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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전생의 느낌

내 차도 멀지 않은 곳에 세워져 있기에, 나는 배인호의 차가 멈췄을 때쯤, 바로 내 차를 향해 걸어갔다.

배인호는 차에서 내린 뒤 나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그의 시선은 서란에게만 집중되어 있었다.

그의 그 애틋하고 사랑스럽다는 듯 바라보는 눈빛은 내 기분을 더욱 잡치게 했다.

물론 그가 서란에게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지금 연기를 하고 있다는 걸 잘 알지만, 그래도 내 기분을 통제할 수 없었다.

나는 그들을 무시한 채 차에 탔고, 빠른 속도로 그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백미러로 서란의 모습이 보였고, 그녀가 신나서 배인호의 팔을 잡는 그 장면은 나를 더욱 짜증 나게 했다.

배인호가 지금 계획대로 연기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설마 나 아직도 배인호를 놓지 못한 건가?

이런 걸 보면 나는 인간의 본성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유하가든에 돌아간 후, 나는 핸드폰을 확인 해봤지만 아무런 메시지나 전화도 오지 않았다. 조금 전 배인호도 나를 봤을 건데, 그는 나에게 단 하나의 설명도 없이 문자 한 통조차 없었다.

하지만 이건 단지 누구나 알고 있는 계획일 뿐인데, 굳이 나에게 어떤 해명을 할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예전의 그라면 나에게 설명을 해줬을 것이다. 나는 이런 복잡한 심경을 가지고 거실에 한참이나 혼자 앉아있었다.

한참 시간이 지난 뒤 엄마가 위층에서 내려오셨다.

“지영아, 왜 아직도 안 자는거야? 금방 들어온 거야?”

엄마는 내 옆에 앉아 걱정되는 듯 물었다.

“네, 오늘 저녁 술자리 모임이 있어서 조금 전에 왔어요. 엄마는 왜 아직도 안 주무시는 거예요?”

나도 되물었다.

이미 충분히 늦은 시간이라, 엄마도 휴식이 필요하다. 엄마는 평소에는 그래도 일찍이 주무시곤 했었다.

하지만 엄마는 한숨을 내쉬더니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지영아, 너 속일 생각하지 말고 바른대로 말해. 너희 아빠 뭔 일 생겼지?”

그 질문에 나는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설마 기선혜의 거짓말이 통하지 않은 건가?

나는 애써 웃음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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