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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화 엄마가 여전히 반대하다

“억지로 속일 필요 없어.”

배인호가 퍽 난감한 듯 웃더니 말했다.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내가 모를 줄 알아? 내 이용 가치가 끝나면 떠날 생각 하고 있었던 거지? 근데 내가 너무 많은 걸 해주면 너 못 떠나게 할까 봐 걱정하는 거고?”

나는 가끔 배인호가 심리 상담의를 하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대놓고 까밝혀지니 나도 뻘쭘했다. 비록 만나서 얘기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 얼굴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원해서 당하는 상황이어서 눈감아 주면 몰라도 배인호처럼 총명한 사람이 쉽게 이용당할 리가 없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무슨 말을 하든 가식적으로 보일 게 뻔하기 때문이다.

“너랑 너희 어머니가 아버지 만날 수 있게 손은 써둘게. 근데 한 3일 후여야 해. 나 아직 해외거든.”

배인호는 나에게 이 사실을 인정하라고 하지 않았고 오히려 먼저 입을 열어 나를 안심시켰다.

이렇게 세심하게 배려를 해주니 나는 왠지 모를 죄책감이 들었다.

나는 매일 전생의 비극과 잃어버린 그 아이를 생각하며 이성적이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알겠어요, 고마워요.”

나는 최대한 당당해 보이게 말했다. 그냥 이 모든 게 그가 나에게 주는 보상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너랑 나 사이에 고맙다고 할 필요 없어. 날 떠날 계획인 거 알지만 그래도 최대한 그 생각을 바꿀 수 있게 노력해 볼 거니까.”

배인호의 목소리는 여유로우면서도 부드러웠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배인호가 딱히 다른 방법을 생각하지 않아도 나는 이미 흔들리고 있었다.

간단하게 몇 마디 더 얘기를 나누다가 전화를 끊었다.

배인호는 늘 업무 효율이 빠른 편이었다. 3일 후 나와 엄마는 아빠를 만날 수 있었다. 주로는 두 분이 얘기를 나누고 나는 옆에서 기다렸다.

아빠는 안에서 크게 고생하지 않는다고 했고 오히려 예전에 출근할 때보다 더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러 괴롭히고 꼽주는 사람만 없으면 거의 심신 수양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아빠가 걱정하는 건 감옥살이하면서 아빠의 명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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