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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럭셔리룸에서.

밖에서 천지를 뒤흔드는 음악소리는 심장병을 일으킬 정도로 컸다.

그러나 방 안에는, 공포스러울 정도로 조용했다.

그윽한 분위기 속에서 검은 슈트를 입은 이유희는 실크 무늬 셔츠의 옷깃을 활짝 열었고, 숨을 헐떡이는 가슴에 따라 은색 목걸이도 움직였다. 그는 긴 다리를 꼰 채 늘씬한 손으로 와인잔을 들고 여유롭게 마셨다.

입술 모서리에서 흘러나온 술 한 방울을 손으로 닦는 모습은 나른하고 방탕하였다. 매서운 바람처럼 차가운 눈빛은 마치 얼음장에 빠진 것처럼 오싹하게 했다.

룸에는 유희의 보디가드들이 새까맣게 서 있었다.

그는 고개를 젖히고 와인 잔을 비운 후 핑거 스냅을 하였다.

그러자 보디가드들이 일제히 흩어지더니 꽁꽁 묶인 채 얻어맞아 얼굴이 멍든 남자가 무릎 꿇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도, 도련님,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얻어맞은 남자의 이빨은 여러 개 부러져 말이 샐 뿐만 아니라 침과 피도 줄줄 흘러나왔다.

“쯧, 피가 바닥에 흘렀잖아.”

유희는 꺼려 하는 듯 그를 흘겨보더니 눈썹을 치켜올렸다.

“룸 카펫이 얼마 비싼지 알아? 너의 장기를 털어 팔아도 배상할 수 없어.”

“도련님!”

유희는 자기 앞으로 기어 온 남자를 다시 걷어찼다.

“도련님, 제가 여러 해 동안 도련님과 함께 하면서 늘 충성을 다했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잠시 어떻게 되었었나 봐요…… 둘, 둘째 어르신께서 절 협박했어요! 하지만 다른 건 시키지 않았고…… 그, 그냥 도련님의 행방을 보고하라고 했어요.”

이씨 가문 둘째 어르신은 유희의 삼촌이자 그의 아버지의 유일한 동생이다.

일곱 살이 되던 해, 아버지가 비행기 사고를 당해 과부와 그의 자녀들은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하지만 아버지가 일찍부터 주식과 전 재산을 모자의 명의로 옮겼기 때문에 그들은 무너지지 않았다.

지금 이씨 가문의 어르신이 권력을 잡고 있다. 유희가 장손이지만 아버지의 사장 자리는 둘째 삼촌에게 넘어갔다.

사람은 지내보아야 안다고, 당시 아버지의 무덤 앞에서 가장 슬프게 울던 둘째 삼촌이 음험하고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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