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에서 타이어가 땅에 닿는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들렸다. 임수해는 구아람이 아슬아슬하게 드리프트를 한 것을 보았고 부가티는 검은 물고기처럼 꼬리를 흔들며 안전하게 주차했다.수해는 자랑스러운 듯 입꼬리를 올렸다.아람은 화를 내며 차에서 내렸다.“이유희 그 녀석이 어느 방에 있어?”“펜트하우스의 프레지던트 룸에 있어요.”수해는 걱정스러운 듯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펜트하우스에는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이 하나밖에 없어요, 찾아가도 다른 손님들을 방해하지 않을 겁니다.”“알겠어.”그러자 분노가 치밀어오는 아람은 하이힐을 힘껏 내디디며 살벌하게 스위트룸 문 앞에 도착했다.수해는 그녀의 뒤를 따랐다.‘아가씨가 소녀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 간통을 잡으러 온 것 같네.’“카드 긁어.”“네, 아가씨.”수해는 만능 키로 문을 열자 아람이 방문을 걷어찼다. 힘이 너무 세서 문짝에 큰 구멍을 낼 뻔했다.“이유희, 나와!”아람은 기를 단정으로 모으고 사자후를 하는 듯했다.이때, 유희가 소리를 듣고 천천히 걸어 나왔다.그의 검은 앞머리에는 물이 뚝뚝 떨어졌고, 근육이 튼튼한 상체를 드러냈고 하체에는 목욕 타월을 느슨하게 둘렀다.수해는 숨을 들이쉬었다. 걷다가 타월이 떨어져 아가씨의 눈을 더럽힐까 봐 걱정했다.‘참 요염하네, 차라리 술집으로 가서 일할 거지!’“진짜 아람이야?”유희는 목소리를 듣고 그녀라고 생각했지만 확실치 않아 밖으로 나와보니 생각한 것이 맞아서 흥분한 듯 눈을 부릅떴다.“참, 왔으면 얘기하지, 옷이라도 입게.”사악하게 입꼬리를 치켜올리더니 말을 이어갔다.“벗은 것이 입은 것보다 훨씬 예쁘지만.”아람은 화가 나서 피식 웃더니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짝-짝-짝-눈앞이 아른거리더니 맑은 소리가 스위트룸에서 울려 퍼졌다.아람의 동작이 너무 빨라 일시적으로 반응하지 못했다. 이 잘생긴 얼굴은 그녀에게 뺨을 연이어 세 대 맞았다.당황한 유희는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화나고 억울한 마음에 입
이유희는 눈을 부릅뜨고 마치 보기 좋은 커플과 같은 신경주와 구아람을 바라보았다.그 말을 피뜩 들으면 별문제 없는 것 같지만, 경주의 눈빛과 쉰 목소리와 어울려 보면 애정을 과시하는 느낌이 들었다.‘아니네, 서로 사랑해야 과시할 거라도 있지, 짝사랑은 그럴 자격이 없어!’유희는 벌거벗은 채 핸드폰을 챙기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아니면 경주의 표정을 찍어 표정이 얼마나 느끼한지 보여주고 싶었다.“그리고, 넌 정말 내 말을 마음에 두지도 않는구나.”경주는 분노가 가득 찬 눈을 내리깔았다.“효정을 건드리지 말라고 했는데도 꼭 우리 둘의 화를 돋우어야겠어? 고작 뺨 세 대에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너무 적게 때린 것 같아, 만날 때마다 한 대씩 때렸어야 했어.”‘우리…… 둘?’이상한 느낌이 든 아람은 경주가 친한 척하는 것이 너무 불편했다.예전에 경주는 자신의 인생과 엮일까 봐 바이러스를 피하는 것처럼 그녀를 피해 다녔다.“신 사장, 말 조심해. 넌 너고, 난 나야, 동일시하지 마.”아람은 냉정한 말을 내뱉은 후 돌아서서 빠르게 침실로 다가갔다.“내 귀가 모욕당한 것 같거든.”경주는 민망한 듯 입술을 오므렸다.“하하하하, 친한 척하다가 망했지? 꼴좋네!”남의 불행을 즐기는 유희는 폭소를 하였다. 경주가 당한 것을 보니 구아람에게 맞은 원한은 모구 갚았다고 생각해 마음이 편안해졌다.그러자, 순간.“악!”경주는 이를 악물고 유희의 복근을 때렸다. 너무 갑작스러워 막을 수 없었던 유희는 영혼이 빠져나갈 정도로 아팠다.……아람은 재빨리 침실로 다가갔다.늘 침착했던 그녀는 짧은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무서운 생각들이 스쳐지나 갔는지 모른다. 심지어 문을 여는 순간 감당할 수 없는 장면을 볼까 봐 두려워했다.‘진짜 내가 생각한 대로라면 오늘 밤 이유희를 죽일 거야! 신경주도 날 말리지 못해!’“효정아!”아람이가 문을 열고 뛰쳐들어가는 순간 멍해져 있었다.방 안에는 매우 조용했고 그녀가 생각하던 엉망진창인 장면은 나타나지 않았다.
‘물 한 잔도 따라주지 않던 신경주가 맞아? 날 위해 이런 일을 한다고? 너무 소름 돋잖아!’“손 치워!”구아람은 이를 악물고 나지막하게 저항하자 신효정이 놀라 움찔했다.“효정이를 깨워도 괜찮다면 큰소리로 해봐.”경주는 그녀의 약점을 잡은 것 같아 입꼬리를 천천히 치켜올리더니 계속 머리를 닦아주었다.“그럼 살살해! 요즘 워낙 탈모가 심한데, 너 때문에 더 심해지겠어!”아람은 눈썹을 찌푸리고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갛게 타올랐다.“미안, 처음 해보는 거라, 경험이 없어…….”경주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고 손가락의 힘을 빼고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닦았다.“다음엔, 많이 좋아질 거야.”소름이 돋은 아람은 냉정하게 말했다.“신경주, 이건 효정이를 위해서 너의 체면을 봐주는 거야, 또 이러면 너의 팔을 부러뜨릴 거야!”경주는 웃음을 머금고 부드럽게 그녀의 두피를 마사지했다.순간 아람은 긴장했던 몸이 풀리는 것을 느꼈고 눈을 지그시 감았다.‘젠장, 왜 이렇게 잘 하는 거야? 너무 시원하네…….’……두 사람이 함께 방에서 나왔다. 아람은 금방 울었던 것처럼 눈시울을 붉혔다.경주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애매모호한 시선은 줄곧 그녀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이유희가 눈을 깜박이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마치 이혼하지 않은 천생연분인 부부처럼 보여 한순간 황홀해졌다.경주는 확실히 잘생겼다. 아람 외에 그와 어울리는 여자가 없을 것 같았다.“유희야, 먼저 돌아가, 오늘 밤 효정인 여기서 잘 거야.”경주는 담담하게 말했다.“지금 돌아가는 게 오히려 더 귀찮아, 내일 아침 효정이가 깨면, 내가 직접 데려다줄 거야.”“그럼 나도 안 갈래, 프리지아 동생 옆에 있을 거야!”술에 취한 틈을 타서 신효정에게 키스한 것이 떠올랐다. 비록 키스만으로 임신할 수 없지만 친구 동생을 건디린 것이 다소 미안한 마음에 남아서 그녀를 돌보고 싶었다.“안돼!”전 부부는 이구동성 했다.“아가씨!”임수해는 전화받고 다시 황급히 방으로 들어왔다.“방금 보안팀 매니저가
구아람은 신효정의 일을 해결하고 임수해와 별장으로 돌아갔다.가는 길에 그녀는 신경주가 머리를 닦아주던 장면을 계속 회상하자 가슴이 움츠러들고 목이 탔다.“미안, 처음 해보는 거라, 경험이 없어…….”‘거짓말. 김은주와 몇 년 동안 엮였는데, 마지막 단계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마 모든 것을 했을 건데, 내 앞에서 세상 물정을 모르고 순진한 척하고 있네. 너와 이유희는 피장파장이야.’집에 온 아람은 하이힐을 걷어차고 급히 위층으로 올라가 쉬려고 하지 않고 우울하게 소파에 앉았다.수해는 따뜻한 우유를 가져다주며 걱정했다.“아가씨, 많이 늦었어요, 이걸 마시고 올라가서 쉬세요.”“오늘 밤 효정이와 이유희는 도대체 어떻게 만난 거야? 신씨 가문에서 엄격하게 그녀를 나가게 하지 못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아람은 그 불쌍한 소녀가 걱정되어 잠이 오지 않았다.“이유희에게 물어봤는데, 넷째 아가씨가 왜 그의 클럽에 나타났는지 모르겠대요. 클럽에서 계속 물건을 찾고 있었대요, 이유희가 보지 못했다면 넷째 아가씨가 오늘 밤 위험해질 수도 있었대요.”아람은 의아한 듯 눈썹을 찌푸렸다.“물건을 찾는다고? 그것이 뭔데?”“아가씨가 사준 곰돌이 인형이에요.”아람은 숨을 몰아쉬며 주먹을 움켜주었다.“내가 효정에게 준 곰돌이가 ACE에 버려졌어?”“오늘 밤 ACE에 이상이 없냐고 물었었는데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무심코 그의 동생인 이소희 씨 얘기를 꺼내더라고요.”수해는 변호사 출신이라 말을 떠보는 능력이 엄청 강했다.“허, 알겠어.”아람은 눈을 내리깔았다. 비록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일어난 일들을 모두 파악했다.“신효린, 제 버릇 개 못 주네! 감히 내 사람을 괴롭혀, 정말 때리고 뺨을 날리고 업어치기 해도 속이 시원하지 않겠네!”아람의 말에 임수해는 멍해졌다.“효정을 위해 반드시 복수할 거야!”……경주에게 쫓겨난 유희가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새벽이었다.침대에 누워 눈을 감자 머릿속에는 온통 흐릿한 그림자 속에서 신효정과 키스를 하는
“소희야, 효정이는 바보가 아니야, 그렇게 말하지 마!”이유희는 눈을 부릅뜨고 호통을 쳤다.여동생의 입에서 나온 바보라는 말이 너무 귀에 거슬리고 마음이 아팠다.그의 눈에는 동생이 항상 어린 시절처럼 천사의 화신 같은 존재로 보였고, 제멋대로 굴어도 마음씨는 착하고 부드럽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의 이소희는 눈을 부릅뜨고 악기가 넘쳐났다. 마치 신효정과 깊은 원한이 있는 것처럼 그녀를 못살게 굴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하지만 그러는 이유가 단지 어젯밤 내가 그녀랑 함께 있어서라니. 몇 년 동안 많은 여자들을 만났어도 이렇게 화내는 것을 본 적이 없었는데, 왜 신효정에게만 악의가 이렇게 큰 거지?’“오빠, 그 바보 때문에…… 나한테 소리 질러?”이소희는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매서운 눈빛에서 서늘함이 밀려왔고 식은땀이 가득 났다.“효정이는 바보가 아니야, 너의 입에서 이런 말을 듣고 싶지 않아. 한 번 더 말하면 정말 화낼 거야.”유희는 숨을 깊이 들이쉬며 안색이 어두워졌다.“어렸을 때, 네가 아직 기억을 못 할 때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셨고 일이 바쁜 어머니는 우리를 돌볼 겨를이 없어서 내가 항상 널 데리고 다니고 지켜주었잖아. 널 쫓아다니며 밥 먹여준 것도 나고, 너랑 놀아줬던 것도 나고, 기저귀를 갈아준 것도 나야. 그런데도 내가 너한테 잘해주지 않고, 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하는 거야? 정말…… 20년 동안 겪은 모든 것을 합쳐도 지금처럼 마음이 아프지 않았어.”“오빠…….”멍해진 이소희는 목소리가 떨렸다.“너에게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야. 우리가 컸으니 관심해 주는 방식이 달라졌을 뿐이야, 하지만 넌 그럴 느끼지 못했어.”유희는 안색이 어두워졌다.“나의 마음을 몰라주는 건 탓하지 않을 게. 근데 이해가 안 되는 건 네가 왜 효정이에게 악의를 품고 있는 거야? 너에게 무슨 잘못을 했어?”“난…… 난 그녀를 싫어해, 그녀는 오빠랑 있을 자격이 없거든!”이소희는 그의 질문에 당황하여 아무 이유나 찾아 얼버무렸다.유희
순간 예리한 질문에 모두의 시선이 양준호에게 쏠렸다. 양준호는 구아람의 날카로운 눈빛에 가슴이 철렁했지만 최대한 침착하게 말했다. “안나 조씨가 신씨 호텔과 계약한다는 건 이미 공공연한 사실 아닙니까? 전에 신씨 호텔과 저희가 안나의 결혼식 주최권을 놓고 경쟁했을 때, 안나 씨는 저희를 선택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 쪽의 실수로 안나 조와의 계약이 파기되었습니다. 게다가 이제 결혼식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안나가 신씨 호텔 쪽으로 넘어가는 건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이 말은 사실 틀리지 않았다. 아람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의자에 기대더니 말했다. “당신의 말은 맞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이 있다면 안나는 아직 신씨 호텔과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진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자 모두 깜짝 놀랐다. “뭐? 일주일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계약을 안 했어?!” 양준호는 놀란 내색하지 않았지만 표정은 분명 더 굳어졌다. “만약 계약을 체결했다면 신씨 호텔에서는 크게 언론을 통해 떠벌렸겠죠. 그런데 아직 아무 소식 없는 것으로 봐서는 우리에게도 아직 기회가 있다는 겁니다.” 아람은 의자를 유유히 돌리며 말했다. “다들 아시다시피 전 고집이 센 사람입니다. 그러니 전 마지막 순간까지 결코 안나 조의 프로젝트를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제 손엔 이미 생각해 둔 새로운 기획안이 있으니 요 며칠 다시 안나 조에게 가져가 보려고요.”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역시 구아람 사장이라며 환호를 질렀다. 그러자 양준호도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사람들을 따라 맞장구를 쳤다. “하지만, 구아람 사장님, 저희 호텔에서 먼저 계약을 위반했으니 안나 조씨는 분명 저희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다시 안나 조씨에게 새로운 기획안을 제시한다면 안나 조씨가 거절하지 않을 가요?” “그러니까요, 불가능한 일일지도 몰라요!” 아람은 붉은 입술을 반짝이며 호탕하게 웃었다. “인생에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은 많습니다. 그래
“지금 이 시간에?” 신광구는 손을 들어 시계를 보더니 눈살을 약간 찌푸렸다. “경주가 집에 없다는 건 알고 있을 텐데, 게다가 이미 저녁 시간이기도 하고. 그런데 지금 오다니?” “아이참, 여보 모처럼 이유희가 왔는데 왜 이렇게 생각이 많대요? 이유희가 우리 효린이를 찾으러 온 것일 수도 있잖아요.” 진주는 애교를 부리며 신광구의 팔을 잡았다. “진주, 네 말 뜻은 설마 유희랑 효린이?” 신광구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신이 평소에 너무 바빠 우리 효린이의 마음도 잘 몰랐나 보네요.” 진주는 긴 손가락으로 신광구의 옷깃을 살짝 잡아당기며 말했다. “효린이는 줄곧 이유희에게 마음이 있었어요.” 신광구는 깜짝 놀라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효린이가 유희를 좋아한다고? 난 왜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 “아이고, 효린이가 말하기 쑥스러웠나 보죠.” 진주는 신효린 대신 쑥스러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건 결코 작은 일이 아니야. 효린이의 혼사는 우리 신씨 가문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일이란 말이야.” 신광구는 갑자기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효린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내 첫째 딸이야. 그러니 반드시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골라 우리 가문과 급이 맞는 곳에 시집보내야 해. 뿐만 아니라 성주에서도 가장 우수한 청년이어야만 하고!” “이씨 가문은 성주에서 손꼽히는 명문가예요. 게다가 이유희는 이씨 가문 회장의 유일한 손자고요. 그러니 앞으로 이렇게 큰 이씨 그룹은 자연히 이유희에게로 넘어가지 않겠어요?” 진주는 이미 머릿속으로 계산을 전부 끝내고 말했다. “게다가 이유희는 경주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하니 효린이 이씨 가문에 시집가면 그야말로 금상천화가 아니겠어요?” 진주의 말을 들은 신광구는 찌푸렸던 미간을 폈고 마음도 한결 산뜻해졌다. 성주에서의 이유희의 평판은 그리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신광구는 이유희가 명문가 출신으로서 어릴 때부터 물질적인 방면에서는 절대적인 만족을 얻었으니 정신적 차원의 신선함을 일정하게 추구하
거실에서 나온 이유희는 바로 돌아가지 않고 신씨 가문의 이 별장을 돌아다녔다. 사실 이유희는 다른 꿍꿍이를 품고 있었다. 이유희는 작은 머리를 떨구고 다니던 가냘픈 모습의 신효정을 볼 수 있기를 바랐다. 신효정의 가녀린 모습은 항상 이유희의 보호의식을 불러일으켰다. “이유희 도련님? 왜 여기 계세요?” 오씨 아줌마가 마침 그런 이유희를 발견하고 다가와 물었다. “아, 그게, 그러니까.” 이유희는 약간 뻘쭘한 듯한 표정으로 우물쭈물하다가 용기를 내어 낮게 물었다. “오씨 아줌마, 효정이는 어디 있어요?” 오씨 아줌마는 놀란 표정으로 이유희를 훑어보았다. 오씨 아줌마는 이유희와 신효정의 조합을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 “뭘 하시려는 거죠, 이유희 도련님? 저희 넷째 아가씨는 아직 나이가 어려 평소에는 외부의 사람들을 잘 만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저희 아가씨를 놀라게 하지 마세요.” 이유희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핫, 오씨 아줌마는 어릴 때부터 저와 경주가 자라는 걸 봐오신 분이신데 아직도 제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시는 거예요?” “이유희 도련님이 저희 도련님한테 있어서는 틀림없이 좋은 친구지요.” 오씨 아줌마는 엄지손가락을 위로 향해 들었다. “하지만 이유희 도련님이 여자를 대하는 방면에 있어서는 좀 별로인 것 같아요.” 오씨 아줌마는 이번에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향했다. 이 말을 들은 이유희는 순간 손으로 이마를 탁 짚었다. 그리고 이유희가 이러쿵저러쿵 변명을 한껏 늘어놓아서야 오씨 아줌마는 마지못해 이유희를 데리고 신효정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전 바로 문 앞에서 지키고 있을 겁니다. 신효정 아가씨와 할 말 있으시면 얼른 하고 나오세요. 다른 사람들 눈에 띄면 안 좋아요.” 오씨 아줌마는 문 앞에서 엄숙하게 이유희에게 당부했다. 그러자 이유희는 썩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씨 아줌마, 제가 망나니도 아니고, 걱정 마세요.” 말이 끝나자 이유희는 긴 다리를 뻗어 신효정에게로 향했다. 오씨 아줌마는 잠시 침묵하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