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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1화

‘아직도 밖에서 서 있어? 대체 뭐 하자는 거야? 고육지책을 쓰는 거야? 내가 그런 비겁한 수단에 넘어갈 것 같아?’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아람은 숨을 헐떡 거리며 방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몇 걸음 못 가 다시 멈춰 섰다.

비 내리는 성주의 늦가을은 여름 때와 달라 저녁 기온이 영하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신경주가 이미 밖에서 서너 시간 동안 서 있었네, 옷도 얇게 입었는데 계속 서 있다가…… 문 앞에서 얼어 죽으면 경찰서에 가서 조사까지 받아야 하잖아, 생각만 해도 귀찮네!’

이 생각을 하자 아람은 빠른 걸음으로 방으로 돌아가서 신경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전화는 꺼져 있었다.

이런 행위들을 차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경주의 고육지책은 동정심이 아닌 그녀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래서 재빨리 현관으로 다가가 커다란 검은 우산을 쓰고 밖으로 나갔다.

날씬한 여인이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모습을 본 경주는 너무 오랫동안 빗속에 서 있어 피로와 추위가 겹쳐 환각이 생긴 줄 알았다.

아람이가 그의 앞에 도착할 때까지 멍하니 서 있었고 설레는 마음에 눈을 부릅떴다.

“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 언제까지 이럴 건데?”

부드러운 목소리로 날카롭고 매섭게 그를 꾸짖고 있었다.

“왜 이렇게 적게 입었어, 안 추워?”

경주는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부들부들 떠는 손으로 단추를 풀어 슈트를 그녀에게 입혀주려 했지만, 흠뻑 젖어 있는 옷을 보자 난처하게 동장을 멈추었다.

“전화는 왜 꺼놨어?”

아람이는 매섭게 물었다.

“배터리가 나갔어.”

솔직하게 대답하는 경주는 아내에게 혼나고 있는 어리석은 남편 같았다.

그러나 왠지 모르게 그녀의 험상궂은 말투가 마음에 들었다. 역시 그도 평범한 남자들과 마찬가지였다.

“내가 안 나오면 밤새 이렇게 서 있으려고 했어?”

“응, 너에게 할 말이 있어.”

아람은 분노가 극에 달하여 되레 웃음이 터졌다.

“신경주, 왜 계속 나더러 너를 경멸하게 해, 고육지책과 같은 저속한 수단 외에, 다른 고급적인 방법은 없는 거야? 넌 신씨 그룹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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