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재벌로 변신한 나의 아내: Chapter 391 - Chapter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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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1화

‘아직도 밖에서 서 있어? 대체 뭐 하자는 거야? 고육지책을 쓰는 거야? 내가 그런 비겁한 수단에 넘어갈 것 같아?’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아람은 숨을 헐떡 거리며 방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몇 걸음 못 가 다시 멈춰 섰다.비 내리는 성주의 늦가을은 여름 때와 달라 저녁 기온이 영하까지 떨어지기도 한다.‘신경주가 이미 밖에서 서너 시간 동안 서 있었네, 옷도 얇게 입었는데 계속 서 있다가…… 문 앞에서 얼어 죽으면 경찰서에 가서 조사까지 받아야 하잖아, 생각만 해도 귀찮네!’이 생각을 하자 아람은 빠른 걸음으로 방으로 돌아가서 신경주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전화는 꺼져 있었다.이런 행위들을 차마 이해할 수가 없었다.경주의 고육지책은 동정심이 아닌 그녀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그래서 재빨리 현관으로 다가가 커다란 검은 우산을 쓰고 밖으로 나갔다.날씬한 여인이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모습을 본 경주는 너무 오랫동안 빗속에 서 있어 피로와 추위가 겹쳐 환각이 생긴 줄 알았다.아람이가 그의 앞에 도착할 때까지 멍하니 서 있었고 설레는 마음에 눈을 부릅떴다.“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 언제까지 이럴 건데?”부드러운 목소리로 날카롭고 매섭게 그를 꾸짖고 있었다.“왜 이렇게 적게 입었어, 안 추워?”경주는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부들부들 떠는 손으로 단추를 풀어 슈트를 그녀에게 입혀주려 했지만, 흠뻑 젖어 있는 옷을 보자 난처하게 동장을 멈추었다.“전화는 왜 꺼놨어?”아람이는 매섭게 물었다.“배터리가 나갔어.”솔직하게 대답하는 경주는 아내에게 혼나고 있는 어리석은 남편 같았다.그러나 왠지 모르게 그녀의 험상궂은 말투가 마음에 들었다. 역시 그도 평범한 남자들과 마찬가지였다.“내가 안 나오면 밤새 이렇게 서 있으려고 했어?”“응, 너에게 할 말이 있어.”아람은 분노가 극에 달하여 되레 웃음이 터졌다.“신경주, 왜 계속 나더러 너를 경멸하게 해, 고육지책과 같은 저속한 수단 외에, 다른 고급적인 방법은 없는 거야? 넌 신씨 그룹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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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화

“하하하하하!”이미 마음이 식은 아람은 더 이상 경주 앞에서 얌전한 척할 필요가 없어 아예 고개를 쳐들고 호탕하게 웃었다.“이까짓 일로 내가 기분이 상할 것 같아? 구씨 가문의 딸이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아, 날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야?”“다행이네.”경주는 흐뭇해하였다.“이걸 알려주러 온 진짜 목적은 대체 뭔데?”생각할수록 이상한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리 이상해도 경주가 자신을 좋아하게 됐다고 생각하진 않았다.꼬박 3년 동안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수없이 주었는데, 이제서야 마음이 흔들릴 가능성은 없는 것 같았다.‘에이, 무슨 이제 와서 그러겠어!’“구아람, 난 너에게 빚을 졌어, 비록 유명무실한 결혼이었지만, 내가…… 잘해주진 못 했잖아.”경주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합리적인 설명을 해주려고 노력했다.“그래서 기회만 있다면, 보상해 주고 싶어.”“보상, 좋지.”경주를 바라보는 아람의 깊은 눈은 차가운 동굴과도 같았다.“그럼 약속해, 앞으로 별일 없으면 내 앞에 나타나지 않고, 내 일에 참견하지 않겠다고.”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가슴은 마치 칼로 휘저은 것처럼 아파났고 심장 박동이 곧 멈출 것만 같았다.아람은 담요를 걷고 그를 차갑게 바라보았다.“앞으로 나에게 보상한다는 말은 하지 마. 차라리 신효린을 상대하기 위한 거라고 했더라면 너의 말을 계속 들어주었을 텐데.”비바람을 맞으며 별장으로 빠르게 들어가는 아람을 보니 경주의 마음은 왠지 씁쓸해났다.마음속으로는 주책없이 그녀가 미련이 남았기를 바랐다. 달갑지 않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3년 동안 고통을 겪으며 생과부처럼 날 사랑한 구아람이 이런 심정이었구나.’……별장으로 돌아온 아람은 문을 등지고 숨을 힘껏 몰아쉬고 나서야 진정되었다.밖에서 스포츠카 엔진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오자 경주가 떠난 것을 알고, 그제야 천천히 침대 옆으로 가서 밖을 내다보았다.이때, 따뜻한 큰손이 그녀의 어깨를 살며시 잡았다.살짝 당황하더니 바로 쓴웃음을 지었다.“오빠, 한밤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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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KS WORLD에 일이 터진 후, 신효린은 정성껏 차려입고 안나 조를 만나러 신씨 호텔의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으로 갔다.안나는 그녀의 방문에 놀라지 않았고, 심지어 경시하는 태도로 그녀를 맞이하였다.신효린의 옷 입는 스타일, 분위기, 말투 등 방면에서 보면 아람과 하늘과 땅 차이였다.신씨 가문의 아가씨만 아니었다면, 이런 얄팍한 여자와 평생 엮이지 않았을 것이다.“안나 씨, KS WORLD가 계약을 위반하여 결혼식을 그르쳤다는 것을 듣고 너무 마음이 급했어요. KS의 일 처리가 너무 부적절하고 경솔하네요. 고객의 정보를 유출하는 건 매우 아마추어적인 행위예요. 업계에서 반면 교사로 될 것이며 비난받아야 합니다.”신효린은 격분하며 KS WORLD를 깎아내리느라 안나 조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처음부터 우리 신씨 호텔을 선택했더라면, 이런 엉망진창인 일은 생기지 않았을 겁니다.”“신효린 씨, 그 말씀은 제가 안목이 없다는 뜻인가요?”안나 조는 홍차를 마시며 웃는 듯 마는 듯했다.“그런 뜻이 아니라…….”신효린의 표정이 굳어졌다.“제가 KS WORLD와 계약을 취소했다고 무조건 신씨 그룹을 선택하는 건 아닙니다. 구 사장님은 훌륭한 경영자예요. 이번 KS가 계약을 위반한 건 사정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동업자에게 모함을 당했을 수도 있고요.”이 말을 들은 신효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무심코 한 말이겠지만 듣는 사람은 뜻있게 들린다.“하지만 결국 KS 그룹과 계약을 취소했잖아요.”“그건 계약을 체결했으니 계약대로 약속을 지키는 겁니다.”안나 조는 냉정하게 입을 오므렸다.“이 나라에 ‘한담할 때 다른 사람의 비리를 논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신효린 씨는 매우 교양이 있는 아가씨이니 이 도리를 잘 아실 겁니다. 더구나 당당한 신씨 그룹이 상대방을 비하하는 식으로 자신을 내세울 필요는 없는 것 같네요.”신효린의 표정은 점점 굳어졌고 마치 가시방석에 앉은 것 같았다.‘현장 사진이 유출된 일 때문에 구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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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4화

“다른 사람이 너의 언행을 통해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꿰뚫어 보게 해서는 안 돼, 그건 엄청 위험한 거야.”“알겠어요…… 아버지.”신광구는 핸드폰을 꺼내 경주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화면에는 차가운 표정을 한 남자가 보였다.신효린은 급히 신광구의 팔을 힘껏 끌어안고 부녀의 정을 표현하려고 애를 썼다.하지만 그는 완전히 무시한 채 차갑게 말했다.“무슨 일이에요?”“네 동생이 안나 조와의 협상을 끝 맞혔어, 이제 네가 가서 마무리하면 돼.”신광구는 명령하는 말투로 말했다.“빨리 만나서 계약서를 체결해.”“이미 끝났으니 제가 나설 필요는 없습니다.”경주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미리 축하해, 구 사장한테서 네가 단번에 출세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빼앗아 왔네. 셋째 동생이 이렇게 능력 있는데, 계약과 같은 중요한 일도 당연히 직접 해야지, 너의 성과를 뺏지 않을 게.”화가 난 신효린은 속이 타들어갔고 눈시울이 붉어졌다.하지만 경주가 나서지 않는다면 해결할 수 없었다.“경주야, 효린이는 네 동생이야, 이렇게까지 한 것만으로도 쉽지 않았을 텐데, 오빠로서 한번 도와주면 안 돼?”나지막하게 말하는 신광구의 얼굴에는 성난 기색이 보였다.“일이 어떻게 되든 모두 효린이의 책임이에요. 어려움은 같이 겪고 행복은 독차지하겠다는 일은 이 세상에 없거든요.”신광구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신경주!”“정말 이 일을 해결하고 싶다면 직접 나서세요. 신씨 그룹 회장님의 체면으로 연예인 한 명을 해결하지 못하겠어요?”말을 마치자 화면이 꺼졌다.경주가 영상통화를 끊어버렸다.……이씨 가문에서도 문제가 생겼다.이씨 가문의 사모님은 줄곧 윤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와 주얼리 자선 경매 행사를 경쟁하고 있다. 이미 안인엽 측 사람과 얘기를 거의 끝마쳤지만, 어제 최종 윤씨 가문을 선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칠 동안의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서 마음이 우울해져 입맛조차 잃었다.이 모든 것을 지켜본 이소희는 너무 원망스러웠다.‘안인엽이 갑자기 마음을 바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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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5화

그날, 이유희의 품에서 빠져나온 후 집으로 돌아온 신효정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자세히 보니 팔꿈치가 크게 까져 피에서 고름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따끔함에 이를 악물었고 하마터면 울 뻔했다.몰래 뛰쳐나간 것이기에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그래서 스스로 약 상자를 찾아 간단히 처리한 후, 불쌍하게 곰돌이 인형을 안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지만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비몽사몽간에 많은 일들을 떠올렸다.더러운 화장실에서 점심을 먹도록 강요당한 일, 이소희의 지시를 받은 남학생들이 자신을 번쩍 들고 쓰레기통에 버린 일, 책가방 속에 죽은 쥐가 있었던 일, 제일 좋아하는 소설책을 이소희가 산산조각 낸 일, 그리고 음악 교실에 있던 피아노…… 그것은 평생 지울 수 없는 악몽이었다. ‘이소희, 이유희. 오빠가 정말 그녀의 친오빠야?’신효정의 하얗고 수척한 얼굴에는 눈물 자국을 가득 메우고 두 손으로 이불을 꽉 잡고 날 밝을 때까지 울음을 꾹 참았다.비록 심리적 질병을 앓고 있지만 아예 생각이 없는 바보는 아니다.유희가 이소희의 오빠라고 해도, 여전히 자신을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다. 그가 없었더라면 이미 교통사고로 죽었을 것이다.그래서 오후에 조용히 부엌으로 가서 온라인 튜토리얼에 따라 블루베리 무스 케이크를 만들었다. 자신의 작은 성의를 이유희에게 전달해 달라고 둘째 오빠인 신경주에게 부탁하고 싶었다.케이크를 다 만들고 나서 냉장고에 넣은 신효정은 만족스러운 듯 작은 손을 툭툭 치며 방으로 다가갔다.방문을 열자, 여유만만하던 표정이 순간 굳어지면서 허겁지겁 뒤로 물러섰다.다리를 꼬고 팔짱을 낀 신효린이 활짝 웃으며 신효정을 보고 있었다.그 눈빛은 머리털을 곤두서게 했다.“언니를 봤는데 인사도 안 해?”신효린은 새로 만든 금빛 네일을 튕기며 말했다.“넌 바보지 벙어리는 아니잖아?”“언, 언니…….”신효정은 나지막한 소리로 우물거렸다.“오늘 밤 언니랑 같이 놀러 가는 건 어때?”신효린은 그녀를 향해 활짝 웃었다.“아, 아니야,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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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전 신씨 가문의 넷째 아가씨예요! 저도 신 회장님의 딸이라고요! 왜 신효린은 당신들을 명령할 수 있는데 난 안 되는 거죠? 빨리 가서 차 대기시켜요!”사색이 된 집사는 차를 대기시키러 갔다.……어둠이 내리자 화려한 불빛이 반짝였다.ACE 클럽의 최고급 럭셔리룸에서 이소희는 성주의 몇몇 부잣집 도련님과 술잔을 주고받으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평소 사치스럽고 안일하게 지내던 숙녀의 모습은 이미 사라졌고 조폭의 맏언니처럼 보였다.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Y 국으로 유학 간 그녀는 성주에 친구가 별로 없었다.이 사람들은 모두 중학교 때같이 어울려 놀던 무리의 사람들이다.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은 이소희의 사주를 받아 신효정을 괴롭힌 적이 있다.“신효정은 지금 어떻게 지내? 졸업 후 한 번도 본 적이 없네, 신씨 그룹의 아가씨로서 너무 겸손한 거 아니야?”“우리 엄마한테 들었는데, 머리에 문제 생겨서 신 사모님이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 같아.”“진짜? 어쩐지 중학교 때부터 어리바리해 보이더니, 진짜 바보였구나!”“에이, 바보라니, 예의가 없네.”이소희는 하얀 다리를 꼬고 빨간 입술로 담배를 빨더니 담배 연기로 도넛 모양을 만들어 내뿜었다.“그걸 자폐증이라고 하는 거야.”“아, 그래도 바보잖아, 하하하하!”사람들은 박장대소를 하였다.비아냥거리는 웃음소리를 들은 이소희는 입꼬리를 치켜올렸다.이때, 문이 열렸다.신효린은 웨이터의 안내를 받으며 들어왔다.신씨 가문의 셋째 아가씨가 들어오는 것을 보자 룸은 순식간에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고, 서로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괜찮아, 편하게 해. 효린 언니는 우리 편이야.”이소희가 나른하게 손가락 짓을 하자 부잣집 도련님은 즉시 재떨이를 들고 담뱃재를 털도록 시중을 들었다.이 장면을 본 신효린은 깜짝 놀랐다.착하고 순진한 척하는 데는 김은주가 최고라고 생각했지만, 이소희가 청순하고 귀여운 척을 하는 것도 이미 최고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이유희가 평소에 점잖고 우아한 여동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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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럭셔리룸에서.밖에서 천지를 뒤흔드는 음악소리는 심장병을 일으킬 정도로 컸다.그러나 방 안에는, 공포스러울 정도로 조용했다.그윽한 분위기 속에서 검은 슈트를 입은 이유희는 실크 무늬 셔츠의 옷깃을 활짝 열었고, 숨을 헐떡이는 가슴에 따라 은색 목걸이도 움직였다. 그는 긴 다리를 꼰 채 늘씬한 손으로 와인잔을 들고 여유롭게 마셨다.입술 모서리에서 흘러나온 술 한 방울을 손으로 닦는 모습은 나른하고 방탕하였다. 매서운 바람처럼 차가운 눈빛은 마치 얼음장에 빠진 것처럼 오싹하게 했다.룸에는 유희의 보디가드들이 새까맣게 서 있었다.그는 고개를 젖히고 와인 잔을 비운 후 핑거 스냅을 하였다.그러자 보디가드들이 일제히 흩어지더니 꽁꽁 묶인 채 얻어맞아 얼굴이 멍든 남자가 무릎 꿇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도, 도련님,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얻어맞은 남자의 이빨은 여러 개 부러져 말이 샐 뿐만 아니라 침과 피도 줄줄 흘러나왔다.“쯧, 피가 바닥에 흘렀잖아.”유희는 꺼려 하는 듯 그를 흘겨보더니 눈썹을 치켜올렸다.“룸 카펫이 얼마 비싼지 알아? 너의 장기를 털어 팔아도 배상할 수 없어.”“도련님!”유희는 자기 앞으로 기어 온 남자를 다시 걷어찼다.“도련님, 제가 여러 해 동안 도련님과 함께 하면서 늘 충성을 다했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잠시 어떻게 되었었나 봐요…… 둘, 둘째 어르신께서 절 협박했어요! 하지만 다른 건 시키지 않았고…… 그, 그냥 도련님의 행방을 보고하라고 했어요.”이씨 가문 둘째 어르신은 유희의 삼촌이자 그의 아버지의 유일한 동생이다.일곱 살이 되던 해, 아버지가 비행기 사고를 당해 과부와 그의 자녀들은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하지만 아버지가 일찍부터 주식과 전 재산을 모자의 명의로 옮겼기 때문에 그들은 무너지지 않았다.지금 이씨 가문의 어르신이 권력을 잡고 있다. 유희가 장손이지만 아버지의 사장 자리는 둘째 삼촌에게 넘어갔다.사람은 지내보아야 안다고, 당시 아버지의 무덤 앞에서 가장 슬프게 울던 둘째 삼촌이 음험하고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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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8화

덤벙거리며 여기저기 날뛰는 신효정이 술에 취한 손님에게 끌려가기도 하고, 심지어 변태 같은 남자들이 손을 내밀어 그녀를 만지기도 했다. 가까스로 피했지만 손가락질을 받고 욕을 먹는 모습이 보였다.사람들은 배꼽이 빠지도록 웃으며 코미디 영화를 보는 것보다 더 흥분하였다.“하하하하! 저 바보가 중학교 때랑 똑같네! 신체 발육이 멈춘 거야?”이소희는 화면을 가리키며 활짝 웃었다.“효린 언니, 정말 궁금한데, 그 너덜너덜한 곰돌이를 어디에 숨겼어?”“숨긴 곳이 바로…….”신효린은 히죽히죽 웃으며 그녀의 어깨에 기대더니 귓속말을 하였다.그것을 들은 이소희는 허리를 잡고 웃어 댔다.“그런 곳을 생각해 내다니! 날이 밝을 때까지 찾아도 찾지 못할 거야, 하하하!”……신효정은 거의 모든 테이블 밑을 찾아봤다. 손님들에게 무심코 발길질을 당해 팔과 종아리에는 이미 멍이 들었다.멍하니 자리에 서서 부들부들 떠는 몸을 두 팔로 감싸 안고 무례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낯선 사람들을 보자 머리가 하얘지고 숨쉬기조차 힘들어졌다.순간, 클럽 안의 불빛이 변하더니 하늘에서 종이 꽃가루가 펄럭펄럭 쏟아내렸다.사람들은 환호하면서 플로어에서 몸을 마음껏 흔들며 춤을 추었다.“곰돌이…… 내 곰돌이.”신효정은 오직 인형 생각에 사람들 틈에서 몸을 굽혀 곰돌이의 행방을 찾았다.땀과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이 갑자기 딱딱하지만 따뜻한 곳에 부딪혔다.어질어질해진 그녀는 코가 시큰거렸고 눈가에 맺혔던 눈물도 튀어나왔다.“죄…… 죄송합니다.”신효정은 고개를 푹 숙이고 도망치려 하자 눈앞의 사람이 움직이면서 그녀의 길을 가로막았다.“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프리지아?”가슴이 덜컹 한 신효정은 코를 막고 초롱초롱한 눈을 치켜올렸다.그러자 이유희의 취기가 돌고 있는 깊은 눈과 마주쳤다.“꿈꾸는 건가? 진짜 너 맞아?”그는 눈을 부릅뜨더니 팔을 벌려 신효정을 품에 안았다. 왼팔로 그녀의 허리를 껴안고 오른팔로 목덜미를 잡으며 그녀를 감싸주었다.혼란스러운 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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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유희 오빠라고 부르는 신효정의 말에 이유희는 가슴이 설레었다.몸에 몹쓸 반응이 생기자 그는 침을 삼켰다.붉은 눈꼬리에서 뚝뚝 떨어지는 영롱한 눈물은 그의 마음을 마구 흔들었다.순간, 지난번 자신을 버리고 도망갔던 일을 깨끗이 잊어버렸다.“새언니? 구아람이 준 거야?”유희는 눈을 가늘게 뜨며 굳은살이 박인 손으로 그녀의 눈물을 가볍게 닦아주었다.신효정은 코끝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어디서 잃어버렸어? 여기서?”그녀는 또다시 힘껏 고개를 끄덕이며 눈시울을 붉혔다.“걱정 마, 오빠가 도와줄게.”유희는 신효정의 손을 잡고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대 위로 다가갔다.몽환적인 불빛이 뒤따라오며 그들을 비추자 마치 한 폭의 생동한 세계 명화 같았다.신효정은 겁에 질린 듯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참지 못하고 슬며시 그를 흘겨보았다.‘유희 오빠가 좀 무섭게 생겼지만 정말 미남이네.’시선을 강탈하는 고귀한 비주얼은 세상에서 둘도 없는 것 같았다.그녀는 입을 오므리고 반짝이는 눈빛으로 그를 보며 조심스럽게 이 잘생긴 얼굴을 마음속에 새겨두었다.“음악, 스톱.”DJ 자리에 선 유희가 마이크를 잡고 말을 하자 들끓던 클럽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한참 신나게 놀고 있던 이소희와 신효린은 옆에 사람이 부르자 그제야 화면을 바라보았다.이소희는 갑자기 소파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분노의 비명을 질렀다.소리를 듣고 놀란 사람들은 움찔했고 그녀에게 귀신이 씌인 줄 알았다.유희가 아무렇지 않게 신효정의 손을 잡고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본 신효린은 화가 나서 가슴이 터질 것 같았고 머릿속이 텅 비었다.당당하게 손을 잡고 애정이 어린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모습은 마치 그들의 세계가 더 이상 제3자를 용납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설마…… 사람들 앞에서 사랑 고백을 하려는 거야? 신효정 네 이년이, 감히 내 사람을 뺏어? 난 반드시 널 비참하게 죽게 할 거야!’“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오빠가 왜 저 바보랑 같이 있어? 말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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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이유희는 신효정을 데리고 다른 룸으로 갔다.룸 안에는 부잣집 도련님 세 명이 여자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유희가 성주에서 어울려 노는 친구들이다.낯선 남녀들이 서로 껴안고 있는 것을 본 신효정은 얼굴이 체리처럼 붉게 물들었고 쥐구멍으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룸에 들어오는 것도 거의 유희가 억지로 데려온 것이다.유희가 그녀의 손을 잡고 들어오자 도련님들은 휘파람을 불며 떠들기 시작했다.“아이고! 형수님, 안녕하십니까! 우리 유희 형을 꼬셨다니, 역시 젊어서 좋네요!”당황한 신효정은 빨갰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무슨 소리 하는 거야! 이건…….”유희는 신씨 가문의 아가씨라고 소개하려다가 문득 신경주의 말이 떠올라 급히 말을 바꾸었다.“이건 내 동생이야, 함부로 말하지 마!”“유희야, 형수님의 인형이 너무 비싸지 않아? 1년 기한의 무료권이면 적어도 수천만 원이 들 거고, 매일 오면 1억도 넘을 건데. 형수님의 곰돌이 인형을 찾으려고 그렇게 많이 써? 그 돈으로 인형을 한 트럭 살 수 있겠어!”그들은 여전히 호칭을 바꾸지 않았다.‘이 도련님 주변에 여자가 얼마나 많은데, 이 정도로 챙겨주는 여자는 처음이네, 절대 단순한 관계가 아닐 거야!’“내 동생이 그게 젤 좋대. 그건 내 첫사랑이 선물로 사준 거여서 특별한 의미가 있어, 너희들이 뭘 알아?”이 돈밖에 모르는 재벌 2세들이 저속하기 짝이 없는 것 같아 유희는 눈을 흘겼다.“첫, 첫사랑? 우리 새언니 말하는 거예요?”놀란 신효정은 눈을 부릅떴다.“맞아, 내가 너의 새언니를 좋아했었거든. 구아람이 내 첫사랑이야.”유희는 입꼬리를 올리며 당당하게 인정했다.비록 아람에게 비참하게 차였지만 그런 훌륭한 여자를 좋아했다는 것을 영광스럽다고 생각했고, 죽을 때까지 자랑하고 싶었다.그러나 신효정은 화가 난 듯 소리를 질렀다.“안돼요! 우리 새언니를 좋아하면 안 되죠! 새언니는 우리 오빠의 사람이에요. 그 누구도 우리 오빠랑 뺏을 수 없어요!”“난…….”“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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