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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화

“하하하하하!”

이미 마음이 식은 아람은 더 이상 경주 앞에서 얌전한 척할 필요가 없어 아예 고개를 쳐들고 호탕하게 웃었다.

“이까짓 일로 내가 기분이 상할 것 같아? 구씨 가문의 딸이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아, 날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야?”

“다행이네.”

경주는 흐뭇해하였다.

“이걸 알려주러 온 진짜 목적은 대체 뭔데?”

생각할수록 이상한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리 이상해도 경주가 자신을 좋아하게 됐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꼬박 3년 동안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수없이 주었는데, 이제서야 마음이 흔들릴 가능성은 없는 것 같았다.

‘에이, 무슨 이제 와서 그러겠어!’

“구아람, 난 너에게 빚을 졌어, 비록 유명무실한 결혼이었지만, 내가…… 잘해주진 못 했잖아.”

경주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합리적인 설명을 해주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기회만 있다면, 보상해 주고 싶어.”

“보상, 좋지.”

경주를 바라보는 아람의 깊은 눈은 차가운 동굴과도 같았다.

“그럼 약속해, 앞으로 별일 없으면 내 앞에 나타나지 않고, 내 일에 참견하지 않겠다고.”

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가슴은 마치 칼로 휘저은 것처럼 아파났고 심장 박동이 곧 멈출 것만 같았다.

아람은 담요를 걷고 그를 차갑게 바라보았다.

“앞으로 나에게 보상한다는 말은 하지 마. 차라리 신효린을 상대하기 위한 거라고 했더라면 너의 말을 계속 들어주었을 텐데.”

비바람을 맞으며 별장으로 빠르게 들어가는 아람을 보니 경주의 마음은 왠지 씁쓸해났다.

마음속으로는 주책없이 그녀가 미련이 남았기를 바랐다.

달갑지 않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3년 동안 고통을 겪으며 생과부처럼 날 사랑한 구아람이 이런 심정이었구나.’

……

별장으로 돌아온 아람은 문을 등지고 숨을 힘껏 몰아쉬고 나서야 진정되었다.

밖에서 스포츠카 엔진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오자 경주가 떠난 것을 알고, 그제야 천천히 침대 옆으로 가서 밖을 내다보았다.

이때, 따뜻한 큰손이 그녀의 어깨를 살며시 잡았다.

살짝 당황하더니 바로 쓴웃음을 지었다.

“오빠, 한밤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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