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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성질을 부리다

나는 아직 이성의 끈을 놓지 않은 터라 머리를 살짝 빗겨 배인호의 손을 피했다. 이 행동은 마치 성질을 부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술을 마시고 나니 성질이 더 커진 것 같긴 했다. 아까 마음속으로 계속 생각했던 문제를 바로 물어봤다.

“왜 서란 옆을 지키지 않고 왔어요?”

“노성민이 전화했어. 근처에 있어서 온 거야.”

배인호가 내 옆에 앉자 나는 그제야 세희가 없어진 걸 발견했다.

그는 내 손을 잡더니 아무렇게나 만지작거리면서 물었다.

“아까 한 말 무슨 뜻이야? 요새 너 안 찾아서 화났어?”

나는 그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아까 세희가 앉았던 자리를 가리키며 물었다.

“세희는요?”

“사람 시켜서 데려다주라고 했어. 걱정하지 마.”

배인호가 대수롭지 않게 설명하더니 다시 아까 문제로 돌아갔다.

“아직 내 질문에 대답 안 했어.”

세희만 잘 보내줬으면 되었다. 나는 혼자 돌아갈 힘은 그래도 남아 있었다. 하여 배인호를 무시한 채 몸을 일으키고는 가방을 챙겨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몇 걸음 못 가서 나는 몸이 붕 뜨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아 자기도 모르게 손을 뻗어 잡을 수 있는 물건을 찾았다.

배인호가 팔을 뻗었고 나는 그의 옷을 잡고 나서야 간신히 제대로 설 수 있었다.

“잡아줄 필요 없어요!”

나는 제대로 서자마자 바로 배인호를 뿌리쳤다. 마음속에 차올랐던 답답한 기분이 알코올로 인해 달아오르고 있었다.

“진짜 질투하는 거야? 혹시 사진 봤어?”

이 말을 하는 배인호의 말투가 살짝은 신나 보였다.

질투가 나는 건 사실이었다. 이 감정은 컨트롤이 잘되지 않았다. 아마 최근에 배인호가 나한테 너무 잘해줘서 습관 되었다가 그가 조금이라도 변화가 생기자 실망하게 된 것 같았다.

습관이 참 무서웠다. 애초에 배인호가 나와 이혼하기 싫다고 한 것도 나는 그가 나에게 습관 되어 내 태도가 갑자기 변하는 걸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버벅거리며 말했다.

“아, 아니에요. 그냥 일이 너무 힘들어서, 기분이 안 좋은 것뿐이에요.”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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