 간단하게 대답했다.

이우범은 이미 주문했고 모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었다. 전에 잠깐 만났을 때 그는 나를 많이 챙겨주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입맛이 별로 없어서 몇 젓가락 먹고는 먹지 못했다.

“지영 씨하고 인호는 더 이상 아무것도 없어요?”

그는 나에게 물었다.

“그걸 물어볼 필요가 있어요?”

나는 눈을 내리깔고 이우범을 쳐다보지 않고 애매모호하게 대답했다.

이우범은 웃기 시작했고 그의 웃음소리에 나는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천천히 콧대에 걸려 있던 안경을 벗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가늘고 얇은 손가락을 교차시키며 나를 바라보았다.

“진명수에게 접근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그가 이 말을 했을 때 내 마음속의 모든 추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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