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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배인호와의 냉전

이게 나와 배인호의 냉전 시작이었다. 이날부터 나는 그와 장장 2달 동안 연락하지 않았다.

한여름의 날씨는 공기마저도 뜨거웠다. 하지만 이도 배인호가 서란에 대한 열정적인 공세와는 비길 수 없었다. 나는 때때로 둘이 애정 과시하는 뉴스를 볼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배인호가 서란을 위해 섬 하나를 사서 서란의 이름으로 이름을 지었다느니, 서란이 자신이 직접 만든 도시락을 들고 배 씨 그룹 본사를 드나든다느니, 두 사람 사이가 점점 진짜 커플처럼 꿀이 뚝뚝 떨어진다는 기사 말이다.

내 기분도 처음에는 질투와 분노로 휩싸이다가 지금은 점차 무뎌졌다.

오히려 정아와 애들이 더 이해하지 못했다.

“혹시 너희 둘 무슨 시나리오 있지?”

정아가 의문에 찬 표정으로 물었다.

“우리가 반대할 때는 그렇게 배인호 쫓아다니더니, 반대 안 하니까 또 이혼하겠다 그러고, 이혼하고 재결합하려는 낌새가 보이길래 다시 반대했더니… 지금은 뭐야, 또 헤어진 거야?”

세희와 민정도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

나는 어떻게 설명할지 몰라 뻘쭘하게 웃었다.

“됐어. 이번에는 배인호와 재결합한다는 소리 안 할 거지?”

정아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몰라.”

내 대답에 애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나와 배인호가 더 엮일 가능성이 있다는 걸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이건 내 마음속 제일 진실한 생각이라 딱히 그들을 속이고 싶지는 않았다. 아니면 뒤에 어떤 일로 또 엮이게 되면 내가 지금 둘러댄 게 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정아와 나와 계속 더 깊이 대화하려고 하는데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다.

“시간 났어? 그래, 그래. 지금 바로 갈게.”

전화를 끊은 정아가 흥분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가방을 들었다.

“예쁜이들, 전에 말한 그 유명한 산부인과 선생님 다시 한국 들어왔대. 오늘 진료 볼 수 있대서 가보려고.”

이 말을 듣고 나는 자기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나랑 같이 가.”

정아가 멈칫하며 되물었다.

“네가 나랑 간다고?”

“응, 심심한데 잘됐네.”

내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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