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 제339화 아이를 가지기 위한 노력

Share

제339화 아이를 가지기 위한 노력

Author: 배나영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29 19:42:56
“집에 도착했어?”

전화를 받자, 배인호는 바로 내게 물었다.

“방금 도착했어요. 왜요?”

나는 영문을 몰라 물었다. 사실 마음속으로 배인호가 만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때 거실은 매우 조용했고,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배인호의 목소리가 매력적으로 들렸다.

“보고 싶어. 이쪽으로 와.”

늘 이성을 유지하고 싶었지만 요즘 들어 힘든 일이 많아서 가끔 우울해지기도 했다. 나와 배인호는 비밀 없는 친구가 되었고 어느새 많이 가까워졌다.

배인호의 말을 듣자 나도 모르게 심장이 빨리 뛰었다. 처음에 설레던 감정을 되찾은 듯 그가 조금만 반응을 해주면 기쁘고 설레었다.

나는 깊은 한숨을 쉬며 머릿속의 쓸데없는 설렘을 잠재우려고 했다.

“됐어요. 너무 늦었어요. 샤워하고 쉴래요.”

배인호는 잠시 머뭇거렸다.

“와서 얼굴 보고 샤워하면 되잖아. 나한테 하고 싶은 얘기 없어?”

하고 싶은 얘기는 있었다. 오늘 밤에 있었던 일에 대한 배인호의 의견을 듣고 싶었다.

일단 저지르고 알려주는 느낌이 있었지만 내가 잘 못한 건 없다고 생각했다.

민예솔은 앞으로 내 앞에 나타날 기회가 없을 것이다. 서란이 그녀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했다. 서란은 분명 방법을 찾아 눈엣가시 같은 사람을 없애 버릴 것이다.

나는 만날 핑계를 찾은 듯 옆집으로 향했다.

배인호는 정원의 벤치에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원에 있는 아름다운 디자인의 가로등이 연한 노란색의 불빛을 내고 있었다. 몽롱한 베일이 그를 감싸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치 한 폭의 유화처럼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다.

양심적으로 말해서 눈은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 나는 이 남자를 죽도록 미워하지만, 그의 지나치게 매력적인 외모를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정아는 전에 내가 단순하게 남자 외모를 좋아해서 배인호의 겉모습에 반한 것이라고 솔직하게 평가했었다.

그 평가는 여전히 정확했다.

“가만히 서서 뭐 해? 이리 와. 안아보게.”

배인호는 나를 보고 손가락을 들어 올려 오라고 손짓했다. 그 모습이 마치 사람을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340화 일찍이 나를 꿰뚫어 보다

    배인호는 나의 옆구리를 힘을 적당하게 주어 매혹적으로 문질렀다.그는 한숨을 쉬었다.“나도 네 앞에서 성숙한 남자처럼 보이고 싶어. 그런데 그런 건 다 소용없더라고. 10년 전에도 그렇게 보였지만 결국 이혼하게 됐잖아. 나는 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하고 싶지 않아.”“그렇게 괴로워하지 말아요. 예전에 내가 당신을 조금만 건드려도 당신은 질색했어요.”나는 예전에 꼬리를 흔들던 시절을 생각했다. 죽음을 겪은 기억도 다시 떠올라 괴로웠다.배인호의 눈빛에 무력감이 스쳐 지나갔고 웃으며 말했다.“지금 복수하는 거야? 괜찮아. 이제부터 나에게 복수 할 기회를 더 많이 찾아보는 게 어때?”그는 나의 대답 따위는 기다리지 않았다. 배인호는 손을 뻗어 나의 뒷머리를 잡은 뒤, 살짝 힘을 주어 끌어당겨 고개를 숙이게 만들고 자기 입술에 닿게 만들었다. 나의 입술 사이로 바로 담배 냄새가 가득 퍼졌다.2, 3분 만에 나는 그를 밀쳐내던 것을 멈추고 그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배인호도 나의 반응을 알아차린 뒤 가볍게 나를 안아 들고 거실로 들어갔다.이젠 거실 소파를 보기만 해도 다리에 힘이 빠졌다. 또다시 여운이 남는 밤이 될 것 같았다.기선혜는 내가 아침 일찍 밖에서 돌아오는 상황이 익숙한 것 같았다. 그녀는 배시시 웃으며 나에게 인사를 하고 더 묻지 않았다. 조금 불안하던 마음이 그녀의 담담한 모습을 보고 더는 안절부절하지 않았다.그날 밤, 홍보부는 내가 지시한 모든 일을 거의 다 마쳤다. 도시아의 부모님은 폭풍우처럼 쏟아지는 비난을 마주해야 할 것이다. 나는 방관자일 뿐이고 이제 더는 다른 사람을 동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도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반대로 이우범은 이번 사건으로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았다. 그의 이미지가 좋았기 때문일 것이다. 거기에 많은 사람은 그가 마음속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나뿐이고, 도시아와의 약혼은 강제로 하게 된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도시아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에 비관하여 죽음을 택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341화 엄마가 여전히 반대하다

    “억지로 속일 필요 없어.”배인호가 퍽 난감한 듯 웃더니 말했다.“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내가 모를 줄 알아? 내 이용 가치가 끝나면 떠날 생각 하고 있었던 거지? 근데 내가 너무 많은 걸 해주면 너 못 떠나게 할까 봐 걱정하는 거고?”나는 가끔 배인호가 심리 상담의를 하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한다.이렇게 대놓고 까밝혀지니 나도 뻘쭘했다. 비록 만나서 얘기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 얼굴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원해서 당하는 상황이어서 눈감아 주면 몰라도 배인호처럼 총명한 사람이 쉽게 이용당할 리가 없었다.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무슨 말을 하든 가식적으로 보일 게 뻔하기 때문이다.“너랑 너희 어머니가 아버지 만날 수 있게 손은 써둘게. 근데 한 3일 후여야 해. 나 아직 해외거든.”배인호는 나에게 이 사실을 인정하라고 하지 않았고 오히려 먼저 입을 열어 나를 안심시켰다.이렇게 세심하게 배려를 해주니 나는 왠지 모를 죄책감이 들었다.나는 매일 전생의 비극과 잃어버린 그 아이를 생각하며 이성적이어야 한다고 다짐했다.“알겠어요, 고마워요.”나는 최대한 당당해 보이게 말했다. 그냥 이 모든 게 그가 나에게 주는 보상이라 생각하기로 했다.“너랑 나 사이에 고맙다고 할 필요 없어. 날 떠날 계획인 거 알지만 그래도 최대한 그 생각을 바꿀 수 있게 노력해 볼 거니까.”배인호의 목소리는 여유로우면서도 부드러웠다.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배인호가 딱히 다른 방법을 생각하지 않아도 나는 이미 흔들리고 있었다.간단하게 몇 마디 더 얘기를 나누다가 전화를 끊었다.배인호는 늘 업무 효율이 빠른 편이었다. 3일 후 나와 엄마는 아빠를 만날 수 있었다. 주로는 두 분이 얘기를 나누고 나는 옆에서 기다렸다.아빠는 안에서 크게 고생하지 않는다고 했고 오히려 예전에 출근할 때보다 더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러 괴롭히고 꼽주는 사람만 없으면 거의 심신 수양과 마찬가지라고 했다.아빠가 걱정하는 건 감옥살이하면서 아빠의 명예에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342화 익숙한 질투

    나는 말문이 막혀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배인호가 병원에 엄마를 보러 간 적은 있다. 전에 간병인 아줌마가 말해준 적 있었다.하지만 엄마가 다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러면 이웃집 일도...“전에 배인호가 자주 옆집에 와서 쉬던데, 만나러 갔었지?”역시 엄마는 이것도 다 알고 있었다.나는 이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예 몰랐다. 그래서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그러자 순간 엄마의 안색이 나빠지기 시작했고 화가 난 듯 보였다.엄마는 얼굴을 굳히고 한참을 아무 말씀도 하지 않았고 결국은 내가 다 털어놨다.“엄마, 그냥 내가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안 돼요? 아빠 일 도와줄 수 있는 사람 인호 씨뿐이에요.”“너 설마 너를 조건으로 건 거야?”엄마의 화가 더 깊어졌다.“아니, 아니에요. 우리 별다른 일 없었어요. 그냥 인호 씨는 지금 전에 한 잘못들을 만회하고 싶은 것뿐이에요.”나는 엄마가 흥분할까 봐 두려워 얼른 해명했다. 거짓말하기는 했지만, 엄마가 화병이 나는 것보다는 나았다.엄마는 내 말을 듣더니 한시름 놓은 듯 보였다. 하지만 안색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지영아, 아빠가 계속 감옥에 있더라도 난 네가 그런 짓까지 하는 건 싫어.”하지만 난 아빠가 감옥에 계속 있는 게 싫었다. 그리고 기선우 일도 나는 진실을 밝혀 제대로 눈감을 수 있게 해주고 싶다.기선우와 아빠의 일은 모두 서란과 엮어있고 피해 갈 수 없다.나는 잠깐 침묵하고는 대답했다.“엄마, 아빠뿐만이 아니에요. 선우도 있어요. 엄마도 알잖아요. 내가 선우를 동생처럼 생각했다는 거. 걱정하지 마세요. 진짜 인호 씨와 사귀는 일은 없을 거예요. 일이 다 잘 해결되면 그때 제가 인호 씨한테 잘 얘기하면 돼요.”“그래, 꼭 말한 대로 해. 난 네가 배인호와 선만 잘 그을 수 있다면 회사도 필요 없어. 그냥 우리 세 가족이 여기를 떠나면 돼.”회사도 필요 없다니, 엄마의 말에 나는 크게 놀랐다.내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자, 엄마가 진지하게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343화 성질을 부리다

    나는 아직 이성의 끈을 놓지 않은 터라 머리를 살짝 빗겨 배인호의 손을 피했다. 이 행동은 마치 성질을 부리는 듯한 느낌이었다.술을 마시고 나니 성질이 더 커진 것 같긴 했다. 아까 마음속으로 계속 생각했던 문제를 바로 물어봤다.“왜 서란 옆을 지키지 않고 왔어요?”“노성민이 전화했어. 근처에 있어서 온 거야.”배인호가 내 옆에 앉자 나는 그제야 세희가 없어진 걸 발견했다.그는 내 손을 잡더니 아무렇게나 만지작거리면서 물었다.“아까 한 말 무슨 뜻이야? 요새 너 안 찾아서 화났어?”나는 그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아까 세희가 앉았던 자리를 가리키며 물었다.“세희는요?”“사람 시켜서 데려다주라고 했어. 걱정하지 마.”배인호가 대수롭지 않게 설명하더니 다시 아까 문제로 돌아갔다.“아직 내 질문에 대답 안 했어.”세희만 잘 보내줬으면 되었다. 나는 혼자 돌아갈 힘은 그래도 남아 있었다. 하여 배인호를 무시한 채 몸을 일으키고는 가방을 챙겨 나가려고 했다.하지만 몇 걸음 못 가서 나는 몸이 붕 뜨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아 자기도 모르게 손을 뻗어 잡을 수 있는 물건을 찾았다.배인호가 팔을 뻗었고 나는 그의 옷을 잡고 나서야 간신히 제대로 설 수 있었다.“잡아줄 필요 없어요!”나는 제대로 서자마자 바로 배인호를 뿌리쳤다. 마음속에 차올랐던 답답한 기분이 알코올로 인해 달아오르고 있었다.“진짜 질투하는 거야? 혹시 사진 봤어?”이 말을 하는 배인호의 말투가 살짝은 신나 보였다.질투가 나는 건 사실이었다. 이 감정은 컨트롤이 잘되지 않았다. 아마 최근에 배인호가 나한테 너무 잘해줘서 습관 되었다가 그가 조금이라도 변화가 생기자 실망하게 된 것 같았다.습관이 참 무서웠다. 애초에 배인호가 나와 이혼하기 싫다고 한 것도 나는 그가 나에게 습관 되어 내 태도가 갑자기 변하는 걸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라 생각했다.나는 버벅거리며 말했다.“아, 아니에요. 그냥 일이 너무 힘들어서, 기분이 안 좋은 것뿐이에요.”“먼저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344화 배인호와의 냉전

    이게 나와 배인호의 냉전 시작이었다. 이날부터 나는 그와 장장 2달 동안 연락하지 않았다.한여름의 날씨는 공기마저도 뜨거웠다. 하지만 이도 배인호가 서란에 대한 열정적인 공세와는 비길 수 없었다. 나는 때때로 둘이 애정 과시하는 뉴스를 볼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배인호가 서란을 위해 섬 하나를 사서 서란의 이름으로 이름을 지었다느니, 서란이 자신이 직접 만든 도시락을 들고 배 씨 그룹 본사를 드나든다느니, 두 사람 사이가 점점 진짜 커플처럼 꿀이 뚝뚝 떨어진다는 기사 말이다.내 기분도 처음에는 질투와 분노로 휩싸이다가 지금은 점차 무뎌졌다.오히려 정아와 애들이 더 이해하지 못했다.“혹시 너희 둘 무슨 시나리오 있지?”정아가 의문에 찬 표정으로 물었다.“우리가 반대할 때는 그렇게 배인호 쫓아다니더니, 반대 안 하니까 또 이혼하겠다 그러고, 이혼하고 재결합하려는 낌새가 보이길래 다시 반대했더니… 지금은 뭐야, 또 헤어진 거야?”세희와 민정도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나는 어떻게 설명할지 몰라 뻘쭘하게 웃었다.“됐어. 이번에는 배인호와 재결합한다는 소리 안 할 거지?”정아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몰라.”내 대답에 애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나와 배인호가 더 엮일 가능성이 있다는 걸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하지만 이건 내 마음속 제일 진실한 생각이라 딱히 그들을 속이고 싶지는 않았다. 아니면 뒤에 어떤 일로 또 엮이게 되면 내가 지금 둘러댄 게 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정아와 나와 계속 더 깊이 대화하려고 하는데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다.“시간 났어? 그래, 그래. 지금 바로 갈게.”전화를 끊은 정아가 흥분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가방을 들었다.“예쁜이들, 전에 말한 그 유명한 산부인과 선생님 다시 한국 들어왔대. 오늘 진료 볼 수 있대서 가보려고.”이 말을 듣고 나는 자기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나랑 같이 가.”정아가 멈칫하며 되물었다.“네가 나랑 간다고?”“응, 심심한데 잘됐네.”내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345화 저 여자는 누구야?

    결국 나는 그쪽으로 걸어가 앉았다. 차를 마시는 거라면 간단했다.이우범은 나를 주시했지만, 눈빛은 예전처럼 부드럽고 절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주 오래전 그때처럼 차갑고 냉랭했다. 가끔 입꼬리에 웃음이 걸리긴 했지만 그게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는 가늠이 되지 않았다.나는 찻잔을 들어 “꿀꺽꿀꺽”하고 두 모금 만에 다 마시고는 이우범에게 말했다.“이우범 선생님, 천천히 마셔요. 저는 올라가서 쉬고 싶어요.”“지영아!”엄마는 내가 일부러 그러는 걸 알고 매우 언짢아 보였다.“엄마, 나 좀 그만 내버려두면 안 될까?”나는 기분이 너무 안 좋아 이 말을 뒤로 위층으로 올라갔다.샤워하고 나니 몸이 많이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Snow의 자료를 더 찾아보려는데 시작하기도 전에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 기선혜였다.“아가씨, 저녁 식사하세요.”배가 고프긴 했지만, 이우범이 아직 갔는지 몰라 기선혜에게 물었다.“이우범 씨 갔어요?”기선혜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아직이요. 사모님이 저녁 먹고 가라고 해서…”이 말을 듣자 갑자기 식욕이 사라졌다. 하여 기선혜에게 밥을 위로 가져다 달라고 하고는 다시 침대에 누워 Snow의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자료를 보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완벽하면서도 신비했고 거의 쓸만한 정보가 없었다. 국적과 종사하는 업종 외에 기타 정보는 거의 찾지 못했고 사진도 없었다.그러면 그럴수록 점점 이상했다. 국내외로 소문날 의술이라면 일부러 숨기지 않는 이상 사진 한 장 없을 리가 없었다. 숨길만한 이유가 뭘까 생각했지만 유일하게 생각나는 이유는 얼굴이 망가졌다는 것뿐이었다.생각에 잠겨 있는데 누군가 다시 문을 두드렸다. 나는 기선혜가 밥을 가지고 온 줄 알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들어와요.”문이 열리고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열심히 웹페이지에 올라온 자료를 봤다.테이블에 올려놓은 밥에서 향긋한 냄새가 풍겨왔고 나는 손을 내밀어 먹으려고 했다. 하지만 곁눈질로 아직 방에 사람이 있다는 걸 발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346화 여자 친구를 잘못 알아보다

    수화기 너머에서 한참 동안 침묵이 흐르더니 난감한 목소리로 말했다.“배 사장님이 계속 허지영 씨 이름만 불러서 서란 씨가 와도 아무런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요…”이 말을 들은 나는 가슴이 살짝 떨려왔다. 아까까지 먹구름 가득하던 기분이 조금은 개인 듯한 느낌이었다.내가 이렇게 쉬운 여자였다니, 살짝 빈정이 상했다. 비서 한마디에 이렇게 기분이 풀릴 줄 몰랐다.“오해하셨네요. 전 지금 그 사람과 아무런 사이가 아니에요. 서란이 그 사람 여자 친구에요. 저를 귀찮게 하는 게 아니라 서란을 찾아가세요.”기분이 좋아지긴 했어도 말투는 계속 딱딱했다.비서가 난감한 말투로 계속 도움을 청했다.“허지영 씨, 그래도 나와 주세요. 아니면 배 사장님 계속 여기 계실 텐데 그러면 일이 시끄러워집니다.”“안 가요.”내가 대답했다.그때 갑자기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배 사장님!”나도 같이 가슴을 졸이기 시작했다. 그 뒤로 뭔가 깨지고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쨍그랑하는 소리가 귀청을 때렸고 음악 소리보다 더 크게 들렸다.비서의 다급한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허지영 씨, 빨리 나와주세요! 배 사장님 무슨 원인인지 다른 사람과 시비가 붙었는데 다치기까지 했어요!”“전에 썼던 방법이에요. 이제 안 속아요. 그 사람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나는 조금 걱정이 되긴 했지만, 배인호가 전에 이 방법을 쓴 적이 있어서 다시 차분해졌다.비서가 거의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아니에요. 이번엔 진짜 아니에요. 빨리 와보세요. 사, 사장님께서 다른 분 여자 친구를 허지영 씨로 착각했어요!”이 부분은 실로 나를 놀라게 했고 의외였다.‘만취야, 아니면 머리가 어떻게 된 거야?’나는 잠깐 망설이다가 차를 운전해 그 술집으로 향했다. 다른 사람을 여자 친구로 착각하는 배인호를 찾으러 말이다. 내가 도착했을 때 배인호의 이마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고 비서는 매우 난감한 표정으로 옆에 서 있었다. 그 옆에는 한 쌍의 남녀가 보였고 남자는 매우 화가 난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348화 최고의 신붓감

    “내가 기회를 얼마나 많이 줬는데, 다 잊었어요?”나는 자기도 모르게 되물었다.“그때는 내가 내 마음을 몰랐잖아. 예전 일로 지금의 나를 판단하지 마. 응?”배인호의 말에 나는 더 할 말이 없었다. 예전에 있었던 일은 기정사실이라 그가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고 그도 자기가 전에 얼마나 지나치게 행동했는지 알고 있다.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운전만 계속했다.병원에 도착해 나는 배인호를 데리고 상처를 처리하고는 청담동으로 데려다줬다.배인호 어머니도 같이 있는 걸 알기에 나는 배인호를 문 앞까지만 데려다주고 알아서 들어가게 할 생각이었지만 그는 조수석에 앉아 꿈쩍도 하지 않았다.“너 때문에 다쳐서 길을 못 걷겠어.”배인호는 고개를 돌려 당연하다는 눈빛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나는 의문에 찬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이게 왜 나 때문에 다친 게 됐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술을 내가 마시라고 한 것도 아니고 내가 그 남자에게 때리라고 시킨 것도 아니다.배인호는 내가 답답해하자 말을 이어갔다.“두 달 동안 냉전만 안 했어도 내가 이렇게 됐겠어?”나는 배인호의 적반하장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음을 느꼈다. 분명히 애초에 배인호가 잘못해서 내가 화난 건데, 마지막에 가서 보면 내가 일부러 연락을 끊은 것으로 되었다.“아, 그래요. 내가 잘못했어요. 치료비는 물어줄 테니까 지금 당장 차에서 내려서 들어가요.”나는 차가운 표정으로 귀찮은 듯 말했다.“안까지 데려다줘. 차가 못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배인호는 여전히 움직일 생각이 없었고 내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싫다고요. 사람 말 못 알아들어요?”나는 화가 나기 시작했다. 이미 너무 늦은 시간이었고 내일 출근을 위해 빨리 돌아가서 쉬고 싶었다.둘이 계속 대치하고 있는데 누군가 창문을 두드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배인호 어머니의 얼굴이 창밖으로 크게 보였다. 거의 얼굴을 차에 붙이다시피 했다.나는 하는 수 없이 창문을 열었다. 배인호 어머니가 나를 발견하고는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Latest chapter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693화 영원히 함께하자

    허지영은 이우범이 진심으로 배인호에게 말하는 것을 들어서야 마음 깊이 있던 궁금증이 드디어 풀렸다.그녀는 이것이 배인호와 이우범이 화해하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역시 배인호의 얼굴은 점점 더 편안해져 갔다. 잠깐의 침묵이 있었던 뒤 배인호도 말했다.“그래, 우리도 영원한 친구야.” 그는 말을 끝낸 후에 허지영을 바라보았다. 허지영은 그의 행동이 맞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배인호는 이 순간이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손에 넣고 우정도 되찾은 진정한 승리자가 된 것처럼 느껴졌다. 전화를 끊은 후, 배인호는 두 팔을 벌렸고 허지영은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품에 안겼다. 그들은 서로를 꽉 껴안았다. 빈이가 로아와 승현을 데리고 이런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빠, 아빠한테 책 좀 읽어달라고 해줘요~”로아가 낮은 목소리로 빈이를 재촉하였다.세 사람은 잠을 오지 않아서 내려가 배인호더러 그들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하려고 했다.그런데 세 사람은 내려오자마자 아빠와 엄마가 행복하게 안고 있는 것을 보자 조금은 부끄러워졌다.로아와 승현 두 아이는 너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을 감출 수 없었고 빈이는 어른이 다 되였기 때문에 괜찮았다.“유니콘, 유니콘!”승현는 유니콘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계속 떠오르고 있었다. 배인호가 유니콘의 이야기를 승현에게 들려준 후부터 승현은 노래를 들을 때도《유니콘》만 듣고 싶어 했다.두 어린이는 빈이를 양쪽에서 감쌌고 포동포동한 손으로 그의 소매를 잡으며 기대로 가득 찬 큰 눈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로아와 승현은 나이는 어리지만 똑똑해서 아빠와 엄마가 포옹하고 있을 때는 방해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이가 그들보다 많은 빈이는 방해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빈이가 주저하고 있을 때 로아의 간절한 눈빛에 빈이는 말했다.“내가 너희들에게 책을 읽어주면 어때?”“형은 못 해! 못 해!”승현이가 거절했다. 왜냐하면 형한테 유니콘을 불러달라 했을 때 음정이 하나도 맞지 않아서였다.로아도 그렇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692화 그냥 친구일뿐

    허지영은 자기 앞에 무릎을 꿇은 남자를 내려다보았다. 이것은 그녀가 오랫동안 사치하게 그리던 장면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일을 겪은 후에야 이룰 수 있었다.그녀의 눈시울도 붉어졌고 마침내 그녀는 머리를 끄덕였다. “좋아요.”사람들은 열렬한 박수를 터뜨렸다. 모두 이 부부의 재결합을 기뻐했지만 아무도 인파 뒤에서 한 남자가 조용히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그는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어 얼굴을 알아보기 어려웠다. 그는 배인호가 반지를 허지영의 손가락에 끼우는 것을 보고 나서야 묵묵히 자리를 떠났다.그는 저택을 떠나 차에 올랐고 모자와 선글라스를 벗으며 차갑고 마른 얼굴을 드러냈다.이우범은 원래 해외에 있어야 했지만 참지 못하고 결국 배인호와 허지영의 결혼식에 참석했고 오늘의 입장권도 박준이 그를 위해 비밀리로 얻어 주었다.이제 허지영이 행복을 찾았음을 직접 보았으니 이우범은 안심하고 떠날 수 있었다.이우범이 막 차를 몰고 떠나려고 할 때, 박준이 어느새 따라 나와 차 앞에 막아 섰다.“이우범, 왜 벌써 가려고?”다른 사람들은 이우범을 눈치채지 못했지만 박준은 그가 올때부터 알아 보았다.박준은 이우범이 아직 허지영을 놓지 못했고 분명히 그녀의 결혼식에 몰래 참석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넌 왜 나왔어?”이우범은 박준을 보고 조금 놀랐다.“내가 안 나오면, 너는 이렇게 가버릴 거잖아. 배인호는 안 보면 그만이지, 나와 노성민도 안 볼 거니?”박준은 화가 내면서 말했다.박준은 이우범이 지난 몇 년 동안 항상 해외에 머무르고 있어 국내 친구들과의 연락이 매우 뜸했고 이번에 어쩌다 한 번 돌아왔는데 그들과 밥 먹고 술 한 잔 안 하고 허지영만 보러 온 거에 서운해했다.“나 공항에 가봐야 해.”이우범은 약간의 미안함은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우범은 하루도 여기서 보낼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저녁에 같이 밥 먹고 가. 지금 떠나면 너랑 나 친구로 끝이야. 알겠어?”박준은 협박하듯 말했다.이우범은 어쩔 줄 몰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691화 나랑 결혼해줄래?

    박정아의 말에 허지영, 오세희, 이민정은 적극 찬성했다.다른 사람과 또 식을 올린다면 쪽팔리겠지만 같은 사람과 두번 식을 올리는 건 무엇을 설명할까? 그들이야 말로 찐 사랑인 것이다.——두 달 뒤.배인호와 허지영의 결혼식은 준비가 거의 되어가고 있었다. 결혼식의 사치와 호화로움은 무수한 감탄과 부러움을 불러일으켰다. 허지영은 천만 원 가치의 수제 웨딩드레스를 입었을때 기묘한 감정이 들었다.허지영은 처음 배인호한테 시집갈 때를 떠올렸다.그때 허지영은 자기가 직접 고른 웨딩드레스를 입었고 지금 사치스로운 드레스와 비교도 안 됐다. 그때의 배인호는 결혼식은 하나의 미션 수행처럼 모든 것을 신경 쓰지 않았다.그 후 몇 년이 지나고 그들은 다시 시작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허지영은 웨딩 드레스 위에 박힌 빛나는 다이아몬드를 가볍게 만졌고 그 순간 그녀는 찬란한 태양빛 처럼 화려하게 빛나는 것 같았다. 박정아를 포함한 친한 친구들은 연속 감탄했다.박정아는 허지영 주위를 돌면서 기쁨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말했다. “영아, 정말 예쁘다. 몇 년 동안 방황하더니 결국 네가 원하는 행복을 얻게 되었네.”“맞아, 나도 너의 용기에 감탄해. 다행히 배인호도 정말로 많이 변한 거 같애.”오세희도 연속 감탄했다. 이민정은 머리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개과천선했으니 앞으로도 쭉 그럴 거야. 너를 또 상처 입힐 일이 있으면 우리 몇 명이 가만두지 않을 거야!”이때, 허지영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다가왔다. 두 사람은 아름다운 딸을 바라보며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허지영은 그들이 가장 아끼는 보물같은 존재였고 그녀는 감정적인 고통을 겪은 후에야 재혼이라는 결정을 내렀다. 처음에 부모님은 반대했지만 지금 받아들이기까지 수많은 과정이 있었다.하지만 이 순간, 허지영이 행복해 보이자 그들은 자신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다.“아빠, 엄마.”허지영은 부모님이 오자 이상하게 코가 찡해진 듯했다. 아마도 그들의 힘든 모습을 보다가 이렇게 뿌듯해하는 모습을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690화 이번 생은 너 하나뿐

    허지영은 배인호와 다른 여자의 스캔들을 폭로한 댓글을 보니 마음이 철렁 거렸다. 허지영은 일어서서 배인호와 아버지 쪽으로 걸어갔다. 두 사람은 바둑을 두고 있었고 경기는 아주 치열했다. 허지영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배인호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면서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허지영도 따라서 웃었다. 허지영은 스캔들에 대해 바로 묻지 않고 옆에 의자를 두고 앉아 조용히 두 사람이 바둑을 두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의 핸드폰 화면에는 배인호와 한 여자 연예인 간의 스캔들이 적힌 댓글이 고스란히 써져 있었다. 배인호는 허지영의 아버지와 바둑 한 판을 두고 난 뒤, 눈길은 자연스럽게 허지영의 핸드폰이 자기의 앞에 놓여져 있는 것을 보았고 화면이 꺼지려 하면 허지영이 화면을 다시 켜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화면에 적힌 그 말은 무슨 뜻이지?’배인호는 허지영의 휴대전화를 가져와 댓글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순간, 바둑을 계속 두고 싶은 마음도 사라졌다. 그와 허지영의 재혼을 많은 사람들이 좋게 보지 않았으며 이미 준비 중인 결혼식도 성사되지 못할 것이라는 의심이 가득하였다.‘결혼식이 엄청 화려해서 준비시간이 조금 오래 걸린 것 뿐인데 이게 무슨... 그리고 나와 한 여자 연예인이 하룻밤을 같이 보낸 스캔들이라고?’그날 밤에는 최소 일곱-여덟 명의 사람이 있었고 남자 여자 다 있었다. 주로 투자에 관한 이야기하다가 여자들이 떠나고 남은 몇 명의 남자들이 룸에서 잠을 잔 것이다. ‘언론은 이렇게 근거 없이 아무렇게나 사건의 앞뒤도 맞지 않는 헛소리를 늘어놓다니...’배인호는 허지영의 아버지께 말씀드렸다. “아버지, 좀 이따 다시 바둑을 둬도 괜찮을까요? 지금 급하게 좀 해결해야 할 일이 생겼어요.”허지영의 아버지는 자초지종을 모르고 배인호의 말에 급한 일이겠거니 생각하고 동의했다. 그러고 나서 허지영의 아버지는 허지영의 어머니를 도와주러 주방으로 향했다.허지영의 아버지가 나가자마자 배인호는 바로 허지영의 손을 붙잡았다. 얼굴에는 억울함이 가득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689화 또다시 스캔들

    거절당한 후, 배인호는 깊게 한숨을 쉬었다. 마치 모든 욕망을 내뱉으려는 듯했다.허지영은 이불을 감싸안고, 배인호와 사이에 안전한 구역을 만든 다음, 다시 잠을 이루려 했다.“여보, 벌써 자정이 넘었어.”겨우 십 분도 채 지나지 않아 약간 쉰 듯한 배인호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허지영이 방금 잠에서 깨어나려는 찰나, 어느새 안전 구역을 넘어온 손이 허지영을 강하게 끌어당겨, 뜨거운 품에 꼭 안았다.“뭐 하는 거예요? 배인호 씨, 당신...”허지영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입술이 막혔다. 겨우 의식을 회복했지만 뜨거운 키스 때문에 다시 정신이 흐릿해졌다. 허지영은 저항을 포기했다. 오늘 밤은 편하게 지낼 수 없을 것 같았다. 다음 날 정오가 되어서야, 허지영은 온몸이 녹아내린 듯한 느낌과 함께 잠에서 깨어났다. 주변을 돌아보자 배인호는 이미 사라진 후였다.샤워를 한 후, 허지영은 아래층으로 내려가 배인호를 발견했다.그리고 노성민과 박성아는 언제 왔는지 모르게 도착해, 세 아이를 데리고 왔다. 그 시간에 노 씨 집에 세 아이는 허지영의 세 아이와 노는 중이어서, 거실은 매우 활기찼다.박성아가 머리를 들어 계단에서 내려오는 허지영을 보고 말했다. “아이고, 지영아, 너 드디어 내려왔네. 재결합해서 기쁜 건 알겠지만, 몸조심해야 해!”허지영은 박성아를 쏘아보며, 얼굴에 부끄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자신의 옷깃을 조금 더 높이 당겼다. 그렇지 않으면 어젯밤 남은 흔적이 들킬 수 있다.그들은 다 같이 식사했다. 식사 도중, 박성아가 민설아의 일을 언급했다. “그래, 민설아가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매우 뛰어난 변호사를 고용했어. 이 여자 정말 죽을 쑤고 있어, 지금도 판을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자신이 감옥에 안 가고 바로 무죄로 풀려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민설아의 이름을 듣고, 허지영은 본능적으로 배인호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배인호는 로아와 승현, 두 아이에게 옥수수알을 까주는 데 집중하고 있어, 박성아의 말은 아예 듣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688화 악몽에 시달리다.

    허지영은 병원으로 옮겨진 후 응급처치를 했다.허지영의 부모님은 거듭 의사에게 수술의 가능 여부 혹은 새로운 치료 방법으로 딸의 이 짧은 생명을 이어나갈 수 있는지 묻고 있었다.그러나 그들이 얻은 대답은 모두 절망적인 것이었다.병상 앞에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부모님은 마치 하룻밤 사이에 10살이나 더 늙은 것 같았다. 두 사람은 병상에 누워있는 딸을 보며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졌다.“영아, 우리 놀라게 하지 말아줘. 빨리 깨어나, 강하게 버텨줘..”“우리는 다 널 응원할 거야. 네가 끈질기게 살아남을 거라고 했잖아... 버텨줘. 우리 같이 여행 가자. 응?”“넌 삼촌과 이모의 유일한 희망이야, 그들을 위해서라도 버텨야 해!”“영아, 우리 딸... 흑흑흑...”온갖 소리가 허지영의 귀에 들어왔다. 허지영은 몸에 아무런 힘도 없는 것이 느껴졌고, 눈앞은 어렴풋한 빛에 휩싸였다. 한참이 지나서야 부모님의 얼굴과 친구들이 슬퍼하는 모습이 또렷이 보였다.몹시 의외인 것은 이우범도 거기에 있었다. 그는 사람들의 가장자리에 서있었지만, 키가 커서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가 있었다.‘이우범이 왜 여기에 있지?’허지영은 입을 벌려보았지만,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고 온몸이 아프기만 하였다.“영아, 너 어떻게 우리를 버리고 떠날 수가 있어... 나랑 네 아빠는 어쩌고...” 어머니는 허지영이 깨어났지만 기뻐하기는커녕 더욱 슬프게 울고 있었다. 어머니는 자기 딸에게서 더 이상 살아갈 희망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부모님은 허지영이 왜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전혀 모른다.“아빠, 엄마, 제가 불효자예요... 미안해요... 다음 생이 있다면 제가 그때 효도할게요...”허지영은 허약하게 몇 마디 하려고 노력했지만, 부모님을 더 슬프게 할 뿐이였다.극심한 슬픔에 부모님은 뒤돌아 병실을 나왔다. 자기 딸에게 이토록 처참한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박정아는 바로 앞장서서 허지영의 손을 꼭 잡았다.“영아, 너도 날 꼭 기억해야 해. 다음 생이 있다면 다시 나를 찾아줘.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687화 영원히 그녀를 사랑할 수 없어.

    허지영은 어린 시절부터 자기는 타고난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가문에 서로 사랑하는 부모님, 좋은 성적,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랑 결혼까지 했다. 그러나 서른도 안 되는 나이에 가정이 풍비박산나고 삶의 끝에 이르렀다.허지영은 부모님이 자신의 눈앞에서 눈물범벅이 된 모습을 지켜보고는 마음이 아려왔다. 그러나 그녀는 스스로를 속일 수가 없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고집스럽게 배인호를 그리워하고 있었다.‘배인호는 내가 유방암 말기라는 사실을 알면 보러 올까? 마음이 약해질까?’‘왜 지금 이때까지도 나는 그 잔인한 남자를 그리워하는 걸까?’허지영은 자신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현재 상태에서는 수술할 필요도 없고 방사선 치료와 안전하고 보수적인 치료 외에는 손쓸 방법이 없었다.허지영은 어떻게든 퇴원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가고 나서 가장 먼저 배인호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늘 그렇듯 또다시 거절당했다.허지영은 다시 배인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나 유방암 걸렸는데 말기래요. 당신이랑 얘기 좀 하고 싶은데 괜찮을까요?”이번에는 배인호가 답장을 했다.“병 걸렸으면 제대로 치료받아. 나는 의사가 아니야. 널 치료 해줄 수 없어.”이토록 차갑고 매정한 답장을 보면서 허지영은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배인호의 마음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왜 이 지경에 이르러서도 배인호는 그녀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는 걸까?“영아, 더 이상 배인호 생각은 안 하면 안될까?” 박정아와 친구들이 토끼처럼 눈이 붉어져서 허지영의 집으로 찾아왔다.“우리랑 여행 가자. 우리랑 아름다운 곳에서 아름다운 풍경도 맘껏 즐기면서 몇몇 쓰레기 같은 사람들은 깔끔하게 잊는 거야. 더는 그 쓰레기들에게 상처받지마. 응? ”허지영의 병을 알게 된 이후로 허지영의 부모를 제외하고 가장 슬퍼했던 건 박정아와 3명의 친구들이였다. 거의 매일 슬픔에 잠겨 허지영의 만날 때마다 울음을 참지 못했다.친구들은 더이상 허지영이 고통받는 걸 지켜보기 싫어했다. 그들은 허지영의 좋은 친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68화 지키고 싶은 사람이 있어.

    배인호는 식탁 위의 아침밥을 흘깃 보고선 한마디 대답도 없이 넥타이를 묶으며 거실 방향으로 걸어갔다. 허지영은 뒤따라가 한 번 더 묻고 싶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배인호가 차에 올라타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리는 모습뿐이었다.허지영은 입을 열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배인호는 크나큰 빙산이고 허지영은 작디작은 불씨였다. 허지영은 자신의 불씨로 빙산을 녹이려고 하였지만, 결국 그 작은 불씨는 빙산에 의해 꺼져버렸다.“허지영, 우리 이혼하자.”배인호는 어느날 드디어 허지영에게 처음으로 이혼을 얘기했다.허지영은 배인호가 간만에 집에 돌아왔다는 기쁨에 사로잡혀있었다. 허지영은 자신이 가장 예쁘다고 생각하는 옷을 입고 저녁에는 무엇을 먹을지 계획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혼합의서가 탁자 위에 놓여 있었다.“배씨 그룹 지분의 3%면 충분해?”“이혼이요?”허지영은 마치 날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 배인호가 갑자기 이혼을 꺼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 둘은 결혼 이후 함께 지낸 시간은 적었지만, 허지영은 결코 배인호의 어떤 일에도 관여하지 않고 절대적인 자유를 주었다. 이것만으로도 모자라는가?허지영은 그 수많은 스캔들을 꿋꿋이 참아오면서 작은 꼼수를 부리는 것으로 자신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하려 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배인호는 이혼을 원하는 걸까.“맞아. 난 널 전혀 사랑하지 않아. 난 지금 지키고 싶은 여자가 생겼어.”배인호는 이 말을 할 때 차갑기 그지없었다. 마치 배인호와 5년 동안이나 결혼 생활을 해온 허지영이 생명이 없는 장난감일 뿐이며 그가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존재로 여기며 아픔도 슬픔도 느끼지 않는 것처럼. 허지영의 목소리를 떨면서 말했다.“누굴 사랑하게 된 건데요? 누구예요?”하지만 배인호가 허지영에게 이런 일들을 얘기해줄 리가 없었다. 그는 차갑게 소매를 털며 말했다.“이혼 합의서 잘 살펴보고 괜찮은 것 같으면 사인해. 별로라면 나한테 연락해. 다시 얘기하자.”허지영이 말도 꺼내기 전에 배인호는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685화 악랄한 대우.

    “인호 씨.”허지영은 먼저 배인호에게 인사를 건넸지만, 돌아오는 것은 상대방의 서늘하기에 그지없는 눈빛뿐이었다.그 순간 허지영은 그녀가 새신부가 아니라 철천지원수인 것만 같았다.허지영은 그 눈빛에 놀라 흠칫했다. 아마 배인호의 어머님이 때마침 나타나지 않았다면 계속 계단에 서서 멍만 때렸을 것이다.“지영아, 내려와서 아침밥 먹어야지.”배인호의 어머님이 인사를 건넸다.그제야 허지영은 정신을 차리고 조심스럽게 식당으로 걸어갔다.배인호는 처음부터 끝까지 허지영의 존재를 무시했고, 밤새 잠을 자지 않은 듯 턱에는 푸릇푸릇한 수염이 자랐고 눈은 약간 충혈되어 매우 피곤하고 짜증이 난 것같은 모습이었다.하지만 허지영은 감히 더 물어볼 수 없었고 물어보아도 대답도 안 해줄 것을 알고 있었다.그날부터 허지영은 배씨 가문의 사모님이 되었고 철저한 장식품이 되었다. 배인호는 심지어 결혼전 보다도 더 차갑게 굴었으며 종종 집에 오지 않았다.허지영은 신혼집 인테리어에 모든 심혈을 기울였고 청담동이라는 곳에 있는 별장이 바로 그녀와 배인호의 신혼집이었다. 기초 공사는 거의 끝마쳤지만 가구와 같은 인테리어도 천천히 골라야 했다.허지영은 6개월이라는 시간을 들여 청담동 별장을 꿈의 신혼집 모습으로 장식해 놓았다. 그녀는 배인호가 돌아오리라 생각했지만, 이 아름다운 집은 결국 그녀의 외로운 결혼의 무덤이 되어버렸다.“결혼한 지 얼마 됐다고 벌써 5명이나 스캔들이 생겨? 영아, 너 진짜 잘 참는다!”박정아의 전화 10통 중 9통은 배인호의 뒷담화였다.“그거 다 보여주기식일 거야.”허지영은 사실 배인호가 자신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마음속으로는 잘 알고 있었지만, 마치 자기의 가련한 자존감을 지키려는 듯 배인호의 편을 들어주었다.인정하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날 것만 같아서 허지영은 끝내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하루 또 하루, 한 해 또 한 해가 지나면서 허지영은 혼자 청담동에서 망부석이 된 것만 같았다. 마치 웃음거리인 것처럼 다들 그녀에 대한 기억은 점점 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